分享

우리만 아는 계절 II

作者: 장순혁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04 11:03:49

“흐음..

아, 그거. 그냥..

..뭐라해야 되나..

그냥.. 너가 더 좋은 세상을 살았으면 해서.

나랑 얽히지 않았더라면 너가 더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 생각을 가끔 하긴 해. 이런 이상..한 관계가 아니라, 남들처럼, 평범한 사람이랑, 평범하게. 주변 사람들의 축복도 받고. 가끔은 질투도 받으면서.”

하연은 그 말을 듣고선, 한참을 가만히 지원만 바라봤다.

그 눈빛 속엔 서운함, 따뜻함, 그리고 조금의 분노도 섞여있었다.

“..난 언니랑 얽힌 인생이, 오빠 장례식장에서 언니가 잡은 손 떨쳐내지 않고 따라간 그때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 중에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이 생각은 아마 죽을 때까지, 절대 안 변할 거야. 다시 돌아간대도 언니가 내민 그 손을 놓치지 않고 꼭 잡을 거고.”

순간, 지원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들었다.

애써 자연스러운 척 고개를 하연의 반대로 돌리는 지원.

하연은 서서히 지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이마를 지원
在 APP 繼續免費閱讀本書
掃碼下載 APP
已鎖定章節

最新章節

  • 시작은 언제나 무언가의 끝으로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들 II

    식사가 끝난 뒤, 거실.TV에서는 어딘가 익숙한 드라마 재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하연은 소파에 등을 기대 앉아 있었고, 지원은 그 옆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눈은 텔레비전을 향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전혀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하연아.”지원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우리가 이대로 계속 살아도 될까?”하연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했다.“..이대로라는 말에 많은 감정이 들어 있는 것 같네.”지원은 한 박자 늦게,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까 언니가 말을 꺼내려는 건, 분명 고민이 생긴 거잖아.”지원은 아무 말도 못했다. 대답이 막혔다.하연은 천천히 지원을 바라봤다.“근데 언니, 난 지금이 제일 좋아.어떤 관계든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좋고,그냥 언니랑 함께 사는 이 집이 제일 좋다고.”지원은 하연의 손을 조용히 잡았다.그 감촉은 따뜻하고 단단했다.“..파견 제안 받았어. 6개월. 부산.갔다오면 인사고과에서도 좋은 점수 받을 수 있을 것 같아.”하연은 놀라듯 눈을 크게 떴지만, 곧 입꼬리를 올려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었다.“언니가 하고 싶은 일이면, 갔으면 좋겠어.솔직히 말하자면 외롭기는 할 것 같긴 한데..그 정도는 얼마든 버틸 수 있으니까.”지원은 그 웃음 뒤에 숨어 있는 떨림을 읽었다.그래서 더 말없이, 하연을 안았다.천천히, 깊게, 오래도록.무언가가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그건 사랑일 수도, 의지일 수도, 두려움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함께라는 사실이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었다.*파견까지 남은 일주일.지원은 캐리어에 짐을 하나 둘 챙겨넣으며 평소보다 더 조용해졌고, 하연은 그만큼 더 씩씩해졌다.하연은 매일 지원이 점심에 먹을 새 도시락을 쌌고, 저녁이면 욕조 한가득 따뜻한 물을 준비했다.입을 열면 장난처럼 가벼운 말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 모든 행동 안에 작은 작별 인사가 담겨 있었다.“왜 갑자기 이렇게 다정해졌어?”지원이 작게 웃으며 물으면,“6개월 동안 못할테니까

