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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Author: 비담
“아무도 질투하지 않아요. 부러워할 뿐이죠.”

구아정은 표정을 관리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허벅지를 꼬집는 손가락이 그녀의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강루인이 피식 웃었다.

“부러워하는 건 당연하고요. 영도 씨처럼 훌륭한 남자를 남편으로 둔 게 부러울 만한 일이긴 하잖아요. 아정 씨도 나중에 이런 좋은 남자를 만나서 시집가요. 영도 씨보다 못한 남자를 데리고 다니는 건 체면이 서지 않으니까요.”

주영도는 강루인이 비꼬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뭐라 하지 않고 와인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구아정이 주먹을 꽉 쥐었다.

“난 결혼 생각 없어요.”

강루인이 진지한 척했다.

“네? 그래도 결혼은 해야죠. 결혼 안 하고 영도 씨가 평생 먹여 살리길 바라는 거예요? 솔직히 말해서 두 사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인데 계속 영도 씨한테 빌붙어 살면 아정 씨 명예에도 나쁘지 않을까요?”

구아정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런 거 아니에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

“왜 울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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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연정이 정말 주영도에게서 멀어질 생각이었다면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그의 곁에 나타나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변해버린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구연정이 잠들어 있기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는 사이였다.그녀는 그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잠들어 있었을 뿐이었다.하지만 다시 눈을 뜨고 보니 세상의 모든 것은 이미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주영도는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고 그에게는 이미 새로운 삶이 시작되어 있었다.구연정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그를 잊은 채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하지만 주초원의 말이 그녀의 마음을 다시 흔들어놓았다.구연정은 자신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 5년 동안에도 주영도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자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그는 구연정이 남긴 유품들을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었고 그녀가 남긴 작품들 역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강루인이 일부러 그 물건들을 망가뜨리려 했을 때도 주영도는 분노하며 그녀에게 상처를 입히기까지 했었다.게다가 그는 구연정 때문에 구아정까지 특별히 챙겨주었다.이 모든 것들은 결국 주영도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구연정이 남아 있다는 의미처럼 보였다.“영도야, 예전에 나한테 했던 약속들은 전부 거짓말이었던 거야? 날 평생 지켜주겠다고 했잖아. 나랑 결혼하기로 약속했었잖아. 내가 곁에 없었던 그 5년 동안 네가 마음이 흔들렸던 것도 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했어. 그런데 지금은 내가 이렇게 돌아왔잖아. 네 눈에는 내가 더 이상 보이지도 않는 거야?”“내가 대체 뭘 잘못했는데?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왜 내 진심을 짓밟아 버리는 거야?”구연정의 마음은 너무나 괴로웠다.그녀는 자신이 견뎌온 5년의 고통이 결국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가로등 아래에 서 있는 구연정의 두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눈물이 맺혀 있었다.그 모습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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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언제 준비한 거지?’강루인은 생각한 그대로 말을 내뱉었다.“언제 준비한 거야?”지수현은 자신의 속마음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고 오히려 너무나 당당하고 솔직했다.“항상 준비하고 있었어.”그는 자신이 강루인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부터 이미 이런 날을 그려왔다.가짜 부부라는 관계는 그저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일 뿐이었다.강루인이 되물었다.“내가 만약 거절하면 어떡하려고?”지수현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괜찮아. 내가 너보다 어리잖아. 기다릴 수 있어.”설령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녀는 여전히 지수현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곁에 남아 있을 것이니 그런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았다.물론 그는 진짜 부부가 되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루인의 선택이기에 지수현은 그녀의 마음을 존중할 생각이었다.반지는 눈부시게 빛났고 그의 눈동자 역시 반지만큼 맑고 진심으로 가득했다.지수현은 강루인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단 한 번도 숨긴 적이 없었다.그의 마음은 너무나 분명했기에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누구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강루인 역시 평범한 사람이었다.따뜻하고 편안한 품 안으로 스며드는 감정을 그녀도 외면할 수는 없었다.게다가 그녀의 마음이 돌처럼 완전히 굳어버린 것도 아니었기에 상대가 자신에게 베푸는 진심을 모르는 척할 만큼 냉정하지도 않았다.강루인은 이미 결혼반지가 끼워진 왼손을 내밀며 말했다.“하지만 내 손에는 이미 반지가 있잖아.”그 반지는 두 사람이 처음 계약 결혼을 하며 맞춘 결혼반지였다.지수현은 그녀가 내민 손을 바라보다가 잠시 멈칫했다.너무 긴장한 탓인지 그는 순간 강루인의 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이건 거절인가? 거절이라는 뜻인가?’평소라면 누구보다 눈치 빠르고 영리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의 지수현은 마치 모든 생각이 멈춘 사람처럼 굳어 있었다.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743화

