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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作者: DearStor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4-20 11:43:28

“안 되겠어요. 사람을 부를게요. 집사든 누구든….”

아티니스가 자리에서 일어서 도움을 청하러 가려 하자, 세이런이 힘겹게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아니야… 소용없어… 그들이 와도… 별다른 방법이 없어… 조금만... 쉬면 괜... 찮아.”

그 말에 아티니스는 잠시 멈칫했다.

‘그럼, 정말… 혼자서 이렇게 견디는 거야?’

아티니스는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따뜻한 손이 세이런의 차가운 손끝에 닿았다.

그리고 아티니스는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이 마법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면… 제발 이 사람의 고통을… 병을 낫게 해 주세요….’

그 순간, 심장 쪽에서부터 퍼져 나가는 따스한 기운이 손끝으로 번져 나가며, 은은한 푸른빛이 그녀의 손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 빛은 부드럽고 고요하게, 마치 생명의 숨결처럼, 세이런의 손을 타고 그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

아티니스 자신 또한 인식하지 못했지만, 그녀의 행동은 어딘가 모르게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곧, 무언가에 막히듯 빛은 사그라들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그것을 막는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이런은 숨결이 한결 가벼워진 듯 천천히 눈을 떴다. 

짧은 한숨이 가슴을 짓눌렀던 통증을 털어내듯 흘러나왔다.

“... 아티니스…?”

그가 낮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을 때, 아티니스는 안도한 얼굴로 작게 웃었다.

“다행이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눈동자가 흐려지고 몸이 휘청이며 그의 앞으로 쓰러졌다.

“아티니스?!”

그 순간— 세이런의 머릿속을 찢고 지나간 기억 하나. 

분명 겪어 보지도 않은 장면인데도 마치 오래전 자신이 직접 겪은 것처럼 선명한 낯선 기억이었다. 

붉은 피에 물든 옷을 입은 여인이 자신의 품속에서 숨이 멈춰 있었다. 

그는 그 여인을 껴안은 채 울부짖으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목이 찢어지듯 절규하는 외침이었지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심장이 찢어질 듯한 통증. 이건 현실이 아니지만 마치 겪어 본 현실 같았다.

비슷해 보이지만 분명히 기억 속의 그 여인은 지금의 아티니스가 아니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쓰러지는 아티니스의 모습이 그 장면과 겹쳐 보였다. 

“아티니스!!”

세이런은 절망이 섞인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본능처럼 눈앞에 쓰러지는 그녀를 품에 안았다. 

의식 없이 축 늘어진 그녀를 마치 절대 잃을 수 없다는 듯 두 팔로 꼭 감싸며.

***

'여긴… 어디지?’

아티니스가 눈을 뜨자 시야엔 온통 어둠뿐이었다. 

빛도, 소리도, 위아래의 감각조차 없는 공간.

땅과 하늘의 경계가 사라진, 끝없는 공간이었다.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그 공간이 순식간에 빛으로 환희로 뒤덮였다. 

–이건 마지막 기회다.–

–모든 것이 한 시대에 모였다. 망가진 모든 균열을 한 번에 고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우리가 개입해 버렸다.–

한 사람의 음성 같으면서도, 동시에 여러 사람의 음성들이 겹겹이 울리는 낯설고 기묘한 음성이었다.  

‘누구세요? 당신들은 누구죠? 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아티니스는 시선을 돌리며 허공을 향해 외쳤지만, 대답 대신 또 다른 말이 공간을 진동시켰다. 

–아직은 그 인간을 온전히 살리면 안 된다.–

–벨루알이 망가트려버린 모든 것들이 네 곁으로 다 모일 때까지.–

–그때가 되면 얽힌 모든 것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벨루알...? 그게 누군데요?’

그러나 그녀의 물음은 허공 속으로 흩어질 뿐이었다.

–벨루알을 절대 만나지 마라.–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우리가 그의 눈을 어둡게 해 둔 사실을 알아챌 것이다.–

–그의 눈에 수건이 벗겨지고 우리가 널 또 한 번 도왔다는 사실을 알아 챌 거다.–

–그는 널 알아볼 것이다. –

–인간 세계도 신의 영역도...–

그 목소리들은 점점 멀어지며 희미해졌다.

... 네루....... 달.....

‘.... 잘 안 들리려요.’

마지막에 소리는 들렸으나 자세히 들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무슨 —’

그 순간, 아티니스의 발밑의 무언가가 사라진 듯, 마치 보이지 않는 구멍으로 빨려들 듯 몸이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공간이 무너지고, 빛이 꺼지며, 그녀의 의식은 다시 한 번 깊은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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