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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Author: 코코넛 서고
싸운 것은 아니란 말이지.

연풍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으나 다음 순간 다시 긴장되었다.

그렇다는 건 냉전이라는 뜻 아닌가? 차라리 싸우는 게 낫지!

그 분위기는 너무 무시무시했다.

“왕야께서는 왕비 마마한테 누가 될 만한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두 분 일에 끼어들지도 말거라. 그냥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연풍이 발길을 돌리려 하자 평이가 그의 팔을 확 잡아당겼다.

“왜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까? 전 왕비 마마의 눈이 벌게진 걸 봤습니다. 분명 왕야께서 잘못한 것이지요.”

연풍도 주군을 지키는 마음에 바로 반박했다.

“그런 게 아니다. 허튼 소리 하지 말고 돌아가서 지키거라. 난 할 일이 있다.”

연풍은 평이가 더 말하기도 전에 재빨리 왕부 밖으로 일을 보러 나갔다.

한편, 서인경 쪽.

그녀는 연기준이 문밖에 서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가슴속엔 분노와 원망, 그리고 요 며칠 마음을 내려놓는 동안 스며든 서러운 감정도 뒤섞여 있었다.

서재문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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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165화

    서인경은 생각을 이어갈수록 자신의 추측이 맞아떨어진다는 확신이 점점 강해졌다.“연강호는 나타난 이후로 단 한 번도 진짜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어요. 처음에는 몸이 변이 돼서 햇빛을 견디지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온몸을 감싸고 다니는 거라고 생각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이유도 맞을 수 있지만… 혹시 또 다른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얼굴 자체도 변해버렸을 가능성 말이에요.”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존재. 그렇다면 얼굴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목울대도 없고 수염도 없다면 남자이면서 여자 같은 얼굴일까.서인경은 문득 아쉬움을 느꼈다.“그때 만수림에서 너무 빨리 도망쳐서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어요. 만약 검은 옷을 벗었을 때 평범한 사람과 다를 게 없다면 우리가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겠죠.”연기준이 말했다.“황실 제사를 지낼 때, 연 씨 황실 역대 선조들의 초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안에 연강호도 있었다. 한 번 더 본다면 알아볼 수 있어.”서인경의 추측은 다소 기이하고 자유로웠지만 연기준은 오히려 충분히 그럴듯하다고 느꼈다.“세상이 그런 괴물을 군주로 받아들이진 않을 거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연강호에게는 반드시 자신을 대신해 나설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혈연으로 이어진 자일 가능성이 크지.”혈연으로 이어진 사람이라면… 서왕비?서인경은 곧장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요. 서왕비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분은 이미 당신과 제 신분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도, 일불락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눈치챘을 거예요. 헌데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어요. 만약 다른 마음이 있었다면 당신이 황위를 차지했을 때 그걸 폭로하는 편이 훨씬 더 큰 타격이었을 거예요. 그때는 진국에 주인이 없었고 서왕이 황위에 오를 명분도 충분했을 테니까요. 저는… 서왕비가 연강호와 손을 잡을 이유를 도저히 떠올릴 수 없어요.”서왕비는 덕망이 높고 온화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다.그녀 같은 부인이 있었기에 서왕은 예전에 군권을 내려

  • 시간을 거슬러   제116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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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16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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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162화

