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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3화 제 아이들이에요

Author: 노끼
“사무야, 엄마가 안아줄까?”

사무는 엄마를 한 번 보더니, 잠시 곰곰히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비로소 말을 꺼냈다.

“엄마, 피곤하지 않아요?”

그 소리를 듣자, 성연의 가슴이 뭉클했다.

‘이 녀석은 정말 철이 들었어.’

“사무야, 엄마는 피곤하지 않아.”

말하면서 성연은 아이들을 품에 안았다.

전에 외국에 있을 때는, 외출할 때마다 양 팔에 아이 하나씩 안고 다니는 경우가 흔했다.

‘그동안 정말 바빠서 아이들한테 좀 소홀했어.’

여전히 한숨을 내쉬는 성연의 눈가에 언뜻 슬픈 기색이 비쳤다.

“이 빨간 케이크가 맛있어 보여. 그리고 이 도넛도 너무 향이 좋아! 엄마.”

아이에게 있어서 가장 즐거운 건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마음껏 노는 것이다.

성연이 먹거리를 한 무더기 시켜서 탁자 위에 놓자, 사진의 얼굴에서는 이미 웃음이 함박 꽃을 피우고 있었다.

얼굴 가득한 환한 미소를 감출 생각도 전혀 하지 않았다.

“빨리 먹자. 그런데 아이스크림 볼은 이번 달에 한 번만 먹는 거 알지?”

사진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왜 한 번밖에 못 먹어? 사진이는 한 번에 조금만 먹는데.”

“조금만 먹는다고?”

성연은 사진의 눈앞에 가득 담긴 아이스크림 볼을 바라보았다. 위에는 볼이 3개, 아래에는 초콜릿과 생크림이 들어 있었다.

원래는 그저 볼 3개짜리 아이스크림이었지만, 사진의 귀여운 공세에 직원 언니가 그 안에 훨씬 많은 재료들을 더 넣었다.

아래에서 디저트를 먹은 뒤, 세 사람은 위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

이때 다른 한쪽에서 익숙한 사람이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오늘 할머니가 잠든 사이에 강운경은 엄마의 말에 따라 옷을 사러 나왔다.

며칠 뒤 몸이 좋아지면, 밖에 나와서 햇볕을 쬐고 싶은데.

이전의 옷은 다소 유행에 좀 뒤떨어진 느낌이라는 엄마의 말에 따라서.

엄마의 부탁에 강운경은 좀 우습게 느껴졌다.

‘엄마가 정신을 차리자마자 이미 옷차림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네.’

‘엄마는 곤란한 옷차림인 적이 평생 한 번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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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야, 엄마가 안아줄까?”사무는 엄마를 한 번 보더니, 잠시 곰곰히 생각하는 눈치였다.그리고 잠시 후 비로소 말을 꺼냈다.“엄마, 피곤하지 않아요?”그 소리를 듣자, 성연의 가슴이 뭉클했다. ‘이 녀석은 정말 철이 들었어.’“사무야, 엄마는 피곤하지 않아.”말하면서 성연은 아이들을 품에 안았다.전에 외국에 있을 때는, 외출할 때마다 양 팔에 아이 하나씩 안고 다니는 경우가 흔했다.‘그동안 정말 바빠서 아이들한테 좀 소홀했어.’여전히 한숨을 내쉬는 성연의 눈가에 언뜻 슬픈 기색이 비쳤다.“이 빨간 케이크가 맛있어 보여. 그리고 이 도넛도 너무 향이 좋아! 엄마.”아이에게 있어서 가장 즐거운 건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마음껏 노는 것이다.성연이 먹거리를 한 무더기 시켜서 탁자 위에 놓자, 사진의 얼굴에서는 이미 웃음이 함박 꽃을 피우고 있었다.얼굴 가득한 환한 미소를 감출 생각도 전혀 하지 않았다.“빨리 먹자. 그런데 아이스크림 볼은 이번 달에 한 번만 먹는 거 알지?”사진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투덜거렸다.“왜 한 번밖에 못 먹어? 사진이는 한 번에 조금만 먹는데.”“조금만 먹는다고?”성연은 사진의 눈앞에 가득 담긴 아이스크림 볼을 바라보았다. 위에는 볼이 3개, 아래에는 초콜릿과 생크림이 들어 있었다.원래는 그저 볼 3개짜리 아이스크림이었지만, 사진의 귀여운 공세에 직원 언니가 그 안에 훨씬 많은 재료들을 더 넣었다.아래에서 디저트를 먹은 뒤, 세 사람은 위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이때 다른 한쪽에서 익숙한 사람이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오늘 할머니가 잠든 사이에 강운경은 엄마의 말에 따라 옷을 사러 나왔다. 며칠 뒤 몸이 좋아지면, 밖에 나와서 햇볕을 쬐고 싶은데. 이전의 옷은 다소 유행에 좀 뒤떨어진 느낌이라는 엄마의 말에 따라서.엄마의 부탁에 강운경은 좀 우습게 느껴졌다.‘엄마가 정신을 차리자마자 이미 옷차림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네.’‘엄마는 곤란한 옷차림인 적이 평생 한 번도 없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42화 1분 동안 단교할 거야

