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용왕사위 / 제1485화

Share

제1485화

Author: 봄가을
강우연은 소파에 앉아 그녀의 목을 만졌고, 머릿속에는 한지훈이 피로 뒤덮인 모습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방금 연구실에 있었던 상황과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난 한지훈의 모습을 떠올리며 강우연은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한지훈이 작은 약병을 손에 들고 다시 돌아왔다.

한지훈은 작은 빨간색 물약병을 들고 강우연에게 말했다.

"앉아봐."

강우연은 이 말을 듣자마자 순종적인 어린아이처럼 똑바로 앉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강우연의 목은 매우 가늘어 멍이 심했고, 곳곳에는 이미 피멍이 들 정도였다.

"이 약은 흉터를 제거하는 데 탁월해."

한지훈은 약을 손에 붓고 손바닥으로 비벼 따뜻하게 한 뒤 말했다.

"아내가 이렇게 예쁜데, 목에 흉터가 남으면 안 되지."

이 말을 들은 강우연은 눈을 반짝이며 한지훈을 올려다보았다.

"처음에는 좀 자극적이지만 조금 지나면 차가워지니까 참아."

손바닥의 온기로 약은 따뜻해졌고, 한지훈은 손가락으로 약을 덜어내 강우연의 목에 부드럽게 발랐다.

그의 손가락이 강우연의 목에 닿은 순간, 강우연의 몸은 매우 강하게 반응하여 눈에 띄게 경직되었지만 한지훈은 눈치채지 못하고 여전히 조심스럽게 멍든 곳에 약을 발랐다.

"당신 말대로라면, 이 약을 팔면 수익이 엄청날 것 같은데요."

관심을 돌리기 위해 강우연은 화제를 돌렸다.

"대량생산은 할 수 없어."

한지훈이 대답했다.

"왜죠?"

강우연은 한지훈이 열심히 약을 바르는 것을 지켜보았고, 이미 그녀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약재료가 너무 비싸고, 만드는 방법은 나만 알고 있거든."

한지훈은 열심히 약을 발랐고, 확실히 처음에는 자극이 있었지만 차츰 목이 차가워졌다.

약이 효과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심리적 요인 때문인지 강우연은 약을 바르고 나자 목의 상처가 덜 아프게 느껴지며 멍도 조금 가라앉은 것 같았다.

"됐어."

한지훈은 약을 다 바른 뒤 강우연의 목에 입으로 바람을 불었다.

그가 입으로 분 바람에 시원한 기운과 약의 효과로 강우연은 몸을 떨었고, 마치 목에 개미가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용왕사위   제1486화

    "저도 당신이랑 같이 갈게요."강우연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는 한지훈이 밖에 나가서 무엇을 할지 알고 있었고, 그녀도 가고 싶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강우연을 바라보았다."안 돼, 당신은 여기서 기다려."한지훈은 강우연이 항상 똑똑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녀를 바라볼 때 그의 눈에는 부드러움이 있었지만, 그 부드러움에는 확고함이 더 강했다. "이따가 현장은 피투성이가 될 거야, 당신 같은 여자가 거기에 가는 건 적합하지 않아. 트라우마라도 남으면 안 되니까 그냥 여기 있어."범인들 중 한 명은 중상을 입고 한 명은 사망을 했고, 만약 한지훈이 배후의 주모자를 알고자 한다면 반드시 피비린내 나는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그런 환경에 강우연을 데려간다면 한지훈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자들은 오늘 나를 죽이러 온 거예요."강우연은 다시 고집을 부리며 한지훈에게 다가가 그의 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 문제는 나랑 관련이 있으니 내가 가야 해요!"한지훈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무기력하게 말했다."알겠어. 하지만 미리 말해둘게. 이따가 매우 잔인한 장면이 펼쳐질 수 있으니 못 견디겠으면 그냥 가도록 해.""알겠어요."강우연은 진지하게 대답했다.보안팀장 왕조현은 일을 아주 능숙하게 처리했고, 그는 다용도실을 치우고 피범벅이 된 남자 두 명을 그곳에 던져넣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중 한 명은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문 앞에 있던 왕조현은 피를 묻힌 채 걸어오는 한지훈과 강우연을 발견하자 서둘러 그들에게 다가가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대표님, 그들은 안에 있습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왕조현의 어깨를 두드리고 말했다. "그래요, 잘했습니다. 월급을 인상해 드리죠.""한지훈 선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 보안팀 전원이 선생님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왕조현은 급여 인상 소식을 듣자 의욕이 넘쳤다. "문 앞에서 경비를 서고

