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곧이어, 붉은 옻칠을 입힌 목문이 끼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안쪽에서 밀려 열렸다.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아이들이 마치 즐겁게 지저귀는 작은 새떼처럼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남자아이도 있었고 여자아이도 있었다.많아야 열 살 남짓한 어린 아이들은 이제 막 글을 배울 나이가 된 듯했다.하나같이 얼굴에는 티 하나 없는 천진한 웃음이 번져 있었다.그때, 양 갈래로 머리를 틀어 올린 작은 계집아이가 그만 부주의하게 우락부락하게 생긴 사내아이와 부딪쳤다.하지만 그 사내아이는 화를 내기는커녕, 입을 활짝 벌려 빠진 앞니 사이로 바람이 새는 이를 드러내며, 그저 바보처럼 해맑게 웃었다.서로 쫓고 웃으며 떠드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주연아의 눈빛에는 어느새 더 깊은 미소가 스며들었다.그녀는 문득 떠올렸다.그 옛날, 이 서당에는 여자아이가 그녀와 선아 둘뿐이었다는 것을.그런데 십여 년이 흐른 지금, 이곳에는 이렇게나 많은 여학생들이 있었다.참 좋다.그녀는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감탄을 조용히 삼키며, 돌아서려 했다.그 순간,“산적이 성 안으로 들어왔다!!”날카롭게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마치 거대한 돌덩이가 고요한 호수에 떨어지듯, 순식간에 이 작은 도시의 평온을 산산이 깨뜨렸다.방금 전까지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는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도망쳐! 빨리!”“문 닫아! 얼른 문 닫아!”웃음이 가득하던 행인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공포로 뒤바뀌었고 너나없이 허겁지겁 달아나기 시작했다.마치 다리가 둘로는 모자라기라도 한 듯, 모두가 정신없이 뛰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활기로 가득했던 거리는, 순식간에 뒤엉켜 쓰러지고 짓밟히며 엉망진창이 되었다.주연아는 잠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 멍하니 서 있었다.산적?그녀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지금의 정현은 이렇게나 풍요로운데, 상식대로라면 관아의 통치 역시 더욱 엄격해야 할 터였다.그런데도 산적이, 그것도 대낮에 감히 성 안으로 들이닥친다고?그녀의 시선이 혼란스러운 인파 너머로, 거리 입구를 향해
골목 어귀에서 주연아가 내밀었던 손은 허공에 잠시 굳어 있다가 이내 머쓱한 기색으로 천천히 거두어졌다.“별난 사람이네.”그녀는 낮게 중얼거리며 벌써 꼬르륵 소리를 내기 시작한 배를 살짝 문질렀다.됐다. 사내대장부가 고작 떡 한 조각 때문에 자존심을 굽힐 수는 없지.우주성 안에 맛있는 게 이거 하나뿐인 것도 아니고!주연아의 눈동자가 또르르 굴러갔다.방금 전의 작은 언짢음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고 대신 굶주린 짐승이 먹잇감을 발견한 듯한 들뜬 기운이 번졌다.그녀가 손을 휘둘렀다.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호탕했다.“가자! 정일! 싹 쓸어버리러!”“예? 군주님, 뭘 쓸어버린다는 겁니까?”정일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의 뒤를 따라붙었다.“먹을 거!”주연아의 대답은 힘차게 떨어졌다. 말끝에는 침이 고일 듯한 흐릿함이 묻어 있었다.그렇게 해서, 그날 오후 내내 우주성의 크고 작은 골목마다 주연아의 발자취가 남았다.길목에서 파는 구운 쌀과자부터 골목 끝의 튀긴 쌀 경단, 다리 곁의 쌀묵과 성 남쪽의 새콤한 쌀국수까지.그녀는 마치 지치지 않는 꽃나비처럼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며 입을 쉴 새 없이 움직였다.정일과 몇몇 호위들은 양손 가득 먹을거리를 들고 뒤를 따랐다.처음엔 난처한 표정이었지만 점점 무감해지더니 끝내는 자신들도 모르게 침을 삼키게 되었다.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마지막 남은 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일 무렵.