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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몸이 기억하는 것」

Author: moominkiller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14 00:57:22

목검이 날아왔다.

생각할 틈도 없이 손이 올라가 낚아챘다. 연소하는 제 손에 들린 목검과 사부를 번갈아 보았다. 방금 그건 반사라기엔 너무 정확했다.

"검을 잡아 본 적이 있느냐."

"없어요. 마을에서 부지깽이는 잡아봤는데."

"…그 손은 부지깽이 잡는 손이 아니다."

내려다보니 정말 그랬다. 언제 고쳐 잡았는지 오른손은 검자루를 감싸고 왼손은 그 아래를 받치고, 엄지는 코등이에. 누가 가르쳐 준 적 없는 손이었다. 손이 저 혼자 아는 손이었다.

"오늘은 보기만 해라."

단목현이 마당 가운데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검을 뽑았다 — 허리의 부러진 검이 아니라, 벽에 걸려 있던 온전한 검이었다. 그러고 보면 이상했다. 선계 제일검이라는 사람이 어째서 반 토막 난 검을 차고 다니는지. 어째서 그 부러진 검을 한 번도 뽑지 않으면서, 잘 때도 손이 닿는 자리에 두는지. 언젠가 앵두가 물었다가 "다음에 그런 걸 물으면 주방 출입을 금한다"는, 그 사람 평생 가장 긴 협박을 들은 적도 있었다.

검무가 시작되자 그런 생각은 전부 지워졌다.

첫 초식은 눈이 내리는 것 같았다. 둘째 초식은 그 눈이 바람에 감기는 것 같았다. 셋째 초식에서 검끝이 하늘을 그으며 반원을 그렸고, 연소하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다음은 낙매(落梅)."

"…뭐라 하였느냐."

사부의 검이 허공에서 멈췄다. 연소하는 제 입을 손으로 막았다. 방금 그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낙매. 지는 매화. 처음 듣는 말인데 혀가 먼저 알고 있었다.

"저, 저도 몰라요. 그냥 나왔어요."

"…해 보아라."

미쳤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이 먼저 움직였다. 목검을 쥔 채 한 발을 내디뎠고 — 그다음부터는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눈을 감았는데 검로가 보였다. 손목이 꺾이고 허리가 돌고 발끝이 눈밭을 스치듯 미끄러졌다. 바람이 소매를 부풀렸다. 몸속 실오라기만 한 기운이 검끝까지 흘러나가 울었다. 하나의 초식이 끝나기 전에 다음 초식이 손을 끌었다. 넷째. 다섯째. 꽃잎이 지고, 지면서 베고, 베면서 피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 그녀는 마당 끝에 서 있었다.

숨이 턱까지 차 있었다. 빨래를 걷다 만 앵두가 입을 벌린 채 굳어 있었다. 목검은 반으로 쪼개져 있었다. 목검이 견디지 못한 것이다.

"방금… 제가 뭘 한 거예요?"

단목현은 오래 답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평소의 서리 그대로인데, 검을 쥔 손등에 힘줄이 서 있었다. 기뻐해야 할 일 아닌가. 영근 없다던 제자가 하루아침에 검로를 탔는데. 그런데 사부의 눈은 자랑스러워하는 눈이 아니었다. 무언가가 예정대로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는, 그것이 두려운 사람의 눈이었다.

"…유설십이식(流雪十二式). 그 넷째와 다섯째다."

"태허문 검법이에요?"

"아니다."

"그럼 어디 검법인데요?"

"세상에서," 그가 검을 거두며 말했다. "단 두 사람만 알던 검법이다."

"두 사람이 누군데요?"

대답은 없었다. 늘 그랬다. 연소하는 한숨을 쉬며 쪼개진 목검을 주우려다가 — 문득 깨달았다.

아까, 몸이 멋대로 움직이던 마지막 순간. 다섯째 초식의 끝. 그녀의 검끝은 허공이 아니라 한곳을 겨눈 채 멈춰 있었다.

사부의 왼쪽 가슴.

흰 옷 위에, 삼백 년 동안 지워지지 않았다는 — 그 오래된 핏자국이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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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봉에는 비밀이 하나 있다.마겁이니 봉인이니 하는 것들은 비밀 축에도 못 낀다. 그런 건 결국 다 밝혀졌으니까. 진짜 비밀은 오 년째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은 것 — 대사존의 만두는, 맛이 없다.이것은 그 비밀의 수호자, 앵두의 기록이다.첫 겨울부터 그랬다. 눈에 갇힌 날 넷이서 만두를 빚는데, 대사존의 만두는 하나같이 자로 잰 듯 반듯했다. 주름 열여덟 개. 전부 열여덟 개. 문제는 맛이었다. 소 간이 하나도 안 된 것이다. "간은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친다"는 신념 때문인데, 재료 본연의 맛이란 게 무(無)맛이라는 걸 그분만 모른다."어떠냐."그 얼굴로 물어보면 어쩌란 말인가. 삼백 년 만에 처음 만두를 빚어본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진지한 얼굴로, 살짝 — 아주 살짝 — 기대까지 얹어서."…담백하네요!" 아가씨가 말했다."경지에 이르면 맛은 덜어내는 법이지." 위지란이 말했다. 이 인간은 맛없는 걸 알면서 재미로 부추긴다."수행에 이롭겠습니다." 훗날 백리유음 님까지 가담했다.그렇게 오 년. 설봉의 겨울 만두는 두 종류가 됐다. 앵두표 만두(맛있음)와 대사존표 만두(반듯함). 사람들은 앵두표를 먹고, 대사존표는 대사존이 드신다. 본인은 그것을 "각자 취향이 확고하구나"라고 해석하신다. 완벽한 균형이었다.그 균형이 올겨울에 깨졌다.범인은 위지란이었다. 저승 다녀온 뒤로 부쩍 겁이 없어진 그 인간이, 만두를 빚다 말고 기어이 입을 턴 것이다."대사존. 올해는 소에 간 좀 하지. 오 년째 무맛이잖나."부엌이 얼어붙었다. 아가씨가 만두피를 떨어뜨렸다. 앵두는 국자를 쥔 채 하늘에 빌었다. 백리유음 님이 찻잔으로 얼굴을 가렸다.대사존은 아주 오래 침묵했다. 그리고 만두 주름을 열여덟 개째 잡으며, 담담하게 말씀하셨다."안다.""…예?""오 년 전부터 안다. 첫해에 내 것만 남는 것을 보고 알았다."부엌이 두 번 얼어붙었다. 아가씨가 더듬더듬 물었다."아, 아셨으면서… 왜 계속….""간을 하는 법을 몰랐다.""물어보시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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