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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Author: DearStor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4-15 07:07:18

그저 '특별하다'라는 막연한 대답에 아티니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분명 끝까지 진실을 말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무언가를 숨긴 채, 그녀에게서 의도적으로 선을 긋고 있었다.

“제가 묻는 건, 그런 게 아니에요.”

그녀가 차갑게 내뱉은 말에도 세이런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며칠만 대공작에 머물다 가. 영애의 편지가 오늘 아침에야 도착해서 손님 맞이 준비가 미흡했거든. 아버지도 오늘 도착할 줄 모르고 황실에 계셔.”

“제가 여기 더 머무를 이유는 없어요. 전 돌아갈 거예요. 부모님도 걱정하실 테고—”

그때, 아티니스는 문득 한 생각이 스쳤다.

세이런이 언급한 그녀의 부모가 그녀를 숨기고 마법을 감추려 했던 이유.

혹시 그 이유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아티니스가 살짝 고민하는 듯하자, 세이런도 눈치를 챘는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며칠만 머물러 주면, 그 이유를 알려줄게.”

아티니스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조금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 정말 비겁한 거 알아요?”

“구애라고 하지.”

그는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하아… 얼굴만 잘생기지 않았어도….”

아티니스가 눈을 질끈 감고 작게 중얼이자, 세이런이 어느새 그녀의 어깨 가까이 다가와 장난스레 속삭였다. 

“다행히도 내 얼굴이 취향인가 보네.”

“아, 아니거든요!”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이 튀어나온 말에 아티니스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녀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계속 그에게 말려드는 느낌에 이미 지쳐 버린 느낌이었다. 

“오느라 힘들었을 테니 손님방으로 안내해 줄게.”

세이런은 그렇게 말하며 문을 열고 시녀를 불렀다.

그의 부름에 다가온 단발머리 시녀는 정중한 태도로 아티니스와 리리를 손님방으로 안내했다.

“조금 쉬고, 저녁 식사 때 다시 보자. 그때까지 결혼에 대해 생각해 주면 더 좋고.”

“제 생각은 바뀌지 않아요.”

단호한 대답에도 세이런은 그저 옅은 미소만 지었다.

아티니스는 더 말하지 않았다. 그 한마디를 남긴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시녀를 따라 복도를 걸어갔다.

그녀의 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세이런의 얼굴에 남아 있던 미소가 서서히 지워졌다.

“알토르."

세이런이 낮게 불렀다.

“아버지께 전해. 나의 신부님께서 도착하셨다고.”

“네, 지금 바로 전하겠습니다.”

응접실 밖에서 대기하던 알토르 집사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홀로 남은 세이런은 몇 걸음 옮기다 말고, 잠시 복도 벽에 한쪽 어깨를 기댔다.

한동안 숨을 고르듯 벽에 기대어 섰다.

“하아… 오늘 저녁엔 좀 아플지도 모르겠네.”

그의 목소리는 마치 곧 올라올 통증을 억누르는 듯했다. 

잠시 후,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

“여깁니다. 필요하신 게 있으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시녀가 공손히 인사하며 문 옆에 한 발 물러섰다. 

“고마워… 저…”

아티니스가 어색하게 말을 꺼내자, 시녀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다이엔입니다.”

“고마워, 다이엔.”

정중한 인사를 남기고, 다이엔은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갔다. 

문이 닫히고, 아티니스와 리리는 다시 한 번 방 주위를 둘러보았다. 혹시 방을 잘못 안내받은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손님방이라는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백작가의 방보다도 훨씬 넓었고, 샹들리에에서 쏟아지는 빛이 방 안을 눈부시게 채우고 있었다. 벽을 장식한 고풍스러운 그림과 수정 장식품들까지.

마치 작은 황궁 같았다.

“아가씨, 여긴 정말 황궁 같아요!”

리리는 눈을 크게 뜨고 감탄했다. 이리저리 방을 둘러보던 그녀는 곧 아티니스가 쉴 수 있도록 침대를 정돈하고, 얼마 되지 않는 짐을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티니스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그대로 서 있었다. 

입술을 굳게 다문 채, 긴장감이 어깨 위에 고스란히 얹혀 있었다. 눈가에는 피로가 짙게 깔려 있었다.

“리리… 나 큰일 난 것 같아.”

지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아티니스는 더는 혼자 감당할 수 없다는 듯, 낮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리리는 그녀의 믿을 수 있는 친구였기에, 아티니스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털어놓았다. 

“네에에에?!!”

리리는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놀라 소리쳤다.

“이제 어떡하지….?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야.”

아티니스는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난 이제 내 방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게 될 거야…. 어떡해, 리리?”

“이 사실이 백작님과 마님께 알려지면… 와… 아가씨는 진짜 정말 평생 방에 갇혀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이제 어떡하지...?”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한 목소리였다. 아티니스는 눈을 질끈 감고 상상해 보았다.

자유롭게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는 그녀의 성격과는 달리 벽으로 둘러싸인 삶, 또는 뻔뻔하고 잘생겼지만 얄미운 여우 같은 대공자와의 결혼. 

솔직히 말해, 둘 다 끔찍했다. 

리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가씨, 그럼 이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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