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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Author: 코코넛 서고
대황자가 생각에 잠겨 있던 순간, 밖에서 환관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큰일났습니다! 큰일났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돌렸다.

또 무슨 일이란 말인가? 어찌하여 오늘은 끝이 없단 말인가?

한 어린 환관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 손에는 정리도 되지 않은 종이 뭉치가 들려 있었다. 달리는 동안 종이들은 공중에 흩날렸고 앞까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큰일입니다! 한 시진 전부터 경성 백성들 사이에 한 장부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 안에는 단 가가 각 대신들에게 뇌물을 준 상세 명단이 적혀 있습니다. 그중에는 단 가가 대황자를 도와 관원들을 매수하고 회유한 금전과 색의 거래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액수가 막대하며 조정의 절반 이상이 연루되었습니다. 지금 백성들이 모여 소요를 일으키고 있고 관련된 대신들의 집 앞에는 달걀이 날아들고 있습니다. 백성들은 대황자가 덕을 잃어 군주가 될 자격이 없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만약 대황자께서 황제가 된다면 의기를 들고 일어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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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185화

    연강호 자신도 얻지 못한 것을 어찌 원수에게 넘겨주겠는가.그는 눈앞의 중년 남자를 노려보며 그 말이 사실일 리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헛소리로 사람들 마음을 어지럽히려는 속셈이냐! 내가 떠날 당시, 너는 이미 예순을 훌쩍 넘긴 늙은이였다. 목까지 흙에 묻힐 나이였지. 장생불사약이 있어도, 늙지 않을 뿐이지 젊어지지는 않는다! 너는 결코 임건이 아니다. 대체 누구냐!”연강호는 거의 고함을 치다시피 하며 검은 그림자의 말을 단호하게 부정했다.그러나 검은 그림자는 전혀 놀라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역시 백 년 전의 연강호 그대로군. 당대의 상왕답다. 그때는 내 증조부가 너를 속이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의 증손자인 나조차 너를 속이지 못하는구나. 그래, 나는 네 원수가 아니다. 나는 네 원수의 증손자이지. 성은 임, 이름은 선우다.”사람들 사이에서 한숨 같은 안도의 기운이 퍼졌다.그러나 곧 그 얼굴에는 실망이 떠올랐다. 장생불사가 아니었다. 그 약의 존재는 그들에게 있어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임선우…”연강호는 그 이름을 되뇌며 가볍게 비웃음을 흘렸다.“임건 그 늙은이가, 너에게 꽤 큰 기대를 걸었나 보군.”서인경은 알고 있었다. 역사 속에도 같은 이름의 위대한 병법가가 존재했다는 것을.이 시대에도 그 이름을 아는 이가 있다는 사실이 묘하게 낯설었다.하지만 연강호에게 그것은 그저 비웃음거리일 뿐이었다.“아무리 좋은 이름을 지어도 결국 헛수고지. 네 증조부는 고지식한 머리로 옳고 그름도 구분 못 하는 인간이었다. 너희 임 씨 집안은 하나같이 멍청해. 실력은 있어도 평생 남 밑에서 고개 숙이는 운명일 뿐이지.”그의 모욕적인 말에도 임선우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이미 알고 있었던 이야기인 듯 그는 차분히 오래된 일을 꺼내 들었다.“증조부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한때 그분에게 반란에 가담하라고 권유했지만 거절당했다고. 그 일로 원한을 품고 다른 나라의 첩자들과 손잡아 임 가가 적과 내통했다는 증거를 조작했지