주연아는 마침내 만족스럽게 트림을 한 번 하고는 둥글게 부른 배를 토닥였다.우주에서 기억하던 맛은 대충 다 맛본 셈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동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정현의 방향이었다.“가자.”그녀가 조용히 말했다.“‘집’에 한번 가보자.”*십수 년이라는 시간은, 한 장소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꾸기에 충분했다.주연아가 말을 끌고 정현의 성문 앞에 섰을 때, 순간 아득한 기분에 휩싸였다.기억 속의 그 칙칙하고 소박하던 작은 고을은 이미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푸른 돌로 깔린 길은 넓고 반듯했고 길 양옆에는 비
“주인님. 화총에 대해 새로운 단서를 찾았습니다. 과거 반란을 일으켰던 번왕 소휘가 몰래 중원에서 화총을 한 무더기 사들였다고 합니다. 이후 상산왕이 반란을 평정하면서 무기를 노획했지만, 그중 일부만 발견되었습니다. 나머지 몇 자루는… 행방이 묘연합니다. 저희 첩자가 알아낸 바로는, 그 화총의 핵심 설계도 역시 소휘의 옛 봉지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그 사라진 화총이나 설계도만 찾아낸다면… 우리 손으로도 충분히 복제할 수 있습니다!”열무의 손끝이 창살 위를 가볍게 두드렸다. 둔탁한 소리가 잔잔하게 울렸다.잠시 후, 얇은 입술이 열리며 짧게 두 글자가 흘러나왔다.“우주.”*주연아는 결국 정일을 이기지 못했다. 그들이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고 따라붙는 것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문득,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어머니와 함께 정현에서 지내던 날들.그곳의 시간은 조용하고도 자유로웠다.어머니는 마당에서 고기를 구웠고, 외삼촌은 몰래 그녀를 데리고 시장에 나가 온갖 먹거리를 사주곤 했다.그래, 먹을 것!주연아의 눈이 번쩍 뜨였다.“정현으로 가자!”정현으로 가려면 마침 우주를 지나야 했다.그녀는 마음을 굳혔다. 우주성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기억 속 음식들을 하나하나 전부 먹어보는 것.“그리고 구운 쌀떡! 맞아, 그 구운 쌀떡!”“거기에 꼭 신무를 잔뜩 끼워 넣어야 해. 그게 진짜 별미거든!”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침까지 꿀꺽 삼켰다.“쌀전병도 있고, 튀긴 쌀공도, 쌀두부, 쌀국수, 찹쌀단자도 있고…”마치 메뉴를 줄줄 외우듯 계속 읊어대자, 뒤에서 따라오던 정일마저 침을 삼킬 정도였다.우주성 안은 사람들로 들끓고 있었다. 수레와 말이 오가며 번잡함이 가득했다.주연아는 익숙한 걸음으로 골목을 몇 번이나 꺾어 들어가더니, 마침내 눈에 잘 띄지도 않는 한 구석에서 구운 쌀떡을 파는 작은 노점을 찾아냈다.머리가 희끗희끗한 노파가 지키고 있는 조그만 가게였다. 규모는 작았지만 손님은 끊이지 않았고, 찜통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이 자식이... 누구냐?”악한은 정신을 차리자마자 피가 흐르는 머리를 움켜쥔 채 위층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눈깔도 없는 놈이 어디서 감히 내 뒤통수치고 난리야! 배짱 있으면 당장 내려와!”하지만 위층의 사람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손에는 여전히 백옥 술잔을 들고, 가볍게 흔들고 있을 뿐이었다.그의 발치에는 가지런히 놓인 화분들이 몇 개나 더 있었다.젊은이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 잔 속의 술을 단숨에 비워냈다.그러고는 발끝을 들어 다시 한 화분을 툭 차 떨어뜨렸다.“쾅!”두 번째 화분이 정확히 악한의 반대쪽 어깨를 내리쳤다.“으아악!”더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그는 반쯤 무너져 내리듯 허리를 꺾었다.말을 끝맺을 틈도 없었다.“쾅!”또 하나.악한은 이리저리 피하려 애썼지만, 화분들은 마치 눈이라도 달린 듯 정확히 그를 찾아갔다.“쾅!”하나, 또 하나. 비라도 쏟아지듯 연달아 떨어졌다.그리고 그 모든 화분이 어김없이 그의 몸을 강타했다.결국 악한은 굴러가다시피 도망쳤다. 엉금엉금 기어가며 울부짖듯 소리를 질렀고, 더는 위협할 생각조차 못 한 채 골목을 빠져나갔다.골목 안은 다시 고요해졌다.