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90.
절정에 달해 잔 경련을 일으키는 아그네샤의 몸이 바실리안의 단단한 가슴에 무력하게 기대어졌다. 바실리안은 아그네샤의 목덜미와 어깨에 뜨거운 숨을 흩뿌리며, 손가락으로 드레스 뒤편에 늘어선 은빛 단추들을 하나하나 느긋하게 풀어 내렸다.
단추가 풀릴 때마다 상체의 비단 옷감이 스르르 벌어졌고 바실리안은 단숨에 드레스를 그녀의 머리 위로 훌렁 벗겨내 소파 밑으로 던져버렸다.
속옷조차 걸치지 않아 무방비하게 드러난 아그네샤의 하얗고 부드러운 맨살 위로, 바실리안의 가쁜 숨결과 짙게 가라앉은 붉은 눈동자가 사정없이 얽혀들었다.
바실리안은 들끓는 숨을 내뱉으며 자기 옷마저 거침없이 벗어 던졌다. 상의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단단한 상체가 드러났다. 매일 밤 익숙하게 서로를 탐해온 감각을 증명하듯, 아그네샤의 눈빛에 두려움은 없었다. 바실
103.하나에는 수십 개 귀족 가문의 연명 서명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북쪽 영지에 묻혀 있던 마수 유인 아티팩트의 마력 감정서와 1 황자의 자금이 흘러간 정황이 명확히 담겨 있었다.“1 황자 전하께서 북쪽 영지 곳곳에 마수 유인 아티팩트를 묻어두셨더군요. 북쪽 장벽이 무너져 마수들에게 점령당한다면, 제국 전체가 위험에 빠진다는 것을 모를 리 없을 터. 어찌 제국의 수호를 배운 황족이 이토록 무지하고 참혹한 일을 벌일 수 있단 말입니까!”공작의 서슬 퍼런 목소리가 접견실 안을 울렸다. 황제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가는 가운데, 테오도르는 묵직한 시선으로 그를 압박하며 말을 이어갔다.“지금 즉시 1 황자를 체포하여 구금하시고 성품과 능력이 검증된 3 황자 전하를 황태자로 책봉해 주시지요.”“공작! 그게 무슨……!”“폐하, 이 일에 폐하의 손이 미쳤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만약 폐하께서 끝까지 1 황자를 감싸고도 도시며, 저희와 함께 이 제국을 바로잡는 대신 '반역'이라 칭하고자 하신다면… 그대로 따라드리겠습니다.”테오도르 공작의 눈빛에 오만한 황권을 단숨에 짓밟을 수 있는 서늘한 무력이 스쳐 지났다.“허나, 기억하십시오. 아셰라드가 이끄는 반역에 자비란 없습니다.”공작의 서슬 퍼런 경고에 황제는 옥좌의 팔걸이를 쥔 손을 바들바들 떨었다. 공작의 말이 단 하나도 틀리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황제의 가슴속에는 분통함과 수치심이 들끓었다.자신의 방종과 무능으로 국정이 어지러워
102.오후가 되자 바실리안은 페일리와 대화를 마친 뒤, 공작에게 보낼 편지를 작성하기 위해 집무실로 향했다. 아그네샤는 1 황자가 어떻게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른다며 절대 혼자 있지 말라고 당부하던 바실리안의 말을 떠올리고는 페일리를 찾았다.호위가 든든하게 붙어있었지만, 아그네샤 스스로도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궁지에 몰린 인간은 무슨 짓이든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눈보라가 좀 잦아지면 수도로 가자꾸나.”“수도요?”“응. 바실리안이 봄에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더구나. 기간이 촉박하니 어서 올라가 준비해야지.”“하지만 황실에서 아직 승인을 내주지 않았는데… 괜찮을까요?”“그럼. 테오가 걱정하지 말고 결혼식 준비나 잘하라고 했으니, 우린 그 말대로 진행하면 된단다.”공작의 결정을 단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신뢰하는 페일리의 온화한 모습에 아그네샤는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아셰라드 공작가의 사람들은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여도 내면에는 서로를 향한 깊은 신뢰와 애정이 가득했다. 