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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그 미친 의사

Penulis: 서화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8-12 18:00:49

“응급 이송입니다! 어깨와 늑골 쪽에 총상 있고 경부 쪽에 찰과상 있습니다! 거기다 복귀가 지체되어 화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입니다.”

도희는 거의 반 실신한 상태로 병동에 들어왔다.

심한 부상이라, SMD 본부는 그녀를 가장 가까운 병동으로 이송시켰다.

섹터 2 M구역, 제 4병동.

“복귀 얼마나 지체된 겁니까?”

백시현이 있는 곳으로.

시현이 다가와 구급대원에게 물었다.

“43분입니다.”

“CT 찍고 수술 준비하세요.”

시현은 천천히, 그러나 무감각한 얼굴로 도희의 상처를 살폈다.

이 정도 상태인데 정신을 붙들고 있는 게 대단했다.

고개를 갸웃하던 시현은 CT를 찍고, 도희의 데이터를 보자마자 납득했다.

한도희, 강화 3단계 완료.

‘나보다 더 높은 단계는 처음 보네.’

조용한 수술방 안, 시현은 분주했고 도희는 가만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어깨가 찌르듯이 아파왔지만 오히려 덕분에 죽지 않았구나, 알 수 있다.

그래서 매번 작전 수행을 할 때마다 고통이 고마웠다.

아직 여기가 현실이라는 걸 알 수 있기에.

조용히 삑삑거리는 모니터 소리, 달그락거리며 부딪히는 장비 소리.

그 속에서 둘 다 말없이 제 할 일을 하고 있지만 묘하게 신경은 기민하게 곤두서 있었다.

시현은 숨을 몰아쉬며 핏기 서린 눈을 한 도희에게, 도희는 건조하게 장비를 만지는 시현에게.

시현은 도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도희는 시현을 의식하며 숨을 몰아쉬었다.

침묵, 그리고 날카로운 정적.

그 속에서 끊어질 듯 당겨진 팽팽한 긴장감.

서로의 오감이 극도로 다듬어지는 순간이었다.

“수술 들어가겠습니다.”

시현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 위에 마스크를 덧씌웠다.

시선은 차가운 금속들에게 가 있었지만, 시현도 도희도 알 수 있었다.

지금 시신경이 폭발 직전이라는 걸.

수술대에 닿은 도희의 등에서 소름이 흘러내렸고, 시현의 손끝에서는 시린 긴장감이 앉았다.

도희는 느껴지는 고통에 머리를 살짝 뒤로 젖히다 웃었다.

‘미친 새끼가 확실해.’

***

국가정보국 심리연구본부.

스크린을 쳐다보던 소연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잠깐, 한도희 요원 위치 추적이 왜 안 돼?”

“예?”

“바디캠은 돌아갔잖아. 근데 왜 지금 추적이 안 되지?”

직원들이 바쁘게 스크린을 터치하고, 데이터를 읽는다.

그리고 내려진 결론.

“지금 한도희 요원 부상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아마 부상으로 추적기가 고장이 난 것 같습니다.”

“부상 부위가 설마.”

“어깨, 늑골, 목입니다.”

“하, 씨…….”

왜 자꾸 요즘 골치아픈 일만 생기는 거지.

소연이 한숨을 쉬며 머리를 짚었다.

도희의 추적기는 목덜미 위쪽에 있는데, 하필 부상 부위가 그쪽이라니.

“한도희 요원 수술 들어갔지?”

“네.”

“수술 끝나자마자 바로 추적기 꺼내고 교체 진행하라고 해. 지금 한도희 요원 이송된 병동이 어디지?”

소연이 물었다.

그러나 다음 직원의 대답에, 침착하던 소연은 이성을 잃었다.

“현재 확인된 이송 병동은…… M구역 제 4병동, 집도의는 백시현 대…….”

“……뭐?”

M구역.

소연은 분명 N구역으로의 배치를 명령했다.

“왜 지금 한도희가 M구역에 가 있어?”

소연은 누군가 대답하기도 전에 먼저 패드를 낚아챘다.

근무지 변경 명령을 불과 어제 오전에 내렸었는데.

다급히 기억을 더듬던 소연은 신경질적으로 패드를 내려놓았다.

박살이라도 낼 듯이.

“당장 수술 중단시키고, 아니, 다른 집도의 투입시켜! 백시현, 그 인간은 절대 안 돼!”

“네, 네! 알겠습니다!”

뒤늦게 패드를 보며 도희의 근무지 변경 보고서를 보던 소연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거 쓴 새끼 당장 데려와.”

***

“그, 그게…… 전 분명 N구역으로 입력했는데…….”

“기계는.”

소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실수를 안 해.”

“그치만 전 정말로 제대로 입력을……!”

“근데 왜 여기엔 M구역으로 되어 있냐고. 지금 병동도 M구역 병동으로 이송됐다잖아! 거기다 지금 추적기 망가져서 추적도 안 되는데!”

소연이 드물게 화를 냈다.

손가락을 잘못 놀린 죄로 직원은 그 익숙치 못한 화를 받아내야 했다.

“내가 분명 백시현이랑 한도희, 같은 구역에 묶어두지 말라고 했는데 이런 실수를 해?”

“죄, 죄송합니다.”

“지금 네가 무슨 짓을 벌였는지 알기는 한 거야?”

지금 수류탄의 핀을 뽑은 셈이다.

언제 터질지 몰라 전전긍긍해야 하는 상황.

심지어 지금 도희의 추적기가 망가져, 교체술을 진행할 때까지 도희를 절대 추적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씨발, 진짜 큰일 났어. 그렇게 내가 신경써서 격리했는데 이딴 오타 실수 하나로……!’

소연은 불안하게 책상을 두드렸다.

백시현, 한도희.

저 둘이 만나서 대체 무슨 대화를 했을까?

그걸 모르는 게 지금은 제일 공포였다.

“팀장님, SMD에서 연락 왔습니다.”

민기가 소연에게 연락을 전달했다.

거칠게 통화 버튼을 누른 소연은 스크린에 뜬 SMD 국장을 노려보았다.

“지금 한도희 요원이 M구역으로 배정됐습니다. 백시현 대위가 있는 곳으로요. 둘이 격리하라고 제가 항상 말했었는데, SMD는 이 사실을 몰랐습니까?”

스크린 속 국장은 난감하단 표정을 지었다.

“그…… 격리 명령이 제대로 공유가 안 된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백시현 대위는 공식적으로는 공군 소속이니…….”

“실질적으로 백시현 대위에게 명령 하달은 SMD에서 하고 있지 않습니까? 3년 동안이나요. 지금 백시현 대위는 그냥 SMD 소속인 셈인데 그런 정보도 서로 공유가 안 되면 어쩌라고요!”

소연이 책상을 쾅 쳤다.

분명한 감정이었다.

드물지만 확실하게 나타나는 감정이다.

“하……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이미 불은 질러졌어. 정민기, 지금 상황 어때.”

“집도의 교체됐습니다. 다른 의사가 수술 집도 완료했습니다만, 아직 한도희 요원 추적 불가 상태입니다.”

“백시현, 한도희. 둘이 접촉한 시간은?”

민기는 화면을 톡톡 두드렸다.

소연은 조금은 초조하게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지만, 피해는 최소화해야 할 텐데.

“……수술방에서의 시간만 7분 21초입니다. 그 이상일 수도 있어요.”

소연이 허, 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끝장이다.

“둘한테는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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