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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Autor: DearStory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04-14 03:53:13

둘은 물에 흠뻑 젖은 채 서로를 바라봤다. 

아티니스는 다시 넘어지지 않게 두 손으로 몸을 지탱하며 그 소년을 내려다보았고, 소년은 팔꿈치로 몸을 일으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두 사람은 잠시 동안 서로에게서 눈을 때지 못했다.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눈빛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ㅁ… 뭘 봐.”

정적을 깨는 차가운 말투였다. 

그 말에 아티니스는 눈을 깜빡였다. 

잠시나마 그에게서 느꼈던 환상이 살짝 깨지는 듯했지만 그의 얼굴은 쉽게 그 환상을 깨지 못했다. 

그의 목소리 또한 그랬다. 

“옷 다 젖어 버렸네….”

“응? 어….”

아티니스가 말을 잇기 전에 소년은 젖은 옷을 털며 분수대에서 나왔다.

‘나한테 말하는 줄 알았네….’

그가 살짝 뒤돌아보다가 아티니스와 다시 한 번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아티니스도 그를 따라 물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화려하기만 하고 불편하던 드레스가 물을 잔뜩 머금은 채 무겁게 축 늘어졌다.

‘윽… 너무 무겁고 불편해… 엄마, 아빠가 수도에선 절대 마법 쓰지 말랬는데….’

백작가 저택 밖에서 마법 사용을 엄하게 금지하던 부모님의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 상태로 다시 무도회장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걸…. 흠….’

시선을 다시 소년에게로 돌려보니, 뒤돌아 젖은 옷을 탈탈 터는 소년의 귀가 빨개져 있는 게 보였다. 

‘귀가 빨갛네… 옷이 젖어서 추운가 보다.’

자신의 잘못도 있었기에 아티니스는 잠시 고민했다. 

“흠... 있잖아, 비밀을 지켜준다고 약속하면, 이 누나가 신기한 거 보여줄게.”

아티니스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소년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왜 반말이야? 누가 누나라는 거야?”

여전히 귀가 붉어진 채 내뱉는 소년의 말에 아티니스는 잠시 당황한 듯 눈을 깜빡였다.

눈앞의 그 소년은 확실히 아티니스보다 키도 작고 어려 보였다. 

“너도 반말하잖아. 그리고 누가 봐도 내가 누나로 보이는 걸.”

아티니스는 태연한 척 허리에 두 손을 얹고 어깨를 으쓱했다.

“... 그래서 뭘 보여준다는 건데?”

소년은 화제를 돌리려는 듯, 끝까지 무뚝뚝한 말투로 말했다.

아티니스는 귀여우니까 봐 준다는 듯 웃으며 그의 옷을 검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 순간, 손가락 끝에서 푸른빛이 스치듯 빛나더니, 소년의 옷이 순식간에 물기 하나 없이 뽀송하게 말라버렸다. 

“뭐…뭘 한 거야?!”

놀란 소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티니스를 바라봤다. 어느새 아티니스의 옷도 말끔히 말라 있었다. 

“쉿! 비밀 지켜줘야 해. 알았지?”

“네가 누구인지 알려주면, 비밀 지켜줄게.”

잠시 망설이던 아티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티ㄴ… 아티야. 넌?”

“가문은?”

일부러 성을 말하지 않았건만, 소년은 대뜸 가문을 물었다. 

“으… 이름 알려줬잖아! 비밀은 지켜줘야 해!”

아티니스는 더 말려들기 전에 얼른 자리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켜줄게.”

“고마워. 그럼 난 이만 갈게. 부모님이 찾으실 수도 있거든. 너도 조심히 가!”

약속을 지켜줄 거라고 굳게 믿고 안심한 아티니스는, 환희를 웃으며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하고는 재빨리 등을 돌려 무도회장으로 달려갔다. 

그녀의 첫 수도 여행이자 황실 무도회는 그렇게 무사히 아무 일 없이 마무리된 듯했다. 

아니, 그랬다고 생각했다. 

그랬다면 삼 년이 지난 지금, 아티니스가 서 있는 곳은 바로 그의 저택 앞일리가 없었을 테니까. 

바스락.

그녀의 손에 구겨 짓듯 들려 있는 편지가 며칠 전의 일을 되새겨 주듯 소리가 났다.

***

[며칠 전 - 백작가]

“아빠! 부르셨어요?”

“우리 아티~ 또 신나게 뛰어놀다 왔구나.”

글라디 백작은 환한 얼굴로 딸을 끌어안더니, 두 뺨을 부비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야말로 딸바보 그 자체였다. 

“당신, 아티를 자꾸 너무 어린아이처럼 대하지 말래도.”

딸의 옷에 잔뜩 묻은 나뭇잎을 본 릴리스 백작부인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그리고 아티, 엄마가 나무는 위험하다고 하지 않았니?” 

“별로 높지 않은 나무였어요. 그리고 마법으로…”

“아티!”

백작부인은 저택 밖에서 마법을 썼다는 말에 흠칫 놀랐다.

“아무도 없어서 썼어요. 진짜예요.”

아티니스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하며 엄마에게 안겼다.

활발한 이 딸을 어찌 통제하겠냐는 듯 백작부인은 미소를 지으며 딸의 애교에 넘어가 주었다.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달리, 부모님의 얼굴에는 어딘가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 모습을 눈치챈 아티니스가 조심스레 물었다. 

“무슨 일이 있으세요?”

한동안 말을 아끼던 백작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티… 혹시 전에 포르투릭스 대공자와 만난 적 있니?”

“아뇨? 처음 들어보는 가문인데요?”

수도 귀족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던 시골 영지 백작가의 아티니스는 그런 이름조차 생소했다. 

“이것도… 거절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백작부인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남편에게 속삭였다. 

“왜요? 뭐가 왔나요?”

더 궁금해진 아티니스가 부모님께 물었다. 

“... 포르투릭스 대공가에서 너에게 청혼서를 보냈단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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