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하시윤은 휴대폰을 손에 쥔 채 제자리에 잠시 서 있다가 결국 호텔 레스토랑으로 가지 않고 밖으로 나와 밥을 먹었다.이동하는 중에 단톡방에 답장을 보내 저녁 약속에 참석하겠다고 했다.최승우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는데 하시윤은 그가 이번 모임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 짐작했다.조금 전 서경민이 최씨 가문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그녀의 모든 동선을 훤히 꿰뚫고 있고, 또 그녀와 최승우 남매가 가깝게 지낸다고 의심하는 게 분명했다.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그게 하시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터였다.하시윤이 문자를 보내자 지윤정은 기다렸다는 듯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지윤정은 하시윤이 거절할 줄 알고 정 안 되면 호텔로 직접 찾아가려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하시윤은 어제 밤늦게까지 미니 게임을 하느라 잠을 설쳤고, 그래서 늦잠을 자는 바람에 이제야 메시지를 봤다고 둘러댔다.지윤정은 그 말을 듣자마자 덥석 맞장구를 쳤다.“예원 씨, 제 말이 맞죠? 그러니까 시윤 씨가 제 메시지를 씹었을 리가 없다니까요.”하시윤은 지윤정이 보낸 메시지를 보며 헛웃음이 나왔다. 참 순진하기 짝이 없었다.하시윤은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끝낸 뒤 밖으로 나왔지만 문 앞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아도 딱히 갈 만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발길을 돌려 다시 호텔로 향했다.로비로 들어서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는데 느닷없이 누군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형수님.”지나치게 귀에 익은 목소리였고 호칭 또한 지독하게 익숙했다. 하시윤은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연재윤이 로비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앉아 있었다. 머리를 시원하게 뒤로 넘겨 빗은 꼴이 영락없이 철없는 재벌가 한량 도련님 그 자체였다.그는 옆에 두었던 쇼핑백을 챙겨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오며 씩 웃었다.“내가 특산물 사다 준다고 했던 거, 빈말 아니었어요. 진짜 챙겨왔다고요.”쇼핑백을 하시윤에게 내밀며 연재윤은 은근슬쩍 엘리베이터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방에 올라가서 차 한잔 마셔도 될까요?”하시윤
서지혁은 하시윤을 데리고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한 손으로는 그녀를 떠받치고 다른 한 손에는 먹다 남은 와인 반 병을 든 채였다.“너더러 마시라는 거 아니야.”하시윤은 흠칫했다.‘나더러 마시라는 거 아니라고?’그녀는 어깨에 손을 올린 채 눈빛이 살짝 풀려 있었다.“응?”서지혁은 행동으로 답을 대신했다.와인은 하시윤의 몸 위로 흘러내렸다가 결국 서지혁의 입안으로 사라졌다.조금 흘리긴 했지만 그리 많지는 않았다.하시윤은 서지혁한테 이런 면이 있는 줄은 몰랐다. 온몸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고 머리끝부터 열이 쭉 뻗어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말도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지혁 씨, 나...”서지혁이 손가락을 그녀의 입술에 갖다 댔다.“아무 말도 하지 마. 분위기 깨질 것 같아.”분위기를 깬다니, 하시윤은 그 말에 욕이라도 한마디 내뱉고 싶었다.‘이 나쁜 놈, 대체 어디서 이런 걸 배워온 거야.’두 사람은 침대에서 욕실로, 다시 욕실에서 침대로 자리를 옮겼다.덮고 있던 이불은 이미 와인으로 얼룩져 서지혁이 바닥으로 걷어냈고 깔고 있던 이불까지 결국 새것으로 갈아야 했다.하시윤이 침대에 엎드리자, 서지혁이 뒤에서 그녀를 덮쳐 턱을 잡고는 천천히 입을 맞추며 말했다.“처음에 도망가려 했잖아.”그러고는 낮게 물었다.“어딜 가려고?”하시윤은 머릿속이 윙윙거렸다. 