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서지혁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돌려 연재윤을 바라보았다.연재윤은 소파 등받이에 기대어 양팔을 뒤로 벌린 채 다리를 꼬고 앉아 발목을 건들거리며 흔들고 있었다.오늘 그는 커다란 꽃무늬가 사방에 그려진 화려한 외투를 입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단정치 못한 차림새였다.서지혁은 다시 시선을 돌려버렸다. 더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연재윤이 혀를 쯧 찼다.“그건 무슨 표정이야?”그러고는 이내 물었다.“어머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아무래도 일이 터진 것 같다.”서지혁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서인준에게 연락을 취해야 할지 말지 망설였다.서인준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서지혁은 이미 이상함을 감지했다. 다만 아직 확실하게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인준이가 거기 있으니 그냥 인준이더러 처리하라고 해.”연재윤이 말했다.“그런데 정말로 일이 터진 게 확실해? 어머니는 다 괜찮다고 하시잖아?”스피커폰으로 통화했기에 그 역시 성문영의 목소리를 들은 상태였다.서지혁은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틀림없이 무슨 일이 생겼어.”그는 서경민이 하강으로 돌아오려는 줄만 알았지, 성문영을 찾아갈 줄은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다.하강으로 돌아오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먼저 다른 일부터 처리하러 움직인 것일 수도 있었다.연재윤이 상체를 바르게 고쳐 앉았다.“어차피 인준이도 조만간 알게 될 텐데 차라리 일찍 말해주는 게 낫지 않겠어?”서지혁은 마당에서 이리저리 뛰어노는 서정우를 바라보았다. 에어바운스는 이미 철거되었고 비에 젖었던 모래 더미도 치워버려 마당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아이는 왔다 갔다 뛰어다니며 여전히 즐거워하고 있었다.그가 말했다.“난 인준이를 이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일이 이 지경으로까지 번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게 가장 컸다.원래는 일이 훨씬 단순하게 풀릴 줄 알았다. 서경민의 악행을 모조리 경찰에 넘겨 법의 심판을 받게 하면 그것으로 끝일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그 인간이 눈이 뒤집혀 이토록 막
서경민은 차 옆에 서서 입에 담배 한 대를 물고 있었다.이곳은 사방이 뻥 뚫려 바람이 거세게 부는 탓에 담뱃재가 얹혀 있을 새도 없이 불꽃이 빠르게 타들어 갔다.옆에서 누군가 다가와 목소리를 낮추었다.“회장님, 시작했습니다.”서경민이 물었다.“누가 먼저 손을 썼어?”상대방이 말했다.“남자 쪽에서 비명을 질렀습니다.”서경민이 담배를 내려놓고 비벼 껐다.“알았다.”그는 몸을 돌려 차에 올라탄 뒤 휴대폰을 꺼내 뒤적였다.하강 쪽에서 통보가 올라와 있었는데 주호와 관련된 내용이었다.주호가 짊어진 전과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지른 악행이 워낙 비일비재하다 보니 이제는 본인들조차 그 가짓수를 전부 기억하지 못했다. 서경민은 남모르게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길 때마다 주로 주호를 보내곤 했었다.주호의 죄명이 일단 확정되면 이번 생에는 감옥에서 다시 나오지 못할 터였다. 현수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서경민은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휴대폰을 엎어두었다.머릿속에는 수천수만 가지 생각이 오갔으나 도무지 펼쳐낼 방도가 없었다. 그를 대신해 움직여줄 사람을 이제는 정말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서경민은 다시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았다. 건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바람 소리가 워낙 거세어 안에서 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 있자니 문득 서무열이 돌아간 후 한효진이 도사를 찾아가 보았던 점괘가 떠올랐다.도사는 그와 가족들이 서로 등을 돌릴 것이라고 했다.그때는 믿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 정말 틀린 말이 없었다.조금 더 기다리자 부하 하나가 다가와 안에서는 이제 울음소리만 난다고 전했다.처음에는 남자가 비명을 지르고 여자가 악을 쓰며 욕을 해대더니 이제는 그 소리들이 싹 가시고 여자의 통곡만 남았다는 것이다.서경민은 슬며시 짜증이 치밀었다. 머릿속이 온통 하강의 일로 복잡했던 터라 그가 한마디했다.“신경 쓰지 마.”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옆에 던