  • 시간을 거슬러   제1184화

    검은 그림자는 땅에 단단히 내려섰다.그의 온몸에서는 숨을 막히게 하는 기세가 뿜어져 나왔고 그 기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뜻밖의 인물이 난입하자 모두가 손에 쥔 무기를 멈췄다.백여 명에 달하던 인원은 지금 절반으로 줄어 있었다. 바닥에는 시체가 널브러져 더는 발 디딜 틈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공기에는 비릿하고 역겨운 피 냄새가 짙게 퍼져 있었다.싸움이 멈추자마자 봉한설과 촌장 일가는 재빨리 서인경과 연기준 쪽으로 모여들었다.갑작스레 나타난 이 조력자에 서인경조차 적잖이 놀란 기색이었다.그녀는 연기준을 바라보았다. 연기준은 그녀에게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제야 서인경은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었다.연강호는 이 불청객을 노려보며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너는 누구냐? 서인경은 내 것이다. 감히 끼어들다니. 일불락을 혼자 차지하려는 속셈인 것이냐?”검은 그림자는 연강호처럼 온몸을 가린 모습이었지만 그처럼 음침하지는 않았다. 그는 천천히 검은 망토를 벗어냈다.드러난 것은 풍파를 오래 겪은 듯한 중년 남자의 얼굴이었다.왜 그렇게 보였냐 하면, 햇빛에 그을려 거칠고 검게 탄 피부와 오랜 세월 바깥을 떠돌아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오른쪽 얼굴에는 긴 흉터가 하나 있었는데 눈썹에서 시작해 귀밑까지 이어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섬뜩할 만큼 흉측했다.하지만 그에게서 풍기는 기운은 잔혹함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히려 높은 자리에 선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압도적인 위압감이었다.서인경조차 단번에 느꼈다. 이 사람,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그가 얼굴을 드러낸 순간 연강호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그는 비틀거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곧바로 태연함을 되찾았지만 그 한 걸음은 이미 서인경과 연기준의 눈에 들어왔다.두 사람은 잠시 시선을 주고받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검은 그림자는 연강호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연강호, 너는 여전히 예전 그대로군. 변한 게 하나도 없어. 예전의 너는 싸움을 잘했고, 또 그것을 즐겼지. 공

  • 시간을 거슬러   제1183화

    빙능이 연이어 상대의 몸에 박혀 들어갔다. 그들은 비명조차 지를 틈도 없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움직임을 멈췄다.대장은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언제부터 자신이 이렇게까지 빙능술을 잘 썼던가?서인경 역시 그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꼬막이가 보였던 행동과 지금 이 순간 또르르 굴러가는 눈동자까지 모두 눈에 담겼다.이 아이 생각보다 훨씬 더 깊은 것을 숨기고 있었다. 어머니인 자신조차 이 아이가 어떤 수를 더 품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설산에서의 그 기묘한 여정이 아마도 이 아이에게 많은 변화를 남긴 듯했다.서인경은 꼬막이의 안전에 대해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깊이 생각할 여유도, 따져 물을 시간도 없었다. 그녀는 몸을 돌려 다시 밀려드는 공격을 맞이했다.연강호의 시선은 줄곧 서인경에게 꽂혀 있었다.연기준이 상처를 입는 것부터, 서인경이 은침과 독 외에는 더 이상 꺼낼 수 있는 수가 없는 것, 그리고 가족이 위험에 처했음에도 서인경이 더 이상 최고 결계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까지 그는 하나하나 지켜보고 있었다.그리고 입가에 서서히 미소가 번졌다.역시나 지난번 그 결계술로 상대를 베어버린 데에는 분명 후유증이 있었던 것이다. 그 후유증은 적어도 그녀가 다시 한 번 그 술법을 펼치지 못하게 만들 만큼 컸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서인경이 그 마지막 수를 꺼내지 않을 리 없었다.오랫동안 지켜본 끝에 연강호는 확신했다. 서인경은 이미 궁지에 몰려 있었다.결국 어릴 때부터 일불락에서 자라지 않은 자는,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법이다. 일불락 수장 일족의 후손이라 해도 이 정도일 뿐이다.연강호의 눈앞에는 자신의 야망이 조금씩 현실로 이루어지는 광경이 어른거렸다. 그의 가슴 속에서 욕망은 끝없이 부풀어 올랐다.이제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더 가면 서인경은 그의 손아귀에 떨어진다. 그때가 되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입막음 하면 된다. 그러면 일