몸을 비틀어 피하려 했지만 서지혁이 꽉 붙들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지난 일 들추지 마. 들추면 지혁 씨에게도 안 좋아.”서지혁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래?”...서지혁과 몸을 섞는 건 자신에게 이골이 날 만큼 익숙한 일이라고 하시윤은 줄곧 생각해 왔다.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죽었다 살아났기를 반복하며 그 경계를 숱하게 넘나들고 나서야 지금껏 서지혁을 너무 우습게 봤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이 사람, 전에는 분명 봐주고 있던 거였다.다 끝났을 때 하시윤은 눈앞이 하얗게 번져 있었다. 그런데도 귓가에는 서지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말해봐. 나한테 따질 게 뭐가 있는
서지혁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돌려 연재윤을 바라보았다.연재윤은 소파 등받이에 기대어 양팔을 뒤로 벌린 채 다리를 꼬고 앉아 발목을 건들거리며 흔들고 있었다.오늘 그는 커다란 꽃무늬가 사방에 그려진 화려한 외투를 입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단정치 못한 차림새였다.서지혁은 다시 시선을 돌려버렸다. 더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연재윤이 혀를 쯧 찼다.“그건 무슨 표정이야?”그러고는 이내 물었다.“어머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아무래도 일이 터진 것 같다.”서지혁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서인준에게 연락을 취해야 할지 말지 망설였다.서인준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서지혁은 이미 이상함을 감지했다. 다만 아직 확실하게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인준이가 거기 있으니 그냥 인준이더러 처리하라고 해.”연재윤이 말했다.“그런데 정말로 일이 터진 게 확실해? 어머니는 다 괜찮다고 하시잖아?”스피커폰으로 통화했기에 그 역시 성문영의 목소리를 들은 상태였다.서지혁은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틀림없이 무슨 일이 생겼어.”그는 서경민이 하강으로 돌아오려는 줄만 알았지, 성문영을 찾아갈 줄은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다.하강으로 돌아오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먼저 다른 일부터 처리하러 움직인 것일 수도 있었다.연재윤이 상체를 바르게 고쳐 앉았다.“어차피 인준이도 조만간 알게 될 텐데 차라리 일찍 말해주는 게 낫지 않겠어?”서지혁은 마당에서 이리저리 뛰어노는 서정우를 바라보았다. 에어바운스는 이미 철거되었고 비에 젖었던 모래 더미도 치워버려 마당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아이는 왔다 갔다 뛰어다니며 여전히 즐거워하고 있었다.그가 말했다.“난 인준이를 이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일이 이 지경으로까지 번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게 가장 컸다.원래는 일이 훨씬 단순하게 풀릴 줄 알았다. 서경민의 악행을 모조리 경찰에 넘겨 법의 심판을 받게 하면 그것으로 끝일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그 인간이 눈이 뒤집혀 이토록 막
서경민은 차 옆에 서서 입에 담배 한 대를 물고 있었다.이곳은 사방이 뻥 뚫려 바람이 거세게 부는 탓에 담뱃재가 얹혀 있을 새도 없이 불꽃이 빠르게 타들어 갔다.옆에서 누군가 다가와 목소리를 낮추었다.“회장님, 시작했습니다.”서경민이 물었다.“누가 먼저 손을 썼어?”상대방이 말했다.“남자 쪽에서 비명을 질렀습니다.”서경민이 담배를 내려놓고 비벼 껐다.“알았다.”그는 몸을 돌려 차에 올라탄 뒤 휴대폰을 꺼내 뒤적였다.하강 쪽에서 통보가 올라와 있었는데 주호와 관련된 내용이었다.주호가 짊어진 전과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지른 악행이 워낙 비일비재하다 보니 이제는 본인들조차 그 가짓수를 전부 기억하지 못했다. 서경민은 남모르게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길 때마다 주로 주호를 보내곤 했었다.주호의 죄명이 일단 확정되면 이번 생에는 감옥에서 다시 나오지 못할 터였다. 