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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신뢰가 사라지다

저녁 9시가 넘어서야 성연은 쇼핑을 하고 돌아왔다.

조금 전 레스토랑에서 나온 후, 연정은 너무 배가 불러서 소화를 시키고 싶어했다.

음식을 좀 많이 시켰기에 둘이서 다 먹지 못한 음식은 포장을 해달라고 직원에게 부탁했다. 음식을 낭비할 수 없는 데다 포장해 가서 연정의 부모님도 맛보시도록.

이건 별거 아니다. 성연은 조금도 창피하지 않았다.

반대로 음식을 낭비하는 게 더 창피한 일일 것이다.

성연은 쇼핑 가방 두 개를 들고 있다. 조금 전 본 옷들이다.

괜찮아 보여서 샀다.

성연이 집에 도착했을 때 무진이 마침 거실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무진이 고개를 들어 성연을 보았다.

“어디 갔었어?”

성연이 사실대로 말했다.

“오늘 연정이와 영화를 보고 밥 먹고 잠시 쇼핑했어요.”

그리고 사실 동년배 친구와 쇼핑을 하다 보니 또 공통된 화제가 있었다.

주연정은 무척 명랑한 아이이기에 같이 다니면 무척 편하게 느껴졌다.

무진은 성연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마음이 석연치 않고 오히려 불편했다.

마음이 무척 갑갑하고 몹시 불편했다.

사실 무진은 손건호를 시켜 성연을 미행하게 했다.

성연이 어디 가는지 볼 생각으로.

성연이 그 비밀에 싸인 남자를 만나지는 않는지.

심지어 손건호는 팬사인회 티켓을 얻으려 했지만 매진되는 바람에 구하지 못했다.

괜히 시끄럽게 굴어 놀라게 할 필요가 없었기에 강제적인 수단은 쓰지 않았다.

그냥 손건호에게 밖에서 기다리게 했다.

지금 성연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무진은 왜 그런지 계속 가슴이 답답했다.

무진은 얼굴에 다른 기색을 드러내지 않은 채 생각에 잠긴 듯 물었다.

“소지한의 영화 아니야?”

무진이 보기에 뭔가 알 듯하지만 여전히 확실하지는 않았다.

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지한이 직접 보낸 영화표였다.

소지한은 아마도 무진과 자신이 함께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해 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누가 알겠나? 무진이 시간이 없다는 걸.

그러나 주연정과 같이 노는 것도 아주 즐거웠다. 그래서 성연은 별로 아쉽지 않았다.

무진이 계속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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