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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Author: 한마음
연경은 갑자기 운명을 거부한 벌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번 생에는 왜 화살에 맞고 또 이유도 모른 채 불바다에 버려진 걸까? 그녀는 누가 자신을 이렇게까지 죽이려고 안달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살고 싶어 발버둥쳤을 뿐이었다.

불길이 점점 거세지자 그녀는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묶인 발목을 불길 가까이로 가져갔다.

성한각을 나온 가유 공주의 앞으로 한 관원이 울상을 하며 다가왔다.

“마마, 큰일 났습니다. 하필 그때 바람이 불어서 불조절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가유 공주는 이를 갈며 욕설을 퍼부었다.

“무능한 자식!”

처음에는 그저 손기욱을 다른 곳으로 유인하기 위해 수를 쓴 것인데 이렇게 큰 화재로 번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당황한 마음에 작은 소리로 물었다.

“불을 지른 자가 정확히 누구지?”

“금일 일어난 화재는 필이 대대적으로 조사가 들어갈 것입니다. 마마는 속히 용의백 관저로 돌아가셔서 부마와 대책을 상의하십시오.”

관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간언했다.

가유 공주는 감히 사실을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다.

고지식하기로 유명한 기종이 이 사실을 알면 아무리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도 책임을 피할 수가 없었다.

“마마, 방금 만났던 면사포를 쓴 처자가 납치를 당한 것 같습니다. 납치범들이 그 처자를 들쳐메고 향한 곳이 화재가 난 곳인 것 같은데 어찌 할까요?”

가유 공주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내가 그 여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어디 있어? 일단 저택으로 돌아가자!”

그들이 떠나고 얼마 안 돼 조치풍이 초조한 기색으로 골목에서 나왔다. 손기욱은 그에게 연경의 호위를 맡겼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한눈 판 사이에 연경이 사라진 것이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서 초조하던 차에 그녀가 납치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된 것이다.

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화재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

손기욱은 금위군과 함께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다.

조치풍은 헐떡이며 그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아뢰었다.

“나으리, 소인이 잠깐 한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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