    “사진아, 너 또 먹을 거야. 너 배 좀 봐, 이미 볼록하잖아.”‘어, 사무가 사진이한테 맞고 싶은 건 아니겠지?’성연이 돌아봤지만 사무는 담담하게 보고 있을 뿐 표정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오히려 오빠의 말에 사진은 지금 벌써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두 손으로 눈가의 눈물을 쓱쓱 닦으면서 억울한듯이 말했다.“오빠, 오빠가 사진이를 싫다고 했어.”오빠를 가리키면서 사진이 울먹이며 말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티없이 맑고 깨끗해 보였다.사무의 표정에는 여전히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냉정하게 여동생의 볼록한 아랫배를 보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나는 단지 사실을 말할 뿐이야. 싫어하는게 아니야.”“엄마! 오빠 좀 봐, 나 지금부터 오빠랑 1분 동안 절교할 거야!”말을 마친 사진은 오빠를 보지 않으려는 듯이 몸을 돌렸다.성연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두 익살꾼 녀석들, 하나는 정적이고 다른 하나는 동적인데 오히려 재미있네.’‘그러나 대부분은 사무가 말 한 마디로 사진이 말문이 막히게 만들지.’‘지금은 화가 났지만, 잠시 후면 다시 즐거운 모습을 되찾을 거야.’‘사진이 절교한다고 했지만 고작 1분에 불과하잖아.’‘잠깐 뒤면 또 친해질 수밖에 없어.’‘그건 피가 물보다 진하기 때문이겠지.’성연은 여전히 츤데레 표정을 짓고 있는 어린 공주를 힐끗 보면서 놀리는 투로 말했다.“방금 누가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화가 나서 먹고 싶지 않겠지?”“사무야, 그럼 우리는 그냥 위층으로 가자. 이런 단 음식은 먹지 말고.”갑자기 엄마가 부르자, 고개를 든 사무가 엄마와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그럼 우리 갈까?”엄마와 오빠의 대화를 듣자 사진은 얼른 눈물을 그쳤다. 위층으로 올라가려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자 황급하게 쫓아갔다.“안 돼! 엄마하고 오빠하고 사진이를 괴롭힐 거야? 엉엉, 사진이는 왜 이렇게 힘들어.”말을 하면서 사진의 눈물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41화 오랫동안 먹지 못했어