심태진은 머리에 둔탁한 매질을 한 대 제대로 얻어맞고 차량 트렁크에 던져졌다. 그 자리에서 단박에 정신을 잃어버린 탓이었다.성문영의 뇌리에 마지막으로 박힌 그의 모습은 온 얼굴이 피범벅이 된 처참한 꼬락서니였다.서경민이 슥 고개를 돌리자 성문영 역시 자석에 이끌리듯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심태진의 모습이 직접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트렁크에 사람 하나를 구겨 넣었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떨린 목소리로 다급하게 물었다.“당신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그 사람을 아주 죽여버릴 작정이야?”염려라기보다는 본능적인 공포에 질린 비명이었다.성문영이 헐떡이며 말을 이었다.“당신 이미 수배 중이잖아. 죽은 사람 행세까지 하면서 숨어든 건 분명히 경찰을 피해서 어디 조용한 데 가서 숨어 살려는 거 아니었어? 괜히 큰일 만들었다가 덜미라도 잡히면 그땐 정말 끝장이야.”말을 마친 그녀는 눈을 질끈 감으며 밀려드는 공포를 억눌렀다.“용케 살아 있었네. 독한 인간.”사실 서경민이 죽었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한 건 심태진이었다. 인터넷 뉴스를 뒤적이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었다.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그녀에게 기사를 보여주었고 성문영 역시 확신이 서지 않아 곧바로 서인준에게 전화를 걸었었다.당시 청림에서 경찰 조사를 돕고 있던 서인준은 서경민의 사망이 확실하다는 확인과 함께, 그가 저지른 짓들이 하나같이 세상을 뒤집어엎을 만한 흉악 범죄들이었다는 사실을 전해주었다.솔직히 그때 성문영은 머리가 띵했다. 수십 년을 한 이불 덮고 산 남편이 뒤에서 그런 끔찍한 짓을 벌이고 다녔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서경민은 철저하리만치 그녀의 눈과 귀를 가렸던 것이다.이 남자는 단순히 정이 없고 냉혈한 줄만 알았더니 아예 피도 눈물도 없는 미치광이였다.그런 인간이 지금 제 발로 찾아왔으니 무서워 미칠 지경이었다. 온몸이 사정없이 떨렸고 숨이 턱턱 막혀 말문조차 제대로 트이지 않았다. 윗니와 아랫니가 딱딱 맞부딪히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서경민은 그
위층으로 올라가자 경비원이 커다란 열쇠 꾸러미를 꺼내 들고 그중 하나를 골랐다.“이게 맞는지 보죠.”열쇠를 꽂아서 돌리자 문이 바로 열렸다.서인준이 한발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고는 목소리를 높였다.“엄마.”그리고 그는 다시 멈춰 섰다.집 안은 엉망진창이었고 사방에 부서진 나무와 유리 조각들이 널려 있었다.집 안에서 부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부서진 상태였다.유리 탁자는 유리가 전부 깨져 있었고 거실에 있는 작은 수납장도 부서져 온전한 목재 판자 하나 남지 않았다.경비원이 문 앞에 서서 아이고 소리를 냈다.“어쩌다 이렇게 됐대요?”말을 마친 그가 얼른 덧붙였다.“사람이 다치지는 않았겠죠? 어서 가서 봐요.”이 집은 방 두 개에 거실 하나인 구조로 큰 방과 작은 방이 각각 하나씩 있었다.서인준은 얼른 들어가서 사람을 찾았다.하지만 아무도 없었고 방 안 역시 모든 게 부서진 상태였다. 옷장 문은 떨어져 나갔고 이불은 바닥에 팽개쳐져 있었으며 옷가지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얼핏 보면 도둑이 든 것 같았다.두 방 모두 분명히 사람이 살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성문영과 심태진은 각방을 쓴 듯했다.서인준이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집 안에서 휴대폰 벨 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전화는 여전히 연결 중인 상태였다.