  • 용왕사위   제1487화

    한지훈은 강우연을 내버려두고 북랑의 시체 앞에 다가갔다.시체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그는 손을 뻗어 시체의 옷을 벗겼다. 작업복이 벗겨지자 상처가 적나라하게 눈앞에 드러났다.피부는 핏기가 없이 창백했고 이곳 저곳 멍이 들어 있었으며 가슴은 움푹하게 패여 있었다.강우연은 구역질이 나오는 것을 꾹 참으며 가만히 한지훈의 행동을 지켜보았다.자세히 살펴봤지만 시체에는 상처 외에는 그의 신분을 증명할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암살 조직이라면 문신과도 같은 그들만의 기호를 남기는 게 정석인데 왜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한지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기절한 벌매의 앞으로 다가가서 발로 툭툭 찼다.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벌매는 무릎과 어깨에서 전해지는 고통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눈을 뜬 순간 그의 앞에 미소를 짓고 있는 한지훈의 얼굴이 보였다. 벌매는 즉각 경계 태세를 취했다. 상처가 벌어지며 피가 뿜어져 나왔다.“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야. 과다출혈로 죽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벌매의 상태는 심각했다. 무릎 뼈가 부서졌고 손바닥과 견갑골은 비수에 관통된 상태였다.이 모든 것이 한지훈의 작품이었다. 벌매는 처참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리고 자신을 향해 냉소를 짓고 있는 한지훈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여기서 살아서 나갈 수 없을 거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북랑은 어떻게 된 거지? 실험 데이터는 확보했을까?’한지훈은 그의 속을 훤히 꿰뚫어본 것처럼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동료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한가 봐? 불행하게도 그는 이미 죽었어.”그 말을 들은 벌매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한지훈을 노려봤다.고개를 돌리자 피를 흘리며 쓰러진 북랑의 모습이 보였다.아니, 그것은 더 이상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닌 시체였다.벌매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스치나 싶더니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그는 완전히 반격의 생각을 포기한 상태였다. 상대는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괴물이었다.

  • 용왕사위   제1488화

    “질문해. 내가 아는 건 다 말할게.”잠시 머뭇거리던 벌매는 결국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 사내가 자신에게 또 어떤 짓을 할지 그는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모든 것을 털어놓은 뒤에 그가 자비를 베풀기를 바랄 뿐이었다.하지만 벌매는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한지훈은 처음부터 그를 살려서 내보낼 생각이 없었다.“너희들은 누구지? 어디서 보내서 왔어?”한지훈은 잠깐 고민하다가 첫 질문을 던졌다.“우린 독가시 출신이야. 거대한 암살조직이고 전국 각지에 우리 세력이 분포되어 있어.”벌매의 생각은 간단했다. 조직의 이름을 알려주면 한지훈이 겁을 먹고 자신을 놓아줄 수도 있을 거라는 바람에서였다. 하지만 상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벌매는 한지훈이 암살 조직이라는 개념을 전혀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과장해서 설명했다.“암살 조직은 길거리 깡패들이랑은 개념이 달라. 길거리 양아치들은 우리 같은 전문가들에 비하면 벌레 수준이지. 나랑 북랑은 조직에서 1, 2위를 다투는 엘리트야. 독가시는 용국 암살조직 랭킹 3위에 안착한 유명 조직이야. 백 명이 넘는 킬러를 보유하고 있고 금액만 맞으면 누구든 죽일 수 있어.”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한지훈은 설명을 듣고도 전혀 두려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한발 다가서서 그의 무릎을 살포시 짓밟았을 뿐이었다. 게다가 한지훈의 발길이 향한 곳은 조금 전 무릎 뼈가 아작난 바로 그 무릎이었다.벌매는 저도 모르게 또다시 처참한 비명을 내질렀다.한지훈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피가 스며 나오는 그의 무릎을 지그시 눌렀다. 부서진 뼛조각이 피부를 뚫고 나오면서 벌매는 죽기 보다 못한 고통을 맛봐야 했다.“거짓말은 널 지금보다 더 괴롭게 만들 뿐이야.”한지훈은 싸늘하게 말을 이었다.“너 같은 녀석이 암살조직에서 랭킹 1, 2위를 다투는 존재라면 너희 조직도 별볼일 없다는 얘기잖아. 너희 같은 녀석들이 랭킹 3위에 안착할 정도면 나 혼자 힘으로도 랭킹 1위를 차지할 수 있어.”자칫 오만해 보일 수 있

