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ผู้เขียน: 슈퍼라이온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9-14 07:52:44

칠흑 같은 제복을 입고, 차가운 황금빛 눈동자를 번뜩이며 소파에 깊숙이 기대앉아 있는 남자.

카시안이었다.

아리아의 발걸음이 멈췄다. 방 안을 가득 채운 압도적인 알파의 기운. 카시안은 손에 아리아가 썼던 파혼서를 든 채, 그녀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남의 사적 공간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것이 알파 킹 전하의 취미이신가요?"

아리아의 서늘한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카시안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거대한 체구가 차츰 다가오자 그림자가 아리아의 몸을 길게 덮었다.

"방문 절차가 매끄럽지 못했던 점은 사과하지, 영애. 하지만 영애가 던져두고 간 이 종이 쪼가리 때문에 내 집무실이 소란스러워져서 말이야. 직접 확인하러 올 수밖에 없었어."

카시안은 아리아가 쓴 파혼서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겼다.

"이게 무슨 뜻이지? 감히 실버문 팩의 지배자를 향해 이런 식의 파혼 통보라니."

"문장에 적힌 그대로입니다, 전하. 전하와 저 사이의 정혼은 전 대 루나이셨던 제 어머니와 알파 킹 가문의 정치적 약조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서거하시고, 제가 전하의 정혼자로서 어떠한 존중도 받지 못하고 있음이 명백해진 지금, 이 약조를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리아는 다가오는 카시안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았다.

"저는 더 이상 전하의 무관심 속에서 가문의 기생충 취급을 당할 생각이 없습니다. 정통 혈통이라는 이유만으로 의붓아버지와 이부동생의 눈치를 보며 자리를 보전하는 것은 사양하겠습니다."

아리아의 서늘한 정론은 카시안의 정곡을 정확히 찔렀다.

하지만 카시안은 아리아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괴리감에 더욱 혼란스러웠다.

'이 여자는... 정말로 나를 향한 애정이 단 한 조각도 남아있지 않다.'

카시안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오기와 지배욕이 들끓었다.

"영애의 사정은 잘 알겠다. 하지만 파혼은 영애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실버문 팩의 법에 따르면, 루나의 정통 혈통을 지닌 여식과의 정혼은 알파 킹의 동의 없이는 절대로 해제될 수 없다."

카시안이 아리아에게 한 걸음 더 밀착했다. 그의 야생적인 향기와 알파의 중압감이 방 안을 조여왔다.

"영애가 나를 향해 마음을 닫았든 상관없어. 영애는 이 실버문 팩의 유일한 순혈 루나의 딸이다. 그 고결한 혈통을 가진 채 다른 사내에게 가는 꼴은 볼 수 없거든."

그것은 오만한 알파 킹의 독점욕이었다.

"참으로 추악한 오만이군요, 카시안 전하."

아리아는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카시안의 단단한 가슴을 팍 밀쳐냈다.

순간, 아리아의 손끝에서 눈부신 은빛의 영적 기운이 폭발하듯 피어올랐다.

파앗—!

"윽...!"

카시안은 예상치 못한 강력한 영능력의 충격파에 밀려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의 황금빛 눈동자가 경악으로 크게 확장되었다.

알파 킹의 강인한 육체를 물리적으로 밀어낼 수 있는 힘. 그것은 오직 완벽하게 각성한 순혈 루나만이 펼칠 수 있는 고대의 성스러운 권능이었다.

"이... 이 힘은...?"

카시안은 제 가슴팍을 더듬었다. 아리아의 손길이 닿았던 자리에 은은한 라벤더 향과 함께 강렬한 고대 마력이 남아 요동치고 있었다.

아리아는 빛나는 자신의 손을 차분하게 내리며 오만하게 턱을 들어 올렸다.

"제가 마음만 먹는다면, 이 파혼서는 알파 킹 전하의 동의 따위 없이도 원로원과 여사제회의 직권으로 성립시킬 수 있습니다. 순혈 루나의 권능은 알파 킹의 권력 위에 존재하니까요."

카시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눈앞에 서 있는 여인은 팩 전체를 호령할 수 있는 진정한 여왕, 루나 그 자체였다.

그때, 방 밖에서 요란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문이 거칠게 열렸다. 로제 공작과 세라피나가 달려 들어왔다.

세라피나는 아리아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성스러운 은빛 기운을 목격하고 숨이 턱 막혔다.

'저... 저 빛은 뭐야? 언니가 어떻게 저런 힘을...?'

세라피나는 급히 카시안의 곁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전하! 언니가 또 전하께 무례를 범한 것인가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언니가 갑자기 몸이 이상해진 모양이에요!"

세라피나는 아리아를 정신이 이상해진 여자로 몰아가려 했다.

그러나 카시안은 세라피나를 바라보지도 않았다.

"치워라."

카시안의 낮고 서늘한 한마디가 방 안을 갈랐다.

"감히 순혈 루나의 영 능력을 '이상한 병' 취급하는 것은, 실버문 팩의 신성을 모독하는 행위다. 한 번만 더 그 미천한 입으로 아리아 영애의 혈통을 폄하했다간 영지 방출형에 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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