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MELDEN서지혁이 집에 없었던 터라 연재윤도 오래 머무르지는 않았다. 떠나기 전 그는 서정우에게 말했다.“개구리는 일단 보류하자. 나중에 시간 나면 진짜 개구리부터 보여줄게. 그다음에 갖고 싶은지 다시 생각해.”하지만 굳이 연재윤의 시간이 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그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이 잔뜩 흐려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그 모습을 본 하시윤은 서정우를 데리고 가 옷을 갈아입힌 뒤 우산 하나를 쥐여 주었다.“가자. 오늘 진짜 세상 구경시켜 줄게.”단지 안에는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었다.하시윤은 서정우를 데리고 그곳으로 갔다.“조금만 기다려 봐.”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그녀는 저만치 앞을 가리켰다.“저기 봐. 네가 그렇게 귀엽다고 했던 개구리야. 몇 마리 잡아갈래?”빗물을 머금은 잔디 사이로 개구리들이 하나둘 폴짝폴짝 뛰어나오기 시작했다. 주먹만 한 크기에 가까이서 보면 울퉁불퉁한 피부며 온몸의 생김새가 그대로 드러났다.서정우는 깜짝 놀라 거의 펄쩍 뛰다시피 했다.“이게 뭐예요?”“네가 갖고 싶다던 개구리가 이렇게 생겼어. 좋아?”서정우는 하시윤의 다리를 꼭 붙잡았다.“이런 거 아니에요. 왜 이렇게 무섭게 생겼어요?”하시윤은 웃음이 났다.“원래 그래. 개구리는 다 이렇게 생겼어.”그때 작은 개구리 한 마리가 서정우의 발밑으로 폴짝 뛰어왔다. 서정우는 깜짝 놀라 발을 동동 구르며 울먹였다.“이런 건 싫어요. 난 책에 있는 개구리가 좋단 말이에요.”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거북이는 책에 있는 거랑 똑같이 생겼는데 왜 개구리만 달라?”그 말에 하시윤도 순간 말문이 막혔다.생각해 보니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림책 속 거북이는 실제 모습과 꽤 비슷하게 그려 놓으면서 개구리만큼은 왜 그렇게 귀엽게 미화해 놓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서정우는 속이 상한 듯 하시윤의 다리를 꼭 붙든 채 훌쩍거렸고, 급기야 눈물까지 글썽였다.그럴수록 하시윤은 웃음을 참기가 더 힘들었다.그때 막 집에 돌아온 서지혁의
그날 밤, 연재윤에게서 전화가 왔다.서지혁은 서시은을 위해 분유를 타고 있었고 휴대폰은 침대 옆에 놓여 있었다. 침대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던 하시윤이 화면을 보고 말했다.“재윤 씨 전화야.”서지혁은 못 들은 사람처럼 분유를 다 타서 아이를 안고 먹였다. 하시윤이 휴대폰을 집으려 하자 그가 말했다.“받지 마.”하시윤은 멈칫했다. 서지혁은 아직 화가 난 것이 분명했다.서지혁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그때 원정희와 원보라가 없었다면 한효진이 그만큼 억울할 일도, 서경민이 비뚤어질 일도 없었을 것이다. 서씨 가문의 삶도 산산조각 나지 않았을 것이다.연재윤에게까지 분노를 돌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판에 연재윤은 오늘 원보라를 추모 공원에까지 데려왔다. 그리고 원보라는 스스로 무고하다고까지 말했다.그러니 서지혁이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겠는가.하시윤은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한 뒤, 서지혁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은 그의 등을 뒤에서 안았다.“아직 화났어?”“아니. 화날 게 뭐 있어.”하시윤은 턱을 그의 등에 기대고 말했다.“이미 데리고 간 일은 바꿀 수 없으니까 이제 마음을 좀 달래 보자. 그날 그렇게 위험했을 때 재윤 씨가 나를 구했잖아. 목숨을 구해 준 은혜면 오늘 잠깐 어리석게 군 실수 정도는 덮을 수 있지 않을까?”“그 사람 편드는 거야?”“아니. 지혁 씨 때문에 그러는 거야. 지혁 씨가 마음에 담아 두고 불편할까 봐.”서지혁이 말했다.“불편하지 않아.”서시은이 분유를 다 먹자 그는 아이를 안아 트림을 시키며 덧붙였다.“처음부터 연재윤과는 서로 필요한 걸 얻는 관계라고 선을 그었어. 각자 목적을 이루고 더는 왕래할 필요 없다고. 난 연재윤이 불편해. 걔도 내가 불편할 거고.”하시윤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그래?”“그런데 재윤 씨는 안 그래 보이던데. 처음부터 나한테 형수님이라고 부르면서 살갑게 굴었잖아. 겉으로는 장난처럼 굴어도 사랑을 많이 못 받고 자란 사람 같아