  • 용왕사위   제1489화

    “적염왕! 저 녀석이 조금 전에 말한 적 있어요. 배후는 적염왕이라고요!”여태까지 조용히 있던 강우연이 북랑의 시체를 가리키며 대화에 끼어들었다.적염왕?익숙한 이름에 한지훈의 눈빛이 살벌하게 바뀌었다.“또 녀석이야? 이런 망할 자식이!”한지훈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벌매는 그에게서 섬뜩한 살기를 느꼈다. 마치 분노한 맹수가 먹이감을 눈앞에 두고 으르렁거리는 모습과도 같았고 또한 지옥에서 온 사자처럼 보이기도 했다.한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적염왕, 내가 조용히 있으려고 했는데 또 이렇게 선수를 치네?”상대가 또 다시 마수를 뻗쳤다면 한지훈도 더 이상 참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우연을 지키기로 마음먹었다.그게 모든 암살자 조직을 적으로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상관은 없었다.섬뜩하게 빛나는 한지훈의 살기가 벌매를 두렵게 했다.그는 가볍게 팔짱을 끼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독가시? 너희 조직은 이제 존재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내 와이프를 건드렸으니 그 대가를 치러야지.”만약을 대비하기 위해 한지훈은 암살조직을 처리해 버리기로 마음먹었다.담담한 말투로 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벌매는 그의 눈에서 진한 살기를 보았다.순간 벌매는 차라리 그의 밑에 들어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오만방자하게도 암살조직을 날려버리겠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어쩐지 그의 말에서 신빙성이 느껴졌다.독가시는 벌매가 말한 것처럼 그렇게 대단한 조직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국제적으로 이름을 올린 조직인 것만큼 쉽게 날려버릴 수 있는 존재도 아니었다.한지훈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잠깐 정신을 놓았던 벌매는 가까스로 정신을 추스르고 믿을 수 없는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왜? 내 말 못 믿겠어?”한지훈은 벌매를 바라보며 싸늘하게 물었다.벌매는 순간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당황한 얼굴로 변명하듯 말했다.“내가 아는 건 다 말해줬으니까 목숨만 살려줘.”한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내가 아

