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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Author: 완경음
“구했으면 구한 거지 이유가 필요하더냐?”

낙청연은 담담하게 대꾸하고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녀가 저 멀리 걸어가자 등 어멈은 오늘 오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라 죄책감이 들었고, 결국 참지 못하고 낙청연을 불러 세웠다.

“왕비 마마!”

낙청연이 발걸음을 멈추자 등 어멈은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갔다.

“오늘 아침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왕비 마마의 시중을 드는 일만 아니었다면 전 이미 저택에서 나갔을 것입니다. 그래서 왕비 마마를 원망하고 분풀이하였습니다.”

등 어멈은 고개를 숙인 채로 미안한 듯 얘기했다.

그녀는 왕비가 자신을 도와줄 줄 몰랐다. 그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자신은 아마도 맹금우에게 맞아 죽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낙청연은 그녀의 빠진 팔을 치료해주었고 소문처럼 그렇게 독살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등 어멈의 말에 낙청연은 그제야 연유를 깨달았고 등 어멈은 그녀에게 충고를 해주었다.

“왕비 마마, 이 섭정왕부에서 계속 지내고 싶으시다면 맹금우와는 척을 지지 마셔야 합니다. 맹금우는 저택의 일등 계집종입니다. 내원 관사(內院管事)의 친딸이거든요.”

“이미 척을 지지 않았더냐.”

이제 와서 얘기해봤자 소용없는 일이었다.

등 어멈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낙청연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서는 목소리를 낮추며 얘기했다.

“제가 무심코 들은 얘기가 있는데, 둘째 아씨께서 맹금우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둘째 아씨께서 왕비 마마가 되면 건강이 좋지 않아 왕야의 시중을 들 수 없으니 맹금우를 통방으로 삼아 그녀더러 왕야의 시중을 들게 할 것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씨와 왕야의 혼례가 성사되지 않았으니 왕비 마마께서 맹금우를 구슬리시려면 맹금우더러 왕야의 시중을 들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왕비 마마께 그렇게 적대적이지는 않겠지요.”

등 어멈은 낙청연의 도움에 감사했고 그래서 자신도 그녀를 도와주고 싶었기에 그녀 대신에 방도를 생각했다.

등 어멈의 말에 낙청연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낙월영은 맹금우와 통방을 조건으로 거래를 한 것이었고, 맹금우가 그토록 자신에게 적대적인 것은 낙월영의 혼례가 성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 또한 낙월영의 계략이었을 것이다. 낙월영은 몹시 악랄했다. 낙청연이 섭정왕부에 시집와서 부진환의 괴롭힘을 받는 것도 모자라 티 나지 않게 이렇게 많은 적을 두게 했으니, 낙청연의 살길을 모조리 차단해버린 셈이었다.

낙청연이 낙월영을 대신해서 섭정왕부로 시집온 건 낙월영의 음모였다.

독이 들어있는 찐빵과 극락산도 어쩌면 맹금우나 낙월영이 한 짓일지도 몰랐다.

낙청연은 등 어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등 어멈은 꽤 쓸모 있는 사람이었고 그녀가 오늘 아침에 한 짓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난 네 어미를 구할 수 있다. 날 믿을 것이냐?”

등 어멈은 그녀의 말에 안색이 달라졌다. 그녀는 오늘 아침 3일 내로 장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낙청연의 말을 되짚어 보았다.

낙청연의 새까만 눈동자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가 어려웠고 등 어멈은 또 한 번 등골이 오싹했다. 그녀의 표정과 눈빛은 그녀의 건장한 풍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믿습니다.”

등 어멈은 귀신에 씌기라도 한 건지 저도 모르게 대답했다.

“그럼 몰래 먹을 것 좀 구해오너라. 방 안에서 기다리마.”

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발걸음을 돌려 자신의 처소로 돌아갔고 등 어멈은 넋이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등 어멈은 남들의 눈을 피해 낙청연의 처소에 들어왔다. 그녀는 품 안에 기름종이에 쌓인 닭구이를 안고 있었는데 그것을 낙청연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얼른 드세요. 냄새가 강하다 보니 조금 이따가 냄새를 맡고 찾아오면 큰일입니다.”

등 어멈은 문가에서 망을 보았고 낙청연은 통닭 하나를 그 자리에서 완벽히 해치우고는 배가 부른 건지 트림을 했다.

등 어멈은 그제야 침상 쪽으로 다가갔고 주저하며 물었다.

“정말… 정말 방도가 있습니까?”

배가 부른 낙청연은 힘이 나서 곧바로 물었다.