서경민의 유골은 이틀 뒤 추모 공원에 안장됐다.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서지혁은 하시윤과 서인준만 데리고 갔다. 장례 절차를 봐주는 사람을 따로 부르지도 않았고 과정도 간단했다. 하병우를 안장할 때와 비슷했다.그리고 유골함을 안치하고 입구를 막아 봉안 절차를 마쳤다.번잡한 조문도 없었고 체면을 차리는 의식도 없었다. 살아 있을 때 서경민이 붙들고 놓지 못했던 것들에 비하면 마지막은 허무할 만큼 조용했다.바로 옆에는 한효진의 묘가 있었다. 모자가 나란히 누운 셈이었다.하시윤은 한효진의 묘 앞에 꽃과 과일을 놓고 묘비 사진을 바라봤다. 젊은 시절의 한효진은 참 고왔다. 그 시대 여자 특유의 온화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있었다.물건을 다 놓고 돌아서던 하시윤은 멈칫했다. 연재윤이 원보라를 부축하고 오고 있었는데 옆에는 간병인조차 없었다.하시윤은 원보라를 본 적이 없었지만 바로 그녀라는 것을 짐작했다. 마르고 여윈 몸에 머리가 희끗했는데 실제 나이보다 훨씬 늙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연재윤과 함께 서 있으니 모자라기보다 할머니와 손주처럼 보이기까지 했다.서인준의 얼굴이 금세 굳었다.“저 사람은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 거야?”그가 막아서려 하자 서지혁이 불렀다.“인준아.”서지혁이 고개를 젓자 서인준은 이를 악물고 돌아섰다.연재윤은 원보라를 데리고 서경민의 묘 앞에 섰다. 묘비에는 서경민의 젊은 시절 사진이 붙어 있었는데 눈빛은 곧고 힘 있었다.연재윤은 서지혁에게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엄마가 와 보고 싶다고 해서. 다들 세상 떠났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어.”서인준이 입을 열려는 순간 서지혁이 먼저 말했다.“괜찮아.”원보라는 사진을 한참 바라보다 담담히 말했다.“마지막에는 당신이 먼저 갈 줄은 몰랐네. 왜 그랬어. 서무열도 죽었는데 그냥 당신 삶이나 살면 안 됐어?”서인준은 차마 더 들을 수 없어 멀리 물러섰고 하시윤도 옆으로 비켜섰다.연재윤은 복잡한 표정으로 서경민의 묘비를 묵묵히 동안 바라봤다.원보라는 서지혁을 향해 말했다.“
“협력을 그만둔다고요?”하시윤도 뜻밖이라는 얼굴이었다.최예원이 물었다.“시윤 씨도 몰랐어?”하시윤이 되물었다.“인준 씨한테 이유는 안 물어봤어요?”최예원이 대답했다.“그냥 하기 싫대. 다른 말은 없었고.”두 집안은 오래전부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이어 왔다. 어느 한쪽만 손해를 보는 거래도 아니었고 사업적으로도 꽤 안정적이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끊어 낼 만한 관계는 아니었다.그래서 최예원이 떠올린 이유는 그 하나뿐이었다.하시윤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럼 그냥 하고 싶지 않은 거겠죠. 예전에는 예원 씨와 일을 맞추던 사람이 지혁 씨였지만 지금은 인준 씨가 맡았잖아요. 인준 씨에게도 자기 기준이 있을 테고요.”최예원은 잠깐 망설이다가 다시 물었다.“시윤 씨 뜻은 아니야?”하시윤은 그 말에 웃음이 났다.“왜 지혁 씨가 시킨 일일 가능성은 생각 안 해요?”“그럴 수도 있지.”최예원이 말했다.“지혁 씨가 나를 오해했잖아. 꽤 화가 났으니까 홧김에 동생한테 우리 쪽과 협력하지 말라고 했을 수도 있고.”하시윤은 차분히 대답했다.“예원 씨도 오해한 거예요. 지혁 씨가 이미 승우 씨와 협력하겠다고 했잖아요. 그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굳이 돌아서 인준 씨한테 협력을 끊으라고 할 리가 없죠. 앞뒤가 안 맞잖아요.”그 말을 듣고서야 최예원도 납득한 듯했다. 감정이 앞서 서지혁을 의심했지만 하시윤의 말처럼 따져 보면 서지혁이 서인준을 움직일 이유가 없었다.