  • 시간을 거슬러   제1182화

    작디작은 은침 하나일 뿐인데도 연강호는 마치 대적을 마주한 듯 경계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돌아온 사람처럼 숨을 고르며 그는 번쩍 고개를 들어 올렸다.서인경은 그의 검은 옷 틈 사이로 눈동자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살기를 본 것만 같았다.“네 선조들처럼 어리석구나. 죽고 싶은 거냐!”순간, 장풍이 몰아쳤다.서인경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서자 연기준이 몸을 내밀어 그녀 앞을 막아섰다.그는 내력을 응축해 연강호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냈다.“은침 하나에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이유가 뭐지? 설마 예전에 입은 상처가 아직도 안 나은 것이냐? 은침 하나도 못 막을 정도로?”그 말에 연강호의 분노가 완전히 폭발했다.그는 마치 허공에서 물건을 끌어당기듯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주변 사람들의 허리에 차 있던 장검들이 갑자기 웅웅 울리더니 어떤 힘에 이끌리듯 한순간에 뽑혀 나왔다.검은 보이지 않는 손에 조종당하는 듯 곧장 서인경을 향해 날아들었다.그러자 연기준이 옆에 있던 의자를 들어 올려 막아냈다.공중에서 검과 의자가 부딪쳤다. 장검이 의자를 꿰뚫었고 의자는 산산이 부서져 흩어졌다.하지만 그 힘도 다한 듯 장검 역시 바닥에 떨어져 요란한 소리를 냈다.연강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구경만 하던 이들을 향해 차갑게 외쳤다.“뭘 멍하니 서 있느냐? 오늘, 서인경을 잡는 자는 훗날 일불락을 나눌 때, 내가 가장 먼저 안으로 들여보내겠다!”그 말은 무엇보다 강력한 유혹이었다.사람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다시 한 번 서인경을 향해 몰려들었다.이것은 서인경과 연기준이 처음으로 함께 싸우는 전장이었다.연강호가 끌어모은 자들은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자들이었다. 그들은 각자의 수법을 펼치며 덤벼들었다.연기준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막대한 이익 앞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는 이들을 막아내기란 쉽지 않았다.앞의 사람이 쓰러지면 뒤의 사람이 곧장 달려들었다. 변화무쌍한 공격이 이어졌다.서인경은 독과 은침을 번갈아 사용했지만 점점 대응하기 벅차기 시작했다.

  • 시간을 거슬러   제1181화

    연기준은 사람들 앞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망설임은 없었다. 그는 스스로를 이 자리에 있는 모두와 완전히 반대편에 세워버렸다.서인경이 막 이 세계로 넘어왔던 그 시절이라면 이런 장면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그때의 두 사람은 물과 불처럼 대립했고 서인경은 화이를 결심한 채, 이 남자와 완전히 연을 끊고자 했다.그런데 지금은 마치 전생의 안개가 하나씩 걷히듯, 모든 일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서인경이 손을 내밀어 연기준의 손을 잡았다.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자신의 손과 맞물린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기울여 서인경을 보았다.그의 시선과 마주친 것은 눈부시게 환한 웃음이었다.서인경은 눈을 가늘게 접으며 환하게 웃었다.“지금 당신 모습, 진짜 멋있습니다.”진심이 담긴 칭찬이었고 숨김없는 호감이었다.목숨과 권세를 내던져서라도 자신의 여인을 지키려는 남자를 누가 좋아하지 않겠는가.연기준의 심장이 순간 흔들렸다.지금 당장이라도 그 입술에 꿀이라도 바른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고 싶을 정도였다.두 사람은 주변을 완전히 잊은 듯, 그 자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애정을 드러냈다.연강호는 그런 모습을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그의 말투에는 노골적인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여자 하나에 휘둘리는 어리석은 놈! 그러니 그때 황위가 네게 돌아가지 않았던 것이다.”연기준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 검은 그림자를 정면으로 마주한 채였다.“내가 일불락 수장의 혈통과 혼인한다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건 진국이다. 너 역시 진국 출신이면서, 입만 열면 내가 진국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하지. 그럼 너는 진국 사람이 아닌 것이냐? 아니면… 천하를 이끌고 일불락의 후손과 맞서려는 데, 다른 속셈이라도 있는 것이냐?”연기준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둘 연강호에게로 향했다.연강호는 잠시 침묵하더니 낮게 입을 열었다.“나는 네가 이 여인에게 속고 있는