“너의 어미는 무슨 병을 앓고 있는 것이냐? 의원에게는 보였느냐? 무슨 약을 지어주더냐?”

“처음에는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났기에 의원이 고뿔을 치료하는 약을 지어줬습니다. 그런데 좋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최근 보름 동안 병세가 더욱 심해져서 의원도 어찌할 방도가 없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살이 낀 걸지도 모른다면서 옆에서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지요.”

살이 끼다니? 낙청연의 눈빛이 반짝였다.

“머리 아픈 것 말고도 다른 증상이 있느냐?”

“제가 며칠 돌봐줬을 때 한밤중에 뜬금없이 문가에 대고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열이 많이 올랐는지 헛소리하고 있었는데 뭐라고 했는지는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낙청연이 계속해 물었다.

“그럼 아프기 전에 괴이한 일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느냐?”

그 말에 등 어멈은 무언가 생각난 듯 눈을 빛내며 말을 이어갔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병이 나기 이틀 전 그런 말씀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큰 집안에서 죽은 이를 기리기 위해 은표(銀票)를 태웠는데 그게 아까워서 남의 무덤에 가서 다 태워지지 않은 은표를 주웠다고 합니다.”

낙청연은 경악했다.

“죽은 이의 돈을 욕심내다니?”

등 어멈도 놀란 얼굴로 물었다.

“설마 진짜 살이 낀 것입니까?”

낙청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종이와 붓으로 처방을 쓰고는 그것을 등 어멈에게 건네줬다.

“가서 약을 짓거라. 이걸로 당분간은 네 어미의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네 어미가 주워왔다던 그 은표를 그 집 무덤 앞에서 전부 깨끗이 태우도록 하거라. 좋기는 노잣돈을 더 보태서 태우려무나.”

등 어멈은 약 처방을 보더니 잠깐 뜸을 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녀는 낙청연의 처방이 꼭 효과가 있으리라고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시도해 볼 가치는 있었다.

그러나 등 어멈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하지만 저는… 나갈 수가 없사온데…”

낙청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오늘 밤 저택의 일에 귀 기울이고 있으려무나. 저택에 사고가 생긴다면 그것을 핑계로 저택을 나가거라. 맹금우의 동의가 없어도 된다. 그저 최대한 빨리 일을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오너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낙청연의 눈빛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왕비는 자결 시도를 한 다음부터는 사람이 달라진 듯했고 그녀의 눈빛을 보면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맹금우가 고자질한다면…”

등 어멈은 여전히 걱정됐고 낙청연은 그녀의 말에 경멸이 담긴 미소를 지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맹금우 말이냐? 그자는 오늘 밤 제 몸도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낙월영과 협력해 자신을 괴롭히려 했던 자였다. 낙요는 절대 호락호락하게 당하고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어둠의 장막이 드리워지고 낙청연은 조용히 의자에 앉아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

달도 별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구름이 짙게 깔려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었다. 아마도 비가 내릴 듯했다.

해시(亥時: 밤 9시부터 밤 11시까지의 시간)가 되자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검은 인영 하나가 방문에 붙어서 방 안의 기척을 감지했다. 뒤이어 맹금우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찐빵 세 개를 먹었으니 양은 충분할 것이옵니다. 지금쯤이면 하늘과 땅도 구분하지 못하겠지요. 낙청연은 깨어나는 순간 목숨을 잃을 것이옵니다.”

어젯밤 왕야는 그저 사내 몇 명을 데려와서 그녀가 오해하도록 만들었을 뿐, 그녀의 정절을 빼앗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늘 밤 낙청연은 사내들과 몸을 섞을 것이고 정절을 잃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왕야는 절대 그녀를 살려두지 않을 터였다. 미천한 추녀의 결말은 생매장보다 더욱 비참할 것이다.

낙청연은 밖에 있는 맹금우의 인영은 보았지만 그녀의 맞은편에 서 있는 것이 누구인지는 알아보지 못했다.

맹금우는 누구와 얘기하는 것일까? 설마 낙월영인가?

“자, 이제 들어가거라.”

맹금우는 곧바로 사내들을 불렀다.

방문이 열리고 여러 사내들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불이 켜져 있지 않았기에 방 안은 캄캄했고 그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조심스레 들어왔다.

방문이 닫히고 밖에는 맹금우 홀로 남아 상황을 엿듣고 있었다.

하지만 낙청연은 이미 창문을 넘어서 처마 밑으로 향했고 발소리를 죽이고 맹금우의 등 뒤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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