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이제는 어떤 약속도 믿지 않는다

이제는 어떤 약속도 믿지 않는다

Por:  꼬마 별Completo
Idioma: Korean
goodnovel4goodnovel
9Capítulos
350visualizações
Ler
Adicionar à biblioteca

Compartilhar:  

Denunciar
Visão geral
Catálogo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결혼식 하루 전날, 남편 고연준이 갑자기 말했다. “결혼식 일주일만 미뤄. 나 출장 가야 해.” 나는 남편의 무심한 모습을 바라보며, 어젯밤 그의 비서가 보냈던 메시지를 떠올렸다. [고 대표가 결혼 전에 나랑 같이 세계여행 한번 다녀오고 싶대. 괜찮지?] 나는 남편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말없이 결혼식을 취소했다. 다음 날, 고연준과 소윤지는 에펠탑 아래에서 뜨겁게 서로를 끌어안았다. 나는 홀로 병원에 가서 아이를 지웠다. 사흘째 되는 날, 고연준과 소윤지는 부르즈 할리파의 통유리창 앞에서 서로에게 솔직해졌다. 그때 나는 고연준의 어머니에게 이제 고연준과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알렸다.

Ver mais

Capítulo 1

제1화

“지연아, 연준이 걔가 그냥 일이 너무 바쁜 모양이야.”

“돌아오면 내가 꼭 한마디 해서 너한테 사과하게 할게.”

손톱을 손질하는 데만 정신이 팔린 시어머니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말했다.

시어머니에게는 내가 어떻게 나오든 애초에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아이까지 생겼으니까.

소윤지의 존재는 오히려 무척 반가워했을 것이다.

소윤지는 나보다 먼저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며 살갑게 굴었으니까.

반면 아직 시집도 가지 않은 나는, 어쩌면 그 사람들에게는 그저 아이를 낳아주는 도구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쓸쓸하게 웃으며 조용히 자리를 떴다.

“이미 연준 씨하고 소윤지를 이어주기로 마음먹었어요.”

시어머니는 내가 나가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내가 한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했다.

“연준이는 회사 대표잖니.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다른 여자랑 어울려야 할 때도 있는 법이야.”

“다 앞으로의 너희 가정을 위해서 하는 일이야.”

“너도 이해를 좀 해야지. 설사 윤지가 없다고 해도 앞으로 또 다른 여자가 생길 거야. 그때마다 화를 내다가는 네 몸만 상해.”

“지금 너 임신한 몸인데, 연준이 말고 누가 너를 받아주겠어?”

“이건 다 겪어본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야.”

시어머니는 혼자 계속 떠들어댔지만, 나는 이미 집에서 나온 뒤였다.

나는 손을 배 위에 살며시 올렸다.

아이가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들은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나는 줄에 묶인 강아지나 다름없었으니까.

하지만 이제, 그 사람들이 그토록 자신만만하게 여기던 그 목줄로부터 나는 곧 벗어날 것이다.

집에 돌아온 나는 침대에 누워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른 채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반쯤 잠든 상태에서 고연준이 돌아왔다.

고연준은 나를 품에 끌어안더니 목에 목걸이 하나를 걸어주었다.

“결혼 선물이야. 마음에 들어?”

나는 고개를 숙여 목걸이를 바라보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파리에서 사 온 이 목걸이는 정말 예뻤다.

소윤지의 SNS에서 이 목걸이를 보지 못했다면, 나는 분명 기뻐했을 것이다.

다만 소윤지의 SNS에는 총 6개의 목걸이가 올라와 있었다. 고연준이 내게 준 것은 그중에서도 가장 가격이 쌌고, 소윤지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것이었다.

소윤지는 SNS에서 다른 사람들과 댓글을 주고받으며 말했다.

[이 3,600만 원짜리 목걸이는 ‘블루 러버’ 덤으로 받은 거야. 연준이 그냥 가지고 있으라고 해서 놔둔 거지. 그게 아니었으면 진작에 버렸을 거야.]

그렇다.

내가 받은 이 목걸이는 수억대가 넘는 거장의 작품 ‘블루 러버’의 덤에 불과했다.

나는 조용히 목걸이를 벗었다.

“소윤지가 싫어하던 덤을 나까지 챙겨주고, 참 성의가 대단하네.”

등 뒤의 고연준이 살짝 굳어지더니,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어쩔 수 없는 연기였을 뿐인데, 그렇게 속 좁게 굴 거야?”