    늘 담담했던 사무도 지금은 호기심이 가득한 모습이었다.“오빠, 저기 저 다리 좀 봐, 나비 같지 않아?”“와, 저거 뭐야, 정말 예뻐.”“햄버거를 너무 오랫동안 먹지 못했어. 무슨 맛인지도 모를 거야.”“...”사진은 흥분한 표정으로 수시로 감탄하면서도 또 기어이 오빠와 상호 작용을 해야 했다.여동생의 말을 아랑곳하지 않던 사무는, 사진이 한참 말을 하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한 마디 대답했다. 그리고 몇 마디 평가한 뒤에야 비로소 사진은 별 말이 없었다.한 아이는 활발하고 움직이는 걸 좋아했고, 한 아이는 침착하고 태연해서 작은 어른 같은 모습을 보면서, 성연도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다 함께 자란 애들인데, 성격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지?’잠시 후, 차는 운성시 도심 번화가의 백화점에 주차했다.도심에 위치한 이곳에는 주변에 국제적인 브랜드들이 가득 차 있다. 1층의 보행자 통로에는 사방에 젊고 아름다운 청년 고객들이 가득했다.또 귀부인처럼 차려 입은 젊은 부인들도 적지 않았다. 좌우에 여러 명의 보모들이 쇼핑백을 들고 가는 장면도 많이 볼 수 있었다.성연은 두 아이를 데리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결국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역시 노는 것이다. 아이들은 오는 도중에 오늘 하루를 어떻게 놀아야 할지 계획도 세워 두었다.‘때로는 정말 사진이한테 탄복할 수밖에 없어. 공부할 때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지만 놀 때는 머리가 정말 빨리 돌아가지.’백화점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은 이미 흥분해서 어쩔 줄 몰랐다.사진은 한 손으로 성연의 손을 잡은 채 줄곧 앞으로 달려갔다.성연은 그저 딸아이에게 끌려서 앞으로 간다고 느낄 뿐이다.“아가야, 왜 엄마를 끌고 가는 거야?”“저쪽에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맛있어 보여.”사진이 자신을 끌고 달리는 방향을 따라서 보자, 한눈에도 그곳에 아이스크림 모양의 광고판이 가게 입구에 놓여 있는 걸 볼 수 있었다....‘지금의 상인들은 정말 너무 대단해. 제품을 이렇게 눈에 띄게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40화 어쩜 이렇게 귀엽니?

