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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Author: 서은월
아람은 고개를 돌리자마자 그가 옷깃을 꼭 움켜쥐고는 누가 볼까 잔뜩 경계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

그녀는 소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한 번 훑어보았다. 아주 평범한 손수건으로, 장터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물건이었다. 꺼낸다 한들 누구 것인지 알아볼 사람도 없을 터라 굳이 돌려받을 생각도 없이 그에게 내밀었다.

“정현에서 잘 지내고 있다면서, 초주에는 왜 온 겁니까?”

주종현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런 너도 정현에서 장사 잘하고 있다가, 왜 초주에 온 거지.”

아람은 웃음기 없는 얼굴로 답했다.

“어머니 제사 지내러 왔는데요.”

주종현은 잠시 멈칫했다.

“나도… 나도 네 어머니의 제사에 함께할 수 있다.”

그녀는 애초에 그가 진실을 말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마침 그녀 역시 알고 싶지 않았고, 그를 구한 것 또한 그저 겸사겸사 한 일이었을 뿐이었다. 배 뒤쪽에서 계속 누군가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아람 뿐만 아니라 주종현 역시 그 눈길을 의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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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08화

    주연아가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이미 침상 위에서 같은 자세로 꼬박 사흘 밤낮을 엎드려 있었다.목은 누군가에게 억지로 꺾인 듯 뻣뻣하고 저릿했으며, 거의 감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아야…”한참이 지나서야 그 지독한 통증이 조금씩 밀물처럼 빠져나갔다.그제야 그녀는 아픔을 참고, 제 몸이 아닌 것처럼 굳어버린 목을 힘겹게 돌려 사방을 살폈다.낯선 방이었다. 단출했지만 깨끗했고, 공기 중에는 은은한 약초 향이 감돌고 있었다.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 걸까?주연아는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움직여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온몸이 솜처럼 풀려있어 힘이 조금도 들어가지 않았다.몸에 걸친 옷은 여전히 원래 입고 있던 그 옷인 듯했다.피와 먼지로 엉망이 되어 있기는 했지만, 적어도 온전히 남아 있었다.다만… 등 뒤가 서늘했다.방문이 열리며 그녀의 생각도 자연스럽게 끊겼다.역광을 등지고 곧은 그림자 하나가 안으로 들어왔다.주연아는 경계하듯 눈을 가늘게 떴다.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거의 요사하다 싶을 만큼 준미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그였다.“깨어나셨군요.”열무의 목소리는 물처럼 담담했다.그는 손에 든 식합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곧장 침상가로 걸어왔다.주연아는 경악했다.자신의 등 뒤에는 아무것도 걸쳐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저 사람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오다니.“당신!”열무는 그녀의 동요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는 듯 행동했다.그는 탁자 곁으로 가 청자 작은 항아리 하나를 집어 들고, 대나무 조각으로 푸른빛 고약을 떠냈다. 그리고 다시 그녀 쪽으로 다가왔다.서늘한 약 향이 공기 속으로 퍼졌다.“움직이지 마십시오. 본 공자는 거의 죽어가는 시체 등에 붙은, 새까맣게 탄 썩은 살덩이에는 아무런 흥미도 없습니다.”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약이 그녀의 상처 위로 그대로 눌렸다.“악!”주연아의 몸이 크게 떨렸다. 이건 약 바르는 게 아니었다.“저 아직 살아 있거든요!”“아픕니까?”열무는 짧게 그녀를 보며 손의 힘을 조금 늦췄다.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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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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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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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04화

    그 이익은 감히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컸다.그때였다.별실의 문이 열리고 열무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전유덕은 곧장 앞으로 나서며 얼굴에 전에 없이 진심 어린 미소를 가득 띠었다.“열 공자, 정말 송구합니다. 방금 전에는 제가 산을 몰라보고 지나친 셈이었군요!”그는 두 손을 비비며, 극도로 몸을 낮춘 태도로 말을 이었다.“이렇게 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철재 계약은 그대로 진행하시지요! 그리고 그… 그 물건의 거래는... 이곳에 이틀 정도 더 머물러 주실 수 있겠습니까? 실은 말씀드리자면, 이 물건은 제가 임시로 관리만 맡은 것이라 결정권이 없습니다. 마침 저희 주인께서 이틀 안에 이곳을 순시하러 오실 예정이니, 이런 큰일은 직접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열무는 그 말을 듣고 일부러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마침내 큰 결심이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전 관사님 말씀대로 하지요.”전유덕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보지 못했다. 돌아서서 필묵을 준비하러 가는 순간, 열무가 천천히 눈을 내리깔며 그 깊은 눈동자 속에 차가운 웃음을 띠고 있었다는 것을.드디어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다.*광산 깊은 곳.주연아의 시선이 유독 눈에 띄는 하나의 갱도 입구에 멈춰 섰다.다른 곳과 달리 그곳은 허술하지도, 어수선하지도 않았다. 입구는 단단히 보강되어 있어 유난히 견고해 보였다.더 기묘한 것은, 그 앞을 지키고 있는 자들이었다. 긴 채찍을 든 감독들이 아니라, 허리에 굽은 칼을 찬 네 명의 사내들이었다.그들의 눈빛은 예리했고, 자세는 흔들림 없이 단단했다. 한눈에 봐도 수련을 쌓은 자들이었다.“정일.”주연아가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 눈빛에는 서늘한 기운이 번뜩였다.“저쪽을 보거라.”정일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단 한 번의 눈길로 상황을 파악했다.“군주님, 교대 시간 틈을 노려 들어가겠습니다.”시간은 답답하게 가라앉은 공기 속에서, 조금씩 흘러갔다.마침내, 멀리서 교대 신호를 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네 명의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03화

