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271장

Author: 높은 하늘
“지아, 일단 내 말부터 들어줘.”

준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탁했다.

그는 아내의 어깨를 붙잡으려는 듯 두 손을 들어 올렸지만, 지아는 재빨리 그의 손을 뿌리쳤다. 얼굴에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준현은 불안한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전부 설명해 줄게. 그러니까 일단 내 말부터 들어줘, 응?”

“싫어요.”

지아가 짜증스럽게 투덜거렸다.

“저는 이미 화가 나 버렸단 말이에요.”

“자기야.”

준현은 애원하듯 목소리를 한층 낮추었다.

“말해 주겠다고 약속할게. 그러니까 제발 아직 화내지 마. 바로 오해부터 하지 말고.”

준현의 표정은 무척 진지했고, 조금은 당황한 기색까지 엿보였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입을 삐죽 내밀고 있던 지아가 남편의 표정을 보더니 오히려 작게 미소 지었다.

“진작 그러지 그랬어요.”

지아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어제 산 옷들에 아이들 이름을 새겨 넣고 싶었거든요.”

준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언제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71장

    “지아, 일단 내 말부터 들어줘.”준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탁했다. 그는 아내의 어깨를 붙잡으려는 듯 두 손을 들어 올렸지만, 지아는 재빨리 그의 손을 뿌리쳤다. 얼굴에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준현은 불안한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전부 설명해 줄게. 그러니까 일단 내 말부터 들어줘, 응?”“싫어요.”지아가 짜증스럽게 투덜거렸다.“저는 이미 화가 나 버렸단 말이에요.”“자기야.”준현은 애원하듯 목소리를 한층 낮추었다.“말해 주겠다고 약속할게. 그러니까 제발 아직 화내지 마. 바로 오해부터 하지 말고.”준현의 표정은 무척 진지했고, 조금은 당황한 기색까지 엿보였다.그러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입을 삐죽 내밀고 있던 지아가 남편의 표정을 보더니 오히려 작게 미소 지었다.“진작 그러지 그랬어요.”지아가 태연하게 대답했다.“어제 산 옷들에 아이들 이름을 새겨 넣고 싶었거든요.”준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도대체 언제까지 우리 아이들 이름을 비밀로 할 생각이에요?”지아는 두 팔을 가슴 앞에 포개며 말을 이었다.“설마 아이들이 태어나고 나서야 알려 줄 생각은 아니죠? 그러면 옷을 다시 자수집에 보내야 하잖아요.”“세상에...”준현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난 또 무슨 일이라고.”지아는 작게 킥킥 웃었다.“그럼 당신은 지금까지 내가 왜 삐쳐서 화를 내는지 몰랐던 거예요?”준현은 입을 벌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여보, 엄청 당황했죠?”지아는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눈을 가늘게 떴다.“그러다가 내가 화난 이유가 고작 아이들 이름 때문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된 거고요?”그녀는 검지로 준현을 가리키며 의심스럽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아니면… 당신, 정말 뭔가 숨기고 있는 건 아니에요?”준현은 곧바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아니야. 숨기는 건 아무것도 없어.”“거짓말.”지아가 곧바로 반박했다.“숨기는 게 없는데 왜 그렇게 당황했어요?”“어떻게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겠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70장

    “여기가 그 집이야?”차가 마침내 웅장한 건물 앞에 멈춰 서자, 명희가 무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네.”수현은 짧게 대답했다. 차 안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집의 규모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넓고 높은 건물은 잠시 머물다 갈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한눈에 드러내고 있었다.명희는 앞을 똑바로 바라보며 턱을 굳게 다물었다.“어머니, 내리실래요?” 수현이 곧바로 고개를 돌려 물었다. “근데… 그러면 작은 형이 분명 저를 탓할 거예요.”그는 혼잣말을 하듯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처가가 아니라 이곳으로 이사했다는 사실을 어머니한테 알려 준 게 저니까요.”명희는 코웃음을 쳤다.“너는 왜 그러니? 나는 그냥 한번 보려는 거야. 대체 무슨 이유로 집까지 옮겨야 했는지 알고 싶을 뿐이라고.”“어머니.”수현은 그녀를 만류하며 한층 무거워진 목소리로 말했다.“이유는 뻔하잖아요. 형수와 그 아이를 위해서예요. 중요한 건 어머니도 이제 집이 어디인지 알게 되셨다는 거예요. 그러니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요.”명희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시선은 차갑고 날카로웠다.“아까는 네가 먼저 내려서 구경하자고 했잖니. 그런데 이제 와서 돌아가라고?”수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목이 바짝 마르는 기분이었다.“그건 그렇지만… 다음에 오면 되잖아요. 지금은 안 돼요. 하필 저랑 같이 있을 때 이러지 마세요. 저도 작은 형이랑 더는 말다툼하고 싶지 않아요. 다음에는 태준 아저씨만 데리고 오세요.”명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문득 정원 한쪽에 시선이 멈췄다. 검은색 자동차 한 대가 가지런히 주차되어 있었다. 너무나 익숙한 차였다.“저건…”그녀가 나직이 중얼거렸다.“준현이 차 아니니?”수현도 고개를 돌려 차를 바라보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맞아요. 큰 형님 차예요.”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나직이 덧붙였다.“그럼 큰 형님도 여기 있다는 뜻이네요. 아마 지아와 함께 있을지도 모르고요.”“지아도 함께 있다고?”명희가 재빨리 말을 끊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69장