경비원이 들어왔다.“아무도 없어요?”그가 생각하더니 말했다.“밖으로 나갔거나, 아니면 누가 다쳐서 병원에 간 건 아닐까요.”그는 아수라장이 된 내부 광경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집을 이 지경으로 만든 걸 보면 둘이 싸우다가 누군가 다쳤을지도 몰라요.”서인준이 물었다.“단지에 CCTV가 있습니까?”경비원이 말했다.“정문에만 있어요.”단지는 출입구가 앞뒤로 두 개였는데 입주율이 낮아 후문은 아예 폐쇄된 상태였다. 출입은 모두 정문으로만 이루어졌고 CCTV 역시 정문 쪽만 켜져 있었다.서인준은 그를 따라 경비실로 가 CCTV를 확인했다.이웃의 말에 따르면 어제 저녁에도 그들이 집 안에서 밤늦게까지 싸우는
서지혁은 하강 주변의 길목마다 사람들을 배치해 두고 지키게 했다.하지만 그 어떤 소식도 전해져 오지 않았다.공항 고속도로 나들목과 기차역 역시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적이었다.서경민은 이제 제대로 된 신분이 없었다. 서지혁이 아는 서경민이라면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른 마당에 행동하기 편하도록 분명 가짜 신분을 준비해 두었을 터였다.이런 경우는 애초에 신원 조사가 쉽지 않기에 서지혁은 부하들에게 바짝 긴장하라고 지시하며 일일이 포상금까지 쥐여 주었다.그렇게 사흘이 지났으나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도리어 사흘 뒤 오전, 성문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그녀는 서인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연결되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며 서인준에게 자신을 데리러 와 달라고, 이제는 더 이상 같이 못 살겠다고 매달렸다.수화기 너머로는 그녀의 울음소리 외에도 심태진의 고함과 욕설이 들려왔다.소리가 끊겼다 이어졌다 하는 데다가 울음소리에 묻혀 무엇을 욕하는지는 정확히 들리지 않았다.성문영도 울면서 간간이 맞받아쳤는데 역시 고운 말은 아니었다. 심태진을 향해 못났다며, 생 남의 등쳐먹고 빌붙어 살 팔자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못 처먹는다고 악을 썼다.서인준은 미간을 찌푸렸으나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성문영은 전부터 그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말끝마다 사는 게 힘들다고 한탄하곤 했었다.그는 그때 이미 이런 날이 올 줄 예견하고 있었다.서인준이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성문영은 계속 울면서 심태진이 뺨까지 때렸다며 이제 그 인간과 살지 않고 하강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전화기 너머로 심태진의 분노에 찬 고함이 들려왔다.“가! 갈 테면 가라고! 당장 꺼져 버려! 나도 눈이 삐었지. 너 때문에 내 모든 걸 포기하다니!”그의 절규와 함께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더니 저편에서 다시 물건 부수는 소리가 들려왔다.성문영도 질세라 목청을 높여 맞서 욕을 퍼부었다.그녀는 지금 얻어 사는 집도 자신이 돈을 내어 구한 것이니, 자신이 떠나면 집을 빼 버려
“조금 전에 무슨 자극이라도 받았습니까?”뒤늦게 병실에서 나온 의사가 하병우의 상태가 안정되었다고 전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하시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덤덤하게 대답했다.“예, 자극 좀 받은 것 같아요. 제 몸뚱이 완전히 망가진 거 알고는 홧김에 성질을 부리다가 제풀에 지쳐 자빠진 거예요.”날것 그대로의 대답에 의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의사 역시 더는 참견할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환자가 안정을 취하도록 잘 달래라는 뻔한 말만 남긴 채 서둘러 자리를 떴다.복도에는 서늘한 침묵이 감돌았다.조경순은 잽싸게 병실 안으로 들어갔고 문 앞까지 걸어가던 하민지는 발걸음을 멈추고 하시윤을 돌아보았다.“그냥 가게?”“볼일 끝났으니 가야지.”하시윤은 뒤돌아서려다 말고 문득 생각난 듯 툭 던졌다.“재윤 씨한테서는 아직도 연락 없어?”그 이름이 나오자마자 하민지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너 혼자 신나서 나대지 마. 