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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눈치챘어?

Author: 도화
가정부는 처음에 사양하며 말했다.

“이런 건 괜찮아요. 왜 저한테까지 선물을 사 오셨어요?”

하시윤은 그녀의 손에 다시 쇼핑백을 쥐여주며 말했다.

“비싼 것도 아닌데요. 그냥 예뻐서 샀어요.”

그 뒤로 가정부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오늘 정우 상태가 좀 어떻던가요?”

점심에 환승하는 공항에서 영상 통화를 했지만 그때는 서정우가 곤히 잠들어 있어 제대로 얼굴을 보지도 못했다.

하시윤은 침대 옆에 앉아 조심스레 서정우의 작고 말랑한 얼굴을 쓰다듬었다. 아이는 전보다 살이 빠진 것 같았다.

가정부가 말했다.

“요 며칠은 괜찮았어요. 다만 그날 좀 놀래서 이제는 어르신이랑 사모님만 봐도 움찔하는 정도예요.”

말을 마치고 가정부는 한숨을 쉬었다.

“그날 어르신도 화가 많이 나서 사모님을 불러다 한참을 꾸짖었대요.”

하시윤에게 선물을 받아서 그런지 가정부는 술술 털어놓았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어르신은 원래 심연정 씨를 엄청 예뻐하셨어요. 도련님이 아프기 전에는 두 집안에서 대표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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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03화 너만큼은 엮이지 않았으면 해

    하시윤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서지혁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나 출장 다녀와서 그때도 네 마음이 여전하면 안 잡을게. 응?”마치 달래듯 나긋나긋한 말투였다. 그는 일부러 목소리 톤을 한층 더 낮추며 다정하게 속삭였다.하시윤은 침묵했다. 거절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지금 서지혁의 말은 제안이 아니라 통보였다. 설령 그녀가 싫다고 해도 그는 기어이 ‘좋다’는 답을 받아낸 것처럼 상황을 밀어붙일 인간이었다.서지혁은 그녀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옅게 웃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착하지.”그렇게 통화가 끊겼다.휴대폰을 내려놓은 서지혁이 고개를 들어 눈앞의 여자를 응시했다.밤새 묶여 있던 여자는 손발은커녕 온몸이 마비된 상태였다. 머리는 깨질 듯 울렸고 속은 울렁거려 당장이라도 토가 터져 나올 것 같았다.무엇보다 그녀를 미치게 만드는 건 생리적인 현상이었다. 어젯밤부터 지키고 서 있던 부하에게 수십 번이나 사정했지만 돌아오는 건 싸늘한 무관심뿐이었다. 수치심을 무릅쓰고 버텨봤지만 이제는 정말 한계였다.서지혁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여자가 다급하게 소리를 냈다.옆에 있던 부하가 입에 물린 천을 꺼내자마자 여자는 말했다.“화장실 좀 보내줘요! 화장실부터 갔다 오게 해주면 그다음에 다 말할게요, 제발요!”서지혁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여자의 말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무심하게 물었다.“주호, 어디 있어?”여자는 미칠 지경이었다.“화장실부터 보내달라니까요! 묻는 건 조금 이따가 다 말해줄게요, 제발!”“어디 있냐고 물었어.”서지혁이 다시 물었다.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얼굴이었다.여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일단 저부터 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지혁이 옆에 서 있던 부하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다시 더러운 걸레가 여자의 입안으로 사정없이 처박혔다.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지만 서지혁은 가차 없이 몸을 돌렸다. 창고 입구로 걸어 나간 그는 대기하던 부하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02화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가

    하시윤은 밤을 꼬박 지새운 탓에 다음 날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아침 일찍 경호원이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서시은이 깨어났는데 배가 고픈지 계속 칭얼거린다는 보고였다.하시윤은 서지혁이 어젯밤 나간 뒤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렸다.“지혁 씨한테 전화는 안 해봤나요?”경호원이 대답했다.“대표님께서 지금 일을 처리 중이시라 당장은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고 하십니다.”별수 없이 하시윤은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를 돌봐야 했다.서시은에게 젖을 물리고 기저귀를 갈아준 뒤, 그녀는 몸을 닦아 옷까지 갈아입혔다. 그러고 나서 서정우를 데리고 세수와 양치질까지 마쳤다.아래층으로 내려오니 이미 아침 식사가 배달되어 있었다. 가정부 둘 다 집안 사정으로 자리를 비운 터라 음식을 할 사람이 없어서 서지혁이 따로 주문한 모양이었다.하시윤은 아무 말 없이 서정우를 챙겨 밥을 먹었다.상황 파악이 안 되는 서정우가 밥을 먹다 말고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하시윤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무 일도 아니야. 엄마가 어제 정우가 너무 보고 싶어서 이 방으로 데려온 거야.”서정우가 눈꼬리를 휘며 활짝 웃었다.“그럼 앞으로도 엄마랑 같이 자요.”하시윤은 아이의 작은 머리통을 쓰다듬어줄 뿐, 아무런 약속도 하지 못했다.식사를 마친 서정우는 마당에서 모래놀이를 하려다 말고 옆집의 시커멓게 타버린 집을 발견했다.아이가 하시윤을 급히 불렀다.“엄마, 이리 와서 좀 보세요! 저 집이 새까맣게 변했어요!”밖으로 나와 슬쩍 곁눈질한 하시윤은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발견했다. 저 정도면 복원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그녀는 서정우에게 주의를 주었다.“저쪽에는 가까이 가지 말고 이 근처에서만 놀아.”잠시 후, 그녀는 경호원을 불러 아이들을 다 챙겼으니 이제 볼일이 끝났다며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마땅치 않다면 내가 데리고 갈게요.”경호원은 순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지혁으로부터 하시윤이 이런 식으로 나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01화 나를 사랑하긴 해?

