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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인과응보

ผู้เขียน: 노끼
‘무슨 상황이지?’

성연이 정신을 바짝 차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제일 먼저 몸이 반응하며 얼른 룸 반대편으로 피한 성연은 어둠을 빌려 몸을 숨겼다.

성연은 룸에 바짝 몸을 붙여 귀를 갖다 대었다. 안쪽의 상황은 매우 혼란스러운지, ‘쿵, 쾅’대는 소리가 함께 울려 나왔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분명 싸우는 소리일 거야. 그렇지 않으면 저렇게 큰 소리를 내지 테니까.’

그녀는 사태를 관망하면서 섣불리 안으로 뛰어들지 않았다.

한참 지난 후, 인영 하나가 룸 안에서 뛰쳐나왔다.

눈을 가늘게 좁힌 성연이 집중해서 똑똑히 보니 뛰쳐나온 것은 혈귀였다.

혈귀의 상처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룸에서 복도까지 핏자국이 이어졌다. 룸에서 뛰쳐나온 그는 손을 가슴에 댄 채 비틀거리며 복도를 뛰어갔다.

복도를 빠져나온 그는 주위를 경계하며 둘러보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다친 몸을 이끌고 클럽의 뒷문으로 달아났다.

클럽의 뒤쪽은 빈민가로, 너무 지저분해서 보통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다.

오기 전, 이미 클럽과 주변의 지도를 살폈던 성연은 뛰어난 기억력 덕분에 한 번 본 것은 모두 기억해냈다.

혈귀와는 반대 방향으로 길을 돌아간 성연이 혈귀가 지나갈 길목에서 기다렸다.

클럽에서 점점 멀어지며 드디어 자신이 위기를 넘었다고 생각하는 혈귀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전, 바로 앞에 선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빛을 등지고 선 탓에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한 혈귀는 겨우 붉은 롱 스커트만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어둠 속에서도 아름다운 몸매와 곧게 뻗은 긴 다리가 어렴풋이 드러났다.

몸매에서 엄청난 미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혈귀에게는 미녀와 노닥거릴 마음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그는 여전히 알아차리지 못했다. 눈앞의 사람이 바로 조직 내에서 듣기만해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마녀라는 걸 말이다.

성연의 신분은 아주 특수했다. 그녀에 관한 자료는 모두 극비로 취급되었으며, 일반인은 볼 수 없었다.

혈귀조차도 성연과 통화만 한 적 있을 뿐이었다.

혈귀는 단순히 앞에 선 사람을 평범한 여자로 생각했다.

가슴에서 번지는 통증으로 가볍게 기침을 한 혈귀는 차가운 음성으로 눈앞의 인영을 향해 말했다.

“얼른 꺼져, 길 막지 말고!”

어깨 위에 늘어진 머리카락 한 가닥을 손가락에 감은 성연은 무심한 듯이 손을 놀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도망 다녔으니, 이제는 얌전히 잡혀 줘야지?”

익숙한 듯한 억양에 혈귀의 동공이 수축했다. 혈색이 모두 사라진 얼굴로 성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너, 넌…….”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혈귀는 뒷걸음질을 쳤다. 성연과의 거리가 좀 멀어진 것을 살핀 혈귀는 즉시 몸을 돌려 달아났다.

깊게 한숨을 내쉰 성연이 손가락을 모으자 손끝에 하나로 연결된 두 개의 수정구가 나타났다.

원구를 살짝 누르자 적홍색의 긴 채찍이 매서운 기세로 날아가 한 점 오차 없이 혈귀의 목을 감았다.

성연이 살짝 잡아당기자 혈귀가 ‘철퍼덕’하고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컥’하는 소리와 함께 혈귀의 입에서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천천히 다가간 성연이 위에서 혈귀를 내려다보았다. 아무런 변화가 없는 그녀의 표정은 마치 무생물을 보는 듯했다.

바로 이때, 성연의 옆에 흑의 차림 몇 명이 소리 없이 나타났다.

앞으로 다가선 흑의인이 혈귀를 바닥에서 들어올렸다.

성연이 차가운 어조로 다시 입을 열었다.

“배신자의 말로는 네가 아는 그대로야. 고도에서 살아나온다면 널 완전히 풀어주지.”

온 힘을 다해 기어간 혈귀가 성연의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문주, 제가 잘못했습니다. 진짜 제 잘못을 잘 압니다. 고도에만 보내지 않으신다면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고도는 인간지옥이었다. 고도에는 육식의 야수들이 판을 쳤고, 이루 셀 수 없는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일단 들어가면 살아나오는 것은 아예 불가능했다.

성연은 혈귀를 흘깃 쳐다본 후에 휘휘 손을 저었다. 성연의 뜻을 알아차린 흑의인이 즉시 혈귀를 끌고 사라졌다.

용서를 구하는 혈귀의 외침이 어두운 골목 전체에 울려 퍼졌으나, 성연의 서늘한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심은 대로 거두는 법, 이 모든 것이 혈귀가 지은 죄에 따른 인과응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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