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이 확인서는 언제 준비하셨습니까?”
“현장 분류가 나온 직후입니다.”
“제가 요구하기 전에요?”
“그대가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예전의 칼릭스였다면 필요한 것을 미리 준비했다는 이유로 상대가 원하는 것까지
자신이 결정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문서를 만들었지만
마르텐은 첫 분기점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진입조가 임시보관실에 도착했을 때 벽 안쪽 인증판 보관함은 열려 있었고, 원래 세 장이어야 할 판 가운데 두 장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사라진 것은 가장 오래된 7번 기본판 하나뿐이었다. 그 옆에는 최근 손으로 뜯은 배선과 검은 금속분말이 남아 있었으며, 바닥에는 마르텐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작은 혈흔 몇 방울이 떨어져 있었다.“부상했습니까?”엘리시아가 묻자 현장 시설기사가 손전등을 낮췄다.“손을 베인 것 같습니다. 많지는 않습니다.”테사가 혈흔을 채취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신원은 이미 확인돼 있었고, 현재 위치를 찾는 데 필요한 것은 바닥 자국과 운송대의 금속 반응이었다. 피를 새 증거처럼 크게 다룰 이유가 없었다.진입조가 두 번째 분기점으로 내려갈수록 오래된 왕핵 잔류는 강해졌다. 그곳은 현재 첫 번째 심장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과거 왕핵 수송물들이 지나가며 바닥과 벽에 남긴 흔적이 두껍게 쌓여 있었다. 로스테가 존재하기 전부터 사용된 길이라 지금까지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층도 있었다.그 잔류 때문에 흰 뿔의 왕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서쪽 평야에서 마지막 군수창고 아래 명령판을 소거한 왕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다가, 왕로 끝에서 로스테 쪽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수송선의 냄새를 읽은 뒤 다시 걸음을 옮겼다. 성벽을 공격하려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왕이 움직일 때마다 석회암 아래 지맥이 흔들렸고 서쪽 외곽 도로 두 곳에는 이미 가느다란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하겐은 그 보고를 듣고도 외벽에 궁수대를 늘리지 않았다. “왕이 성벽을 때릴 때까지는 쏘지 않습니다. 대신 서쪽 성문 바깥 인원은 전부 안쪽으로 빼고, 오래된 수송선 바로 위 건물은 비웁니다.”베른하르트가 물었다. “시장 창고도 포함합니까?”“수송선 위면 포함합니다.”“그럼 오늘 밤 식량 배급이 늦어집니다.”“늦는다고 굶지는 않지?”“하루는 버팁니다.”“그럼 사람부터 뺍시다.”시설과 일정이
북문 시설창고 뒤편에서 발견된 지하 수송선이 흰 뿔의 왕이 따라오던 서부 왕로의 마지막 구간과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하겐은 성 전체를 봉쇄하지 않고 왕핵 반응이 남아 있는 구역만 잘라냈다. 오래된 수송선은 북문 시설창고에서 시작해 현재 사용하지 않는 지하 배수실과 옛 군수창고 아래를 지나 첫 번째 심장 외곽관까지 이어졌고, 그 위에는 민가보다 시설구역이 많았지만 완전히 비어 있지는 않았다. 밤 근무 중이던 시설직원 열두 명과 경비대 여섯 명, 인근 창고에서 자던 운송노동자 스무 명가량이 있었으므로, 베른하르트는 왕이 도시를 공격하러 온다는 식의 경보를 퍼뜨리지 않은 채 해당 구역 사람들에게 먼저 이동을 권고했다. 지하 왕핵 잔류 제거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 오래된 지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만 정확히 알렸으며, 돌아가 개인물품을 챙기는 시간은 주지 않았다. 대신 누가 무엇을 두고 나왔는지 임시 신고서를 받아 이후 손실기록에 붙이게 했다.하겐은 북문 시설창고로 직접 뛰어가지 않고 전술실에 남았다. 마르텐 클라우스가 지하에 들어간 상황에서 지휘관까지 같은 통로 안으로 내려가면, 흰 뿔의 왕이 접근했을 때 도시 전체의 방어지휘가 동시에 묶일 수 있었다. 그는 지하 진입조를 여섯 명으로 제한했고, 법무관 집행관 두 명과 시설기사 둘, 왕핵 감정관 하나, 경비대 부대장 하나만 넣었다. 테사는 현장에 내려가지 않고 북문 시설창고 위쪽 임시 관측실에서 원격으로 지하 값을 읽었으며, 엘리시아는 치료소가 아니라 첫 번째 심장과 북문 사이의 행정동에 자리를 잡았다. 누구도 같은 장소에 몰리지 않게 배치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지난 며칠 동안 하나의 방에서 모든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 얼마나 쉽게 사람과 권한을 함께 잃게 만드는지 이미 충분히 봤기 때문이다.지하로 내려가는 첫 계단에는 최근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마르텐은 도망치면서 흔적을 지우지 않았고, 오히려 오래된 운송용 쇠바퀴를 끌고 간 자국이 바닥 중앙을
