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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Author: 코코넛 서고
단진혁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몇 가지 오해 때문에 하마터면 대황자에게 버림받을 뻔했다. 요즘 들어서야 겨우 총애를 되찾았는데 내 그 사촌 동생이란 자는 참으로 자식을 가르치는 데 있어 서툴더구나. 그 유일한 아들은 폐인이 되어 버렸고 큰딸은 수년째 상왕부에 시집가기를 바랐으나 상왕비 하나 제치지 못하고 있지. 둘째 딸은 또 어떠하냐? 다른 측비에게 눌려 지내고 있지 않느냐? 자식은 많되 그 누구 하나 쓸모 있는 이가 없지.”

단진혁의 한바탕 하소연을 들은 예정임은 눈을 가늘게 좁히며 듣고 있다가 마침내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

“외숙부, 어찌 그리 원망 섞인 여인네처럼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자, 어서 앉으십시오. 밖의 무희들을 들여보내 곱게 한 곡 춤추게 하여 기분이나 풀어보시지요.”

그러나 단진혁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했다. 진국에 와서 머문 지 여러 날이건만 손에 잡힌 진척은 하나도 없었기에 미녀들을 볼 마음조차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만두지. 난 돌아가련다. 너 혼자 보거라.”

그때 예정임이 손을 내밀어 단진혁을 붙잡았다.

“외숙부께서는 안심하십시오. 모든 일은 제 손안에 있습니다. 저희가 진국을 떠나게 될 때에는 반드시 외숙부께서 모후께 떳떳이 설명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예정임의 말에는 자만과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단진혁이 의구심을 품는 그때, 눈부신 미인이 정면에서 달려와 단진혁의 품에 와락 안겼다.

“대인, 소첩이 술 한 잔 기울이며 시중들겠습니다.”

단진혁이 막 몸을 일으켜 따져 물으려던 찰나, 예정임은 이미 다른 무희 하나를 억지로 그의 품에 밀어 넣고 있었다.

“미인이 곁에 있지 않습니까? 외숙부께서는 마음껏 즐기십시오. 나머지 일은 훗날 이야기해도 늦지 않습니다.”

단진혁은 부드러운 살결에 이끌려 피가 달아올랐고 예정임이 능수능란하게 모든 판을 짜 맞추는 태도를 보고 그는 잠시나마 의혹을 내려놓았다. 그가 온전히 온실의 향락에 빠져드는 동안 예정임은 소리 없이 역참을 빠져나왔다.

단여월?

예정임은 문득 그 이름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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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738화

    이 계 유모라는 여인은 태황태후 곁에서 단 한 번도 선한 일을 한 적이 없었다. 태황태후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고 어떤 때에는 가장 날카로운 발톱이 되어주기도 했다.예전에 희태비가 막 입궁했을 때 벌을 받은 일도 계 유모가 직접 집행했고 희태비와 열셋 째 왕야가 죽던 날에도 그녀는 적잖이 손을 보탰다. 그 뒤로는 어미 없는 상왕과 열다섯 째 황자를 후궁에서 노골적으로 업신여기기도 했다.같은 하인 신분이면서도 태황태후 곁에 붙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남들보다 윗자리에 두었다. 기회만 있으면 남을 짓밟고 올라섰다. 무현의 눈에는 이런 인간은 진작에 죽었어야 마땅했다.계 유모가 처리되고 나자 마당에는 연기준과 유가영만 남았다.그는 그녀를 담담히 한 번 훑어보았다.“목숨을 부지하고 싶다면 스스로 경성으로 돌아가거라. 그렇지 않으면 야랑국에 이르렀을 때 네가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지는 본왕도 장담하지 못한다.”유가영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왕야, 신첩에게 살 길을 하나만 열어 주십시오. 이대로 돌아가면 아버지께서는 저를 억지로 승상부의 아들에게 시집보낼 것입니다. 그는 화류병에 걸린 사람입니다. 신첩은 왕야 곁에서 노비가 되든, 말이 되든 가리지 않겠습니다. 그저 목숨만은 살려 주십시오.”연기준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본왕은 살아 있는 보살이 아니다. 하등 상관없는 사람을 구할 생각이 없다.”그는 그대로 몸을 돌려 방 안으로 들어갔다. 마당에는 유가영 혼자 그대로 무릎을 꿇은 채 남았다.이튿날 새벽, 연기준이 뜰문을 열었을 때, 앞에서 흔들거리며 무릎을 꿇고 있는 그림자를 보았다.무현이 앞으로 나섰다.“어젯밤 내내 이 자리에 꿇고 있었습니다. 돌아가라 말렸으나, 돌아가서 죽을 바엔 차라리 왕야 앞에서 죽겠다고 하더군요.”연기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 말투 자체가 노골적으로 불쾌했다.“본왕에게 박정하고 무정하다는 죄명을 씌우려는 것이냐? 네가 보기에 본왕이 그런 평판을 신경 쓸 것 같으냐?”유가영은 그제야 멍한 눈으로 고개를