현수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서경민은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휴대폰을 엎어두었다.머릿속에는 수천수만 가지 생각이 오갔으나 도무지 펼쳐낼 방도가 없었다. 그를 대신해 움직여줄 사람을 이제는 정말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서경민은 다시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았다. 건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바람 소리가 워낙 거세어 안에서 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 있자니 문득 서무열이 돌아간 후 한효진이 도사를 찾아가 보았던 점괘가 떠올랐다.도사는 그와 가족들이 서로 등을 돌릴 것이라고 했다.그때는 믿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 정말 틀린 말이 없었다.조금 더 기다리자 부하 하나가 다가와 안에서는 이제 울음소리만 난다고 전했다.처음에는 남자가 비명을 지르고 여자가 악을 쓰며 욕을 해대더니 이제는 그 소리들이 싹 가시고 여자의 통곡만 남았다는 것이다.서경민은 슬며시 짜증이 치밀었다. 머릿속이 온통 하강의 일로 복잡했던 터라 그가 한마디했다.“신경 쓰지 마.”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옆에 던
심태진은 머리에 둔탁한 매질을 한 대 제대로 얻어맞고 차량 트렁크에 던져졌다. 그 자리에서 단박에 정신을 잃어버린 탓이었다.성문영의 뇌리에 마지막으로 박힌 그의 모습은 온 얼굴이 피범벅이 된 처참한 꼬락서니였다.서경민이 슥 고개를 돌리자 성문영 역시 자석에 이끌리듯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심태진의 모습이 직접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트렁크에 사람 하나를 구겨 넣었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떨린 목소리로 다급하게 물었다.“당신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그 사람을 아주 죽여버릴 작정이야?”염려라기보다는 본능적인 공포에 질린 비명이었다.성문영이 헐떡이며 말을 이었다.“당신 이미 수배 중이잖아. 죽은 사람 행세까지 하면서 숨어든 건 분명히 경찰을 피해서 어디 조용한 데 가서 숨어 살려는 거 아니었어? 괜히 큰일 만들었다가 덜미라도 잡히면 그땐 정말 끝장이야.”말을 마친 그녀는 눈을 질끈 감으며 밀려드는 공포를 억눌렀다.“용케 살아 있었네. 독한 인간.”사실 서경민이 죽었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한 건 심태진이었다. 인터넷 뉴스를 뒤적이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었다.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그녀에게 기사를 보여주었고 성문영 역시 확신이 서지 않아 곧바로 서인준에게 전화를 걸었었다.당시 청림에서 경찰 조사를 돕고 있던 서인준은 서경민의 사망이 확실하다는 확인과 함께, 그가 저지른 짓들이 하나같이 세상을 뒤집어엎을 만한 흉악 범죄들이었다는 사실을 전해주었다.솔직히 그때 성문영은 머리가 띵했다. 수십 년을 한 이불 덮고 산 남편이 뒤에서 그런 끔찍한 짓을 벌이고 다녔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서경민은 철저하리만치 그녀의 눈과 귀를 가렸던 것이다.이 남자는 단순히 정이 없고 냉혈한 줄만 알았더니 아예 피도 눈물도 없는 미치광이였다.그런 인간이 지금 제 발로 찾아왔으니 무서워 미칠 지경이었다. 온몸이 사정없이 떨렸고 숨이 턱턱 막혀 말문조차 제대로 트이지 않았다. 윗니와 아랫니가 딱딱 맞부딪히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서경민은 그