  • 시작은 언제나 무언가의 끝으로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들 I

    금요일 저녁, 퇴근 시간.낮부터 내리던 비는 점점 더 굵어졌고, 회사 건물 창문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희미한 그림자처럼 사무실 안으로 그림자로 들어와 조금씩 흔들리며 내려갔다. 이미 동료들은 모두 퇴근했고, 남은 형광등 몇 개만이 삐걱거리듯 지원의 머리 위에서 지원에게 빛을 나눠주고 있었다.지원은 책상 앞에 앉아,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책상 위, 손도 대지 않아 가득찬, 모니터 옆에 오래 놓아둔 커피는 이미 차디차게 식은지 오래였지만, 커피엔 조금의 신경도 쓰지 않은 지원. 컴퓨터 모니터에 뜬 이메일 한 통이 그녀의 시선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에.[인사팀 공지: 부산 지사 단기 파견 제안파견 기간: 6개월숙소 및 체재비 제공최종 결정 기한: 일주일 내 회신 요망]심플한 제목. 단호한 문장. 누군가의 배려였는지도, 무심함이었는지도 모를 고민할 시간은 일주일 뿐이라는 마지막 한 줄.지원은 마우스를 움직여 창을 닫으려다 말고, 그대로 손을 무릎 위에 내려놓았다. "후우.."마음속에서 끈적한 무언가 둔하게 출렁거렸다. 관자놀이를 꾸욱 누르는 지원.그러다 천천히 머그잔을 들어, 다 식어버린 커피를 드디어 한 모금 삼켰다. 익숙하고도 싫증나는 맛. 오늘따라 유난히 커피의 쓴맛이 도드라지게 느껴졌다.다시 책상 위에 손을 올리고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봤다. 흐릿하게 번지는 도시의 불빛과 유리창 위를 타고 흐르는 빗방울들. 지원이 없는 세상은 빗물에 잔잔하게 녹아내리고 있었다.그 순간, 책상 위에 뒤집어두었던 휴대폰이 조용히 진동했다. 화면에 '하연'이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지원은 천천히 전화를 들었다.“응, 하연아.”[언니 아직 퇴근 안 했지?요새 혹시 회사에서 뭔 일 있었어?]“..어떻게 알았어.”[그냥. 요즘 언니 말수가 적어졌길래. 회사 일로 고민 생기면 맨날 퇴근 늦게하잖아.]지원은 짧게 웃었다. 하연이 이렇게 말 할 정도로 내가 티를 냈나.하지만 그 웃

  • 시작은 언제나 무언가의 끝으로부터   우리만 아는 계절 II

    “흐음..아, 그거. 그냥.. ..뭐라해야 되나..그냥.. 너가 더 좋은 세상을 살았으면 해서.나랑 얽히지 않았더라면 너가 더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 생각을 가끔 하긴 해. 이런 이상..한 관계가 아니라, 남들처럼, 평범한 사람이랑, 평범하게. 주변 사람들의 축복도 받고. 가끔은 질투도 받으면서.”하연은 그 말을 듣고선, 한참을 가만히 지원만 바라봤다.그 눈빛 속엔 서운함, 따뜻함, 그리고 조금의 분노도 섞여있었다.“..난 언니랑 얽힌 인생이, 오빠 장례식장에서 언니가 잡은 손 떨쳐내지 않고 따라간 그때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 중에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이 생각은 아마 죽을 때까지, 절대 안 변할 거야. 다시 돌아간대도 언니가 내민 그 손을 놓치지 않고 꼭 잡을 거고.”순간, 지원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들었다.애써 자연스러운 척 고개를 하연의 반대로 돌리는 지원.하연은 서서히 지원에게 다가갔다.그리고 조심스럽게, 이마를 지원의 어깨에 기댔다.“언니는 나한텐, 처음으로 나도 조건없는 무제한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야.단순히 내가 나이기 때문에, 나라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말이아.그게 이 세상 모두에게도 사랑인지 아닌지, 자기들끼리도 대립하는 세상 기준으론 몰라도..내 기준으론 난 적어도 그렇게 생각해. 사랑이라고. 의심할 여지가 없는.”바위에서 일어나 먼지를 툭툭, 터는 지원."..더 늦어지기 전에 올라가자."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지만, 목소리에 남은 구슬픈 물기는 하연도 알아차릴 정도였다.씨익, 웃는 하연."네!"둘은 나란히 산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산을 내려온 후, 근처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둘은 한동안 아무 말도 없이 창밖만 바라봤다.차창 너머, 은은하게 내리는 햇살.연분홍빛 벚꽃이 아닌 초록빛 나뭇잎이 흔들리는 계절.평범한 풍경 속에서, 지원은 커피를 마시다가 문득 말했다.“하연아.우리..앞으로도 계속 이런 날

