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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Author: 고요
온자신은 쓴 약을 인상 한번 찌푸리지 않고 꿀꺽 꿀꺽 다 마셔버렸다.

온사는 그 모습을 확인하고 다시 약을 조제하기 시작했다.

“돌아가고 싶어요?”

온자신은 주저 없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말했잖아. 네가 있는 곳에 있겠다고.”

“그렇게 급하게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어요. 당신이 만약 진국공부에 돌아가고 싶다면 이번이 기회일지도 몰라요. 아무것도 모른다고, 기억을 다 잃었다고 하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거예요.”

쾅!

온자신은 갑자기 주먹으로 철창을 치더니 이를 갈며 온사에게 말했다.

“난 못해! 돌아가고 싶지도 않아! 그냥 네 옆에 있고 싶어!”

온사는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승려인 제 곁에 있어서 무슨 이득이 있나요?”

“그냥 좋아!”

온사가 말이 없자 온자신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온사야, 제발 날 내쫓지 말아줘. 내가 찾아가는 게 싫으면 그냥 산기슭에서 머물기만 할게! 네 허락 없이는 절대 너 방해 안 할게!”

온자신은 이곳이 수월관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온사는 그런 그를 힐끗 보고는 담담히 말했다.

“됐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다만 공자께서 주의해 줘야 할 게 있습니다.”

공자라는 호칭에 온자신은 속이 쓰렸다.

“그래, 뭐든 말만 해, 온사야.”

“온사라는 호칭은 쓰지 말아주세요.”

온사는 싸늘하게 말을 덧붙였다.

“저는 이제 진국공부의 온사가 아닙니다.”

온자신은 조심스레 그녀에게 말했다.

“그럼 동생이라고….”

“그것도 안 됩니다.”

온사는 매몰차게 그의 말을 끊었다.

그러고는 두 번째 탕약을 그에게 건넸다.

온자신은 코를 막고 탕약을 마신 후에 그릇을 온사에게 건네며 물었다.

“그럼 법명은 불러도 되겠지?”

이번에 온사는 거절하지 않았다.

온자신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바보 같은 웃음을 지었다.

“무우야. 참 법명을 잘 지었네.”

고민과 걱정이 없다는 의미를 뜻하는 법명은 온사에게 너무 잘 어울렸다.

온자신이 말했다.

“그럼 너도 앞으로 나를 공자라고 부르지 말아줄래?”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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