위층으로 올라가자 경비원이 커다란 열쇠 꾸러미를 꺼내 들고 그중 하나를 골랐다.“이게 맞는지 보죠.”열쇠를 꽂아서 돌리자 문이 바로 열렸다.서인준이 한발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고는 목소리를 높였다.“엄마.”그리고 그는 다시 멈춰 섰다.집 안은 엉망진창이었고 사방에 부서진 나무와 유리 조각들이 널려 있었다.집 안에서 부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부서진 상태였다.유리 탁자는 유리가 전부 깨져 있었고 거실에 있는 작은 수납장도 부서져 온전한 목재 판자 하나 남지 않았다.경비원이 문 앞에 서서 아이고 소리를 냈다.“어쩌다 이렇게 됐대요?”말을 마친 그가 얼른 덧붙였다.“사람이 다치지는 않았겠죠? 어서 가서 봐요.”이 집은 방 두 개에 거실 하나인 구조로 큰 방과 작은 방이 각각 하나씩 있었다.서인준은 얼른 들어가서 사람을 찾았다.하지만 아무도 없었고 방 안 역시 모든 게 부서진 상태였다. 옷장 문은 떨어져 나갔고 이불은 바닥에 팽개쳐져 있었으며 옷가지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얼핏 보면 도둑이 든 것 같았다.두 방 모두 분명히 사람이 살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성문영과 심태진은 각방을 쓴 듯했다.서인준이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집 안에서 휴대폰 벨 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전화는 여전히 연결 중인 상태였다.경비원이 들어왔다.“아무도 없어요?”그가 생각하더니 말했다.“밖으로 나갔거나, 아니면 누가 다쳐서 병원에 간 건 아닐까요.”그는 아수라장이 된 내부 광경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집을 이 지경으로 만든 걸 보면 둘이 싸우다가 누군가 다쳤을지도 몰라요.”서인준이 물었다.“단지에 CCTV가 있습니까?”경비원이 말했다.“정문에만 있어요.”단지는 출입구가 앞뒤로 두 개였는데 입주율이 낮아 후문은 아예 폐쇄된 상태였다. 출입은 모두 정문으로만 이루어졌고 CCTV 역시 정문 쪽만 켜져 있었다.서인준은 그를 따라 경비실로 가 CCTV를 확인했다.이웃의 말에 따르면 어제 저녁에도 그들이 집 안에서 밤늦게까지 싸우는
성문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집사님이 대체 왜 그런 짓을 한 걸까? 그것도 남의 눈에 띄기 쉬운 대나무숲에 시신을 묻다니.”그녀가 덧붙였다.“아까 유골이 발견됐을 때 경찰이 그랬잖아. 범인이 아버님과 관련 있는 인물일 거라고. 설마 아버님이 시킨 일은 아니겠지?”“함부로 넘겨짚지 마세요.”서지혁이 차갑게 말을 잘랐다.“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죠.”그러고는 하시윤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이끌었다.“들어가서 얘기하죠.”서인준이 마당으로 차를 몰고 들어왔지만 성문영은 따라 들어오지 않고 그
차가 서씨 가문 저택을 향해 달렸다.국도를 벗어나 산 중턱쯤 올랐을 때, 멀리 길가에 세워진 차 한 대가 보였다. 차 주변에는 서너 명의 남자가 내려서 있었는데 어떤 이는 차에 기대어 있었고 어떤 이는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일행의 차가 다가오자 그들은 몸을 일으켜 길 쪽으로 두어 걸음 다가왔다.서지혁은 무시하고 지나치려 했으나 조수석에 앉아 있던 서인준이 갑자기 몸을 바짝 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형, 저 사람 집사 아저씨 아들 같은데?”그 말에 서지혁이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가 조금 더 나아가 멈추자 길가에 있던
서지혁 역시 곧바로 소식을 접했다. 유골이 발굴되자 대나무숲에 상주하던 경찰들은 대부분 철수했지만 폴리스라인은 여전히 쳐져 있었고 현장은 엄격히 통제된 상태였다.그는 저녁 무렵까지 업무를 마친 뒤에야 구 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기다렸다는 듯 전화를 받자마자 말을 꺼냈다.“안 그래도 전화를 드리려던 참이었습니다.”그가 덧붙였다.“혹시 바쁘지 않으시면 시간을 좀 내주실 수 있을까요? 여쭤보고 싶은 게 좀 있어서요.”서지혁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짐짓 모르는 척 물었다.“정말로 뭐가 나오긴 했나 보군요?”상
집 구경을 마친 일행은 다시 본채로 돌아왔다.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막 귀가한 듯한 서경민과 마주쳤다. 기척을 느낀 그는 고개를 돌려 일행을 보았다.“형사님, 안녕하세요.”구 형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회장님, 실례가 많았습니다.”“다 둘러보셨습니까?”구 형사가 그렇다고 답하자 서경민은 소파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권했다.“앉아서 이야기하시죠.”모두 자리에 앉은 뒤, 서경민이 먼저 입을 뗐다.“한숨 돌릴 틈도 없이 움직이시는 걸 보니 위에서 압박이라도 내려온 모양이죠?”구 형사가 씁쓸하게 웃었다.“사건이 너무 오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