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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오타

Penulis: 서화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8-12 17:25:08

국가정보국 심리연구본부.

민기는 조용히 임무 수행 중이던 도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는 숨을 죽이고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평소보다 더 치솟는 그녀의 감정, 이제는 익숙하게 울려대는 경보음까지.

다른 게 있다면, 오늘 도희의 감정은 순식간에 90%를 뚫었다는 것이다.

천천히 예열된 것이 아니라 폭발하듯 한계선을 넘어버린 그녀의 감정.

도희가 출동한 드론을 총으로 쏴 버리자마자 놀란 민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뭐야?’

멍하니 화면 속 고철이 된 채 나뒹구는 드론을 보던 민기.

그는 허겁지겁 데이터 자료를 가지고 소연에게로 뛰어갔다.

드론을 쏴 버린다고?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백시현도, 그리고 저 한도희조차도.

“본부장님!”

“뭐지?”

“이것 좀 보십시오.”

민기가 건넨 데이터 파일을 천천히 바라보는 소연의 눈동자에도 보기 드문 당황스러움이 서렸다.

눈이 조심스럽게 깜빡였다.

기계적인 냉정함으로, 그러나 뭔가 알 수 없는 불쾌감이 스쳤다.

“뭐야, 이게.”

“한도희 요원, 임무 수행 중에…….”

민기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안정화 드론 폭파시켰습니다.”

소연은 말없이 눈을 감았다.

아쉬운 작별의 순간이 온 건가.

“더는 못 봐주겠네.”

소연은 상부에 보고를 올렸다.

이리부대 한도희 중사, 코드네임 EVe.

위험인물에서 잠재적 반역자로 격상.

칩 추가 삽입 예정.

소연의 음울한 눈에서 스산한 향기가 불었다.

도희를 제어할 수 없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지 않던가.

도희가 처음 이리부대에 입대하고, 강화인간 프로젝트에 성공하고, 본격적으로 소연까지 괴물이라 인정했을 때부터.

도희는 아슬아슬했지만 선을 넘지는 않았다.

오늘 같은 돌발 행동은 처음이었다.

이제는 도희를 어찌할 수가 없는 상태다.

“한도희 요원 근무지 변경해. 이제부터 N구역 고정이다.”

“알겠습니다.”

화면에 데이터를 입력하던 직원의 손가락이 유독 피곤하다.

연이은 야근과 잔업에 눈꺼풀은 바위가 되어 그를 짓눌렀다.

느릿한 손길로 그는 키보드를 두드렸다.

-중사 한도희 근무지 변경 완료. 구역 M.

그 순간 명령이 시스템에 퍼져나갔다.

누구도 오타를 감지하지 못했다.

“한도희 요원, 근무지 변경이다. M구역, 이동 후 바로 SMD와 협동 작전 수행한다.”

“네.”

도희는 의심 없이 M구역으로 이동했다.

M구역, 백시현이 있는 곳이었다.

***

“이리부대 한도희 중사입니다. 오늘부터 SMD와의 협동 작전 수행을 명 받았습니다.”

“반갑습니다.”

이곳에서의 임무는 도희가 평소 수행하던 것과 비슷했다.

정부에서 명령한 인물을 사살하고 침투하는 특수부대, 이리부대.

도희가 이곳에서 할 일은, 특별할 것도 없었다.

그저 그전처럼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침투하고, 사살하고, 퇴각한다.

“이브, 목표 좌표 전송 완료. 공습 후 그쪽으로 침투하면 된다.”

“확인.”

침투 대기 중이던 도희의 눈썹이 꿈틀했다.

‘생각보다…….’

공습이 효과가 없었다.

잔존 인원이 더욱 더 거세게 반격해오기 시작했다.

은폐된 방공망이 가동되고, 무장 세력들은 만만치 않은 공격을 하고 있었다.

도희가 입술을 깨물었다.

도희의 눈은 흑복과 고글 아래 가장 밝은 섬뜩함이었다.

가만히 총을 들고 숨까지 죽이던 도희에게 침투 명령이 떨어졌다.

“침투하라.”

파견된 이리부대 대원은 고작 세 명.

그러나 그 세 명은 이리부대라는 명성답게 타격대 맨 앞에서 정면으로 돌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단연 선두는 도희였다.

탕, 탕-

도희가 울리는 총성은 정확히 타깃의 개수와 맞아떨어졌다.

추가적인 공격은 불필요하다.

적군 하나에, 총탄 하나.

그거면 충분했다.

“이브, 위치 전송 바란다.”

“지금 지하 1층 격납고 쪽, 엄폐 중.”

데이터가 격납고 쪽에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도희는 망설임없이 지점으로 향했다.

감정이 치솟는 시한폭탄 같은 도희지만, 그녀는 아직 자신이 소속된 곳이 정부임을 잊지 않았다.

“이브, 무인기 추적 감지된다. 스텔스 기능 때문에…….”

본부에서 도희에게 조금은 다급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그러나 무전이 채 다 들리기도 전에, 도희의 바로 뒤에서 콰광, 하는 소리가 들렸다.

드론이 무차별하게 탄을 날리고 있었다.

‘씨, 지금 퇴각 경로 확보도 못했는데……!’

도희가 입술을 악물었다.

지금은 감정을 억눌러야 한다.

경보음이 비명을 지르면 드론은 감정의 머리를 사냥한다.

그러나, 감정을 참는 건 도희에게 임무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감정 수치 85%. 안정화 필요합니다.

경보음이 울렸다.

드론들은 마치 거기 있었냐는 듯이, 탄을 쏴대기 시작했다.

“이브, 퇴각하라.”

무전기에서 퇴각하라는 명령이 반복해서 들려왔다.

“이브, 위험하다. 즉시 퇴각하라.”

도희는 총을 꽉 쥔 채 눈을 부릅떴다.

고글에서는 여전히 작전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었다.

데이터 서버실 위치, 도희의 좌표, 현재 감지되는 생존자 등등.

작전이냐, 퇴각이냐.

고글과 마스크 아래로 웃음이 새었다.

그건 광기의 부산물이자 오만함의 유기체.

“씨발, 나 아니면 누가 해.”

-감정 수치 87%. 안정화 필요합니다.

경보음까지 무시한 채 도희는 벌떡 일어나 드론들을 향해 소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울려퍼지는 격발 소리가 누구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이브, 퇴각해!”

도희는 무전을 거칠게 끊어버렸다.

이제 이렇게 된 이상, 단독 작전으로 간다.

도희는 침착하게 보이는 드론들을 조준하고 총을 쏘았다.

발사, 또 발사.

그리고 명중.

드론들이 힘없이 쓰러졌다.

쾅-

그때 도희가 어깨를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부상이었다.

“하, 진짜 씨…….”

그녀는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이미 흑복 너머로 진득하고 뜨거운 피가 느껴졌다.

관통상인가? 아니면 단순 화상? 총상?

모르겠다.

이상하게도 도희는 피를 느낀 순간, 몸 속의 생기가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어깨가 뻐근하고 뜨겁게 아프고 상처 사이로 기운이 줄줄 새었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도희는 기어이 데이터를 통째로 뽑아내 복귀했다.

중요한 의료품까지 회수 완료.

작전은 성공이었다.

SMD의 작전이 아니라, 한도희의 단독 작전이었다.

“한 중사! 이리로! 당장 구급대 연락해!”

“가까운 병동으로 긴급 보고합니다!”

하지만 심각한 총상.

도희는 본부로 돌아오자마자 그대로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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