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천 생일 날, 진시우는 퇴근한 후 약만당에 찾아갔다. 진시우는 그들의 차를 타고 이병천의 생일 파티장으로 향했다.이병천과 이현문 부자는 그의 앞에서 예의를 차렸으며 이현문의 태도도 예전보다 많이 변했다. 이에 진시우는 조금 의아해졌다.그는 이병천 부자가 해진 어르신 죽음에 대해 알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비록 해진 어르신은 그들에게 있어 별 볼일 없는 인물이지만 그래도 온양시에서 이름을 날린 사람이었다.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진시우를 중시하기 시작했다. 또한 진시우의 체면을 보아 임호군 일가에게 초청장 4통을 보냈다.아니면 오늘 온양시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상인이라 하여도 그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 어려울 것이다."시우야, 얼른 앉아."이병천은 자애롭게 웃으면서 말했다."나의 생일 파티에 와줘서 고맙다.""네가 임 씨 저택에서 지내고 있다고 들었다. 너와 임 씨 가문은 어떤 사이인 거냐?"진시우는 그의 말을 듣고 이렇게 대답했다."스승께서 예전에 임 씨 어르신에게 빚을 지셨습니다. 전 스승님을 위해 빚을 갚으러 온 겁니다.""그렇구나......"이병천은 뭔가를 깨달은 듯 하였다. 그는 이현문을 바라 보며 말했다."너 책임자더러 전성 인터내셔널의 프로젝트를 임 씨 가문에게 맡기라고 말하거라."이현문은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이미 전화로 말해두었습니다."진시우는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당신들은...... 전성 인터내셔널의 프로젝트를 결정할 수 있습니까?"곁에 있던 조중헌이 웃으면서 말했다."시우는 이 씨 가문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구나. 서울에서 이 씨 가문이 결정하지 못하는 일은 매우 드물어."진시우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렇게 말했다."감사합니다...... 하지만 이유도 없이 이런 도움을 받는 건......"이병천은 직설적으로 말했다."만약 마음에 걸린다면 장차 내가 다시 쓰러질 때 한 번 더 살려주면 돼."진시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네."이병천은 그가 응낙하자 기분이 좀 좋아졌다."참,
눈 부신 조명을 한 몸에 받으며 진시우는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가 이병천의 옆에 가서 멈춰섰다. 임아름 부녀는 잔뜩 놀란 모양이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임 씨 어르신은 눈을 크게 뜨고 앞으로 걸어가는 진시우를 바라봤고 그도 역시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병천 같은 사람은 그저 한 번 만나는 것만으로도 하늘의 별 따기였다.그러기에 그의 옆에 선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것이었다.진시우의 사부는 "낮은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왕도이다."라고 항상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래서인지 진시우는 자신의 얼굴을 남들 앞에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해당된다.이병천이 LS그룹이 전성 인터내셔널 프로젝트를 따내게 하지만 않았어도 진시우는 절대 이를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다."진시우 군, 자네도 한 마디 하지 않겠소?" 이병천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진시우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한 얼굴로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이병천은 당연히 진시우의 뜻을 알아차렸고 그는 또다시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시우 군이 할 말이 없다면 내가 몇 마디 하겠소..."이렇게 한바탕 인사치레를 하고 난 뒤, 이병천은 종업원더러 맛있는 음식들을 내오게 했고 사람들에게 대접하기 시작했다.이병천이 더 많은 말을 할 줄 알았던 사람들은 다소 실망한 모습이었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 젊은이도 그다지 중시를 받지 못하는 것 같은데? 어르신은 아무래도 조중헌의 체면을 봐서 슬쩍 언급한 거겠지?이병천이 온양시까지 와서 조중헌에게 진료를 맡긴 일은 자연히 모두가 알고 있었다.그들은 이 젊은이가 조중헌의 후계자 거나 제자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이 씨 어르신의 빛을 빌려 젊은이의 앞길을 닦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진시우는 아래로 내려가자마자 곧장 조중헌에게 걸어가서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이 씨 어르신을 구한 일은 최대한 저와 엮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할아버지가 구한 거라고 하
