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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까마귀 부대. (1)

Penulis: 바다오렌지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07 19: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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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구려!!!”

⁠

주소를 보고 도착한 곳은 자신이 살던, 서윤재가 있던 도심과는 달리 촌이었다.

박시온이 들고 있던 휴대폰화면이 ‘신호 없음’으로 깜빡였다. 팔을 뻗어 이리저리 공중에서 흔들어도 바뀌는 것은 없었다.

결국 똘망똘망한 눈은 짜증으로 가득 뒤덮어졌다.

⁠

“짜증 나!”

⁠

이 상태라면 홀딱 젖은 채로 산속에서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 상태로 산행은 위험해 겨우 비만 막아주는 쉼터에 나란히 앉아 떨어지는 비를 멍하니 쳐다보는 꼴이 됐다. 

⁠

"나온 거 후회해?"

"… 절대 안 해."

⁠

그럼에도 제 선택에 후회는 없는 것인지 제 눈앞의 빗물로 만들어진 흙탕물을 괜히 손가락으로 휘저으며 불편함을 보였다.

⁠

“저기, 당신은 무슨 일을 했어요?”

“일?”

“삼촌은 기밀 서류를 운송하고 지키는 임무를 했다고 했어요. 그래서, 본부의 자산인 지금의 집에 미련이 가득해 버릴 수 없어서 지킨다고. 그런데 삼촌이 소중하게 지킨 집에서 당신이 나왔잖아요. 그럼 삼촌은 여태 당신을 지킨 거야?”

⁠

순수한 호기심에서 나온 질문이지만 이시안은 그 질문에 대답해 줄 수 없었다. 아이에게 말하기 곤란해서 혹은 어려워서가 아니었다.

자신도 그 답을 몰랐다.

⁠

“으음.”

“당신, 바보죠?”

“꼬맹이가 건방지네. 진짜.”

“솔직히 기대했는데.”

“뭘.”

“병기라고 하길래, 좀 다를 줄 알았는데.”

⁠

사실이다.

서재에서 서류를 훔쳐 읽고, 또 전쟁 영화를 보고 환상을 품기는 했다. 한지훈이나 자주 보던 서윤재도 같은 부대의 소속이었지만 ‘병기’는 아니었고, 대단한 두 사람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이니 실로 대단한 사람일 것이라 저도 모르게 기대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하에 갑자기 나타난 여자를 보고, 제 삼촌인 한지훈이 울컥해 부르는 이름은 분명 족제비부대의 ‘병기’의 이름이었고, 그것이 익숙하다는 듯 딱딱하게 굳어 있던 여자의 얼굴은 금방 녹았다.

⁠

“영화는 허구라더니.”

“뭔 소리?”

⁠

이런 여자가 병기라니. 역시 다시 생각해도 기가 찼다.

아무리 속이 한지훈과 동갑일 지 언정, 지금 이 여자의 겉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한지훈 쪽 보다는 자신 쪽에 더 가까워 보였다.

⁠

"너, 까마귀 애들 본 적 있어?"

"아뇨. 본 적 없어요."

"그럼 병기는?"

"없어요."

⁠

앞서 걷던 이시안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 

⁠

"뭐야, 그럼 정안용은?"

"제대로 기억할 리가 없잖아요. 진짜 바보네."

⁠

괜한 무안함은 무례함으로 튀어나왔다. 

박시온이 민망함에 투덜거리며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무례한 말투에 화가 났나 싶어 금세 눈치를 살폈다. 종종 혼이 났다. 건방지게 구는 자신의 모습에 오냐오냐해주는 한지훈도 항상 그러면 안 된다며 혼을 냈다. 그런 한지훈이 이 여자에게는 쩔쩔맸다. 

그렇다는 건, 눈앞의 이 여자도 보통 성격이 아니라는 뜻일 텐데… 아무런 반응 없이 묵묵하게 다시 앞서 걸을 뿐이었다. 

⁠

"… 죄송해요."

⁠

이시안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리고 빗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고 비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지는 것만 같았다. 결국 그것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박시온이 먼저 사과했다. 

그러자 이시안은 의아한 표정으로 박시온을 바라봤다. 

⁠

"왜?"

"… 아니!"

⁠

갑갑했다. 

왜라니, 눈을 질끈 감으며 앞서 걷는 이시안을 뒤따랐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하늘은 벌써 어둑어둑해졌다. 

⁠⁠

"허억… 헉…."

⁠

박시온의 숨 넘어가는 소리가 산속에 강하게 부는 바람보다 크게 들렸다. 분명 꼼짝없이 산속에서 조난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어영부영 마을까지는 왔나보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이지만. 

⁠

"와! 진짜 사람이다!"

⁠

어디서 나타난 건지, 불쑥 튀어나온 꼬마가 지친 기색이 역력한 박시온과 경계하는 이시안을 보며 우다다 달려와서는 반짝이는 눈망울을 하며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

"읏!"

⁠

여태 그 당당하고 건방지던 박시온은 어디 갔는가? 

지금까지 사람이라고는 한지훈, 서윤재 테라스 너머로 지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오늘 버스를 타면서 거리감 있게 본 사람이 전부. 갑자기 좁혀진 거리감에 박시온이 이시안의 뒤로 고양이처럼 사사삭 숨어버렸다. 

⁠

"어서 오… 우, 우아앙!"

⁠

꼬마가 박시온을 보며 손을 뻗자, 박시온이 겁에 질려 눈을 질끈 감았고 그 모습에 이시안이 본능적으로 아이의 팔을 잡았다. 그러자 꼬마는 귀신에게 붙들린 것처럼 겁을 먹고 입을 한가득 벌리며 우는 것이 꼭 비상 사이렌 같은 소리를 냈다. 

⁠

아니, 비상 사이렌이 맞는 것 같다. 

순식간에 열댓 명의 아이들이 나무 막대를 들고 이시안과 박시온을 둘러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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