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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 화

오빠는 조금 당황한 듯 여동생을 힐끗 쳐다보더니 원아와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이제야 원아는 남자애가 자신에게 공격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를 알아차렸다.

“잠깐만, 아줌마가 설명해 줄게.”라며 원아는 두 꼬맹이를 보면서“너희 아빠는 동준 삼촌에게 너희들을 부탁했었는데, 동준 삼촌이 바쁜 일 땜에 나한테 너희 둘을 부탁했어, 그리고 나는 너희 아빠와 사적인 관계가 없는 상사와 부하일 뿐이야.”라고 말했다.

오빠는 원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원아는“아줌마는 너희 아빠와 같은 계급이 아니야. 어떤 사람은 신분이 높으신 분이고, 어떤 사람은 보통 신분이거든, 추구하는 것이 다르고, 생활 패턴이 다르다 보면 같이 얽힐 수 없거든, 무슨 말인지 알겠니?” 라며 말했다.

“아니요…”라며 여동생은 머리를 저었다.

원아는 또 오빠를 바라보았다.

“네, 아빠는 높으신 분이고, 아줌마는 보통 신분이라는 말씀이죠. ”라며 말했다.

원아는“네 말이 맞아, 총명하구나. 그리고 걱정 마, 이 세상에서 너희 아빠랑 결혼할 사람은 절대 아줌마가 아닐 거야, 알겠지?”라고 말했다.

여동생은 원아를 보며 알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

원아는“자, 그럼 우리 이젠 사이좋게 지내도 되는 거지?”라고 말하면서“내 이름은 원아라고 해, 아줌마라고 부르면 돼”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문원원이라고 해요.”여동생이 먼저 자기소개를 했다.

“내 이름은 문훈아에요, 훈이라고 불러도 돼요.”라며 오빠도 따라서 자기소개를 했다.

원?

문원원?

문훈아.

아?

원? 아?

원아는 순식간에 자신이 이 두 아이와 매우 인연이 있다고 느꼈다.

오해가 풀리고 나서 두 아이는 그녀와 함께 즐겁게 놀았다.

동료와 약속한 저녁 식사도 취소되었다.

동료는 밥을 먹고 바로 일하러 갔고 그녀는 여전히 아이를 돌보았다.

원아는 애들이 놀다가 다칠까 봐 걱정했는데 나중에는 두 아이와 함께 놀면서 슬프면서도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아이도 지금쯤이면 아마 원원이 하고 훈이만큼 컸을 것이었다.

두 꼬맹이의 부드럽고 담담한 미소를 보면 그녀는 마치 자신의 아이를 보는 것만 같았고 과연 그 아이는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원아가 두 꼬맹이를 데리고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호텔 레스토랑은 여러 가지 음식들로 다양했다. 여동생은 밥을 먹고 있다가 옆 테이블 어린이의 치킨을 보며 군침을 흘렸다.

“침 좀 닦을래, 더러워!”라고 오빠가 말했다.

원아는 얼른 휴지를 꺼내서 여동생 입가의 침을 닦아주었다.

“너희 아빠가 평소에 치킨 안 사줘?”라고 원아가 물었다.

만약 그녀의 딸이 치킨을 먹고 싶어 한다면 아마 한 번쯤은 사주었을 것이다.

여동생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옆 테이블 치킨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저기요.”원아가 웨이터를 불렀다.

10분 뒤, 치킨 두 개가 왔다.

오빠는 먹고 싶었는데도 참고 동생한테 다 줬다.“너나 실컷 먹어. 아빠는 남자라면 자기가 정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어.”

원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심 탄복했고, 다섯 살밖에 안되는 꼬마가 유혹을 견뎌냈다는 것에 경탄했다.

한 사람의 성공은 겉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순조롭지 않다, 뒤에서 얼마나 노력하고 자제하며 자신에게 얼마나 엄격하게 요구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예를 들면 문소남 같은 사람을 말한다.

냉담하고 방어심이 강한 남자 꼬마를 보니 원아는 저도 모르게 이연이 한 말이 생각났다. 회장인 문소남이 바로 인정사정없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그의 아들인 문훈아는 아빠를 너무도 똑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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