    서지혁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면서도 목소리만은 끝까지 다정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하시윤의 손을 잡으려 했다.“아니야, 그런 일시적인 호기심 같은 거 절대 아니야.”그가 말을 이었다.“새로운 자극이 목적이었다면 밖에 널린 게 여자들이야. 넌 내가 호기심 때문에 널 만났다고 했지? 하지만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어디 있어, 누구나 저마다의 특별함이 있는 거지.”서지혁은 하시윤을 빤히 응시했다.“다른 건 다 상관없어. 그냥 너라서 좋은 거야.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정말 느껴지지 않아?”하시윤은 그의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내 자리에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있었어도 지혁 씨는 충분히 행복했을 거야.”“그런 건 없어.”서지혁이 단호하게 말했다.“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정해서 나한테 그런 죄목을 씌우지 마.”그는 한 걸음 더 다가가 하시윤을 창가로 몰아붙였다.“그런 말 하지 마. 최근에 너무 많은 일이 터져서 마음이 복잡해서 그런 거 알아. 내가 다 해결하겠다고 약속할게, 응? 그러니까 제발.”하시윤은 숨을 크게 두어 번 몰아쉬고 나서야 그를 쳐다보았다.“지혁 씨, 난 진심이야.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이런 삶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그녀가 덧붙였다.“지혁 씨도 눈치채고 있었잖아. 나 요새 계속 갈등하고 있었던 거. 사실 나, 아주 예전부터 떠날 생각이었어.”하시윤은 서지혁을 밀쳐내고 옷장에서 캐리어를 꺼내 왔다.“지혁 씨도 이미 봤지?”문 앞에 캐리어를 툭 내려놓으며 하시윤이 말했다.“이거, 진작에 다 싸둔 거야.”서지혁은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오히려 하시윤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내일 떠날 거야. 염치없는 부탁이라는 건 알지만 아이들 돌보는 문제는 지혁 씨가 잘 해결해 줄 거라고 믿어.”“어디로 가려고?”서지혁이 물었다.“하강을 아예 떠나는 거야?”“응.”하시윤이 대답했다.“갈 곳은 이미 정해뒀어. 예전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107화 그깟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강수호는 시선을 내리깔며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다른 선택지가 있을까?”그는 말을 덧붙였다.“돈으로 배상할게. 가진 돈 다 줄게. 모자라면 차용증을 쓰고 빚을 지겠다는 각서라도 남기겠다고.”하시윤이 말하기도 전에 서지혁이 끼어들었다.“그깟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그의 목소리는 냉정했다.“자수하지 않으면 우린 널 감옥으로 보낼 거야.”강수호는 감히 그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깁스를 한 손만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내, 내일 자수하러 갈게.”옆에서 윤근영은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110화 협박하려고 왔어요?

    하시윤은 심연정과 굳이 나눌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았다.심연정은 서지혁을 신경 쓰고 있었지만 그녀 또한 심연정에게 약속했었다.정우가 나으면 자신은 떠나겠다고 말이다.이것으로 모든 이야기는 다 끝난 셈이니 더 이상 나눌 얘기도 없었다.하시윤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차의 시동을 걸었다.심연정은 손을 창문 위에 올려놓으며 하시윤의 출발을 막았다. 그러면서 시선을 자연스레 회사 로비 쪽으로 옮겼다.“전에 할머니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시윤 씨가 일을 구했다면서요. 그 얘기 듣고 좀 이상했어요. 정우를 구하려고 서씨 가문에 들어간 아니었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105화 형이랑 제일 잘 어울린다고요

    필요한 얘기는 다 듣게 되었으니 하시윤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런데 가정부가 곧이어 메시지를 여러 개 연달아 보내왔다.오늘 심연정이 본가에 머문 시간이 제법 길었다고 했다.서정우가 깨어난 순간부터 다시 잠들 때까지, 두 시간 넘게 곁을 지켰다는 내용이었다.문자만 봐서는 가정부의 속뜻을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의외였다.처음 하시윤이 서씨 가문에 들어왔을 때, 가정부는 그녀에게 늘 미묘하게 선을 그었다.심연정 편을 드는 것 같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하시윤에게 호의적이지도 않았다.그런데 오늘은 이렇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108화 그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다

    서지혁이 말했다.“지금은 네 말을 믿어.”함께 지낸 시간이 있으니 서지혁은 하시윤이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아니라는 걸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서지혁은 잠시 망설이다 물었다.“네 아버지가 너를 이용하려 했다는 걸 언제 알았어?”“두 번째로 나를 팔아넘기려 했을 때.”하시윤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때 막 산후조리 끝났을 때였거든.”생각하면 웃음만 나왔다.원래도 몸이 약했는데 정우를 낳고 우울증까지 겹쳐 산후조리가 끝났는데도 몸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그런데도 하병우는 또다시 기회를 엿보며 전과 같은 짓을 반복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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