생일잔치가 끝난 후, 임호군 일가는 성황 호텔로 향했다.주선생과 함께 일하는 장비서는 이미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이 로비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장비서는 후다닥 앞으로 달려와 마중을 했다."임 씨 어르신!" 장비서는 환하게 웃었다."장비서!" 임호군은 먼저 장비서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장비서는 임호군과 손을 맞잡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주선생님은 이미 위로 올라가셨습니다, 제가 어르신을 모실게요.""그래! 고맙네, 장비서!"임호군은 불안한 한편 살짝 떨리기도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2002호 스위트룸에 도착했다.장비서는 그들을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 방안에 홀로 있던 남자의 구레나룻은 약간 흰색을 띄웠고 그한테서는 강한 기품이 느껴졌다, 이 남자는 다름 아닌 전성 인터내셔널의 귀속을 결정할 주선생이었다!"임 씨 어르신,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주선생님! 제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네요!" 임호군은 황급하게 앞으로 다가갔다."아닙니다, 어서 앉으시지요."임호군 일가는 약간 조심스러웠다. 주선생은 수도에서도 중요한 인물이었다, 만약 인맥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절대 서로 만날 수 없는 사이였다."시간도 늦었는데 인사치레 말은 생략하지요, 어르신의 건강이 편찮으시다고 들었는데 일찍 쉬어야지 않겠습니까.""괜찮습니다!"주선생은 미소를 지으며 본론을 말하기 시작했다. "전성 인터내셔널 프로젝트는 그다지 큰 편이 아닙니다. 이미 어르신에게 맡기기로 내정을 하기는 했지만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하지만... 아무래도 공개적으로 입찰하는 프로젝트이다 보니 과정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임호군은 빠르게 대답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저희도 물론 그렇게 생각합니다!""어르신께서 이해를 하신다니 다행입니다, 그러면 이젠 다른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저 입찰을 할 때 어르신께서 수도로 오시면 됩니다.""절대 잊지 않을 것이니 주선생님은 마음을 놓으세요." 임하운은 속으로 아주 기뻐했다. 전성 인터
의문만 한가득 품은 채 임호군 일가는 호텔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할아버지, 아니면... 이 씨 어르신한테 직접 물어볼까요?" 임아름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다.임호군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건 안돼... 그나저나 장용민은... 흥, 뒤에서 우리를 돕고 있는 줄 알고 잔치에서 너무 친절하게 대해 준 것 같군!""전혀 관계가 없을 줄이야! 이놈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그는 장용민이 없는 공로를 부정하지 않은 것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영감이 낯짝도 두꺼워라!그리고 화나는 것과 별개로 임호군은 여전히 누가 자신을 도왔는지 궁금했다.혹시... 진시우는 아닐까?저택으로 돌아온 후, 임호군은 불이 전부 켜져 있는 것을 보고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진시우가 돌아왔나 보군."안으로 들어선 후 임아름은 진시우가 보이지 않자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했다!그녀는 후다닥 계단으로 올라가 자신의 방 문을 벌컥 열었다.역시 진시우는 이미 바닥에 누워서 자고 있었다.임아름은 여전히 자신의 침대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속옷을 보고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문을 닫았다.급한 대로 대충 이불로 덮어 놓은 후, 임아름은 진시우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누가 허락도 없이 내 방으로 들어 오래!""잘 시간 됐잖아...""너!" 임아름은 화가 나서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이 이유는... 부정할 수도 없잖아!미쳤어, 방 안에 남자 한 명 늘어난 일에 빨리 적응하지 않으면 더 이상 못 살 것 같았다."앞으로 내가 집에 없을 때는 내 방 출입 금지야!" 임아름은 단호한 어투로 명령했다."응, 알았어."임아름은 입술을 깨물며 진시우를 노려봤다. 속으로 서럽기는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저 씩씩거리며 자신의 옷을 정리했다.그렇게 고요한 하룻밤이 지나고...아침밥을 먹고 있을 때 임호군이 이렇게 말했다. "하운아, 전성 인터내셔널이 우리를 내정했다는 소식은 절대로 새어나가면 안 된다.""주선생님께 귀찮은 일을 더할 수는 없지