    전유덕의 눈빛이 한층 가라앉았다.“공자께서 농을 하시는군요. 광산에서는 철만 날 뿐, 그런 물건은 나오지 않습니다.”열무는 그의 눈을 스치듯 바라보다가, 이내 미소를 띠었다.“그렇다면 제가 경솔했군요.”전유덕이 말을 이었다.“열 공자께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 제 손을 거쳐 나가는 철이라면, 결코 질이 떨어지는 법이 없으니까요.”열무의 눈 밑에 어린 웃음기가 옅어졌다.“이미 합의한 물량은 그대로 두고, 가격은 장부를 맡은 관사와 상의해 봐야겠습니다.”전유덕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 정도 규모의 거래라면, 값을 정하고 수량을 확정하는 일이 결코 한 사람의 결정으로 끝날 리 없었다. 예년의 판매 내역을 따져 정해진 기준에 맞춰야 하는 법이다.“열 공자께서 수량을 정하시면, 사람을 보내 저에게 알려 주시면 됩니다.”전유덕이 자리를 뜨고 나가자 타로는 분을 참지 못한 채 방 안을 서성였다. 얼굴에는 분함이 가득했다.“한주! 그 전씨는 정말 분수를 모르는 자입니다! 이렇게 많은 철을 사 주는 큰 거래를 해 주고도, 화총 하나를 못 사게 하다니! 이 대성조 놈들, 정말 교활하기 짝이 없습니다!”그러나 열무의 얼굴에는 여전히 잔잔한 기색뿐이었다. 그는 창가에 앉아, 느긋하게 자신의 패도를 닦고 있었다. 물결처럼 번지는 칼빛이 아무런 동요도 없는 그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타로.”그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화총을 그렇게 쉽게 살 수 있었다면, 우리 우륵의 철기병이 벌써 이 대성조의 강산을 짓밟았을 것이다.”타로의 걸음이 멈췄다. 그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열무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 눈빛은 밤처럼 깊고 어두웠다.“대성조 사람들은 영리하고 경계심이 강하지. 헌데 공통된 약점이 하나 있다. 재물에 약하다는 것. 이 광산에 화총이 있다는 건, 그 뒤에 있는 자의 야심과 욕심이 결코 작지 않다는 뜻이다. 그런 자일수록 더 탐욕스럽지.”그는 칼을 칼집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섰다.“걱정 말거라. 내일, 다시 한 번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255화

    “문희, 물러가거라.”소휘는 술잔을 천천히 내려놓았다.“주 대인, 혹 본왕의 부에 누군가를 숨겨두었다고 의심하시는 것이냐? 화주에서 있었던 일쯤은 눈감아드릴 수 있다 해도 우주까지 와서 이러시는 건… 너무 지나치신 것 같군.”주종현의 시선이 잠시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그를 향했다.“저 아이는 강 씨에게 은혜를 입은 적이 있습니다. 설강이 그녀의 시녀였으니 그리워하는 마음에 착각했을 뿐입니다.”소휘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술잔을 들어 가볍게 주종현에게 보였다.“오, 강 씨라… 듣자 하니 화재로 죽었다던가?”소휘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210화

    주종현과는 달리 주종훈에게는 이미 아들딸이 네 명이나 있었다.주종현은 어린 시절부터 이 사촌형이 늘 자신과 비교하길 좋아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크게는 과거 급제와 관직 진출부터, 작게는 의식주에 관련된 사소한 것들까지 모든 면에서 그랬다.그는 이러한 모든 행동이 둘째 숙부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응어리 때문임을 알고 있었다.아버지와 숙부는 쌍둥이로 태어난 형제였고 한때는 숙부가 관직도 높고 앞길도 더 밝았다. 그러나 조부는 이유를 알 수 없게도 평범한 아버지를 가문의 후계자로 선택했다.어린 시절에는 그 이유를 이해하지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232화

    위심의 눈동자는 깊은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비록 온몸은 늑대에게 물린 듯 남루했으나 그의 시선만큼은 여전히 그녀를 꿰뚫고 있었다. 순간, 아람의 혈액이 거꾸로 솟아 정수리까지 훅 치밀어 올랐다. 얼마 전엔 주종현이 나타나더니 이젠 위심이라니. 대체 언제쯤이면 주 가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아람은 이를 악물고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어차피 여긴 우주의 성왕부, 그리고 그녀의ㅠ이름은 아람이다. 감히 자기 마음대로 납치라도 해보라는 듯 그녀는 버티며 지켜보기로 했다.그런데 문밖의 위심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곧 무심하게 눈길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207화

    강세오는 손에 쥔 주머니와 편지를 꼭 움켜쥐었다.“참으로 그럴듯한 가면을 쓴 도둑놈 같은 유 대인이로군! 오늘 시아의 넋을 달래기 위해 너를 죽이지 못한다면 나 강세오의 이름을 거꾸로 써도 좋다!”강세오가 이성을 잃은 것을 본 여서린은 혹시 진짜로 유한석을 해칠까 두려워 밖으로 뛰어나가 사람들을 불렀다.“어서! 빨리 저자를 끌어내거라! 대인께서 맞아 죽게 생겼다!”집안 하인들이 달려들어 강세오를 끌어내 밖으로 내던졌다. 그 과정에서 강세오의 편지와 주머니는 땅바닥에 흩어졌고 그가 그것을 주워 들었을 때 뒤의 대문은 철컥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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