    “촌장 할아버지, 과부가 뭐예요?”“촌장 할아버지, 우리 어머니가 그러는데, 그걸 바람났다고 한대요.”“촌장 할아버지, 누님은 왜 형님을 따라간 겁니까? 형님이 너무 잘생겨서 그런 겁니까?”꼬막이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촌장은 곧장 돌아서서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대답을 들은 꼬막이는 더욱 신이 나서 끼어들었고 이야기가 오가며 식당 안은 점점 떠들썩해졌다.결국 이 자리에서 가장 말을 많이 하는 건, 촌장과 꼬막이였다.그러다 연기준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꼬막이의 그릇에 아직 절반이나 남은 밥을 보더니 얼굴을 굳혔다.“밥을 먹으면서도 입이 그렇게 안 다물어지느냐?”촌장은 그 기색을 눈치채자마자 몸을 홱 돌려 자기 앞에 남아 있던 반 그릇의 밥을 황급히 입에 밀어 넣었다.‘큰일 났다, 말이 너무 많았군.’딱, 수업 시간에 딴짓하다가 선생님한테 들킨 학생 같았다.촌장이 연기준을 두려워하긴 했지만 다음에도 또 그럴 생각이었다.그저 식사 분위기가 너무 답답해서 꼬막이라도 좀 즐겁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었다.덕분에 꼬막이는 잔뜩 들은 이야기로 기분이 한껏 들떠 있었다. 남은 반 그릇의 밥도 금세 싹 비워버렸다.식사가 끝나자 연기준은 음식이 담긴 그릇을 들고 방으로 올라갔다.그 손에는 약탕 한 그릇도 함께 들려 있었다.서인경은 깊이 잠든 상태는 아니었기에 기척을 느끼고 곧 눈을 떴다.“넌 며칠이나 아무것도 못 먹었다. 우선 조금이라도 먹어두거라.”서인경은 침상에 몸을 일으켜 앉았지만 아직 정신이 또렷하지는 않았다.그러나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고 연기준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었다.그녀는 그릇을 들고 죽을 떠먹으면서 슬쩍 연기준의 얼굴을 흘겨보았다.“그 부생… 꽤 매력적으로 생겼던데요.”연기준이 의미심장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그 여자가 어떤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어떤 맛인지는 알지.”갑작스러운 농담에 서인경은 마시던 죽을 거의 뿜을 뻔했다.“적당히 좀 해요!”연기준은 그녀의 두 볼이 저녁노을처럼 붉어진

  • 시간을 거슬러   제1161화

    부생은 이곳에 남기로 한 이상,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손을 뻗어 꼬막이를 안아 들려 했다.그러나 그 동작은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훈련된 듯 지나치게 의도적이었다.그녀는 손이 나가기 전, 몸이 먼저 나갔다.“대황자 전하, 소녀가 함께 놀아드리는 건 어떠신지요? 폐하께서는 더 중요한 일을 하셔야 하시니까요.”하지만 그녀는 손을 뻗기도 전에 몸이 먼저 앞으로 쏠렸다. 연기준이 꼬막이를 끌어안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연기준뿐만이 아니었다. 꼬막이 또한 분명히 뒤로 물러서는 기색을 보였다.부생은 허공만 움켜쥔 채,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얼굴에는 어색한 기색이 역력했다.연기준은 냉담한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은 부인과 아들을 곁에 두는 것이다. 쓸데없는 신경 쓰지 말거라.”그 말을 남기고 그는 몸을 돌려 식당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이층 난간 위.본래 내려가 꼬막이를 보려 했던 서인경은 마침 그 장면을 모두 목격했다.그녀는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흥미롭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썩은 인연이란, 참 어디에나 붙어 다니는 법이네. 외모는 제법 사람을 홀릴 만한데 머리는 단은설보다 더 안 돌아가는군.”가볍게 웃음을 흘렸지만 그녀는 내려가지 않았다.방금 연기준의 반응을 그녀는 분명히 보았다.나쁘지 않았다. 부군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했다.다만 저런 골칫거리가 하나 섞여 있는 건 아무래도 거슬리는 일이었다.충분히 쉬고 나면 그 골칫거리는 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연강호 쪽도 아마 이미 기다리다 못해 조급해졌을 테니까.서인경은 연기준의 품에 안겨 얌전히 있는 꼬막이를 보고는 안심한 채 다시 잠을 보충하러 돌아갔다.*식당.이미 음식은 모두 차려져 있었다.며칠 동안의 식사는 모두 촌장 부부가 직접 준비했고 불은 촌장의 아들이 맡아 지폈다.음식이 모두 놓이자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에 앉았다. 봉한설과 연기준, 그리고 꼬막이는 가운데 식탁에 자리했다.부생, 호청, 연풍은 왼쪽 식탁에 앉았고