    10여 분이 지난 뒤 예민주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식탁으로 향했다.비주얼은 괜찮지만 아무도 먹지 않는 식탁 위의 요리를 보니 그저 아이러니할 뿐이다.예민주의 입꼬리가 가볍게 올라가더니 바로 위층을 향해 걸어갔다.이 테이블의 요리는 예민주가 만들었지만, 이 난장판을 누가 치우는지, 그리고 이미 엉망인 주방도 예민주와는 관계가 없다.‘어차피 내 임무는 그저 요리를 할 뿐이야. 뒤처리는 다른 사람이 할 거야!’방으로 돌아온 예민주는 침대에 큰 대자로 드러누웠다.조용히 천장을 쳐다보자, 머릿속에서는 최근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최근에 할머니의 건강 상태를 물어보진 않았지만, 매일 눈 밑에 다크서클이 내린 채 피곤한 무진 씨 모습을 보면 할머니 건강은 여전히 그대로인 모양이야.’이튿날 아침, 산기슭의 별장에는 일찍부터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렸다.“엄마가 드디어 우리와 함께 주말을 보낼 수 있게 되었네. 오빠, 너무 오래 되어서 나는 아이스크림이 무슨 맛인지 잊어버린 것 같아.”성연은 트집을 잡는 치기어린 꼬마요정의 모습을 보자 정말 기가 막혔다.어젯밤에 돌아와서 아이들 방에 간 성연은 아이들이 아직 자지 않은 모습을 보자,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지 않았다는 걸 떠올렸다.게다가 또 주말이니 아이들과 함께 놀겠다고 말한 것이다.그런데 오늘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짐을 싸야 할 줄은 몰랐다.지금 헉헉거리면서 바삐 움직이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성연은 미소를 지었다.딸아이 앞에 간 성연이 한 손으로 가방을 들면서 말했다.“우리 사진이, 왜 이렇게 큰 가방을 가져가는 거야?”“이거요?” 딸아이가 자신의 손에 든 빨간 책가방을 가리켰다.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우리는 백화점에 가는 거지, 소풍을 가는 게 아니야. 이건 가지고 갈 필요 없어.”“아니야, 엄마, 쇼핑을 하니까 이 책가방을 가져 가는 거야. 이 안에 물건을 담을 거야.”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마친 사진이 그럴듯하게 자신의 책가방을 두드렸다.“너 어쩜 이렇게 귀엽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39화 온통 싸늘한 기운만 가득한 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그리고 이미 보름이 지났지만, 강운경은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처음 며칠 동안 예민주는 그래도 집에 돌아온 무진이 청혼하기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렸다.하지만 무진이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더 늦어지는 것 말고는, 시간이 한참이 지나도 무진과 진도가 더 나아갈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이런 상황이 되자, 예민주도 어쩔 수 없이 먼저 손을 쓸 수밖에 없었다.“나중에 내가 늦게 돌아오면 기다리지 말고 그냥 자.”식탁에 가득 찬 저녁식사를 보면서, 가볍게 한숨을 쉰 무진이 두 손으로 예민주의 팔을 어루만졌다.고개를 살짝 들고 예민주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억울함이 묻어 나는 콧소리를 내면서.“하지만 나는 이미 오랫동안 오빠하고 함께 밥을 먹지 못한 걸요.”무진이 나지막히 속삭였다.“어쩔 수 없잖아. 그동안 너무 바빴어. 이것만 지나면 너하고 좀 더 함께 할 수 있어.”“정말요?”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왜 너를 속이겠어?”‘그래, 무진 오빠는 항상 말한 대로 하지만, 때때로 말해 놓고도 아무 대답도 없기도 해.’‘결혼하기로 해 놓고도, 지난번 소동 이후로는 꿩 구워 먹은 소식이 됐어.’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을 예민주가 어떻게 솔직하게 무진에게 말할 수 있을까?’잠시 후, 예민주가 턱을 살짝 들고 무진을 바라보았다.“내가 만든 저녁도 한번 먹어볼래요?”무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지금은 서류를 처리해야 하니까 나중에 먹자.”말을 마치자 무진은 예민주의 팔을 풀고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갑자기 예민주 혼자 그 자리에 남게 되자, 두 주먹을 쥐고서 분노하는 모습으로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나를 보는 것도 귀찮아서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어.’‘항상 그랬어! 항상 말이야!’여자들은 오래된 일을 들춰내는 걸 좋아하는 생물이다. 화가 날 때마다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일들을 모두 들춰내서 다시 한 번 회상한다.5년 동안 매번 예민주는 무진의 취향에 영합하려고 많은 힘을 쏟으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38화 나는 이해할 수 있어요