  • 시간을 거슬러   제7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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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73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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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734화

    “일불락의 야명주에 대해 막 성주께서는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야명주요?”막수한은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야명주는 금족의 물건입니다. 예전 금족은 일불락과 인접해 살던 작은 부족으로 야명주 산출로 생계를 이어가던 집단이었습니다. 훗날 금족의 수장이 중병으로 죽음에 이르렀을 때, 일불락의 수장이 그의 목숨을 구해 주었지요. 그 일을 계기로 금족은 일불락에 귀속되었고 부족에서 가장 귀중하게 여기던 극상품 야명주를 바쳤습니다. 빛을 밝힐 뿐 아니라 부패를 막는 효능이 있는 물건입니다. 일불락의 역대 수장들은 모두 사후에 야명주의 보호를 받았지요. 한데 왕야께서는 어찌하여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내신 겁니까?”연기준은 사실대로 말했다.“제 모후의 관 안에 누군가 야명주를 넣어 두었습니다. 십여 년이 지났음에도 시신이 변하지 않았어요.”막수한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는 지금 믿기 어려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왕야의 모후라면... 희태비 말씀이십니까? 그렇다면 혹시 희태비께서도 일불락의 후손이신 겁니까?”말을 하다 말고 그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그럴 리 없습니다. 절대로 불가능합니다.”연기준은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어째서 불가능하단 겁니까?”막수한의 표정이 단단해졌다.“극상품 야명주는 일반 야명주와 다릅니다. 영성을 지닌 물건이지요. 일불락 수장 일족 가운데서도 오직 수장만이 그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불락의 멸망에는 진국의 전대 상왕 연강호와 깊이 연관되어 있고 희태비는 진국의 황비였습니다. 야명주는 원한의 기운을 감지하기에 적의 혈통을 보호할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가능성은 하나뿐입니다.”막수한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낮게 이어 말했다.“희태비가 금족 출신일 경우입니다. 그리고 야명주를 관에 넣은 사람 또한 금족의 후손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돌아가는 길 내내, 연기준의 머릿속에는 막수한의 말이 계속 맴돌았다.‘설산의 후예들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는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에요. 천하가 요동칠

  • 시간을 거슬러   제733화

    온조는 허리를 굽혀 예를 갖추고 차분히 대답했다.“왕야께 아룁니다. 대장로께서 며칠에 한 번씩 노장군의 맥을 짚고 계십니다. 대장로의 말씀에 따르면, 노장군께서는 연세가 있으신 데다 원래도 예전 같지 않은 몸에 섭혼술 이후의 부작용이 후유증으로 남았고 그 뒤 설산에서 오랫동안 얼어붙은 채로 지냈던 탓에 단번에 많이 쇠약해지셨다고 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요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한데 노장군께서는 편히 쉬지 못하시고 날마다 경성에 있는 분들을 걱정하고 계십니다.”연기준은 잠시 말이 없었다.“알겠다. 수고가 많다. 계속 잘 보살펴 드리거라.”온조는 고개를 끄덕였다.“왕야 염려 마십시오. 왕비 마마께서 저희 자매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는 갚을 길이 없습니다. 저희는 온 힘을 다해 노장군을 모실 것입니다.”연기준은 고개를 끄덕인 뒤,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그가 경성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로 막수한은 줄곧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마침내 그를 맞이할 수 있었다.연기준이 모습을 드러내자 막수한은 곧바로 그를 서재로 안내하고는 몇 통의 서신을 꺼내어 공손히 내놓았다.“왕비 마마께서 저에게 보내신 서신입니다. 일불락의 행적이 이미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지하흑시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으니 설산으로 철수할 준비를 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연기준은 서신을 받아 펼쳐 보았다. 확실히 서인경의 필체였다.그녀는 언제나 영민하니 지하흑시의 정체와 내력을 이미 오래전에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서신이 쓰인 시점을 확인한 순간, 연기준의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와 예정연이 서재에서 단둘이 있던 장면을 서인경에게 들킨 바로 그날이었다.그때의 그녀는 분노가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이 서신에 적힌, 철수하라는 말에는 아마도 연기준 자신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을 것이다.이 서신이 타인의 손에 들어갈 경우 얼마나 위험한지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보냈다는 것은 그 뒤에 자신에게조차 숨긴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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