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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천(반격의 칼날)
역천(반격의 칼날)
مؤلف: 화니보스

프롤로그 - 황제의 마지막 밤

مؤلف: 화니보스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10-03 14:51:58

천무국 312년.

수도 태경의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천추궁 가장 깊숙한 곳.

황제 이성원의 침상 앞에는 세 명의 황자가 서 있었다.

황태자 이겸.

제2황자 이윤.

제3황자 이현.

병색이 짙어진 황제는 힘겹게 눈을 뜨고 세 아들을 바라봤다.

“겸아.”

“예, 폐하.”

“형제들을 잘 이끌어라.”

이겸은 깊이 고개를 숙였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황제의 시선이 이윤에게 향했다.

“윤아.”

“예, 폐하.”

“욱하는 성미부터 고쳐라.”

이윤이 잠시 머뭇거리다 씁쓸하게 웃었다.

“예, 폐하 걱정하시 마십시오.”

황제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마지막으로 이현을 바라봤다.

“현아.”

“예, 폐하.”

“형들을 잘 보필하거라.”

“예. 명심하겠습니다.”

황제는 세 아들을 바라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서로 의지하며 살아라.”

그 말을 끝으로 황제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잠시 후 고연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께서…… 승하하셨습니다.”

침전 안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겸은 한동안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때였다.

쿵.

침전 밖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열리고 한 사내가 급히 들어섰다.

천추궁의 호위총관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황태자 전하.”

이겸이 고개를 들었다.

“무슨 일이냐?”

호위총관이 주변을 살핀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궁 안의 군사 배치가 바뀌었습니다.”

이윤의 표정이 굳었다.

“누가 명령했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평소와는 움직임이 다릅니다.”

이현이 물었다.

“조문혁입니까?”

호위총관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침묵만으로도 충분했다.

이겸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마나 시간이 있느냐?”

“많지 않습니다.”

호위총관은 세 황자를 바라봤다.

“지금이라도 궁을 빠져나가셔야 합니다.”

이윤이 곧장 이겸을 바라봤다.

“형님도 같이 가시죠.”

“아니다.”

“형님.”

“너희 둘이 나가라.”

이현이 다가섰다.

“형님…… 여기 남으시면 위험합니다.”

이겸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내가 사라지면 안 된다.”

두 동생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황태자인 내가 궁을 비우는 순간, 황실의 중심이 사라진다.”

이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러면 조문혁은 황위를 노릴 것이고, 각 도의 세력들도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천무국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윤이 이를 악물었다.

“그렇다고 형님을 두고 갈 수는 없습니다.”

“윤아.”

이겸이 동생의 어깨를 잡았다.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적어도 지금은 날 죽이지 못할 테니.”

이겸은 천천히 동생을 바라봤다.

“나는 이곳에 있겠다.”

이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너희는 어서 달아나거라.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나자.”

이현의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더 이상 설득할 말이 없었다.

호위총관이 급히 말했다.

“시간이 없습니다.”

이윤이 이를 악물고 고개를 숙였다.

“반드시 다시 오겠습니다.”

이겸은 대답 대신 동생의 어깨를 한 번 두드렸다.

이현도 형을 바라봤다.

“형님.”

“가거라.”

두 황자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았다.

호위총관의 안내를 따라 비밀 통로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궁 밖으로 빠져나왔다.

태경의 어두운 골목.

말 두 필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윤이 말에 올라탔다.

“현아. 같이 움직이자.”

이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함께 움직이면 추적하기 쉬워집니다.”

이윤도 곧 그 뜻을 알아들었다.

“그럼 서로 다른 길로 간다.”

“예, 형님.”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봤다.

“살아남아.”

“형님께 돌아가야 한다.”

짧은 말이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말머리를 돌렸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날 밤.

천무국의 두 황자는 궁을 빠져나와 각자의 길로 흩어졌다.

그리고 얼마 후.

이현은 태경을 벗어나 중도의 외곽까지 달려왔다.

뒤를 돌아봤다.

추격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말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어둠 속 길을 달리던 순간이었다.

앞쪽에서 한 사람이 말을 몰고 나타났다.

이현이 즉시 검에 손을 가져갔다.

“누구냐?”

상대가 말의 속도를 줄였다.

달빛 아래 얼굴이 드러났다.

“나다.”

이현의 눈이 커졌다.

“태린?”

남태린이었다.

이현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네가 왜 여기 있어?”

“너와 같은 이유겠지.”

남태린이 짧게 대답했다.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이현이 물었다.