  • 용왕사위   제1490화

    그 시각 용린은 느긋하게 전화를 받으며 한 별장 대문을 나서고 있었다.곧이어 그의 등 뒤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순식간에 별장 내부는 불바다가 되었고 간간이 인간의 살점 같은 것들이 허공에 흩뿌려졌다.용린은 검은색 코트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담배를 피우며 느긋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알아냈습니다. 칠룡산 근처에 별장이 하나 있는데 적염왕의 비밀기지였습니다. 다만 알아낸 정보에 따르면 보안이 아주 삼엄하다고 합니다.”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강중의 풍경을 내려다보며 답했다.“알았어. 일단은 계속 주시하고 있어. 3일 뒤에 칠룡산으로 출발할 거야. 적염왕 목을 따야지!”“알겠습니다, 주군!”전화를 끊은 용린은 별장 근처에 세워둔 오토바이에 올라 타오르는 불바다를 잠시 감상한 뒤에 피식 미소를 짓고는 시동을 걸었다.통화를 마친 한지훈은 북양 전쟁부에 있는 용일에게 전화를 걸었다.“용일, 독가시라는 조직에 대해 좀 알아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놈들의 모든 정보를 알아야겠어!”“네, 사령관님!”용일은 곧바로 상관의 명령을 전쟁부의 정보부에 전달했다.잠시 후, 독과시와 연관된 정보들이 한지훈의 핸드폰을 전송되었다.자료를 대충 훑어보니 독가시라는 조직은 국내 암살조직 랭킹 16위에 2백 명이 좀 넘는 멤버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들의 보스는 4성 천급 전신의 실력을 가진 무인이었다.조직 내에는 여섯 명의 엘리트가 있었는데 준전신급의 북랑이 그들 중 한 명이었다.서류를 확인한 한지훈은 다시 용일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렸다.“5천 북양 사병을 집결하고 네가 직접 병사들을 인솔하여 오늘 밤에 독가시의 소굴을 치도록 해!”“예, 사령관님!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용일은 공손히 대답한 뒤, 부랴부랴 전쟁부로 가서 직접 5천 사병을 집결하여 검열까지 마쳤다.그 시각, 사무실로 돌아온 한지훈은 만면에 수심이 가득한 강우연을 보며 말했다.“여보, 안색이 안 좋아. 오늘은 일단 돌아가서 쉬고 있을래?”강우연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 용왕사위   제1491화

    그 말을 들은 적염왕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더니 기침도 더 심해졌다.우연그룹에서 개발한 최신 항암약물은 적염왕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에 넣어야 하는 것이었다.그의 몸은 하루가 다르게 암세포에 침식되고 있는 중이었다.약물치료와 방사선치료로 어느 정도 억제하고는 있지만 그는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었다.그리고 우연그룹에서 개발한 최신 항암약물은 적염왕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그래서 그가 이런 큰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우연그룹에 사람을 보내 내부 연구자료를 강탈하려 시도한 것이다.암살자를 보낼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의 예상에는 실패가 존재하지 않았다.“독가시의 두 엘리트 모두 사망했습니다.”사내가 말했다.“하지만 저희는 또 다른 수도 준비해 두었죠. 아직 세 사람 남았습니다. 성공의 여부는 그들에게 달렸지요.”그 말을 들은 적염왕은 고개를 들고 싸늘한 눈빛으로 사내를 바라보았다.저녁 열한 시 무렵.직원들이 퇴근한 우연그룹 건물은 텅 비어 있었고 한지훈이 조기 퇴근을 지시했기에 연구소의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왕조현은 보안팀원들과 함께 컴컴한 복도에서 순찰을 돌고 있었다.오늘 오전 사건도 있고 해서 왕조현은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그 역시도 이 시점에 또 다른 사고가 나는 건 바라지 않았다. 다시 오전과 같은 사고가 발생한다면 보너스가 날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일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지도 문제였다.그래서 오늘 그는 여느 때보다도 더 진지하게 순찰에 임하고 있었다.메인 건물 순찰을 마친 그는 부하직원들에게 말했다.“연구소 건물로 가보자고.”말을 마친 그는 직접 부하들을 데리고 연구소 대문 앞으로 가서 지문과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문을 열었다.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안에서 코를 찌르는 피냄새가 풍겨왔다.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방 안의 피냄새는 지워지지 않은 모양이었다.왕조현은 저도 모르게 오전에 처리한 두 구의 시체가 떠올라 구역질이 올라왔다.시체를 처리하는 일은 왕조현에게 있어서