바닥에는 깨진 도자기 조각과 흙, 짓밟힌 꽃잎들만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주연아는 고개를 들어 창가에 앉아 있는 그 젊은이를 바라보았다. 잠시 말문이 막힌 듯 멍하니 서 있었다.이 사람… 수법이 참 별나다.그녀는 짧은 검을 거두고 위층을 향해 가볍게 포권했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실례가 아니라면 성함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오늘의 은혜는 제가 반드시 갚겠습니다.”창가의 젊은이는 그제야 술잔에서 시선을 떼었다.그의 도화 같은 눈이 담담히 그녀를 스쳐 지나갔다.차갑고도 고요한 시선.마치 방금 한 일쯤은, 그저 먼지 한 톨을 털어낸 것에 불과하다는 듯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손에 든 잔을 빙글 돌리다가, 몸을 가볍게 뒤집듯 창 안으로 사라졌다.“끼익.”창문이 닫혔다.주연아는 잠시 아무 말도
“어이쿠, 생긴 건 꼭 물 먹은 겨울참외 같으면서 제법 몸도 좀 쓰나 보네?”“형제들, 다 같이 덤벼! 이 자식한테 세상 물정 좀 똑바로 가르쳐 주자고!”몇몇 악한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주연아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파고들었다. 몸놀림은 제비처럼 가볍고 날렵했다. 짧은 검은 뽑지 않은 채, 검집으로만 그들의 손목과 무릎 뒤를 몇 차례 재빠르게 찍어 눌렀다.곧이어 비명들이 연달아 터져 나왔고, 악한들은 하나같이 중심을 잃고 나뒹굴며 팔과 다리를 끌어안고 신음했다.곰보 얼굴의 악당은 그 광경을 보자마자 험악한 말 한마디를 내뱉고는, 기어가다시피 허둥지둥 도망쳤다.“너… 너 이 자식, 두고 보자!”사람들 사이에서는 금세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주연아는 짧은 검을 거두고 소녀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아가씨, 괜찮습니까?”소녀는 고개를 들었다. 작은 얼굴에는 아직 눈물이 맺혀 있었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감격으로 젖어 있었다.“은인을 만나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주연아는 그 처연한 모습을 바라보다가, 마음이 스르르 풀어졌다.품에서 은 열 냥이나 되는 은괴 하나를 꺼내 소녀의 손에 쥐여 주었다.“이 돈 가지고 가서 아버지 장례부터 치르세요. 남는 돈이면, 앞으로 살림을 꾸리는 데도 충분할 겁니다.”소녀는 얼어붙은 듯 서서, 묵직한 은괴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 이걸 어찌 감히…”“더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주연아는 가볍게 손을 내저은 뒤, 그대로 몸을 돌려 인파 속으로 스며들었다.자신이 꽤나 큰일을 해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덩달아 강남의 풍경마저 한층 더 눈부시게 느껴졌다.그런데 다음 날, 익숙한 모습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어제 그 소녀였다.여전히 “몸을 팔아 부친을 장사 지냅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무릎을 꿇은 채 통곡하고 있었다. 장소만 바뀌었을 뿐, 같은 연극을 또다시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주연아의 걸음이
“군주님, 청풍루에 새로 단막극이 올랐다 합니다. 보러 가시겠습니까?”주연아는 그네에 몸을 기대고 웅크린 채, 온몸이 나른하게 풀어져 있었다.“재미없다.”그녀의 어머니는 경성에 이름난 진국공부의 적녀였고 아버지는 군권을 쥔 상산왕이었다.별다른 일이 없었다면 그녀의 삶은 그 사방이 막힌 경성 안에서, 비단옷과 풍족함 속에서 무탈하게 흘러갔을 터였다.하지만 그녀는 그 ‘별다른 일’이었다.어릴 적, 어머니가 그녀를 데리고 경성을 떠나던 날을 기억하고 있었다.이름을 숨기고 살아가던 나날들.고단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늘 마음을 졸이며 살아야 했다.그럼에도 그 시간은 즐거웠다.규칙도 없고, 예법도 없고, 경성 사람들 얼굴마다 얹혀 있던 그 가면도 없었다.논두렁에 앉아 녹아내리듯 붉은 노을을 바라보고, 하늘로 피어오르는 밥 짓는 연기를 멍하니 바라볼 수 있었다.어머니는 그녀를 안고 불꽃놀이를 보여주었고 외삼촌은 온갖 작은 장난감을 사 주었다.