    무진의 이 말에 손건호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대박! 역시 불과 25살에 이미 운성의 재계 순위 1위에 오른 인물다워!’‘역시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가 없어.’“그럼 저는 먼저 일보겠습니다.”무안해진 손건호는 황급히 한마디를 남긴 뒤 신속하게 대표실을 떠났다.이어진 며칠 동안 무진은 여전히 관례대로 퇴근 후 본가에 가서 안금여를 방문했다.보름 동안의 정성 어린 보살핌을 받으면서, 안금여의 건강은 이미 뚜렷하게 호전되었다. 아직 사지가 약간 불편한 데다가 매일 깨어 있는 시간도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깨어난 뒤에는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었다.오늘 본가에 갔다가 해변의 별장으로 돌아온 무진은, 방문을 열자마자 음식 냄새를 맡았다.무진이 안으로 들어오자 예민주가 경쾌한 발걸음으로 다가왔다.“무진 오빠, 돌아왔네요.”무진의 앞에 다가선 예민주는 쓰러지듯이 무진의 품에 안겼다.흰색 보트넥 실크원피스는 가늘고 긴 예민주의 네크 라인을 완벽하게 드러내고 있었다.무진의 품에 안긴 채 살짝만 움직여도 몸의 굴곡이 보일 듯 말 듯 잘 드러났다.“무진 오빠, 오늘 특별히 오빠가 좋아하는 등심 스테이크하고 가정식 요리를 만들었어요. 좀 먹을래요?”무진은 자신의 품에 안긴 예민주가 은근히 유혹하고 있다는 걸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면서 예민주를 살짝 앞으로 밀어냈다.“나는 이미 저녁을 먹었어.”그 말을 듣자 예민주의 눈길에는 실망이 역력했다.“이렇게 늦었는데 줄곧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고개를 끄덕인 예민주가 억울한 듯한 표정으로 무진을 바라보았다. 애정이 가득한 눈길로 예민주가 조용히 쳐다보자, 무덤덤한 무진도 그만 정감을 느꼈다.“그래요, 점심때부터 준비를 했어요. 단지 오랫동안 음식을 하지 않은 터라, 오후내내 해서 겨우 준비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오빠가 뜻밖에도 이미 식사를 한 줄은 몰랐어요.”하지만... 예민주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대상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무진이다. 무진은 줄곧 침착하게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37화 저 끄나풀을 제거하는 게 맞아

    엘리베이터 안. 무진이 손건호가 손에 든 서류를 힐끗 보고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올 때 서류를 가지고 왔어?”무진의 시선이 서류를 향하자, 손건호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송 회장님의 비서가 쓸데없이 사람들이 끼어드는 걸 막기 위해서,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그 말을 듣자 무진은 자기도 모르게 서류에 시선을 더 두게 되었다. 결국 서류가 아주 자연스럽게 눈에 잘 띈다고 생각하면서.무진의 머릿속도 어느새 성연의 모습으로 채워졌다.방금 성연이 자신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록 연인의 관계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지만, 항상 무진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성연에 대한 느낌도 많이 달라졌다.성진그룹을 떠난 두 사람은 바로 WS그룹으로 돌아갔다.오늘 아침에 원래는 해변의 별장에서 곧바로 회사로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성진그룹을 지날 때 왠지 모르게 손건호에게 멈추라고 했다.그리고 나서 이제 회사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WS그룹 맨 윗층 회장실 바깥.무진이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오자, 비서실 한 구석에서 누군가 몰래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를 보냈다.[대표님이 회사로 오셨는데, 손건호 비서가 손에 서류를 들고 있습니다.]반대쪽. 아침 스킨케어를 하고 있던 예민주는 테이블 위의 핸드폰 벨소리를 듣자 유유히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를 보았다.‘아침에 바로 성진그룹으로 갔다가, 이제야 회사로 돌아왔어?’‘두 사람이 지금 무슨 사인데?’‘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벌써 보고 싶어서 오금이 쑤신 거야?’마음속으로 이 일에 몰두하던 예민주는, 몇 번이나 스킨 케어 순서가 틀리곤 했다.방금까지도 온갖 생각이 들었지만, 서류를 들고 있다는 대목을 보자 그래도 마음을 좀 놓을 수 있었다.‘내 생각처럼 상황이 나쁜 건 아닌 모양이네. 그저 일 때문에 두 사람이 만난 모양이야.’잠시 눈을 굴리던 예민주가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보냈다.[그쪽에서 잘 지켜봐. 무슨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내게 보고하고.][알겠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36화 그 여자는 쉽지 않아