    진지한 모습은 역시 지수현과는 어울리지 않았다.강루인은 그런 그를 밀어내며 더는 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그녀는 머릿속에 온통 엉뚱한 생각만 가득한 이 남자와 더 이상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지수현은 강루인의 팔을 붙잡고 손목에 힘을 주더니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 창가 쪽에 몰아붙였다.강루인이 겨우 평형을 잡은 순간 눈앞이 어두워지더니 곧 입술 위로 뜨거운 감촉이 내려앉았고 익숙한 향기가 짙게 스며들었다.지수현의 입맞춤은 늘 그랬다.마치 강아지가 가장 좋아하는 뼈다귀를 발견한 것처럼 거침없고 솔직했다.그럴 때마다 강루인은 자신이 그의 눈앞에 놓인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처럼 느껴졌다.지수현에게 물린 입술이 아팠던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밀어내려 했다.하지만 지수현은 강루인의 손목을 붙잡더니 그대로 그녀의 두 손을 머리 위로 눌러 고정했다.“아파...”두 사람의 입술 사이로 억눌린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강루인의 반항은 효과가 있었던 듯 거칠었던 입맞춤은 어느새 부드럽게 바뀌었다.마치 강아지가 상처를 핥아주는 것처럼 조심스럽고 다정했다.실내의 온도는 점점 더 높아졌고 지수현은 서서히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그의 손이 닿아서는 안 될 곳으로 향하려는 순간 강루인이 먼저 정신을 차리고 곧바로 손을 붙잡았다.“안 돼!”지수현의 눈은 붉게 젖어 있었고 그 안에는 숨길 수 없는 욕망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그는 분명 감정이 깊게 흔들린 상태였고 강루인 역시 숨이 흐트러져 있었다.그녀는 붉게 달아오른 입술로 지수현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듯 말했다.“지금은 안 돼.”지수현은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크게 움직이는 목울대가 그의 억눌린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몇 번의 깊은 호흡 끝에 지수현은 결국 강루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그의 거친 숨결과 뜨거운 체온이 고스란히 그녀에게 전해졌다.강루인은 그 뜨거운 열기에 자신의 피부가 금방이라도 타버릴 것만 같았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지나치게 가까웠다.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742화

    주승우는 안북시 교도소로 면회를 왔다.유리 너머로 마주 앉은 주이준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식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었다.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믿어왔던 아버지라는 존재가 무너져 내린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도 자리하고 있었다.“주영도가 동의하지 않았어요.”주이준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주승우가 직접 주영도를 찾아가겠다고 했을 때부터 그는 이미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하지만 아들이 꼭 가겠다고 했기에 굳이 말리지는 않았다.주이준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알티스 은행에 넣어둔 돈이 있어. 증명서는 내 서재 금고 안에 있으니까 여기서 나가면 바로 챙겨둬. 그리고 네 아내와 어머니를 데리고 해외로 떠나. 난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아버지...”주승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주이준이 먼저 그의 말을 끊었다.“네가 아직도 나를 아버지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그는 이미 모든 것을 정리한 듯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돌아가.”말을 마친 주이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대로 돌아섰다.주승우는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교도소를 나온 그는 곧장 집으로 돌아갔다.그리고 주이준이 시킨 대로 바로 서재로 향했다.금고 안의 물건들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주이준이 말했던 물건은 가장 위쪽에 놓여 있었다.주승우가 서류봉투를 집어 드는 순간 갑자기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소리는 금고 안쪽에서 들려왔고 비좁은 공간이 마치 스피커처럼 벨 소리를 더욱 크게 울려 퍼지게 했다.갑작스러운 소리에 그는 순간 놀라 몸을 굳혔다.화면에는 낯선 번호가 떠 있었다.주승우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통화버튼을 눌렀다.상대는 마치 그가 전화를 받을 것이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듯했다.통화가 이어질수록 주승우의 얼굴에는 여러 감정이 차례로 스쳐 지나갔다.망설임, 갈등, 혼란.그리고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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