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일 부녀는 연신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감사합니다, 한 선생님! 내일 제가 딸아이를 데리고 직접 집으로 찾아뵙겠습니다!"나머지 인원들도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한지훈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한지훈이 떠난 뒤, 최인호는 영혼이 나간 사람처럼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게 끝이 났다.정도현은 한평생 막강한 부와 권력을 쌓아 올린 최인호가 하루아침에 망한 꼴을 보고 탄식하듯 말했다."최인호,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모든 걸 망친 거야! 이게 자네 운명이라면 운명이겠지!"송호문이 경찰대원들에게 손짓했다."끌고 가!"다음 날, 충격적인 소식이 S시 전체를 뒤흔들었다.하룻밤 사이에 전인그룹 전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영업정지를 당했다. 회장 최인호와 딸 최지혜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산하의 오락시설과 각종 산업들은 정도현에게 흡수 당했다. 그리고 최인호의 세력들도 전부 정도현의 밑으로 흡수되었다.정도현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또 한번의 급부상을 이루어내면서 사람들에게 충격을 가져다주었다.그와 동시에 강운그룹 강준상과 강문복 일가는 한창 인상을 쓰며 강우연을 훈계하고 있었다."강우연! 너 이번엔 또 무슨 사고를 친 거야? 그랜드 호텔 일가한테 밉보이면 우리 가문까지 피해를 보는 거 알아, 몰라?"강문복은 회사 부회장으로써 근엄한 얼굴로 강우연을 꾸짖었다.강우연은 화장으로 어제 입은 상처를 덮었지만 안색이 굉장히 안 좋았다."최인호가 지역다툼으로 경찰에 끌려갔으니 망정이지! 최인호 딸을 잘못 건드린 대가로 우리 가문이 멸망할 수도 있었어!"설해연도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을 열심히 해댔다.오늘 아침, 그들은 어젯밤 강우연이 한윤아, 최지혜 등 일행과 갈등을 겪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그랜드 호텔 사장의 딸 한윤아, 그랜드 호텔은 전국에 수십 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호텔 기업으로 강운그룹에 비교해도 전혀 실력이 밀리지 않았다.게다가 강운그룹은 그랜드 호텔 측과 많은 제휴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주요 대상 고객 중 하나였다. 그들
"뭐? 진짜 왔다고? 그것도 한정일 사장이 직접?"그 말을 들은 강준상은 크게 당황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원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노려보며 말했다."우연아, 너 우리 가문 다 망하게 할 작정이야? 어떻게 하루를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 없어? 넌 정말 걸어 다니는 재앙신이 따로 없구나!""할아버지, 쟤 재앙신 맞아요! 쟤가 돌아온 뒤로 계속 사고만 터지잖아요. 그냥 한지훈이랑 둘을 짐 싸서 내보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강희연은 이때다 싶어 불난 집에 기름을 퍼부었다. 그러고는 도발적인 시선으로 강우연을 노려보았다. 며칠 전, 한지훈이 집에서 어른들을 상대로 무례를 저지른 일로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그러니 강우연을 궁지로 몰 수 있는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칠 리 없었다.강준상은 냉소를 지으며 곧장 밖으로 향했다."멍하니 서서 뭐 해? 당장 한 사장 마중 나가지 않고!"그 말을 끝으로 강운그룹 임원들과 친척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그러면서도 강우연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역시 재앙신이라니까! 쟤 때문에 아침도 못 먹고 회의실에나 불려오고, 이게 다 뭐람?""도대체 무슨 염치로 회사에 계속 버티고 있는지 몰라. 나라면 어르신들 볼 면목이 없어서 스스로 떠났어."사람들은 강우연을 향해 악담을 퍼부었고 일부는 지나가면서 일부러 강우연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안 그래도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강우연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든 해결해 볼게요."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죄인처럼 사과의 말만 반복했다.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줄줄 흘렀다. 어제 왜 그 모임에 나갔는지, 왜 굳이 한윤아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후회막급이었다. 어제 모임에만 안 나갔어도 지금 같은 상황은 없었을 텐데….악의가 가득 담긴 사람들의 발언에 강우연은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괴롭게 한 건 자신 때문에 회사가 궁지에 처했다는 죄책감이었다.잠시 후, 강운그룹 임원들과 친