    “강 대표님, 제가 오늘 당신에게 말한 건 절대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면 안 됩니다.”성연은 진지하게 당부했다.그 동안의 경력을 통해서, 무진은 상대의 빈틈을 노리고 들어가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이 일을 알릴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그다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결국 여기는 보는 눈도 많아서 더욱 주의해야 했다.회장실 바깥의 비서실에는 무진을 따라온 손건호가 앉아 있었다.그 동안은 맞은편에 앉은 서한기도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요 몇 년 동안 어떻게 지냈어?”“여전히 같지. 너는?”피식 웃은 손건호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그저 그래. 오히려 네가 없으니까 마음이 편해.”“내가 중요하다는 말 같은데.” 서한기의 입가에 자조 섞인 감정이 스쳤다.상대가 믿지 못한다고 생각한 손건호는 곧바로 서한기의 앞에 섰다.“두 보스가 갈라서면서 진성 조직도 쪼개져야 했지.”“이전에는 무슨 일이든 우리가 함께 하지 않았어? 단지 눈빛만으로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았는데, 지금은...”손건호는 눈을 내리깐 채 한숨을 쉬었다. 실망한 기색이 가득한 눈빛으로.손건호가 탄식하자, 서한기도 자기도 모르게 이전의 기억을 떠올렸다.‘그때는 밤낮없이 일했고 심지어 잠을 자면서도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생각했지.’‘하지만 곁에 있던 형제 같은 동료와 모든 일에서 서로 통했지.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되는 느낌에 모두 열심히 일했던 거야.’‘다만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지.’두 손을 꼭 잡은 채, 닫힌 방문을 바라보던 서한기의 입가에 서서히 미소가 피어났다.“이터너티와 아수라문은 줄곧 한 가족이었어. 이전에는 그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야!”서한기의 이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자, 의아해진 손건호가 살짝 눈썹을 비틀었다.“무슨 말이야”몸을 돌린 서한기의 눈가에는 종잡을 수 없는 미소가 어려 있었다.“내 말을 믿어 봐. 이번에 보스가 돌아왔으니, 너희 보스와 다시 함께 하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35화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

    하지만 피하려고 했지만 아무 효과가 없는 듯했다.지금 자신의 눈빛이 얼마나 강렬한지, 무진이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이다.피해도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자, 성연은 아예 개의치 않기로 했다.“그래도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독을 치료하는 과정에는 좀 긴 시간이 필요해요.”“그럼 할머니의 병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천천히 치료하면 회복될 거예요. 다만 아직 그 독을 쓴 사람이 밝혀지지 않았으니, 할머니 상황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세요!”성연이 갑자기 날카로운 눈빛으로 무진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어느 누구에게도요?” 무진이 반문했다.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예민주를 막으려는 것이다.무진에게 알리지 않는 게 이전의 계획이었지만, 어젯밤에 갑자기 본가로 돌아올 줄 몰랐다.지금의 결정도 부득이하게 내린 것이다.무진의 깊은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성연이 이렇게 말을 하는 것에도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잠시 후 밝은 목소리로 무진이 물었다.“마침 제게 물어볼 일이 있다고 하셨지요?”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은 줄곧 우리가 만난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어요. 어디서 봤는지는 모르지만.”“우리가 정말로 아는 사이였나요?”무진도 볼 때마다 이상하다고 느끼면서, 이 일에 대해 줄곧 호기심을 품고 있었다.무진을 한참 동안 쳐다보던 성연이 한참 뒤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누군가가 독을 써서 당신의 기억도 부분적으로 잃어버리게 만들었다는 의심이 들어요.”약간 망설였지만 결국은 말하고 말았다.“무슨 소리예요? 그게 말이 돼요?” “부분적으로 기억을 잃게 만들다니, 무슨 헛소리예요?”그 말을 듣자 무진은 믿지 못하는 게 분명했다. 계속 부인하는 모습에서 이미 무진의 심리 변화를 볼 수 있었다.그렇다! 성연은 여태까지 이렇게 터무니없는 추측을 떠올린 적도 없었다.그러나 어젯밤 두통 때문에 괴로워하는 무진의 모습을 본 데다가, 할머니는 아직도 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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