  • 시작은 언제나 무언가의 끝으로부터   우리만 아는 계절 I

    새벽의 서늘한 공기 속에 잔잔히 스며든 희끄무레한 안개,어디선가 흘러오는 계곡물이 졸졸대는 소리.서울에서 조금 벗어난 외곽의 산자락에서는,새들이 저마다 여기서 저기로 날아다니며 지저귀었다.지겨운 평일을 버텨내고 마침네 주말을 맞아 새벽임에도 가볍게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 사이로,지원과 하연도 말없이 한발, 두발 조심조심 산을 올랐다.“하연아, 춥지는 않아? 바람막이말고 기모 들어간 후드티라도 입으라니까..”한동안 유지되면 둘 사이의 정적을 깨며 지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하연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이마 위로 들러붙은,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무슨 소리.. 지금이 딱 좋아. 언니가 옆에 있어서...언니 옆에 있어서. 아, 근데.. 흐.. 힘들긴.. 하다.. 후우..”하연의 숨가쁜 말을 들으며, 지원은 딱히 특별한 대꾸너 리액션 없이, 아무 대답도 없이 옷 소매를 쥐고, 볼을 타고 흐르는 하연의 땀을 톡톡, 다정하게 닦아주었다.햇살이 아직 흐릿하게 퍼지는 새벽,듬성듬성 보이던 등산복에 스틱을 들고있던 사람들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숲속, 나무와 나무 사이에 둘의 숨소리와 발자국 소리만이 겹겹이 쌓였다.하연은 평소의 모습보다 한결 조용했다.평소 같으면, 이런 산길은 힘들다 징징대고, 다리 아프다고, 꺾여서 부러질 것 같다고 호들갑 떨고, 올라가는 만큼 내려가야할 길도 늘어나는 이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등산이란 운동! 같은 말들을 하고, 나는 평소에 운동 많이 해서 괜찮은데 언니는 운동같은 거 안하니까 이럴 때 몰아서 운동하지 말고 일상 중에 걷기라도 많이 하고, 엘레베이터 말고 계단 좀 타라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도 하며 지원을 웃게 만들었을 텐데. 그런 하연의 모습을 상상하며, 혼자 쿡쿡거리며 웃는 지원.그러나 그때, 지원의 머리를 스쳐가는 조금은 불길한 생각.설마..“저기.. 하연아.”지원이 갑자기 멈춰 섰다.뒤따르던 하연도 따라 걸음을 멈췄다.“..혹시,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어?""뭐가?"