그 모습을 본 한정일의 얼굴이 돌변했다. 자기 때문에 강우연이 할아버지한테 매를 맞으면 한지훈이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는 당장에서 강준상의 앞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강 회장님, 오해세요! 저는 잘못을 따지러 온 게 아닙니다!"그 말을 들은 강준상과 강가의 친인척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강우연에게 따지러 온 게 아니라고?"한 사장, 나랑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요. 애가 잘못을 했으면 당연히 사과하고 벌을 받아야죠. 어제 사건은 나도 전해들었어요. 우연이가 잘못한 게 확실하더라고요!"강준상은 싸늘하게 말하며 고개를 비틀어 한정일 옆의 한윤아를 바라보았다. 저 얼굴의 상처만 봐도 분명히 강우연이 가해자가 틀림없었다."당장 한윤아 씨한테 사과하라니까!"강준상이 분노한 목소리로 강우연을 재촉했다.강우연은 많이 억울하고 서러웠지만 자신을 냉담하게 바라보는 친척들과 강준상의 압박에 못 이겨 눈물을 꾹 참고 한윤아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 모습을 본 한정일이 크게 당황하며 그녀를 부축했다."강우연 씨, 이러지 마세요! 사과는 우리 윤아가 해야죠!"그는 모두의 경악한 표정을 뒤로 하고 한윤아에게 싸늘하게 말했다."넌 왜 아직도 서 있어? 당장 우연 씨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고!"한윤아는 그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어젯밤 보았던 한지훈의 무시무시한 모습은 평생 트라우마로 남았다.털썩!그녀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강우연의 앞에 무릎을 꿇고 흐느끼며 사과했다."우연 씨, 제가 잘못했어요. 어제는 제가 한 순간 정신이 나가서 언니한테 실수했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정을 봐서라도 제발 용서해 주세요. 안 그러면 저 정말 이대로 끝장이에요…."한윤아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은 절대 연기가 아니었다. 거대한 두려움 앞에 벌벌 떠는 어린 양의 모습이었다."어… 어떻게 된 거지? 한 사장이 강우연 혼내러 행차한 게 아니었어?""그러니까. 나도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 한윤아가 왜
"시끄럽다, 조용히 해!"한윤아의 말을 끊은 한정일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깜짝 놀란 한윤아는 바로 뒤로 물러나며 입을 꾹 다물었다.한정일은 강우연의 비위를 맞추듯 얼굴에 친절한 미소를 한가득 머금었다."오해입니다. 이 일은 모두 제 딸아이의 잘못이니 아비 된 도리로 당연히 아이의 잘못을 꾸짖고 다신 범하지 않도록 단단히 교육해야지요. 그래서 이렇게 사죄드리러 온 겁니다."강우연은 여전히 미심쩍었으나 더는 캐묻지 않았다.다시 한번 사과한 한정일이 한윤아를 데리고 자리를 벗어났다.그러자 강운그룹 고위층 인사와 강씨 가문 친척들이 한바탕 논쟁을 벌였다."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한정일이 제 딸을 데리고 와서 잘못을 빌다니요.""글쎄요. 난리를 치러 온 게 아니라 다행이죠.""흥. 그렇다 해도 강우연이 불행을 몰고 다니는 건 사실이지. 저걸 하루빨리 쫓아내야 하는데."강준상이 냉랭한 얼굴로 강우연을 쳐다보았다."앞으로 처신 잘하거라. 우리 가문을 욕보인다면 절대 용서치 않을 거다. 그러나 오늘 일은 네게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마."말을 마친 강준상이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사람들 틈에 끼어있던 강희연도 표독스럽게 강우연을 노려보다가 씩씩거리며 이곳을 벗어났다.사람들이 사라지자 그제야 강우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마침 한지훈은 아이의 머리를 빗겨주고 있었다. 다정한 부녀의 모습에 강우연은 마음이 따듯해졌다. 그러나 한지훈에 대한 감정은 사랑보다는 고마움이 더 크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간 강우연이 한지훈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지훈 씨, 방금 한정일 씨와 한윤아가 회사로 찾아와 제게 사과하더라고요. 혹시... 당신이 시킨 거예요?"강우연의 물음에도 한지훈의 낯빛은 더없이 평온했다. 그가 고개를 저었다."글쎄? 그 사람들이 사과했다고? 이제야 정신을 차린 모양이군. 왜, 또 너를 곤란하게 만든 거야?"도통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한지훈을 보며 강우연도 의심을
