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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2화

원유희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김명화가 갑자기 뒤에서 무슨 짓을 할까 봐, 원유희는 그를 등지고 누울 수가 없었다.

“너 기억나? 어릴 때 김신걸이 널 괴롭히면 넌 우리 집에 달려와서 내 침대에서 잤잖아.”

“기억 안 나요.”

“기억하는 거 다 알아. 난 그때 정말 널 도와주고 싶었어.”

원유희는 그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반박하지 않았다.

그녀는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전의 김명화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요.”

김명화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우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야?”

“내가 제일 아끼는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죠? 죽어서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원유희는 지금의 김명화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

“아무리 유년 시절이 불행해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낙으로 삼으면 안 되죠!”

“정말 고상한 척하네. 김신걸은 사람은 죽인 적이 없대? 육성현은 없대? 왜 걔네들이 사람을 죽인건 용서하면서, 난 용서하지 못하는 건데? 그 사람은 네 남편이고 네 가족이니까? 비겁하고 이기적인 건 너도 마찬가지야.”

“참, 너도 사람을 죽였잖아. 네가 죽인 사람도 누군가의 아버지고, 누군가의 아들이야.”

원유희는 기분이 착잡해졌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김명화는 원유희의 반응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

“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쉽게, 편하게 살자.”

“이렇게 예전의 저질렀던 일을 합리화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명분으로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요?”

원유희는 김명화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당신을 용서하기 싫은 거 아니에요. 근데 지금까지 자기의 잘못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해요? 차라리 해독제를 그냥 줘요. 시장에 유통하지 말고요. 그러면 예전에 있었던 일은 없던 거로 할게요.”

“정말?”

김명화는 원유희를 보면서 물었다.

“물론이죠.”

원유희는 김명화의 말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

미래의 일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그래. 해독제를 줄 수 있어. 근데 대신 넌 나랑 평생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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