천동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전화기를 통해 큰 소리가 나더니 통화 연결이 끊어져 버렸다.진시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바로 위치를 검색하고 천동이 말한 곳으로 출발했다....홍양거리의 호두술집.목적지에 도착한 진시우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실내에는 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컴컴했고 여러 가지 냄새가 뒤섞여서 만들어진 기분 나쁜 냄새가 났다.팟!이때 전등이 갑자기 켜졌고 술집 내부는 순식간에 환해졌다."어쭈. 여기까지 혼자 오다니, 별로 살고 싶지 않나 봐?"어딘가에서 비웃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진시우는 목소리가 들려온 소파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말을 한 남자는 소파 위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천동뿐만 아니라 주연우와 손운제도 있었다.천동의 얼굴에는 피가 주르륵 흐르고 있었고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발로 천동의 얼굴을 밟아대고 있었다.그는 잔뜩 놀리는 듯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위아래로 훑어봤다.그의 옆에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 몇 명이 서있었다, 하지만 그중에는 얌전하게 생긴 사람도 있었다.오재명은 피식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이고 깜짝이야, 난 또 이 녀석이 도와줄 사람들 이라도 부른 줄 알았는데 꼴랑 한명만 온거야? 그것도 혼자서?"그의 옆에 있던 부하들은 동시에 비웃는 웃음소리를 냈다."시우 오빠..."주연우의 얼굴은 빨갛게 부어올랐고 뺨에는 하나가 아닌 여러개의 손바닥 자국이 잔뜩 겹쳐져 있었다.손운제는 거의 기절한 듯 했고 얼마나 다쳤는지는 알아볼 수가 없었다.혼자 온 진시우를 본 주연우는 완전히 절망에 빠졌다.쟤가 혼자 와서 뭘 어쩌겠어?반면 진시우는 작게 머리를 끄덕이더니 오재명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너의 다리는 오늘부터 내 거야."절망하고 있던 주연우는 움찔하더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봤다.시... 시... 시우 오빠가 드디어 미친 건가?상대가 근육질 남자라는 게 보이지 않는가?오재명은 잠깐 멈칫거린듯 하더니 풋 하는 소리를 내면서 얼굴을 가리고 크게 웃기 시작했다. "이 미친놈
진시우는 잠시 멈칫거리더니 눈빛이 날렵하게 변했다!솩, 진시우는 쏜 살 같이 앞으로 달려가 오재명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콰당!오재명은 커다란 굉음을 내며 소파에 부딪쳤고 소파는 그대로 터져버리고 말았다."악!"외마디의 비명소리와 함께 오재명은 피를 토해냈다."미친..."주연우는 진시우를 향해 숭배한다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그녀는 진짜 진심으로 충격을 받았다. 시우 오빠가 이렇게 강한 사람일 줄은 몰랐는데?!술집 안에는 고통의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 몇몇과 무서워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부하들이 있었다.진시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천동의 상처부터 살펴봤다. 역시 상처가 깊은 것으로 보아 적지 않게 맞은 듯했다.그래도 다행히 생명에 위협을 주지는 않을 것 같았다."천동이랑 애들을 전부 병원으로 데려가."뒤늦게 정신을 차린 주연우는 불안한 모습으로 말했다. "오빠, 병원은 안 가면 안 될까요... 가족들한테 들키면 안 되는데..."진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주연우의 불쌍한 표정을 보니 그도 어쩔 수가 없었다."그럼 약만당으로 데려가던가.""좋아요!"주연우는 황급하게 앞으로 달려가 진시우를 도와 천동을 부축하려 하자 진시우 말했다. "너는 운전할 준비나 하고 있어,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옮길 테니까."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된 주연우는 부랴부랴 밖으로 달려나갔다.진시우는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차로 옮겨갔고 약만당으로 출발했다.그들이 떠나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정신을 차린 오재명은 뒤늦게 핸드폰을 꺼냈다.통화가 연결된 후, 그는 피를 토하며 포효를 했다. "어이, 곽동현! 네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쓸만한 부하들을 데리고 약만당으로 출발해!"..."이게 미쳤나!"곽동현은 욕설을 내뱉으며 핸드폰을 옆으로 내던졌다. 그는 어젯밤 이 씨 어르신의 생일잔치에서 나온 후 아무 여자나 찾아 욕구를 해결했다.그는 아직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오재명의 전화를 받은 것이다.해진 어르신이 돌아 가신지 얼