"길시아?"강희연이 움찔했다.오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모르겠지만, 사실 길시아와 진씨 가문 도련님의 혼인이 깨졌어. 진씨 가문에서 파혼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여자 쪽에서 이 소문을 필사적으로 잠재우는 중이야. 나도 방금 전해 들었어.""뭐?"잔뜩 흥분한 강희연이 벌떡 일어섰다."길시아가 파혼당했다고? 세상에, 듣고도 믿기지 않네. 그런데 그게 우리가 두 연놈을 상대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오관우의 손짓에 가까이 다가간 강희연이 그의 허벅지 위에 앉았다.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만지작거리며 오관우가 설명했다."그 혼인을 망친 게 한지훈이니까 그렇지! 그 일로 충격받은 길시아가 한지훈에게 복수하겠다며 길길이 날뛰는 중이야. 최근에 들은 소식인데, 그 집안 큰 도련님 길정우가 동원구 본부에서 돌아온대. 길정우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아?"강희연이 흥분으로 두 눈을 반짝였다."길정우? 8년 전에 입대한 그 집안 큰 도련님? 그 사람이 돌아온대? 소장이라고 그러지 않았어?"오관우가 고개를 저으며 씩 웃었다."중장이야. 삼천 명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는 중장. 지금도 동원구 본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데, 서른 살 이전에 군단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래!"깜짝 놀란 강희연이 헛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잔뜩 신난 눈치였다."그러니까, 그 대단하신 길정우가 길시아 때문에 돌아온다고?"오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물론 길시아 파혼 문제도 그렇고, 그 집안 어르신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서 돌아오는 것도 있고. 어쨌든 한지훈은 끝났어."강희연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이며 사악하게 웃었다."훗, 별 볼 일 없는 한지훈이 중장을 어떻게 당해내겠어. 생각만으로도 짜릿하네. 그 사람이 하루빨리 한지훈을 손 봐줘야 할 텐데."사무실에는 두 사람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한편, 오후에 계약 건으로 일이 산더미처럼 쌓인 강우연은 한지훈에게 아이와 함께 쇼핑해달라고 부탁했다. 한지훈은 아이의 손을 잡고 근처의 W백화점에
경호원이 사납게 바닥에 쓰러진 고운이에게 발길질하려던 순간, 분노한 한지훈이 사납게 그쪽으로 달려들었다."어딜 감히!"쾅!섬뜩한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고운이의 앞으로 다가온 한지훈은 다리를 들어 경호원을 힘껏 걷어찼다. 그 경호원은 공중을 날아 유리창에 허리를 부딪히며 쓰러졌다.쨍그랑!방탄유리로 된 탄탄한 유리창이 부서지며 요란한 소리가 났다! 바닥에 쓰러진 경호원은 피를 토하더니 두 눈이 뒤집히며 의식을 잃었다.시끄럽던 현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핸드폰을 들고 이 장면을 촬영하며 꺅꺅 소리지르던 사람들도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바닥에 쓰러진 경호원과 한지훈을 번갈아 보았다.한지훈은 일어서자마자 고운이의 상처부터 살폈다. 아이의 이마에 커다란 혹이 나 있었다.다친 딸을 보자 한지훈은 참지 못할 분노가 솟구쳤다.아빠의 품에 안긴 고운이는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아빠, 고운이 너무 아파….""고운이 괜찮아. 이제 아빠가 왔으니까 무서워하지 마. 아빠가 고운이 대신해서 나쁜 사람 혼내주기로 했잖아?"한지훈은 서툰 솜씨로 아이를 달랬다.고운이는 울면서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뒤돌아선 한지훈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정장을 입은 사내들을 쏘아보며 소리쳤다."지금 뭐 하자는 거지? 얘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라고! 당신들 눈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 당신들이 백화점 전세 냈어?"화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었다.연예인이 어딜 갈 때면 수십 명의 경호원이 따라붙고 길막 하는 상황도 인터넷에서 여러 번 봤지만 직접 겪어 보니 여간 화가 나는 게 아니었다.이 나라가 도대체 언제 이렇게 변한 거지?사람들은 더 이상 나라를 위해 전장에 뛰어들어 피를 흘린 군인이나 나라의 발전을 위해 밤을 새워 연구에 몰두하는 과학자들을 선망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예쁘게 차려 입고 TV에 나와 예쁜 척, 멋진 척하는 연예인들에게 더 큰 환호를 보낸다.물론 일반 시민들이 오락프로나 음악프로그램을 여가시간에 시청하는 것까지 뭐라고 할 수