기계식 추.남쪽 바깥벽 레버.왕의 현재 위치와 반대쪽이었다.하겐은 가장 가까운 경비대 두 명을 움직였다.마흔 걸음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긴 쇠갈고리로 외부 레버를 당겼고,오래 붙어 있던 비상문이 절반쯤 열렸다.지하 생체반응이 움직였다.누군가 문을 발견했다.몇 분 뒤 검은 작업복을 입은 사람이 바깥으로 기어 나왔다.새벽회 조직원이었다.왼쪽 다리에 깊은 상처가 있었고, 손에는 불에 탄 서류가 들려 있었다.경비병들이 그를 바로 붙잡으려 하자 엘리시아가 회선으로 말했다.“먼저 왕 이동선에서 빼세요. 체포는 그다음입니다.”부상자를
그 정도면 됐다.흰 뿔의 왕이 첫 번째 열린 왕로 구간을 넘은 것은 해가 지기 직전이었다.성벽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서쪽 고지대 관측기가 그 모습을 잡았다.거대한 흰 뿔이 석회암 사이를 통과할 때 지면이 미세하게 울렸고,왕의 발밑에서는 오래된 왕핵 잔류가 하나씩 드러났다 사라졌다.왕은 서쪽 평야의 사람 냄새를 따라가지 않았다.가장 먼저 무너진 제3 겨울 비축창고 방향으로 곧장 내려왔다.이미 주민과 근무자는 모두 빠져 있었다.창고 바닥 아래에는 팔십 년 전 왕핵 수송선이 지나고 있었다.흰 뿔의 왕이 창고 외곽에 도착하자 남아 있던 왕핵 잔류가 크게 흔들렸고,그 순간 창고 서쪽 벽이 아래로 꺼졌다.곡물자루와 소금통이 지하로 쏟아졌으며 건물 절반이 무너졌지만 사람은 없었다.
문제는 이미 열린 다섯 구간이었다.저수지 수문을 닫는다고 바로 복구되지 않았다.석회암대 사이에 다시 차단수가 차고 광물수지가 굳으려면 최소 며칠이 필요했으며,그동안 흰 뿔의 왕은 서쪽 평야로 넘어올 수 있었다.황실 왕핵관리국은 가장 빠른 해결책을 제시했다.칼릭스가 왕핵을 사용해 열린 구간의 지맥명령을 임시 고정하면수 시간 안에 왕로를 다시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로스테에도 같은 문서가 도착했다.하겐은 읽고 아무 말 없이 엘리시아 쪽으로 넘겼다.그녀는 제안서 마지막까지 확인했다.황제의 직접 왕핵 사용.예상 지속시간 사십 분.절명흔 영향 불명.성공 가능성 높음.
“거기만 막으면 남은 잠금은 유지할 수 있나?”“공급을 복구하면요. 이미 열린 구간을 다시 닫으려면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지만, 아직 살아 있는 구간은 더 열리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저장조 위치는?”현재 지도에서는 서부 수리저수지로 쓰이는 작은 시설이었다.로스테 주민에게 직접 식수를 공급하는 곳은 아니었지만, 겨울이 지나면 서쪽 농경지에 물을 대는 보조저수지였다.문제는 새벽회가 저장조를 파괴한 것이 아니라, 배출수문을 열어 차단수를 계속 계곡 밖으로 버리고 있다는 점이었다.수문을 닫으면 해결된다.그러나 현재 그곳에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하겐이 곧바로 병력을 보내지 않고 최근 관측부터 확인하게 했다. 열감지기에는 저장조 관리동 안에서 여섯 개의 생체 반응이 잡혔고, 주변 지하에는 왕핵 장치가 없었다.새벽회 조직원일 가능성이 높았다.이번에는 시간이 있었다.왕이 저장조로 향하는 것도 아니었다.하겐은 중앙고원 때와 달리 체포와 시설 확보를 동시에 시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정규 경비대를 씁니다. 시설을 되찾는 작전이고 왕핵 파편도 없으니, 도망자 추격보다 수문 확보가 우선입니다.”엘리시아는 자신의 권한 안에서 한 가지 조건을 붙였다.“저수지 물에는 광물수지가 섞여 있습니다. 전투 중 수문이나 저장탱크가 깨지면 아래 농경지로 흘러갈 수 있으니 하류 접근을 먼저 막겠습니다. 부상자는 그 물로 씻지 않도록 현장 의료대에도 알려주세요.”명령은 각자의 권한으로 따로 나갔다.한 사람이 전체 작전을 잡지 않았다.그게 느리기는커녕 오히려 빨랐다.무엇을 누가 결정해야 하는지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서부 수리저수지 전투는 길지 않았다.새벽회 인원 여섯 명은 정면으로 싸우기보다 수문을 끝까지 열어놓고 빠져나가려고 했고, 경비대는 관리동을 포위하되 하류 쪽 퇴로 하나를 의도적으로 비워뒀다. 조직원들이 사람을 뚫고 도망치려고 싸우게 만드는 대신 시설과 반대쪽으로 빠지도록 길을 남긴 것이다.네 명은 그 길을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