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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Author: 한마음
연경은 눈을 뜨자마자 서주행이 건네는 커다란 복주머니를 받았다.

“새해를 축하 선물이다. 올해는 우리 연경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그녀는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도 눈앞에 불길이 언뜰거리는 듯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녀는 이곳이 백초당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손을 뻗어 복주머니를 받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오라버니….”

그러나 쇳덩이가 부딪치는 듯한 목소리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 입을 다물었다.

서주행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

“연기를 많이 먹어서 그런 거니 너무 걱정할 것 없어. 최근 며칠간 말을 적게 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으면 곧 회복될 거야.”

연경은 눈을 깜빡이며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었다.

서주행은 눈이 새빨개져서 두려움에 떠는 그녀를 보더니 거울을 가져다가 건넸다.

“불길에 머리카락이 좀 타긴 했지만 얼굴은 괜찮단다. 손목과 발목에는 밧줄에 묶여서 생긴 부상이 있고 화상으로 물집이 조금 잡힌 것 외에 다른 곳은 괜찮아.”

연경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고마워요, 오라버니.”

그러고 고개를 숙인 그녀는 옷이 원래 옷이 아닌 것을 보고 난처한 눈길로 서주행을 바라보았다.

서주행도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옷은 기욱이가 갈아입혀 줬어. 네 몸에 다른 부상이 없는지도 녀석이 다 살펴줬어. 듣기로 용의백 관저에 가서 용의자를 잡은 후에 바로 달려왔다고 하더구나. 지금은 자백을 받아내고 날이 밝기도 전에 폐하를 알현하러 갔어.”

연경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용의백 관저요?”

서주행은 찻잔에 물을 따라 연경에게 건네고는 말했다.

“기욱이 말로 서령방 화재는 인위적으로 낸 거라고 하더구나. 아마 가유 공주와 연관이 있는듯 해. 지휘사가 관리하는 구역에서 화재가 났으니 기욱이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겠지. 그래서 먼저 폐하를 알현하러 간 게야.”

연경은 누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지 무척 궁금했지만 이 이른 시간에 그것까지 조사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또 살아남았다는 생각에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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