  • 용왕사위   제1492화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모습이 마치 귀신과 흡사했다.순찰자들이 확인하고 다녀간 연구소에 다른 존재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왕조현 일행은 샅샅이 둘러본다고 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존재를 발견하지는 못했다.사실 그들은 왕조현이 연구소를 순찰하고자 대문을 열었을 때 조용히 잠입했던 것이다. 그리고 허공으로 몸을 날려 천장에 바짝 붙어 있었기에 아무도 그들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한편, 순찰을 마친 왕조현 일행은 당직실로 가서 휴식을 취했다. 한번 순찰을 끝낸 곳은 다시 순찰할 이유도 없고 어차피 통제실에 CCTV를 살피는 직원이 있으니 연구소에 문제가 생긴다면 통제실에서 연락이 올 것이기 때문에 그들 모두 안심하고 잠을 청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 시각 통제실에서 CCTV를 주시하던 직원은 누군가가 이미 CCTV 화면을 손봤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스크린에는 정지된 화면만 돌아가고 있었기에 통제실 직원은 연구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갑자기 연구소에 잠입한 이들은 조용히 실험실로 향했다.발걸음이 어찌나 가벼운지 발걸음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며칠 간의 조사를 통해 그들은 연구소의 모든 데이터가 이 실험실에 있는 메인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리고 이곳에서 하루동안 지켜본 결과, 한지훈 부부가 컴퓨터를 다른 곳으로 가져가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하였다.컴퓨터의 비번만 풀면 그는 임무를 완수하고 약속한 거액의 보수를 받을 수 있었다.게다가 동료들은 다 죽음을 마주했으니 보수는 그가 혼자 독식하게 된 것이다.북랑과 벌매가 임무에 실패한 것은 안타깝긴 해도 그에게는 오히려 기회이기도 했다.만약 셋이서 살아서 임무를 완수하게 된다면 셋이서 보수를 나눠야 했을 것이다.하지만 북랑과 벌매는 운이 안 좋게도 죽음을 맞이했으니 혼자서 보수를 독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동료의 죽음을 그는 단지 그들이 무능해서 죽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모든 것은 오늘 밤의 행동을 위한 발판인 것이다.그의 코드네임은 화사, 알려

  • 용왕사위   제1493화

    하지만 현실은 그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가 휘두른 단도는 공기만 가르고 상대의 손에 손목을 잡히고 말았다.당황한 화사는 다시 품에서 비수를 꺼내 휘둘렀다.하지만 조금 전과 똑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화사는 상대에게 두 손이 묶인 채,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한지훈이 어둠 속에서 슬며시 손에 힘을 주자 화사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질렀다. 비수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넌 누구야? 원하는 게 뭐야? 너도 실험실 데이터 때문에 온 것이라면 우리 협상을 좀 해보자고!”공격이 막힌 화사는 협상을 시도했다.“곧 죽을 놈이 나에게 협상이라?”한지훈은 그대로 다리를 들어 화사의 머리통을 향해 쭉 뻗었다.머리를 정통으로 맞은 화사는 시야가 흐릿해지고 머리가 어지러웠다.그러더니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그대로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그는 쓰러지는 순간까지도 상대의 일격에 자신이 이 정도로 힘없이 쓰러졌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사람 맞아?’아무리 그래도 조직에 몸담은 암살자이고 1성 준전신급 실력을 가진 자신인데 상대의 한방에 이 정도로 쓰러졌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한지훈은 바닥에 쓰러져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화사를 힐끗 보고는 한쪽으로 가서 전등을 켰다.순식간에 실험실이 환해지고 화사의 시야에 한지훈의 모습이 나타났다.화사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며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어리둥절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다가 소리쳤다.“너였구나!”“말하는 걸 들어보니 날 아나 본데?”한지훈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알아. 그 여자 남편이잖아.”화사가 굳은 목소리로 답했다.말하는 사이 녀석의 손은 바닥에 떨어진 비수로 향하고 있었다.“네가 내 얼굴을 봤을 리가 없는데?”한지훈은 화사의 그런 움직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싸늘한 목소리로 되물었다.“우연그룹의 유명인사지. 오전에 실험실에서 있었던 일, 난 똑똑히 보고 있었거든.”화사는 북랑, 벌매와 같이 연구소 직원으로 위장하고 연

Latest chapter

  • 용왕사위   제2807화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 용왕사위   제2806화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 용왕사위   제2805화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 용왕사위   제2804화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 용왕사위   제2803화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