    “아빠는 오늘 밤에 네가 태어날 줄 알았단다, 아가.”준현은 아내의 불룩한 배에 대고 나직이 속삭였다. 그의 손바닥이 조금 전 수축의 여파로 여전히 단단하게 느껴지는 지아의 배를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알고 보니 가진통이었네.”지아는 피곤한 기색 속에서도 안도한 듯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맞아요. 의사 선생님이 진통을 앞두고 몸이 연습하는 거래요.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하셨어요. 다음 주쯤이면 좋겠어요.”준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눈을 감았다가 지아의 곁으로 몸을 기울여 팔을 둘러 아내를 감쌌다. 꽉 끌어안지는 않았다. 그저 아내가 자신의 품 안에 있고,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려는 듯 조심스럽게 감싸 안을 뿐이었다.“정말이지, 우리 아이들이 어서 태어났으면 좋겠어.”그가 무거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거의 기도처럼 들리는 말이었다.“네, 곧 태어날 거예요.” 지아가 조용히 대답했다. “그런데 너무 떨려요, 여보. 임신한 것도 처음이고, 이런 모든 과정을 겪는 것도 처음이잖아요.”지아는 길게 숨을 내쉬며 침실 천장을 바라보았다.“숨을 잘못 쉬면 어떡하나 싶고, 얼마나 아플지도 무서워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요. 저는 그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만을 바랄 뿐이에요.”준현은 고개를 숙여 아내의 관자놀이에 이마를 살며시 맞댔다.“분명 순조롭게 잘될 거야. 넌 혼자가 아니잖아.”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였다. 마치 지아뿐만 아니라 뱃속에 있는 두 아이까지 한꺼번에 안심시키려는 듯했다.“처음부터 끝까지 네 곁을 지킬게.” 그가 말을 이었다. “지금부터 회사 일은 휴가를 낼 거야.”지아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그러지 마세요, 여보. 아직 언제 출산하게 될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일은…”“일은 기다릴 수 있어.”준현이 망설임 없이 말을 끊었다. “하지만 너와 아이들은 기다릴 수 없어.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잖아. 기억해, 이게 네 첫 출산이야.”지아는 더는 말을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68장

    차는 밤거리를 빠른 속도로 질주했다. 준현은 턱을 굳게 다문 채 핸들을 움켜쥐고 있었고, 한 손은 가끔 운전대에서 떨어져 차갑게 식은 지아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여보…”지아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고통을 참느라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창백해져 있었다.“배가 또 딱딱하게 뭉쳐요.”준현은 아내를 힐끗 바라보았다.“천천히 숨 쉬어, 여보. 나를 따라 해. 알았지?”그는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속도를 조금 줄였다.“통증이 왔다가 사라지는 거야, 아니면 계속 이어지는 거야?”“왔다가… 사라져요.”지아가 작게 대답했다. “그러다가 또 오고요. 아무튼 일정하지가 않아요.”준현은 침을 삼켰다. 이런 양상은 그의 심장을 더욱 빠르게 뛰게 했지만, 이미 무언가를 짐작하고 있으면서도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다.설마 오늘 밤인가?“통증이 한 번 시작하면 얼마나 오래 지속돼?” 준현은 계속 대화를 이어 가며 차분함을 잃지 않으려 물었다.“1분도 안 되는데, 너무 괴로워요.”준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려는 행동에 가까웠다.“내 말 잘 들어. 지금 병원으로 가고 있으니까, 너무 당황하지 마.”지아는 배가 팽팽하게 조여 오는 느낌을 견디며 눈을 감았다. 이전보다 더 강한 수축이 다시 찾아오자, 그녀는 반사적으로 준현의 팔을 움켜잡았다.“여보…”지아는 고통을 참으며 신음했다.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관자놀이에는 식은땀이 맺혔다.“나 여기 있어.” 준현이 곧바로 대답했다. “내 손 잡아.”몇 분 뒤, 두 사람은 응급실에 도착했다. 간호사가 곧바로 다가와 지아가 탈 휠체어를 가져왔고, 준현은 아내의 손을 한순간도 놓지 않은 채 곁에서 함께 움직였다.“증상이 어떠세요, 산모님?”간호사가 물었다.“배가 반복해서 뭉치고 메스꺼워합니다.”준현이 서둘러 대답했다. “임신 37주가 되기 직전입니다.”지아는 관찰실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지와의 몸에 태아 심박동 및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67장