나는 담담하게 대꾸했다.

“너도 그렇게 애쓸 필요 없어. 네가 뭘 하든 이제 나랑 무슨 상관인데.”

고연준은 발끈했다.

“결혼을 코앞에 두고 꼭 이렇게 싸워야겠어?”

“이 결혼, 하기 싫다는 거야?”

내가 임신하기 전만 해도, 고연준은 감히 내게 이런 말투로 대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연준의 말 속에 숨은 뜻이 분명하게 들렸다.

아이까지 생겼으니 이제 얌전히 말을 들으라는 것, 자신 말고는 나를 받아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모든 걸 털어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고연준이 거칠게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다음 날 아침, 내가 막 잠에서 깨었을 때 고연준은 이미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Expandir
Próximo capítulo
Baixar

Último capítulo

Mais capítulos

Para os leitore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Sem comentários
9 Capítulos
제1화
“지연아, 연준이 걔가 그냥 일이 너무 바쁜 모양이야.”“돌아오면 내가 꼭 한마디 해서 너한테 사과하게 할게.”손톱을 손질하는 데만 정신이 팔린 시어머니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말했다.시어머니에게는 내가 어떻게 나오든 애초에 중요하지 않았다.어차피 아이까지 생겼으니까.소윤지의 존재는 오히려 무척 반가워했을 것이다.소윤지는 나보다 먼저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며 살갑게 굴었으니까.반면 아직 시집도 가지 않은 나는, 어쩌면 그 사람들에게는 그저 아이를 낳아주는 도구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나는 쓸쓸하게 웃으며 조용히 자리를 떴다.“이미 연준 씨하고 소윤지를 이어주기로 마음먹었어요.”시어머니는 내가 나가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내가 한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했다.“연준이는 회사 대표잖니.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다른 여자랑 어울려야 할 때도 있는 법이야.”“다 앞으로의 너희 가정을 위해서 하는 일이야.”“너도 이해를 좀 해야지. 설사 윤지가 없다고 해도 앞으로 또 다른 여자가 생길 거야. 그때마다 화를 내다가는 네 몸만 상해.”“지금 너 임신한 몸인데, 연준이 말고 누가 너를 받아주겠어?”“이건 다 겪어본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야.”시어머니는 혼자 계속 떠들어댔지만, 나는 이미 집에서 나온 뒤였다.나는 손을 배 위에 살며시 올렸다.아이가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들은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어차피 나는 줄에 묶인 강아지나 다름없었으니까.하지만 이제, 그 사람들이 그토록 자신만만하게 여기던 그 목줄로부터 나는 곧 벗어날 것이다.집에 돌아온 나는 침대에 누워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그리고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른 채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반쯤 잠든 상태에서 고연준이 돌아왔다.고연준은 나를 품에 끌어안더니 목에 목걸이 하나를 걸어주었다.“결혼 선물이야. 마음에 들어?”나는 고개를 숙여 목걸이를 바라보았다.인정하기 싫지만, 파리에서 사 온 이 목걸이는 정말 예뻤다.소윤지의 SNS에서
Ler mais
제2화
침대 협탁 위에는 아침 식사가 놓여 있었다.고연준은 늘 그렇게 생각했다.내가 아무리 화를 내도 조금만 양보해 주면, 나는 결국 그가 내민 계단을 타고 내려올 거라고.어느새 고연준에게는 그게 당연한 사실이 되어 있었다.아마도 지금까지 내가 너무 잘해준 탓일 것이다.너무 잘해줘서, 고연준은 그걸 당연하게 여기고 조금은 전혀 소중하게 여기지 않게 된 것이다.나는 고연준을 무시한 채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 입었다.고연준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윤지였으면 엄청 좋아했겠지.”고연준은 혼자 중얼거리듯 말하고는, 아침 식사를 먹기 시작했다.언제부터인가 고연준은 내가 자신을 떠날 수 없다고 믿고 있었다.내가 무슨 짓을 하든 결국 소윤지에 대한 질투나 자신의 관심을 끌기 위한 애교일 뿐이라고 여겼다.