차갑고 삭막했던 발로아 가문과는 확연히 다른 다정한 온기였다.아그네샤가 페일리 곁에서 따스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바실리안은 수도의 공작가로 전령을 보낸 뒤 1 황자가 머무는 처소를 찾아갔다. 초조함과 불안감이 짙게 깔린 눈빛을 하면서도 억지로 오만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1 황자의 모습에 바실리안은 소리 없이 헛웃음을 흘렸다.“어쩐 일이지?”“눈보라가 멈추면 수도로 이동할 겁니다. 주인이 비우는 집에서 손님
101.바실리안이 페일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침실에 남은 아그네샤는 붉어진 얼굴로 메리를 슬그머니 불렀다.“작은 마님, 뭐가 필요하세요?”“그, 메리… 전에 메리가 보여준, 그 잠옷 말이야…….”“아! 바로 가져다드릴게요.”“응. 그리고… 내일 약은 필요 없으니, 일어날 때까지 깨우지 않아도 돼.”“네, 알겠습니다!”본래 피임약은 12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했기에 늦잠을 잘 때면 메리가 깨워서 챙겨주곤 했으나, 아그네샤의 의미심장한 말에 메리는 단번에 눈치를 채고 환하게 웃으며 방을 나섰다. 잠시 후 메리가 가져온 것은 얇고 작은 천 조각에 불과한 슬립이었다.메리가 나간 뒤 아그네샤는 부끄러움에 망설이면서도 조심스럽게 그 속옷을 입었다. 가슴선과 허리선이 아슬아슬하게 드러나는 슬립 위에 두꺼운 가운을 고쳐 매고 침대 끝에 앉아 바실리안을 기다렸다.문이 열리고 바실리안이 방 안으로 들어서자, 아그네샤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실리안의 시선이 자신에게 닿는 순간, 그녀는 매듭을 풀어내며 슬그머니 가운을 어깨 아래로 떨어뜨렸다. 얇은 천 사이로 드러난 풍만한 가슴선과 붉어진 살결, 그리고 유혹적인 자태에 바실리안의 걸음이 그 자리에 멈춰 섰다.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둡게 가라앉았고 더 이상 이성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졌다. 바실리안은 다가가 아그네샤의 허리를 강하게 감싸 안으며 곧바로 입술을 집어삼켰다.밤새도록 이어진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속옷의 얇은 실크 천은 이
100.그러나 그녀의 바람과 달리, 아래쪽에 가해지는 손가락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미끄러운 질구를 천천히 벌려내며 압박감을 더해갈 뿐이었다.“안 돼, 샤샤. 오랜만이잖아.”바실리안의 낮게 잠긴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그녀의 귓불부터 매끄러운 턱선까지 혀로 진득하게 핥아 내렸다.“지금 바로 넣었다간 아플 거야. 안쪽이 아직 좁아서… 더 넓혀야 해.”“아, 아니야… 흣! 이미, 이미 다 들어갈 수 있어, 아앗……!”아그네샤가 고개를 저으며 부정하려 했지만, 바실리안은 엄지손가락으로 다시 한번 부풀어 오른 클리토리스를 강하게 문지르며 그녀의 말을 집어삼켰다. 동시에 이미 안쪽에 들어차 있던 검지와 중지 옆으로 약지 손가락을 추가했다.“읏, 잠시만…! 리안……!”손가락 세 개가 한데 모여 좁은 입구를 밀어붙이자, 아그네샤는 숨을 헉 들이쉬며 바실리안의 등 뒤를 손톱으로 짓눌렀다.바실리안은 서두르지 않고 손가락 마디를 조금씩, 집요하게 밀어 넣었다. 세 개의 손가락이 단단하게 뭉쳐 질구의 살집을 양옆으로 벅차게 벌려내며 안쪽 깊숙한 곳까지 점령해 들어갔다.“하아… 봐, 이렇게나 좁은데.”바실리안은 아그네샤의 풍만한 가슴을 한 손으로 거칠게 움켜쥐어 주무르면서, 내부로 깊숙이 들어간 세 손가락을 구부려 천천히 회전시키기