“어디로 갈 생각이야?”

남태린은 잠시 북쪽을 바라봤다.

“난 북도에 갈 곳이 있어.”

“나도 가야 할 곳이 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봤다.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지금은 서로에게 자세한 것을 설명할 시간이 아니었다.

남태린이 먼저 말했다.

“살아남아라.”

이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도.”

두 사람은 말머리를 돌렸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어둠 속으로 두 개의 말발굽 소리가 멀어졌다.

그날 밤.

천무국의 세 황자는 각자의 길로 흩어졌다.

그리고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들의 선택이 천무국의 운명을 송두리째 뒤흔들게 될 것이라는 것을.

프롤로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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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천(반격의 칼날)   12화 - 이겸 황제에 등극하다

    천추궁.조문혁은 가신들과 함께 황태자 이겸의 즉위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충도에서 표문까지 올라왔습니다.”한 가신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주군, 더 이상 황태자 전하의 즉위를 미룰 명분이 없습니다.”조문혁은 잠시 생각했다.“그렇다면 하는 수 없군. 황제를 알현하겠다.”가신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조문혁은 이겸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잠시 후.조문혁은 이겸 앞에 무릎을 꿇었다.“황태자 전하.”이겸이 조문혁을 바라봤다.“무슨 일이오?”“이제 전하께서 황제의 자리에 오르셔야 합니다.”조문혁은 고개를 숙였다.“부디 천무국을 위해 황제의 자리에 올라주시옵소서.”이겸은 조문혁을 바라봤다.그의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지금 내가 황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오?”“그렇습니다.”조문혁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황제 폐하께서 승하하셨고, 전하께서는 황태자이십니다. 천무국의 법도에 따라 전하께서 황위를 이어받으셔야 합니다.”이겸은 잠시 침묵했다.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알겠소.”“그렇다면 즉위식을 준비하도록 하시오.”조문혁은 고개를 숙였다.“명을 받들겠습니다.”그때 조문혁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무엇이오?”“즉위식에 두 아우께서 참석하지 않는다면 모양이 이상하지 않겠습니까?”이겸의 표정이 굳어졌다.“윤과 현을 말하는 것이오?”“그렇습니다.”조문혁이 말했다.“세 분 형제의 사이가 각별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황태자 전하께서 황제의 자리에 오르시는 자리에 두 황자께서 함께한다면 더욱 뜻깊은 즉위식이 될 것입니다.”이겸은 잠시 생각하는 듯했다.“하지만 나는 두 아우의 행방을 모르오.”“정말 모르십니까?”조문혁이 물었다.이겸은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렇소.”“그렇다면 찾아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찾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 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동생들을 어떻게 불러오겠소.”조문혁은 이겸을 바라봤다.잠시 침묵이 흘렀다.“알겠습니다.”조문혁이 고

  • 역천(반격의 칼날)   11화 - 충도의 정우현 움직이다

    만도.민가의 지원이 시작된 뒤 군영의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부족했던 무기와 갑옷이 하나둘 채워졌고, 식량과 군수물자도 들어오기 시작했다.이윤은 매일같이 군영을 돌며 병사들의 훈련 상태를 확인했다.진백호 역시 새롭게 들어온 병력과 기존 병력을 나누어 훈련시키고 있었다.“이쪽 병사들은 창술 훈련을 강화하라.”“예, 장군.”“궁병들은 따로 모아서 훈련시켜라. 아직 숙련도가 부족하다.”진백호의 지시에 병사들이 움직였다.이윤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민우를 바라봤다.“자네의 도움이 큰 힘이 되고 있네.”민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예, 전하. 안으로 들어가서 말씀하시지요.”“그래, 들어가세나.”이윤과 민우, 그리고 진백호는 군막 안으로 들어갔다.민우는 만도의 지도를 펼쳤다.“지금 군영의 정규군은 3천, 훈련 중인 군사가 대략 2천 정도라 들었습니다.”진백호는 민우의 말에 수긍하며 대답했다.“맞네. 거기다 지금 자네의 사병 4백을 더하니 5천4백 정도 되는 거네.”“수도의 황실군과 중도 군사는 대략 몇 정도 되는지 아시는지요?”이윤은 중도와 태경의 지도를 살펴보며 말했다.“이쪽 황실근위대가 5천, 태경수비대가 7천으로 중앙군이 1만2천, 그리고 중도 지방군이 1만5천 정도이니 합쳐 2만 7천의 정규군이 주둔해 있네.”진백호는 심각한 표정으로 이윤과 민우를 보며 말했다.“지금 상황에서는 외부 도움 없이 수도로 진격할 수가 없습니다.”“진 장군, 자네의 말이 맞다.”민우는 다시 만도의 지도를 살펴보며 이윤에게 말했다.“만도에는 우리 민가와 가까운 가문들이 몇 곳 있습니다.”“그들과 이야기를 나눠볼 생각입니다.”이윤이 지도를 바라봤다.“쉽게 우리와 합류하겠는가?”민우가 잠시 생각했다.“저와는 가깝다고는 하나 저 혼자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이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좋다.”“내가 설득해 보겠다.”“민우, 자네는 자리를 만들어 다오.”“예, 그리하겠습니다.”“억지로 강요할 생각은 없다. 그들도