지난 몇 년 동안, 나는 고연준에게 그렇게 헤어나지 못했던 것이다.지금 생각하면 우스울 정도였다.다행히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테니까.마취가 풀리자, 나는 병실 침대에 홀로 누워 있었다.주변의 여자들은 모두 누군가가 곁을 지키고 있었다.가장 힘든 순간에 곁에 있는 사람이 다정하게 말을 건넸고, 물도 가져다주면서 하나하나 챙겨주고 있었다.하지만 나는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아픈 아랫배를 부여잡고 혼자 비틀거리며 가야 했다.그때, 탁자 위의 휴대폰이 울렸다내가 겨우 다가갔을 때는 전화가 끊기기 직전이었다.전화를 받자마자 팀장의 고함이 쏟아졌다.[김지연, 너 지금 어디야! 30분 안에 회사로 안 오면 끝이야.][방금 고 대표님이 순회 점검을 나왔는데, 회사를 통틀어서 너 하나만 자리를 비웠어.][너 때문에 부서 전체 보너스가 다 깎였어. 30분 안에 출근하지 않으면, 이번 달 전 직원의 휴무가 전부 취소돼.]나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이 싸늘해졌다.고연준은 예전에 나를 매일 보고 싶다는 이유로 자기 회사에 넣어 주었다.하지만 그렇게 몇 년이 지나도록, 회사의 그 많은 사람들 중 누구도 나와 고연준의 관계를 알지 못했다.오늘
Ler mais
제3화
어쩔 수 없이 집에서 하룻밤만 더 쉬어야 했다.깊은 밤, 고연준이 돌아왔다.술 냄새를 풍기며 소윤지를 끌어안고 있었다.고연준은 침대에 누워 있는 나를 보더니 비웃었다.“나가. 오늘은 여기가 윤지 방이야.”고연준의 말투는 가사도우미에게 명령하듯 경멸로 가득했다.소윤지도 사람들 앞에서의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벗어던지고, 야한 란제리 차림으로 계속 고연준의 품에 파고들었다.“언니, 미안해. 오늘 연준이랑 술을 많이 마셔서 자리 옮기기가 싫어. 언니 침실 좀 빌릴게.”“아 맞다. 연준이가 언니는 잠자리에서 별로라고 하던데, 여기 남아서 좀 배워 가는 건 어때?”분노가 나를 집어삼킬 듯 치솟으면서, 몸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렸다.고연준은 거만한 눈빛으로 흥미진진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언니가 화난 것 같은데, 내가 방금 말을 잘못했나 봐.”고연준은 그 말을 듣고 소윤지를 품에 더욱 꼭 끌어안았다.“네가 뭘 잘못했겠어. 저 여자는 평소에도 죽은 사람처럼 아무 반응도 없잖아. 역시 너랑 내가 더 잘 맞아.”분노에 휩싸인 나는 몸을 일으킨 뒤, 곧바로 두 사람을 밀치고 방 밖으로 나갔다.“어머, 언니 힘 진짜 세다.”소윤지가 교태 섞인 목소리로 살짝 비명을 질렀다.“허리가 이렇게 굵었구나. 어쩐지 힘이 세더라.”나는 임신 때문에 굵어진 허리를 내려다보며 마음이 처연해졌다.고연준은 소윤지를 끌어당기더니 입을 맞추었다.“그만해. 임신하면 허리가 굵어지는 법이야. 앞으로는 네가 저 여자 대신 나를 만족시켜 줘야지.”“언니도 참, 나는 도와주려는 건데 고맙다는 말은 고사하고 오히려 나를 괴롭히네.”침실 문이 꼭 닫히지 않아서, 곧 헐떡이는 숨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나는 듣고 싶지 않았지만, 몸이 너무 허약해서 하는 수 없이 손님방에 몸을 눕혔다.두꺼운 벽도 두 사람의 소리를 막아주지 못했다.난잡한 소리가 귓가를 가득 메웠다.얼마나 지났을까, 고연준이 뒤에서 나를 끌어안았다.목소리에는 욕정이 가득 배어 있었다.“그
Ler mais
제4화
몸이 너무 허약해진 나는 몇 걸음만 걸어도 금방이라도 주저앉아 쉬고 싶었다.내가 간신히 몸을 움직이고 있을 때, 소윤지가 위층에서 내려왔다.소윤지는 화려하게 꾸민 채 청순한 생기가 온몸에 넘쳐흘렀다.반면 내 얼굴은 창백했고,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사람처럼 허약했다.우리는 분명 나이는 동갑인데, 나는 수십 년은 더 늙어 보였다.같은 남자를 두고도 이렇게나 극명하게 달랐다.소윤지는 나를 보자마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뭐야, 아직도 여기서 고 대표가 달래주길 기다리는 거야?”“고 대표는 출근했어. 할 말 있으면 내가 특별히 대신 전해줄까?”나는 소윤지를 무심하게 훑어보았다.왜 소윤지마저 내가 그저 떼를 쓰고, 고연준의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일 뿐이라고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래? 네가 고연준 일까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어?”내가 차갑게 입을 열자, 소윤지는 오히려 득의양양해졌다.“당연하지. 나는 고연준의 비서이자 연인이야. 일이든 사랑이든 욕망이든, 내가 뭐든 다 채워줄 수 있어.”“너는 그저 애나 낳는 도구일 뿐이고.”나는 소윤지를 무심히 훑어보았다.“머지않아 너처럼 누군가가 네 자리를 대신할 거야.”