"선생님, 적당히 하시고 비겨주시죠! 그렇지 않으면 저희도 가만히 안 있어요!"경호팀장도 위협적인 표정으로 그를 협박했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뒤에서 삼단봉을 든 두 명의 경호원이 앞으로 나섰다.주변의 구경꾼들과 스타를 보러 온 팬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그들은 저마다 경호원들을 손가락질하며 한마디씩 했다."이게 무슨 상황이람?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거야. 저 사람들 우리를 밀친 것도 부족해서 애를 밀쳐서 애가 이마를 다쳤는데 사과 한마디 없이 오히려 협박까지 하네?""인기 믿고 갑질하는 거지! 이래서 난 연예인이 싫어! 저들이 나라를 위해 공헌을 했어, 뭘 했어? 결국 우리 평범한 시민들 주머니를 털어가는 인간들이잖아!""저 사람 요즘 잘나가는 양미미 아니야? 어쩐지 경호원들 태도가 사납더라니! 양미미 쟤 갑질 연예인으로 유명하잖아. 게다가 감독이랑 불륜 스캔들까지 났다면서? 역겨워!"한창 팬들에게 둘러싸여 사진을 찍어주던 양미미는 술렁이는 소리를 듣고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물론 스캔들 대부분이 사실이었지만 그녀는 사람들이 저런 식으로 자신에 대해 떠드는 게 너무 싫었다. 논란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그녀는 여전히 떠오르는 신예 여배우로 각종 광고와 오락프로를 섭렵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었다.이미 스타가 되어버린 그녀는 당연히 근거 없는 헛소문이라고 스캔들을 부인했다.물론 그녀의 인기는 회사가 돈 주고 산 거나 다름이 없었다. 연기 실력이 부족했던 양미미는 빼어난 외모와 사랑스러운 애교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죠? 그거 다 거짓말이라니까요? 제가 뭘 갑질했다고 그러세요? 그거 다 안티팬들이 지어낸 거라고요!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발끈한 양미미는 술렁이는 사람들을 손가락질하며 앙칼지게 반박했다.그러자 그녀를 응원하러 온 팬들도 맞장구를 쳐주었다."맞아! 미미가 아니라면 아닌 거지! 그거 다 안티팬들이 꾸며낸 거야! 밥 먹고 할 짓이 없어서 그런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려?""저기 봐! 다들 나이 드신 할
한지훈은 고운이를 안은 채로 주먹을 휘두르더니 그 경호원들을 바닥에 쓰러뜨려 버렸다.그 모습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양미미는 험악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다.“주제도 모르고! 나 양미미야! 천만 팬을 보유한 슈퍼스타 양미미라고! 날 화나게 했다는 건 내 천만 팬들을 화나게 한 거랑 다름이 없어! 그 대가가 어떨지는 당신이 더 잘 알겠지? 지금 당장 길 비켜! 그렇지 않으면 내 뒤에 있는 팬들이 인터넷에 당신의 신상을 전부 다 까발릴 거야! 그렇게 되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이건 명백한 협박이었다.얼마 전 몇몇 양미미의 안티팬들이 인터넷 악플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넷상의 마녀사냥은 이 시대에서 지극히 흔한 현상이었다. 하지만 이 행위를 제대로 처벌하는 법안은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녀의 추종자들이 핸드폰을 들고 한지훈과 고운이를 미친 듯이 찍기 시작했다.“당장 안 꺼져? 우리 미미 스케줄 늦으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주제도 모르는 인간, 감히 우리 미미한테 사과를 요구하다니! 자기가 애 하나 제대로 케어 못해서 애가 마구 뛰어다니다가 부딪힌 것 가지고!”“그러니까! 원래 가난하고 못 배운 놈들이 무식한 법이지. 내가 보기엔 이 기회로 인터넷에서 인지도 좀 쌓아서 뭔가 하고 싶은 것 같아! 우리 미미의 인기를 이용하려는 거지!”극성팬들의 악랄한 인신공격에 한지훈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고객들도 깊은 빡침을 느꼈다.도대체, 저 사람들은 머리가 장식품인가?극성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무슨 말을 하든 간에 미친 사람처럼 그 말을 무조건 지지했다. 그 말이 옳은 말이건 틀린 말이건 그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이 뱉은 말이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생각도 하지 않는 족속들이었다.그리고 팬들이 업어 키운 이 스타들은 더 많은 기회와 자원이 주어졌음에도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