  • 역천(반격의 칼날)   10화 - 이윤, 민우를 만나다

    만도 외곽.이윤과 진백호는 말을 달려 민가로 향하고 있었다.군영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 높은 담장이 보이기 시작했다.민가의 저택이었다.저택 주변에는 일반적인 가문의 저택에서는 보기 어려운 수의 무장들이 배치되어 있었다.이윤은 말을 멈추고 주변을 바라봤다.“저들이 민가의 사병인가?”진백호가 고개를 끄덕였다.“예.”“상당하군.”“만도는 국경 지역이다 보니 몇몇 가문들은 스스로를 지킬 힘이 필요합니다.”“그중에서도 민가의 사병은 정규군과 겨뤄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훈련이 잘되어 있습니다.”이윤은 잠시 주변을 살폈다.병사들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다.단순히 숫자만 많은 사병이 아니었다.훈련도 제대로 되어 있는 듯했다.두 사람이 대문 앞에 도착하자 무장한 병사 하나가 다가왔다.“어디서 오셨습니까?”진백호가 말에서 내렸다.“나다.”병사가 진백호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곧바로 표정이 바뀌었다.“진 장군!”병사는 급히 허리를 숙였다.“어서 오십시오.”“민 가주는 안에 있느냐?”“예. 가주께서 안에 계십니다.”병사는 이윤을 바라봤다.“그리고 이분은…….”진백호가 이윤을 바라봤다.이윤은 잠시 생각하다가 직접 말했다.“제2황자 이윤이다.”병사의 얼굴이 굳었다.곧바로 무릎을 꿇었다.“황자 전하를 뵙습니다.”주변에 있던 병사들도 그 모습을 보고 하나둘 무릎을 꿇었다.이윤이 손을 들어 올렸다.“일어나라.”“예, 전하.”진백호가 말했다.“가주에게 어서 전하라.”“예.”병사는 곧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잠시 후 저택 안쪽에서 한 사내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왔다.건장한 체격이었다.무장한 병사들과 달리 특별히 화려한 옷차림은 아니었다.하지만 그의 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다.진백호가 웃으며 말했다.“민 가주.”민우가 진백호를 바라봤다.“진 장군.”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웃었다.“진 장군께서 여기는 웬일이오?”“내가 오면 안 되는 곳이었나?”“그럴 리가 있나.”민우가 이윤에게 시선을 옮

  • 역천(반격의 칼날)   9화 - 만도의 군영

    만도.황궁을 빠져나온 뒤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탓에 몸은 지쳐 있었지만, 이윤은 군영에 도착하자마자 쉬지 않았다.진백호의 안내를 받아 군영 곳곳을 둘러봤다.병사들은 훈련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군영의 모습이 좋지는 않았다.정규군은 3천여 명.그리고 훈련 중인 병사들이 2천 정도였다.숫자만 보면 적지 않았다.하지만 실제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병력은 그보다 훨씬 적었다.무기와 갑옷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오래 사용한 무기들이 많았고, 보급받지 못한 병사들도 눈에 띄었다.이윤은 말없이 군영을 둘러봤다.그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이 정도로는 부족했다.형님을 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힘이 필요했다.훈련된 병사도 필요했고, 무기도 필요했다.무엇보다 전쟁을 치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이윤은 군영 한쪽에서 훈련하는 병사들을 바라봤다.병사들이 창을 들고 움직였지만 대열이 조금씩 흐트러졌다.진백호가 그 모습을 바라봤다.이윤이 물었다.“훈련 상태가 이 정도인가?”진백호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정규군과 달리 훈련병들은 아직 미흡합니다.”“훈련의 강도를 높이면?”“현재 수준이라면 부상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이윤이 진백호를 바라봤다.“진 장군이 신경 써야겠어. 지금 마음이 급하다.”진백호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황태자 전하를 지금 당장은 구하러 가기 어렵습니다.”이윤의 눈빛이 굳어졌다.“아직은 어렵겠지. 하지만 구하러 가야 한다.”진백호가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전군을 동원해 중앙군과 전쟁을 하게 되면 국경을 지킬 병력이 부족해집니다.”진백호가 군영 밖을 바라봤다.“만도는 국경과 가까운 지역입니다. 이곳의 병력을 모두 수도로 보내는 순간 국경이 비게 됩니다.”“외부의 침입이 발생한다면 막을 병력이 없습니다.”이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백호가 말을 이었다.“준비가 필요합니다.”이윤은 한동안 훈련 중인 병사들을 바라봤다.조문혁이 태경과 천추궁을 장악했다.황