그러다 다시 경성으로 돌아왔다. 웅장한 국공부에 들어와 살게 되었고 부모의 이야기는 너무도 길어서 몇 날 밤을 새워도 다 들을 수 없을 만큼 깊었다.하지만 바깥세상에 어떤 풍파가 불어도 그녀는 늘 어머니의 날개 아래에서 아무 탈 없이 자라났다.그녀가 자라자 넓던 경성은 오히려 좁아졌다. 늘 그 밖으로 날아가 세상을 보고 싶었다.그녀가 계례를 치르던 해, 궁에서 성지가 내려왔다.어릴 적 함께 자란 소림이 그녀를 황후로 책봉하겠다는 것이었다.경성조차 좁게 느끼던 그녀에게 손바닥만 한 황궁은 더더욱 견딜 수 없는 곳이었다.그녀는 말을 타고 떠났고 부모는 막지 않았다.짐 속에는 어머니가 몰래 넣어 둔 은표까지 들어 있었다.서역에도 갔다. 통행증이 없어 관문 안쪽에서 멀찍이 바라보는 데 그쳤지만 말이다.그리고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 강남에 이르렀다.강남은 좋았다. 비에 젖은 안개, 작은 다리와 흐르는 물. 그야말로 부드럽고 풍요로운 고장이었다.그러나 주연아의 본성에는 강남 여인의 온화함 따위는 한 점
남은 셋이라니?“둘은 이미 부부였소? 그러면 다른 방법으로 계산을 해봐야 하오!”노점 주인은 손을 흔들며 둘을 불렀지만 두 사람은 이미 멀어지고 있었다. 특히 아람의 걸음이 유난히 빨랐다. 밖을 나서기 전 길흉을 보았어야 했는데, 실책이었다. 초주는 상인이 더 많았다. 특히 부두 인근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안 파는 게 없을 정도였다. 그녀는 멀리서 커다란 상선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저만큼 큰 배라면, 얼마나 많은 화물에 얼마나 많은 사람을 실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녀를 뒤따르던 주종현 역시 그 배들을 바라보며 도대체 어
주종현의 얼굴 역시 토하느라 핏기까지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제 아무리 수영을 잘하고, 작은 배에서의 훈련이 훌륭하다 한들, 큰 배에 오르고 나서 모두가 이 지경이 된다면 도대체 어떻게 싸울 수 있다는 말인가. 적이 굳이 칼을 빼여 들 필요도 없이, 바다 위에서 이들을 이틀쯤 데리고 돌기만 해도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을 터였다. 그는 두 손으로 난간을 꽉 붙잡은 채, 배에 오르기 전 먹었던 것들을 거의 전부 쏟아냈다. 지금의 수면은 심지어 잔잔한 편이었다. 만약 거센 바람과 파도가 이는 해전이라면 어떤 꼴이 될지 그는 감히 상상
송하윤이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 서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단정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고조모께서 종현 오라버니께서 이미 도착하셨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지금 송학당에서 기다리고 계세요.”송하윤은 그 자리에 단아하게 서 있었다. 아람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의아함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한때는 오만방자하고 무례했던 송 가의 아가씨가 지금은 아예 다른 사람이 된 듯했기 때문이다. 주종현은 그녀를 보지도, 대답하지도 않았다. 그저 여전히 그의 고삐를 붙잡고 있는 국공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버지,
“저도 콩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대인께서 경성에 계시지 않는 동안은 제가 데리고 키우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 다리가 문제라서, 조금만 오래 뛰면 떨리곤 합니다.”콩뼈는 마치 두 사람을 위로라도 하듯, 먼저 계소만의 손을 핥고는 고개를 돌려 주종현의 손도 한 번 더 핥았다. 주종현은 그런 콩뼈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그럼 나랑 같이 가자. 연아가 너를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알아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콩뼈는 고개를 쳐들고 연달아 크게 짖어댔다. 주종현은 반짝이는 그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