내가 그 사람한테 차였다고 해서 네가 나보다 위라는 착각은 버려. 너나 나나 같은 처지 아니야?”하시윤이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착각하지 마. 난 너랑은 아주 많이 다르니까.”구체적으로 뭐가 다른지는 굳이 입에 담지 않았다. 하시윤은 미련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병원 건물을 빠져나온 하시윤은 대로변을 향해 한참을 걸어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예상대로 누군가 은밀하게 거리를 유지하며 뒤를 따르고 있었다.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상대는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서지혁이 붙여둔 사람이었다.이후 하시윤이 멈춰 세운 택시의 기사 역시 서지혁이 이미 손을 써둔 사람이었다.호텔로 향하는 차 안, 조용하던 휴대폰 화면에 다시 서경민의 이름이 떠올랐다.하시윤은 순간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지금 비록 사방에 경호원들이 잠복해 있다고는 하지만 혹시라도 그 인간에게 꼬리가 밟힌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그녀는 일부러 심호흡을 하며 타이밍을 늦춘 뒤에야 통화 버튼을 눌렀다. 목소리에는 서리를 얹었다.“또 무슨
영상통화는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서정우는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해 다시 누웠다.이번에는 성문영이 옆에 없었는데 가정부가 대신 두 사람에게 서정우의 상태에 대해 알려주었다.해 뜨자마자 아이는 깨서 밥 먹고 약도 먹었는데 보채지도 않았고 상태가 꽤 좋아 보인다고 했다. 아무래도 새로 바꾼 약이 몸에 맞는 듯했다.지금 아이가 졸려 하는 건 그냥 너무 오래 깨어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시윤은 미소를 지은 채 서정우를 달래자 아이는 서지혁이 사준 인형을 끌어안고 금세 잠들었다.전화를 끊은 뒤, 서지혁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하
밤이 깊어질 무렵, 하시윤은 통증에 잠에서 깼다.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갔다가 한참 뒤 다시 나왔다.침대 옆에 서서 서지혁을 깨울지 말지 고민하던 그 순간, 그가 먼저 눈을 떴다.“왜?”하시윤은 고개를 떨군 채 겨우 입을 열었다.“나... 좀 아파...”서지혁은 고개를 갸웃했다.“어디가?”하시윤은 대답 대신 그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정적 끝에 서지혁이 먼저 말했다.“그럼 병원 갈까?”병원이라니, 하시윤은 생각만 해도 수치스러웠다.하지만 몸이 너무 아팠다.하시윤의 목소리는 모래 알갱이만큼 작아졌다.“가, 가자.
하시윤은 일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지난 3년 동안 얼마나 많은 회사를 옮겨 다녔는지 모른다.이제 일은 삶의 중심이 아니었다.그녀가 말이 없자 서지혁은 조용히 말을 덧붙였다.“천천히 생각해. 결정되면 그때 일정 짜면 돼.”사실 생각할 것도 없었다.하시윤도 알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바로 해결할 방법은 없으니 결국은 의사 말대로 환경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는 걸.그녀는 짧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 알겠어. 지혁 씨 말대로 해보자.”서지혁이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물었다.“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딱
서정우가 깊이 잠든 걸 확인한 하시윤은 조심히 몸을 일으켰다.이제는 조금 쉬려 했다.하지만 서지혁은 여전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침대 옆에 앉은 채 묵묵히 아이를 지켜보고 있었다.문을 나서다 하시윤은 한 번 뒤를 돌아봤다. 희미한 조명 아래 보이는 건 그의 옆모습뿐이었다.서지혁의 심기가 불편해졌다는 걸 그녀는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부모로서 따지자면 서지혁은 그녀보다 훨씬 더 부모 역할을 해 왔으니까.그런데도 그녀는 아까 서지혁 앞에서 걱정과 의심을 담은 말만 늘어놓았다.입장을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