그 말을 들은 소윤지는 배를 잡고 웃었다.“너와 나의 가장 큰 차이가 뭔지 알아?”“나는 고연준에게 여자가 부족하지 않다는 걸, 아무도 고연준과 평생을 함께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는 거야.”“너 같은 멍청이만 연준과의 남은 인생을 상상하지.”“정신 차려. 너 못생긴 데다 몸매도 별로잖아. 매일 무슨 헛된 꿈이나 꾸고 있는 거야?”나는 비웃음을 흘렸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윤지 같은 여자는 내 앞에서 고개조차 들지 못했었다.내가 이렇게나 많은 것을 바쳤는데도 돌아온 건 이런 결말뿐이었다.아마 내 비웃음이 소윤지를 자극한 모양이었다.“뭘 그렇게 고상한 척해? 너도 돈과 이익을 바라는 거잖아. 네가 나보다 뭐가 잘났는데?”“이제 고연준은 내 사람이야. 너는 이미 끝났어.”나는
Ler mais
제5화
내 말이 떨어지자, 고연준과 소윤지 둘 다 멍해졌다.이내 소윤지의 눈빛에 희열이 번졌다.겉으로는 아무런 표정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나는 소윤지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아이가 없어졌으니, 어쩌면 고연준의 아내 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최소한 고연준 곁에 조금이라도 더 머물 수는 있을 것이고, 조금만 더 머물 수 있다면 돈도 더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고연준의 신분과 재력은 많은 여자들에게 치명적일 만큼 매력적이었으니까.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나는 오직 고연준만을 바라봤을 뿐이다.다만 이제 내가 바라던 그 고연준은 사라졌다.내가 몸을 돌려서 떠나려고 했지만, 몇 걸음 가지도 못하고 고연준에게 붙잡혔다.고연준은 두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어 마치 야수 같았다.“방금 뭐라고 했어? 나한테 거짓말하는 거지?”“내가 너를 너무 봐줬네. 내 관심을 끌려고 이런 거짓말까지 해?”나는 무심하게 가방에서 유산수술확인서를 꺼내 고연준의 얼굴에 내던졌다.고연준은 내 행동에는 신경 쓰지도 않고 재빨리 수술확인서를 받아들었다.손에 잔뜩 힘이 들어간 탓에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고,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그 틈을 타서, 나는 남은 힘을 짜내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소윤지도 재빨리 다가와서 고연준을 위로했다.이건 소윤지에게는 좀처럼 오기 힘든 기회였다.어쩌면 고씨 가문의 아이를 임신할 수도 있을 테니까.그렇게 되면 고연준이 다른 여자를 만나더라도 소윤지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소윤지에게 필요한 건 오직 부귀영화뿐이니까.솔직히 말해서 소윤지는 고연준과 정말 잘 어울렸다.내가 캐리어를 끌고 별장 대문을 거의 나가려는 순간, 고연준은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오던 소윤지를 거세게 밀치고 쫓아왔다.“가지 마. 아이가 없어도 나는 너하고 결혼할 거야.”“우리는 아직 젊고, 시간은 충분해. 가지 마.”아이가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된 고연준이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반면 바닥에 있던 소윤지는 이번에
Ler mais
제6화
나는 그동안 고연준에게 모든 것을 바쳤고, 그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사랑했다.청춘을 낭비한 대가로 이런 결말을 맞았지만, 이제부터 나는 다시 시작할 것이다.예전의 김지연을 되찾을 것이다.집에 돌아온 후, 나는 이전의 모든 것을 깨끗이 털어냈다.고연준과 관련된 모든 흔적을 전부 지워버렸다.그 후 나는 꼬박 반년 동안 몸을 추슬렀다.의사조차 그 시기가 정말 위험했다며, 자칫하면 자궁이 처져서 평생 아이를 갖지 못할 뻔했다고 말했다.나중에 가족들이 내게 일자리를 하나 마련해 주었다.그런데 그 일이 나를 또 다른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다만 이번 소용돌이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내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회사에 진성훈이라는 대표가 갑작스럽게 부임했다.동료들은 진성훈에게 ‘사탄’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진성훈은 일 처리가 누구보다도 빨라서, 오전에 발표한 변경 사항은 오후가 되면 바로 시행해야 할 정도였다.