99.욕실 안은 마석의 열기로 훈훈하고 따스한 김이 자욱하게 가득 차 있었다. 바실리안은 서둘러 피와 눈 자국, 마수의 흔적이 얼룩진 묵직한 은빛 갑주와 옷가지를 바닥에 걸칠 게 벗어 던졌다. 쨍그랑거리는 쇳소리와 함께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된 단단하고 야성적인 상체가 노출되었다.그는 다급하지만, 다정한 손길로 아그네샤의 드레스 자락을 위로 올려 벗겨내고 얇은 속옷까지 완전히 내려 바닥으로 떨어뜨렸다.마침내 나체로 드러난 그녀의 곱고 매끄러운 몸을 마주하자, 바실리안은 가쁜 숨을 내쉬며 멍하니 그녀의 알몸을 올려다보았다. 눈앞의 존재가 실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듯 그의 눈빛이 뜨겁게 가라앉았다.바실리안은 빠르게 자기 몸에 물을 끼얹어 피비린내 나는 먼지와 마수의 흔적을 대충 씻어냈다. 그러고는 그대로 아그네샤의 엉덩이를 받쳐 안아 들고 찰랑거리는 온수가 가득 찬 넓은 탕 안으로 걸어 들어가 그대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아그네샤는 바실리안의 단단한 허벅지 위에 앉힌 채, 무사히 돌아온 그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의 목덜미를 꼭 끌어안았다. 살결을 타고 흐르는 따뜻한 물기 속에서 그녀가 참아왔던 서러움과 안도감을 담아 낮게 중얼거렸다.“리안, 왜 이렇게 늦었어요…….”바실리안은 가슴에 파묻힌 그녀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다독이듯 쓰다듬었다. 이내 아그네샤의 얼굴을 살그머니 들어 올려, 서럽게 붉게 물든 눈가와 속눈썹 끝에 다정하게 뽀뽀했다.그러고는 열망을 참지 못하고 그녀의 입술을 삼켜버릴 듯 깊고 진하게 키스했다. 혀를 깊숙이 집어넣어 안쪽을 질척하게 휘젓고 매끄러운 잇몸과 입천장을 핥아 올리며 숨이 막힐
98.1황자는 아셰라드 저택에 황실의 손님이라는 핑계를 대며 뻔뻔하게 머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아그네샤의 일상은 차가운 가시밭길이 되었다.저택 복도나 정원, 응접실 등에서 아그네샤와 마주칠 기회가 생기면 1황자는 기다렸다는 듯 다가와 집적거렸다. 그는 기분 나쁜 시선으로 아그네샤의 어깨나 스치는 옷자락을 슬쩍 건드리려 하거나, 은근슬쩍 거리를 좁혀오며 끊임없이 비아냥거렸다.“아그네샤 공녀, 오늘도 그 산맥 쪽만 바라보고 있는 건가? 쯧쯧, 약속된 사냥 기간에서 얼마나 지났지? 일주일 지났나? 그나저나 소공작이 잘못되면 아셰라드 공작저도 걱정이겠군. 후계가 하나밖에 없으니. 쯧쯧.”“…….”“공작가는 승인도 나지 않은 결합에 목을 매고, 소공작은 눈더미 속에 묻혀 시체도 못 찾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야. 차라리 나에게 기대는 게 어떤가? 황태자가 될 내 곁에 선다면 이런 시골구석에 갇혀 질질 짜지 않아도 될 텐데 말이지.”아그네샤는 그가 다가올 때마다 경멸감을 꾹 눌러 참으며 못 들은 척 자리를 피하거나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하지만 1황자가 던지고 간 독한 말들은 뾰족한 송곳처럼 가슴 깊숙이 박혀 들어왔다. 아무리 태연한 척하려 해도 돌아오기로 한 보름이 한참이나 지나도록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바실리안에 대한 걱정은 날이 갈수록 무겁게 눌러왔다.수도에서는 공작이 황실의 인사들과 귀족을 설득하며 두 사람의 결혼 승인을 받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지만, 멀리 떨어진 아셰라드 영지까지 들려오는 소식은 답답하기만 했다.그날 밤, 아그네샤는 침실 창가에 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