    저택에서 새로운 보금자리까지 약 15분 정도 이동한 끝에, 차는 마침내 유럽풍의 고전적인 건축 양식이 돋보이는 건물 앞에 멈춰 섰다.지호는 차에서 내린 뒤 집 앞 정원을 둘러보며 천천히 미소 지었다. 이곳은 그녀가 직접 선택한 집이었다. 남편과 아이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장소로 오랫동안 그려 왔던 곳이기도 했다.도현은 중앙 룸미러를 통해 아내를 힐끗 바라보았다. 지호의 얼굴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출산 이후로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모습이었다. 그리고 애초에 도현이 바라던 것도 바로 이것이었다. 지호가 이서를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뒤 행복을 느끼는 것.“여보, 고마워요.” 차의 시동이 꺼지자 지호가 나직이 속삭였다. “우리가 이 집에서 들어와 살지 못할 줄 알았어요.”지호는 다시 미소 지으며 남편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도현의 표정은 여전히 무덤덤했고, 감정이라고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그녀는 예고도 없이 몸을 앞으로 기울여, 여전히 이서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 있는 도현을 끌어안았다.쪽.짧은 입맞춤이 도현의 뺨에 내려앉았다.두 사람이 결혼한 뒤 지호가 처음으로 그에게 입을 맞춘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기대했던 반응은 돌아오지 않았다. 도현의 표정은 여전히 차갑고 무심했다.“내리자.”도현은 짧고 단호하게 말했다.지호는 조금 어색해하며 서둘러 팔을 풀었다. 그런 다음 아빠의 가슴에 기대어 깊이 잠든 이서를 바라보았다.“일어나렴, 아가. 우리 새집에 도착했어.”아기가 자신의 말을 듣기는커녕 이해하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입주할 준비가 완벽하게 끝난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나무 향기와 깨끗한 실내의 냄새가 두 사람을 맞이했고, 그 향기는 지호의 가슴속에 따뜻하면서도 벅찬 감정을 불러일으켰다.그들의 뒤에서는 몇몇 가정부들이 재빨리 여행용 가방과 커다란 짐들을 집 안으로 옮기고 있었다. 가정부들은 계단을 올라 위층으로 향했고, 짐은 곧장 안방으로 옮겨졌다.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66장

    “어? 혼자 쇼핑몰에 가서 아이들 옷을 사 온 거야? 나한테 같이 가자고 안 하고?” 준현은 화장대에 앉아 있는 아내에게 물었다. 그러면서도 그의 시선은 줄곧 눈앞에 있는 옷장 안쪽을 향해 있었다.옷장 안에는 아기 옷 몇 벌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준현은 옷들이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아무 온라인 쇼핑몰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옷들이 아니었다.지아는 화장대 거울을 통해 남편을 힐끗 바라보았다.“아니에요, 여보. 오늘 우리 둘이 같이 나가기로 했잖아요.”“그럼 이건 뭐야?” 준현은 몸을 옆으로 움직여 옷장 안에 놓인 옷들을 가리켰다.“아, 그건 어머니께서 선물해 주신 거예요.” 지아는 다시 거울을 바라보며 임산부 전용 선크림을 발랐다.어머니?준현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내가 자신에게 미리 말도 하지 않고 혼자 쇼핑을 다녀온 줄 알았던 것이다.“이제 출발할까? 다 끝났어?” 준현은 몸을 돌려 화장대 의자에 얌전히 앉아 있는 아내에게 다가갔다. “임산부는 화장하면 안 돼.”“화장 안 해요, 여보.” 지아는 작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임산부용 스킨케어 제품만 바르는 거예요.”“그래, 이제 다 끝났지? 휠체어 먼저 가져올게.”준현은 그렇게 말하며 옷장이 있는 공간의 한쪽 구석으로 향했다. 휠체어는 그곳에 놓여 있었다.잠시 후, 준현은 아내가 휠체어에 앉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서두르지 않고 움직임 하나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조심스럽게 아내를 부축했다.……“도현아, 어디 가는 거니?” 명희는 둘째 아들의 방에 들어서며 물었다. 그러다 도현과 지호의 짐을 몇몇 가정부들이 바쁘게 챙기고 있는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도현은 잠시 어머니를 바라보았지만, 표정은 여전히 차분했다.“앞으로 몇 달 동안은 지호와 함께 친정에서 지내려고 합니다, 어머니.”명희는 미간을 찌푸렸다.“왜 굳이 거기까지 가야 하니? 그냥 여기서 지내면 안 되는 거야?”“사실 지호와 이서를 전담해서 돌봐 줄 유모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