게다가 늘 사람을 얼려 죽일 만큼 냉랭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모든 직원의 업무 강도가 급격히 올라갔고, 물론 그와 함께 급여도 올라갔다.그렇게 내가 입사한 지 한 달여 만에 회사는 적자를 벗어나 흑자로 돌아섰다.나도 많은 것을 배웠고,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일원이 되었다.나중에는 대표 비서까지 맡게 되었다.아마 비서가 된 일 때문에, 고연준이 회사 주소를 알아내고는 바로 쳐들어온 모양이었다.“드디어 너를 찾았어. 내가 정말 잘못했어.”“그동안 비로소 깨달았어. 내게 진심인 사람은 너뿐이고, 내가 깊이 사랑할 사람은 너뿐이라는 걸.”고연준은 나를 보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고 손에 들고 있던 꽃과 반지를 내밀었다.“나를 용서해 줘. 우리 다시 시작하자.”이런 행동은 자연스럽게 동료들의 시선을 끌었다.“저 사람 연세그룹의 고 대표 아니야? 우리 그룹이랑 경쟁 관계라 자주 봤는데.”“너무 로맨틱하다. 지연 씨 정말 복 받았네. 나 같으면 무조건 결혼했을 거야.”“손에 든 반지 좀 봐. 커
Ler mais
제7화
“내가 잘못했어. 돌아와.”고연준이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꼴은 정말 구역질 나도록 역겨웠다.“설마 내가 당신 아니면 결혼도 못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내 남자친구보다 나은 게 뭐가 있는지 한번 말해봐.”“집안? 능력? 한 사람만 바라보는 거? 아니면 잠자리 실력?”“솔직히 말해서 성훈 씨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어.”고연준의 얼굴은 완전히 굳어버렸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고 버텼다.“난 못 믿어.”나는 순간 기가 막혔다.이 죽도록 뻔뻔한 태도는 정말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하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하기도 전에, 내 허리를 감싼 손에 갑자기 힘이 들어갔다.다음 순간, 진성훈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뭔가 떠올라서 진성훈에게 맞춰주기 시작했다.무려 1분 동안 키스한 뒤에야 입술을 뗐다.나는 무릎을 꿇고 있는 고연준을 차갑게 흘겨본 뒤, 진성훈의 팔짱을 끼고 사무실 쪽으로 걸어갔다.고연준은 미세하게 떨면서도 끝까지 매달렸다. 곧바로 나를 쫓아와서 내 팔을 꽉 붙잡았다.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작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진성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고연준의 손목을 움켜쥐었다.“아파하는 거 안 보여?”이내 진성훈이 거칠게 내팽개치자, 고연준은 그 힘에 밀려서 바닥에 나뒹굴었다.하지만 고연준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다시 달려들었다.“나 속이는 거지? 네가 어떻게 진성훈과 함께할 수 있어?”“내가 정말 잘못했어. 그동안 나도 반성했고, 소윤지도 해고했어.”“이제 내 마음속에는 너뿐이야. 돌아와 줘. 우리 바로 결혼하자. 내 모든 것을 다 너에게 줄게.”나는 고연준의 손에 든 반지를 보며 코웃음을 쳤다.“너는 반지조차 제대로 준비하는 게 귀찮았나 보네. 이 반지가 예전에 소윤지에게 주문해 준 거라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아?”이 말을 마치고, 나는 다시 진성훈의 팔짱을 끼고 대표 집무실 안으로 들어갔다.고연준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지만, 진성훈을 상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진성훈은 고연준
Ler mais
제8화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한 채, 나는 진성훈의 심판만 기다렸다.진성훈은 다시 전화를 받았다.통화 내용은 잘 들리지 않았고, 내 머릿속에는 그저 한 가지 생각만 맴돌았다.‘망했어...’얼마나 지났을까, 진성훈의 전화가 마침내 끊어졌다.진성훈은 몸을 돌려 나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어제 일 때문에 회사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어. 그래서...”나는 순간 얼음 구덩이 속에 떨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나는 이 일을 정말 좋아했고, 이곳에서 내 가치를 찾으며 큰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나는 황급히 사정했다.