  • 시간을 거슬러   제1180화

    “그래, 나도 그저 산샘물 한 모금만 필요해. 어머니 병을 고치려고 그러거든. 너도 부모가 있잖아. 내 효심 하나쯤은 이루어주지 못하는 거야?”서인경은 속으로 혀를 찼다. 네 효심이 나랑 무슨 상관이야. 효심이란 걸 외주라도 맡길 셈이야? 그것도 하필 나한테? 병이 났으면 의원을 찾을 것이지, 그럴듯한 말만 늘어놓고 헛소리나 하고 있네.산샘물에 미네랄이 있어 몸에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증상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하지만 병을 ‘고친다’? 그건 완전히 허황된 소리였다.서인경은 속으로 이 위선자들을 실컷 욕하고 있었다.서인경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노란 머리 사내는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철퇴를 들어 올렸다.“끝까지 고집을 부리겠다면, 우리도 손을 봐주진 않겠다. 얘들아! 저 여자와 그 애는 묶어라. 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죽여!”명령이 떨어지자 사람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하지만 그들이 서인경에게 손을 대기도 전에, 허공에서 한 사람이 높이 몸을 뒤집으며 떨어져 내렸다.그의 움직임은 번개처럼 빨랐다. 무영각이 사방을 스치고 지나가자, 처음 공격을 시도한 이들이 그대로 쓰러졌다.그 그림자는 가볍게 날아와 서인경 곁에 내려섰다.연기준이었다. 방금 떠났던 그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사람들 사이에 숨어 상황을 지켜보던 부생은 연기준이 나타나는 순간 온몸이 얼어붙은 듯 굳어버렸다.왜? 서인경은 이미 천하의 적이 되어버렸는데 연기준은 왜 여전히 그녀를 감싸는 거지? 그는 황위가 흔들리고 진국까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건가?연기준은 부생 쪽을 단 한 번도 바라보지 않았다. 마치 그녀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것처럼. 그의 시선에는 오직 서인경만이 있었다.“다친 데는 없느냐?”연기준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으며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귀 옆에 흩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서인경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없습니다. 돌아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왜 말을 안 듣는 겁니까?”연기준의 목소리는 한없이 다정했

  • 시간을 거슬러   제907화

    그녀가 오래도록 기다려 온 전란이 마침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연기준은 암선에게 일찍이 말해 둔 적이 있었다.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자신을 찾지 말라고, 정말 급한 일이 생기면 자신이 먼저 방법을 써서 연락하겠다고.그런데 아직 밤도 되기 전, 갑자기 뜰 안에서 앵무새 울음소리가 울렸다. 뒤이어 검은 그림자가 담장을 넘겨 날아오르더니 순식간에 그의 앞에 내려앉았다.그는 무릎을 꿇고 아뢰었다.“왕야, 폐하께서는 아직 왕야께서 살아 계신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 경성을 봉쇄하고 수색에 들어갔습니다. 폐하께서는 진작부터 대비

  • 시간을 거슬러   제859화

    [나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형님들의 늙은 팔다리가 움직임이 둔해진 게 제 탓입니까? 제가 늦었으면 진작 형님들께서 먼저 채 갔을 거 아닙니까!][둘째 형, 넷째가 우리 늙었다는데 어쩌지?][패버려!]금방이라도 네 마리의 악어가 서로에게 달려들 기세였다.[그만해!][다 같은 식구인데, 누가 먹든 배로 들어가는 건 다 똑같아. 인간들 앞에서 먼저 내분부터 보이지 말자고!]말을 하며 아까부터 한 번도 움직이지 않던 그 악어가 줄곧 서인경을 응시하고 있었다.[뭔가 이상해. 저 인간… 우리 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순간,

  • 시간을 거슬러   제854화

    황제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채 몸을 돌려 그대로 떠났다.단은설은 황제가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서인경을 바라보았다.“내가 널 돕지 않은 게 아니야. 네가 스스로 폐하를 노하게 만든 거지. 이런 결말은 네가 자초한 거야.”서인경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단은설을 노려보았다.“이렇게 서둘러 토사구팽을 하다니. 내가 잃어버린 반쪽 약재, 설마 네가 가져간 거야?”서인경이 언젠가는 알아차릴 거라 생각했던 단은설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래, 내가 가져갔다. 그래서 어쩔 건

  • 시간을 거슬러   제860화

    암뢰에 갇힌 첫날밤, 서인경은 최근 벌어진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았다.그녀는 믿고 있었다. 연기준은 죽지 않았다고.그에게는 수차례의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그녀가 직접 마련해 둔 수많은 보명책이 있었고 왕부에 남아 있던 암위들 또한 모두 풀어 그를 찾게 했다.그때 그녀는 연풍에게 분명히 일러 두었다. 연기준에게 어떤 변고라도 생기면 반드시 사람을 보내 경성으로 소식을 전하라고.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든 그에게 알리겠다고도 했다.그러나 지금까지 어느 쪽에서도 소식이 오지 않았다.그렇다면 답은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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