잠시 조용해진 뒤 최예원이 한숨을 쉬었다.“맞네.”하시윤은 이쯤이면 오해가 풀렸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끊으려 했다. 그런데 최예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날 나랑 만났던 일 말이야. 지혁 씨가 돌아가서 시윤 씨한테 말했지?”하시윤의 손이 멈췄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네.”하시윤은 거실 쪽으로 몸을 돌렸다. 서시은은 이미 울음을 그치고 서지혁 품에서 고개를 젖힌 채 웃고 있었다. 서지혁이 무슨 말을 해 줬는지 아이가 까르르 맑은 소리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문화거리를 걷는 느낌도 지난번 비 오는 날과는 사뭇 달랐다.하시윤은 서지혁의 손을 잡고 물레방아 모양으로 만들어진 분수 앞에 멈춰 섰다.“지혁 씨, 저거 봐. 진짜 예쁘다.”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물레방아 분수는 주변 풍경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흔하지 않은 디자인 덕분에 더욱 눈길을 끌었다.서지혁은 그녀의 손을 잡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저것도 내가 최종 검토한 거야.”하시윤은 깜짝 놀란 채 그를 돌아봤다.“설계에도 참여했어?”“처음 도면에는 저 분수가 없었어.”문화거리 설계안은 초안부터 최종안까지 열 번이 넘게 수정됐다. 원래는 강물에 연꽃을 가득 심을 계획이었지만 꽃이 지는 시기가 있고 관리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와 결국 분수로 변경됐다. 그리고 여러 디자인 가운데 지금의 물레방아 형태를 선택한 사람이 바로 서지혁이었다.하시윤은 돌아서서 서지혁을 꼭 안았다.“난 여기가 제일 좋아.”그리고 웃으며 덧붙였다.“애들 조금만 더 크면 그때는 다 같이 오자.”날씨가 좋아서인지 거리에는 사람도 많았고 길가 상점들도 전부 문을 열어두고 있었다.하시윤은 잠시 구경하다가 간식을 사러 작은 가게로 들어갔다. 마침 손님들이 빠져나간 뒤라 한산했는데 계산을 마친 뒤 가게 주인이 하시윤을 유심히 보더니 말을 걸었다.“전에 한 번 오셨죠?”“네?”“비 오던 날이요.”“아, 맞아요. 그때 왔었어요.”주인은 금세 기억이 났다는 듯 웃었다.“그래서 낯이 익었구나. 비 오던 날 손님이 거의 없었거든요. 하루 종일 딱 한 팀 있었는데 그게 두 분이었어요.”그러더니 자연스럽게 물었다.“같이 오셨던 두 분 친구는 오늘 안 왔어요?”말을 하던 주인은 서지혁을 힐끗 보더니 기억을 헷갈린 채 말했다.“이번에는 두 분이 데이트하러 오셨네요.”하시윤은 순간 멈칫했다. 주인이 지난번 최승우와 서지혁을 착각했다는 걸 곧 알아차렸지만 굳이 설명하지는 않았다.“오늘은 친구들이 시간이 없어서요.”그렇게 간식을 들고 가게를
조경순은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하병우가 그 젊은 여자에게 얼마나 돈을 많이 썼는지를. 차도 사주고 집도 사주고 돈도 아낌없이 쥐여줬다.나이 든 남자가 젊은 여자와 어울려 보이겠다고 옷차림까지 바꾸고 더 어려 보이려고 아등바등 애를 썼다. 심지어 회사 일도 제쳐둔 채 그 여자가 여행 가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따라나섰다.조경순은 도무지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내연녀 신세로 아이까지 낳아 기르며 사람들 수군거림을 견뎌야 했다. 그러다 어렵게 하씨 가문에 들어온 뒤에는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살았지만 제대로 여행 한 번 다녀오거나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여유를 누려본 적이 없었다.다른 여자가 더 좋아질 수는 있었지만 하병우는 너무 매정하게 굴었다.그렇게 마음속에 불만과 원망이 쌓여 가던 시기에 외모도 괜찮고 성격도 좋고, 무엇보다 자신을 세심하게 챙겨주는 젊은 남자가 나타났다.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하병우는 젊은 여자에게 빠지면서 왜 자신은 젊은 남자를 만나면 안 된단 말인가.