“죄송합니다. 진짜 고의가 아니었어요. 해고만은 제발 하지 말아 주세요. 앞으로 회사를 위해 소나 말처럼 일하겠습니다.”“해고하겠다는 말은 안 했어. 그런데 회사 쪽에서 내리는 조치를 네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네.”이 말에 나는 기쁨에 가득 찼다.“받아들일게요. 당연히 받아들입니다. 무슨 요구든 다 수용할게요.”이 말을 마치자마자, 진성훈의 눈동자에 기쁨이 스치는 걸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차가운 얼굴에는 여전히 아무 표정도 없었다.“좋아. 그럼 지금부터 너는 내 여자친구야. 다음 달에 나랑 본가에 가서 약혼하자.”“네, 좋아요. 네? 방금 뭐라고 하셨죠?”무심코 말을 끝낸 뒤에야, 비로소 내가 들은 말의 의미를 하나씩 이해하기 시작했다.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진성훈은 내가 멍해 있는 걸 보고 다가왔다.“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무슨 이견이라도 있어?”나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진성훈을 바라봤다. 진성훈은 그런 나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회사에 쏟아지는 여론의 압박을 잠재우려면 방법은 하나야. 네가 정말 내 여자친구라면 이번 일도 자연스럽게 잠잠해질 거야.”나는 생각해 보니 그 말도 맞는 것 같았다.“그러니까 대표님 뜻은 연기를 하라는 거죠? 저는 괜찮습니다!”나는 황급히 차렷 자세로 대답하면서, 혼자 엉뚱한 생각을 했다는 사실에 속으로는 몹시 부끄러웠다.“그래.”진성훈은 차갑게 대답했지만, 그의 얼굴에 뭔가 묘
Ler mais
제9화
순간 온몸이 바짝 긴장했다.그동안 과거를 완전히 털어냈다고 자부했지만, 이 인간을 보자 마음속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다.진성훈은 그런 내 이상함을 느꼈는지, 내 손을 살며시 토닥여 주었다.“괜찮아, 내가 있잖아.”“그래도 오늘은 확실하게 끝을 내는 게 좋겠네.”진성훈은 내 눈을 바라보았다.그 눈빛에는 내가 한 번도 느껴 본 적이 없는 힘이 담겨 있었다.그 뜻을 알아차린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성훈이 나를 데리고 고연준의 앞으로 갔다.고연준은 내가 나타나자마자 급히 소리쳤다.“드디어 나를 만나주려고 나온 거야? 내가 정말 잘못했어. 그동안 매일 후회하고 있었어.”“나도 정말 변했어. 앞으로 모든 사랑을 너에게 줄게. 제발 나를 용서하고 내 곁으로 돌아와 줘.”“나는 정말 너 없이는 안 돼.”나는 그 따갑게 꽂히는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뭐라고 입을 열려던 찰나, 진성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나는 옛날에 네 아버지와의 인연을 생각해서 고씨 가문을 한 번 봐준 거야. 그런데 감히 지연이 앞에 나타나?”“내가 경고했지? 네가 지연이에게 상처를 입혔기 때문에 고씨 가문이 지금 이 지경이 된 거라고.”“내가 경고했는데도 못 알아들은 거야?”진성훈의 짧은 몇 마디는 내 마음을 크게 뒤흔들었다.‘내가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고씨 가문이 이 꼴이 됐다는 게 무슨 말이지?’문득 떠오른 사실이 있었다.내가 회사에 입사한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진성훈이 갑자기 부임해 왔다는 것.“마지막으로 경고할게. 앞으로 감히 내 약혼녀에게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였다가는 고씨 가문을 모조리 쓸어버릴 거야.”진성훈의 말에는 살기가 가득 배어 있었다.고연준은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면서, 뭔가 말하려고 입을 벌렸다.하지만 말이 턱밑까지 올라왔다가도 끝내 내뱉지 못했다. 그저 풀이 푹 죽은 채 연화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연준이 떠난 뒤, 진성훈의 시선이 다시 내게 향했다.내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 걸 본 진성훈의 눈동자에 당황하는
Ler mais
Explore e leia bons romances gratuitamente
Acesso gratuito a um vasto número de bons romances no app GoodNovel. Baixe os livros que você gosta e leia em qualquer lugar e a qualquer hora.
Leia livros gratuitamente no app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