진시우가 웃었다.“그래, 처참하게 맞았지만 너희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내가 회사로 돌아가서 휴가 신청 내 줄게.”주연우가 고맙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조연희와 그녀의 할아버지에게 천동 무리를 맡긴 진시우는 회사로 돌아갔다.그리고 그들을 대신해 휴가 신청을 냈다.퇴근한 뒤에는 약만당으로 가 그들을 위해 치료해 줬기에 천동 무리는 빠르게 회복했다.적어도 얼굴의 상처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아 집으로 가도 다른 이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물론 천동의 상처는 비교적 심했기에 아직 이틀 정도 더 치료해야 했다.이튿날, 진시우가 4팀에 들렀다.주연우 팀의 사람들은 진시우를 보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존경의 눈빛을 발사했다. “시우 형님!”그녀가 진시우를 부르자 손운제를 비롯한 다른 이들이 일렬로 섰다.“너희들 뭐 하냐?”그 모습을 본 진시우가 의아하게 물었다.“앞으로 시우 형님 말만 듣고 시우 형님을 극진히 모시겠습니다!”주진우가 단호한 말투로 또박또박 말했다.뒤이어 손운제도 웃으며 덧붙였다.“시우 형님은 저희의 은인입니다. 앞으로 시우 형님을 모시겠습니다!”“난 또 뭐라고… 너희들 좋을 대로 해라.”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어차피 그는 이곳에 오래 남아있을 생각이 없었기에 그들이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기로 했다.“너는 왜 갑자기 이렇게 된 거야?”진시우가 주진우를 보며 물었다.그러자 그녀가 얼굴을 붉히더니 불안하게 물었다.“시우 형님, 이런 제 모습 별로인가요?”“아니, 보기 좋아, 예전의 그 여자 건달 같은 모습보다 훨씬 보기 좋아.”그랬다, 주진우는 진한 화장을 포기하고 정상적인 화장을 했다. 머리도 검은색으로 염색한 상태였다.거기에 오피스룩까지 입으니 똑 부러진 비서 같았다.진시우의 칭찬에 주진우는 꿀을 먹은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똑똑똑!그때, 누군가가 사무실의 문을 두드리자 주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들어오세요!”“천 부사장님께서 오시면 3번 회의실로 가서 회의에 참석하라고 하
3번 회의실.진시우가 회의실로 들어서자마자 적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집중되었다.하지만 그들의 시선이 이상했다.“이분은 누구시죠?”한 남자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진시우를 훑어보며 물었다.“4팀 부 팀장 진시우입니다, 오늘 천 팀장님께서 휴가를 내셔서 제가 대신 회의에 참석하러 왔습니다.”진시우가 대답했다.“4팀이요?”진시우의 말을 들은 남자가 경멸하듯 웃더니 말했다.“김 부장님, 4팀을 위해 자리를 남겨두는 거 낭비라는 생각 안 하세요? 회사의 물도 다 돈 주고 산 건데.”남자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작은 소리로 웃었다.그 모습을 본 김석우가 미간을 찌푸렸지만 빠르게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곤 말했다.“육 부장님께서 회사 재무를 관리하고 있어서 그런가, 회사를 위해 돈을 많이 아끼려고 하시네요. 하지만 물 한 병 가지고 그렇게 따지고들 필요가 있을까요? 설마 회사의 자금이 그럴 정도로 긴장한 상황인 거예요?” 재무부 부장 육성준이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그저 자원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뿐입니다, 김 부장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육성준의 말을 들은 김석우가 미소를 짓더니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그리고 진시우를 보며 말했다.“얼른 앉으세요, 진 팀장.”진시우는 태연하게 김석우에게 웃어 보이며 감사함을 전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그리고 그때, 늘씬한 그림자 하나가 회의실로 발을 들였다. 진시우는 자기도 모르게 눈길을 돌렸다.회의실로 들어선 임아름은 진시우를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진시우를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다 도착한 것 같으니 회의 시작하죠.”곧이어 임아름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려 퍼졌다.“각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미 마침표를 찍은 프로젝트는 끝까지 잘 마무리 지으시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그 어떠한 차질도 생기지 않도록 더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특히 안전사고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항목부에서는 예전에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