  • 역천(반격의 칼날)   8화 - 서철우의 결심

    관사 안.서철우는 이현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먼저 입을 연 것은 서철우였다.“전하께서는 앞으로 무엇을 하실 생각이십니까?”“힘을 기를 생각입니다.”“어떤 힘을 말입니까?”이현은 잠시 생각했다.“형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힘을 기르겠습니다.”서철우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이현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돈도 필요하고 정보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군사도 필요하겠지요.”“그 모든 것을 경도에서 시작하시겠다는 겁니까?”“그렇습니다.”서철우는 잠시 침묵했다.“전하.”“말씀하십시오.”“저는 장사를 하는 사람입니다.”이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있습니다.”“장사를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쪽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 것입니다.”서철우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특히 지금처럼 황실이 흔들리고 조문혁이 수도를 장악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서가연의 얼굴이 조금 굳었다.“아버지…….”서철우는 딸을 바라보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조문혁은 이미 태경과 천추궁을 장악했습니다.”“반면 전하께서는 지금 가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이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에게는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서철우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상단도 있고, 그 상단에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도 가족이 있습니다. 제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 많습니다.”“그 모든 것을 걸고 전하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저는 아직 판단하지 못했습니다.”서가연이 불안한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봤다.“아버지…….”하지만 서철우는 멈추지 않았다.“그래서 전하께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저는 지금 전하와 조문혁, 두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서가연의 표정이 굳었다.“그런 말씀을 꼭…….”“가연아.”서철우가 딸을 바라봤다.“이건 우리 가문의 목숨이 걸린 일이다.”서가연은 입을 다물었다.서철우는 다시 이현을 바라봤다.“제가 전하를 선택하면 조문혁과 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그렇게 되면

  • 역천(반격의 칼날)   7화 - 경도의 선택

    경도. 서가의 안채. 이현은 창가에 앉아 경도의 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태경을 떠난 뒤 처음으로 제대로 몸을 쉬게 된 곳이었다. 하지만 마음까지 편한 것은 아니었다. 조문혁의 군사들이 경도까지 들어왔다. 아직 자신의 신분을 확인하지 못한 것 같았지만,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서가연이 맞은편에 앉았다. “전하.” “응, 말해.” “지금부터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이현은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지.” 이현이 그녀를 바라봤다. “이윤 형님은 만도에서 힘을 기르고 있을 것이다.” “네, 맞아요. 만도로 가셨으니까 군사를 모으고 계실 겁니다.” “그래.” 이현의 표정이 굳어졌다. “하지만 나는 군사를 모을 수 없다.” 서가연은 잠시 생각했다. “군사만이 힘은 아니잖아요.” 이현이 그녀를 바라봤다. “경도에는 돈도 사람도 있습니다.” 서가연은 잠시 말을 멈췄다. “무엇보다 정보가 풍부합니다.” 이현의 눈빛이 달라졌다. “정보라…….” “상인들은 여러 지역을 오갑니다. 누가 무엇을 사고파는지, 어느 지역에 물자가 부족한지, 어느 지역이 갑자기 거래를 늘렸는지 알 수 있죠.” “군사들이 지나가는 것도 상인들이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문혁의 사람들도 마찬가지겠군.” “예.” “관에서 보내는 사람들은 신분을 숨길 수 있어도 상인들 사이에 섞이면 눈에 띄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서가연의 말에 이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동안 자신은 황실의 신분이 자신을 보호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황자라는 신분이 오히려 약점이었다. 서가는 수많은 사람과 상단과 거래하며 돈과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가연아.” “예.” “서가의 상단은 정확히 어느 정도 규모냐?” 서가연은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경도에서 가장 큰 상단 중 하나입니다.” “그렇구나.” “아버지는 일부러 규모를 크게 드러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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