  • 시간을 거슬러   제1160화

    “가르칠 맛이 나는군.”연기준의 시선이 그녀의 붉게 물든 입술 위에 머물렀다. 그 눈빛은 깊고도 짙게 가라앉아 있었다.서인경이 물러설 틈도 없이, 그는 손에 들고 있던 하얀 수건을 던져버리고 몸을 뒤집어 다시 그녀를 눌러 담았다.이번에는 해가 완전히 저물 때까지 이어졌다.둥근 달이 창가로 떠올라 방 안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품에 안겨 곤히 잠든 서인경을 바라보던 연기준은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에 조용히 입을 맞췄다. 그리고 이내 이불을 젖히고 일어나 옷을 갖춰 입은 뒤 방을 나섰다.밖은 2층짜리 객잔이었다.지금 이 객잔 안팎은 모두 연기준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그가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아래에서 꼬막이를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이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꼬막이는 드디어 아버지가 내려온 것을 보자 짧은 다리를 바쁘게 놀리며 그 앞으로 달려갔다.“아버지! 사람들이 아버지랑 어머니가 동생을 낳고 있다고 했어요. 동생은요? 얼른 보여주세요!”반짝이는 눈동자에는 온통 기대가 가득했다.그 한마디에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감히 연기준과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연기준의 시선이 무심하게 그들을 훑었다.“그 말은, 누가 한 것이냐.”꼬막이는 천진하게 뒤를 가리켰다.“다들 그렇게 말했어요.”순간 사람들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그렇게 대놓고 저희들을 팔아버리시면 어떡하라는 겁니까!연기준은 더 말하지 않고 꼬막이를 번쩍 들어 올렸다.“동생은 없다. 네 어머니는 몸이 좋지 않아서 쉬고 계시니 위에 올라가서 방해하면 안 된다.”동생이 없다니!꼬막이는 금세 풀이 죽어 입을 삐죽 내밀었다.“그럼 왜 아무도 저랑 안 놀아주는 겁니까...”연기준은 속으로 생각했다.네 어머니랑 노는 게 훨씬 낫지.대답이 없자, 꼬막이는 몸을 비틀며 내려가 서인경을 찾으려 했다.하지만 곧 연기준에게 단단히 붙들려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밥 먹을 시간이다. 저녁상 올리게 하거라.”“이미 준비됐습니다! 곧 내오겠습니다.”대답한 사람은

  • 시간을 거슬러   제610화

    “대낮부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입니까?”단평안은 낮이든 밤이든 상관없었다.지금의 그는 더 이상 밖의 수많은 미녀들에게 마음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이 여자만은 달랐다. 그녀는 유일하게 믿을 수 있고 지배할 수 있으며 소유할 수 있는 자신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쏟아낼 수 있는 존재이기도 했다.그는 그대로 진보이를 끌어올려 부드러운 침상에 내던지고 손을 그녀의 옷 속으로 집어넣었다.“내 아들을 낳아 주거라. 그렇다면 앞으로 나의 모든 것은 다 네 것이 된다.”그러자 진보이가 재빨리 단평

  • 시간을 거슬러   제647화

    오늘 있었던 일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듯 상왕부의 분위기는 따뜻했다.하지만 바깥의 상황은 전혀 달랐다.밤중에 연기준은 소식 하나를 받았다. 누군가 대황자부에 침입해 진 측비의 뜰에 있는 하인을 찔러 다치게 했고 이에 대황자는 크게 노발대발했다는 것이다.서인경은 짐작했다. 그 하인은 그동안 숨어 지내던 예정임일 터.그녀는 얼굴을 괴고 연기준을 바라보았다.“예정훈이 한 짓입니까?”연기준은 그녀의 팔을 이불 안으로 넣어주며 말했다.“나는 나가 볼 테니 너는 잘 덮고 있거라.”연기준은 꼬막이를 깨울까 염려해 조심스레 일어

  • 시간을 거슬러   제611화

    하지만 모든 이가 진방옥이 죽었다고 말해도 서인경은 어딘가 잘못됐다고 느꼈다.이 세상에 이유 없는 타임슬립 따위는 없을 테니까.그녀 자신도 그랬다. 서인경은 이곳으로 건너와 원래 몸 주인이 감당하지 못한 책임을 짊어졌고 멸망한 일불락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사명을 이어받았다.그렇다면 진방옥은?그녀가 들은 바에 따르면 진방옥의 성격이 돌변한 것은 오 년 전이라고 했다. 그렇다는 건 자기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건너왔다는 뜻인데...그는 도대체 왜 건너온 것일까? 그저 아무 근심 걱정 없는 진 가의 큰아들로, 모두의 사랑을

  • 시간을 거슬러   제636화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열다섯 째 황자가 품에 안아들었다.“제가 태황태후와 유모가 하는 말을 엿들었습니다. 오늘 밤 유청을 자기 궁에 들여다가 직접 기르겠다고 합니다. 이모, 황숙,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십시오. 절대로 그분 뜻대로 두면 안 됩니다.”서인경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 늙은 것은 역시나 꿍꿍이가 있었던 것이다.아이를 못 낳아본 것도 아닌데 어찌하여 자꾸 남의 아이를 탐낸단 말인가.연기준이 서인경의 손을 감아쥐며 안정시키듯 눈빛을 보냈다.“걱정 말거라. 본왕이 허락하지 않는 한, 누구도 본왕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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