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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염무현의 수법이 나름대로 설득력 있기는 했다. 지병으로 소설을 쓰다니, 누가라도 혹할 만한 주제였고 평소의 구천명이라면 믿을 수도 있는 말들이었지만 그런 염무현보다 한 수 위인 구천명 앞에선 그의 잔재주가 통하지 않았다.

"누군가 이건 그냥 담낭 지병이라고 했겠죠. 피부 황달과 혈액 수치 그리고 무기력 등등으로 판단했고."

"하지만 그건 오진이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염무현은 구천명의 생각을 모두 꿰뚫어 보고 있었다.

처음에 놀라는 건 구천명도 자신의 병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을 뜻하고 이내 평정심을 회복하는 건 이미 믿을 만한 의사가 있단 뜻이었다.

믿을 구석이 있으니 자연히 당황하지 않는 것이었다.

"사기꾼인 걸 들켰으면 꺼질 것이지, 아직도 파렴치하게 고개를 들고 있네. 대단하다 진짜."

여도혁이 참지 못하고 다시 염무현을 조롱해왔다.

하지만 저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곁눈질로조차도 봐주지 않는 염무현에 제대로 열 받은 여도혁은 혼자 이를 갈았다.

"구천명 씨, 이 배에서 내리기 전까진 제가 아까 한 제안 유효합니다."

"지금 말고 나중에 오실 땐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할 거예요."

"그 입 안 다물어?!"

맹승준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어르신, 이놈 말은 듣지도 마세요. 입으로 말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전형적인 사기꾼이에요! 어르신 물건을 탐내는 게 분명해요. 저런 놈은 절대 믿으면 안 돼요."

구천명도 고개를 끄덕이려 할 때 연희주가 여도혁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저씨 제자도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잖아요!"

염무현을 조롱하려 했는데 제 제자까지 끌려 나와 웃음거리가 되자 맹승준도 화가 났고 듣고 있던 여도혁도 작은 계집애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오늘 이 자리를 만든 유씨 가문만 아니었으면 여도혁은 당장이라도 연희주와 염무현에게 달려들었을 것이다.

연 씨 가문의 딸이라고 해도 문제 될 건 없었다.

제 스승인 맹승준은 감상계의 마스터인데 여도혁이 골동품이나 수집하는 연 씨 가문 따위에 겁먹을 리가 없었다.

그때 누군가 깜짝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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