  • 시작은 언제나 무언가의 끝으로부터   조용한 불편이라는 이름의 현실 II

    일요일 오후.하연은 학교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다 말고, 누군가의 시선을 느꼈다.문득 고개를 들자, 같은 학과의 대화도 한 번 나눈적 없는, 모르는 여학생 둘이 그녀를 보고 수군거리고 있었다.다시, 또다시.계속 반복되는 기시감 같은 풍경.물론 하연의 얘기가 아닐지도 모른다.하연의 얘기라고 하더라도 지원과의 사이에 대한 말이 아니라 다른 말일지도 모른다.그러나.. 짜증섞인 한숨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하연.하연은 가방에, 책상에 있던 전공서적, 노트, 펜들을 대충 쓸어담고 도서관을 나섰다.*집으로 돌아온 하연은 현관 앞에서 문고리를 쥔 채 한참을 망설였다.그리고 결국, 집에 들어가 노트를 찢어 책상 위에 무언가를 휘갈기고는 집밖으로 나섰다.지원이 퇴근하고 집에 도착했을 땐, 불 꺼진 거실.메모 한 장이 식탁 위에 남겨져 있었다.[언니, 나 조금만 나가있고 싶어.잠깐 시원이네 집에 가 있을게. 너무 걱정하지는 마.]지원은 메모를 내려다본 채, 가만히 서 있었다.심장이 멈춘 것처럼.*그날 밤, 지원은 하연에게 문자를 보냈다.[지원혼자 있는 것도 괜찮아.근데 내가 곁에 있을 수 있는 자리를 아예 없애지는 마. 우리 그 정도는 부탁할 수 있는 사이잖아.]답장은 없었다.*이틀 후, 지원은 하연이 돌아온다는 연락을 받았다.현관문이 열리고, 그 앞에 선 하연.얼굴은 피곤하고 눈가는 조금 부어 있었지만,입꼬리는 아주 작게 올라 있었다.“언니.”“응.”“..나 왔어.”지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하연을 끌어안았다.아무 말도 없이, 긴 시간.그리고 조용히 말했다.“고마워. 돌아와줘서.”하연은 지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다른 사람한텐 내가 이상해 보이던말던,언니한테만큼은 괜찮은 사람이고 싶었어.근데 그게 큰 욕심이었나봐.”지원은 단호하게 대답했다.“하연아. 너는 이상하지 않아.오히려 이 세상이, 우리가 살아가기엔 좀 이상한 거야.”*그날 밤, 조용한 거실.하연이 씻고 나온 후

  • 시작은 언제나 무언가의 끝으로부터   조용한 불편이라는 이름의 현실 I

    월요일 아침, 서울의 한복판.익숙하게 대학교 캠퍼스를 걸어가는 하연.강의실로 향하는 하연의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가슴 한편이 묘하게 조여드는 기분이 들었다.검은 니트에 청바지, 아이보리색 에코백. 품에는 두꺼운 전공 서적.언뜻 보면 마냥 평범한 대학생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오늘은 달랐다.어쩐지 자신이 전부 노출된 듯한, 투명한 유리관 실험실 안의 하얀 쥐가 된 것 같은 느낌.그건 아마 얼마 전 강의실에서 홀로 남아 가방을 정리하고, 나서는 길에 복도에서 들려온, 우연히 들은 대학교 친구들의 이야기 때문일 것이다.“아, 너 그거 아냐? 그 하연이랑 같이 산다는 언니 있잖아. 친언니 아니라던데?”“아니, 나도 전에 들었는데.. 전 새언니래. 그, 하연이 오빠가 죽고 둘이 산다나.”“헐. 뭐야, 그런 관계도 있어? 좀 이상한데?”“둘이 꽤 붙어 다닌다며.”“너무 붙어다니는게 좀 수상하긴 하지.”교양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복도 끝, 또렷하게 들린 건 아니지만 친구들의 입에 오르내린 건 분명 하연의 이름이자, 하연과 지원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다.그리고,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느껴지는, 친구들의 말끝에 감도는 은근한 조롱.그냥 단순히 친해 보인다는 말로는 감당되지 않는 어투.하연은 어디가서도, 누가 물어도 지금의 가족 관계에 관해 한 번도 숨긴 적 없었다.전 새언니라는 단어는 어딘가 설명이 필요했지만,굳이 굽히거나 숨기지 않았다.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왜냐면, 하연이 지원을, 지원이 하연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니까.지원에게도 확인받은 공식적인 사랑이니까.하지만 오늘처럼 등 뒤에서 들리는 수근거림은그 사실이 편협하고도 지리멸렬하게 왜곡된 이야기가 되어 하연을 마치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퇴근길 지하철 안, 지원은 폰 화면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하연언니, 오늘 학과 애들이 내 얘기 하는 거 들었어.언니랑 내가 좀 이상한 사이라네...나만 당당하면 다 신경쓰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현실은 시궁창이

更多章節
探索並免費閱讀 優質小說
GoodNovel APP 免費暢讀海量優秀小說,下載喜歡的書籍,隨時隨地閱讀。
在 APP 免費閱讀書籍
掃碼在 APP 閱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