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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Author: DearStor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4-14 03:57:55

청혼서라는 말에 아티니스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일면식 없는 대공가에서 결혼을 제안하다니. 게다가 시골 영지에 틀어박혀 살아온 자신을 어떻게 알고 보낸 건지 아티니스는 의아했다.  

“설마… 예전에 황실 파티에서 우리 아티를 본 건 아닐까요?”

백작부인이 조심스레 말했다. 

“시골 영지 영애인 제게 누가 관심을 보였겠어요… 저도 관심 없었고요.”

“무슨 소리야. 우리 아티의 아름다움은 태어날 때부터였단다. 세상을 밝혀주는 따스한 아침 햇살 같은 주홍색 머리카락에, 릴리스를 쏙 빼닮은 아메랄드를 담고 있는 두 눈동자. 그 무도회에서 모두 다 충분히 반하고도 남았지.”

글라디 백작은 딸을 자랑하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전 아빠랑 평생 같이 살고 싶어요.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 그래. 당연히 아빠랑 평생 같이 살아야지.”

아티니스와 백작은 서로를 꼭 껴안았다.

“에휴…또 시작이네.”

똑 닮은 두 사람이 평생 함께하겠다고 또다시 다짐하며 꼭 껴안는 모습을 보며, 백작부인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이러다가 당신 정말 아티랑 손잡고 100년을 함께 살지도 모르겠어요.”

“그럼 나야 좋지.”

부인의 말에 오히려 좋다는 백작을 보며 백작부인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아티, 정말 그날 뭐 이상한 일은 없었니?"

“음… 정말 아무 일도 없었는데요….”

아티니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설마 그때 그 꼬마가 대공자는… 아니겠지?’

그때, 아빠의 손에 들려 있던 편지 뒷부분이 아티니스의 눈에 들어왔다. 작은 글씨로 쓰인 문구였다. 

“아빠, 그 편지… 제가 잠깐만 봐도 될까요?”

“음? 그래, 여기.”

아티니스는 편지를 받아 뒷면을 살펴보았다. 그녀의 표정이 점차 굳어졌다.

그녀가 황급히 고개를 들며 말했다.

“엄마, 아빠. 제가 직접 포르투릭스 공작가에 가서 얘기를 나눠볼게요.”

“뭐라고?”

“무슨 일이니, 아티?”

백작과 백작부인은 놀라 물었다. 

“가서 깔끔하게, 정중히 거절하고 올게요. 그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전 준비하러 갈게요!”

“아, 아티?!!”

편지를 꼭 쥔 채, 아티니스는 방을 빠르게 나섰다.

편지 뒷면, 작게 적힌 그 한 줄. 

「거절 시, 비밀 유지 취소」

그 한 줄 때문에 지금 그녀는 포르투릭스 공작가 저택 앞에 서 있다. 

***

[현재 - 포르투릭스 공작 저택]

“와… 진짜 크다…”

입이 절로 벌어질 만큼 웅장한 저택이었다.

정원 하나만 해도 작은 숲을 통째로 옮겨다 놓은 듯했고, 끝도 보이지 않는 회랑과 웅장한 벽돌 구조물이 위압감을 더했다.

미리 편지를 보내 두었기에 멀리 떨어진 게이트부터 출입은 수월했다.

하지만 막상 저택 앞에 도착해 마차에서 내리자, 온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용인들은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지만 그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사용인들은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않았지만, 눈빛에는 단순한 궁금증을 넘어선 신기함과 낯섦이 묻어 있었다.

“정말 저분이야? 그… ‘아티’?”

“도련님이 첫눈에 반하셨다는 바로 그분?”

“세상에! 도련님이 여성분께 관심을 보이실 줄이야…”

그 수근거림과 시선이 그녀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지만, 아티니스는 속으로 깊게 한숨을 삼켰다.

“크흠.”

그때 맨 앞에 서 있던 집사가 크게 기침을 가다듬었다. 그 소리에 수근거림과 시선이 한 번에 사라졌다. 

“세레스니타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지금 막 대공자님께 전해 드렸으니 금방 오실 예정입니다. 우선, 응접실로 모시겠습니다.”

단정히 빗어 넘긴 머리칼, 매끈하게 다린 제복, 그리고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은은한 눈웃음을 지으며 포르투릭스가의 집사가 말했다. 

그의 깔끔하고도 다정한 응대는 어색한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덜어 주었다. 

그는 오랫동안 숙련된 동작으로 아티니스와 리리를 맞이하며, 차분하게 응접실로 발걸음을 이끌었다.

“세레스니타 아가씨를 맞이할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곧 시녀가 차를 가져올 겁니다. 도련님도 곧 오실 겁니다.”

집사는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괜찮아요. 저희가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모양이에요. 차는 괜찮습니다. 금방 갈 거거든요.”

금방 간다는 뜻밖의 말에 집사는 잠시 놀란 듯하더니 이내 다시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잠시 뒤, 문 바깥에서 낯익지만 이전보다 훨씬 낮고 단단해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곧 문이 벌컥 열리며 대공자가 들어왔다. 

“오랜만이야, 아티니스 영애. 내 청혼서는 마음에 들었나 보네? 이렇게 직접 찾아오다니.”

능글맞으면서도 다정하고 예의까지 갖춘 말투로 그가 말했다. 

그는 성큼성큼 아티니스가 앉아 있는 자리까지 다가왔다.

“포르투릭스 대공자…님…어?”

아티니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려다 순간 멈칫했다.

삼 년 만에 마주한 그는 훌쩍 성장해 있었다. 

기억 속 그 소년은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었다. 

일어나 마주한 높이는 그의 얼굴이 아니라 넓은 가슴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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