다만 조경순은 몰랐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이렇게 큰 대가로 돌아올 줄은.조경순의 말을 끝까지 들은 하시윤은 담담하게 말했다.“전 비웃으려고 물어본 게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 여쭤본 거예요.”조경순은 시선을 내린 채 솔직하게 답했다.“치료는 받고 있어. 그런데 의사가 이 병은 워낙 오래가는 병이라 효과가 금방 나타나진 않는다고 하더라.”그녀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예전에는 주사를 맞았고 지금은 약을 먹고 있어. 너무 힘들어. 정말 너무 힘들어.”몇 초간 침묵이 흐른 뒤 조경순은 다시 하병우의 이야기를 꺼냈다.“네 아버지가 수술받고 나서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졌다고 했잖아. 병원에서도 연락이 와서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겼다고 했는데 그때는 이해가 안 됐어. 목숨은 건졌고 몸이 좀 상하긴 했어도 그렇게까지 무너질 일인가 싶었거든.”하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도 비슷한 상태가 되어가고 있었으니까.매일 수북이 쌓인 약을 볼 때
전화기 너머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하시윤은 그냥 혼잣말처럼 말했다.“곧 집에 도착할 거야. 조르지 마.”상대방은 여전히 말이 없었지만 하시윤은 웃으며 말했다.“응, 알겠어. 곧 도착할 거야. 회사 동료를 집에 데려다주는 길이야. 목적지 거의 도착했어.”서지혁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남자 동료야?”하시윤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서지혁이 말했다.“알겠어.”몇 초간 멈춘 후, 서지혁이 다시 말했다.“중요한 일은 아니고 그냥 할 말이 있어서 연락했어. 내일 출근하기 전에 정우에게 인사하는 거 잊지 마. 회사 일이 너무
서인준이 놀란 눈으로 하시윤을 쳐다봤다.“저한테 이러기예요? 순한 토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매운 고추였네요?”그러더니 껄껄 웃으며 말을 이었다.“마침 우리 형도 매운 걸 좋아하거든요. 형 입맛에 딱 맞겠어요.”두 사람이 계속 무표정하게 쳐다보는 걸 보고는 피식 웃었다가 하시윤에게 말했다.“형수님도 참. 어쩜 농담 하나 못 받아요? 재미없게.”그때 가정부가 노크하고 들어오더니 심연정이 왔다고 전했다.그 말에 서인준은 즉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또 왔어? 왜 만날 우리 집만 들락거리는 거야? 자기 집이 없대? 그
식탁 분위기가 어색할 정도로 조용했다.평소 쉬지 않고 떠들던 서인준마저 갑자기 점잖은 척하며 말없이 밥만 먹었다.심연정은 하시윤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중간에 그녀를 몇 번 힐끗 보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퇴근해서야 알았어요. 오늘 오후에 우리 부모님이 오셨는데 시윤 씨랑 약간 충돌이 있었다면서요?”하시윤이 고개를 들고 덤덤하게 말했다.“충돌요? 그랬나요?”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듯 잠시 멈칫하더니 한효진의 눈치를 살폈다.한효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하시윤을 쳐다봤다. 하시윤은 그녀에게
심연정은 식사 후반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한효진이 젓가락을 내려놓자 밥을 채 먹지 못했는데도 따라서 젓가락을 놓았다.밖에서 대기하던 유민숙이 재빨리 다가와 한효진을 부축했고 심연정도 자리에서 일어나 따라갔다.하시윤은 생선 한 조각을 다 먹지 못하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막 일어나려는데 가정부가 약그릇을 들고 왔다.“시윤 씨, 저녁 약이에요.”하루 세 번, 이러다 정말 사람 잡겠다.그녀가 약을 먹는 걸 몰랐던 서인준이 가까이 다가와 그릇을 들여다보았다.“이게 뭐예요? 한약이에요?”하시윤은 약그릇을 받아 숨을 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