  • 용왕사위   제2802화

    육천릉은 한지훈이 이 일에 관심을 보이자 재빨리 웃으며 말했다.“맞습니다. 제가 보낸 사람들이 어젯밤에 사진을 한 장 보내왔습니다!”그 말과 함께, 그는 서둘러 사진 한 장을 꺼내 한지훈에게 내밀었다.사진은 다소 멀리서 촬영된 탓에 꽤 흐릿했지만, 천생서문에 기록된 묘사와는 놀랍도록 잘 들어맞았다.여섯 장의 꽃잎은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었고, 꽃술 한가운데엔 보랏빛 꽃봉오리 하나가 있어 매우 이상하게 보였다! 사실,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보통 사람의 수명이 이십 년 이상 늘어난 것은 물론, 어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일성 병왕의 전력을 지닌 채 태어나기도 했다.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무도가 성행하게 되었고, 그 성장 속도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어떤 종문들은 전투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약까지 제조해 판매하고 있었으며, 일부 국가는 무인으로 구성된 특수 군대를 조직하여 국력을 강화하고자 했다.용국 또한 이런 군대를 조직하였지만, 현재는 어느 국가도 감히 용국의 세계적 지위에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따라서 용국의 군대는 주로 무력의 상징으로 기능할 뿐이었다.하지만 자소화라는 이 기이한 꽃의 효능을 제대로 아는 자는 극히 드물었다.한지훈은 예전에 한 야외 생존 프로그램을 보다가, 참가자가 이 자소화를 독초로 착각하고 꺾어 버리는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당시 그는 속으로 얼마나 애가 탔던지!영기가 되살아난 지금, 이와 같은 신기한 꽃과 약초는 앞으로도 점점 많아질 것이 분명했다.특히 외국과는 달리, 용국의 오대 명산에서는 자소화의 효과에 대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었다.그 때문에 대량산은 단시간 내에 수많은 종문에 의해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일반인은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그래서 육천릉이 보낸 자들도 멀리서 겨우 이 한 장의 흐릿한 사진을 찍어온 것이 전부였다.“보아하니, 이 자소화를 노리는 이들이 꽤 많겠군.”한지훈

  • 용왕사위   제2801화

    수년 후.산성시의 옥기 상점 안, 장발의 사내가 한 쌍의 남매에게 무공을 가르치고 있었다.소년은 얼굴에 앳된 기색이 역력했지만, 손짓 하나 발짓 하나 모두 본받을 만한 기세를 품고 있었고, 소녀는 더욱이 품새 하나하나에 눈에 띄는 기세와 무형의 위압이 서려 있었다.“여보, 애들 좀 쉬게 하지 그래요? 조금 있다가 도청도 불러서 다 같이 캠핑 가요, 어때요?”강우연은 캠핑에 쓸 텐트와 조리 도구를 챙기며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보았다.어느새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한지훈은 줄곧 이곳에 은거하며, 한편으로는 천생서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세상의 큰 흐름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지금까지도 제법 많은 역외 강자들이 돌아왔지만, 한지훈이 정한 세계의 판도를 감히 뒤흔드는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지금,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연합국 상임이사 자리는 바로 용국이 차지하고 있었고, 세계의 운영 방식조차 모두 용국의 입김 아래에 놓여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세속적인 겉모습에 불과했다.실은 세계 각국은 물론, 용국 내부조차도 암류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한지훈은 아직 대세가 변화하기 전에는 지나치게 과시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정체 역시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지금 그는 그저 이 옥기 상점의 사장일 뿐이었고, 강우연은 그저 옥기 상점의 사모였다.비록 나씨 집안에서 종종 사람을 보내 한지훈을 문안하며, 집안 후손들을 수련시키러 보내곤 했지만, 모두 한지훈의 비밀을 철저히 지켜주고 있었다.신룡전의 삼대 용존 역시 지금은 모두 이성 천신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정작 한지훈 자신은 아직도 일성 준천신계에 머물러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한지훈이 돌파할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천신계에 진입한 후 그는 이 경지에 들어선 자에게는 경지 그 자체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진법에 대한 이해와 운용이었다.이것이 바로 그가 상위 경지를 거슬

  • 용왕사위   제2800화

    한편, 오륙 무도학원의 진법루 안에서 갑자기 하늘을 찌를 듯한 빛기둥이 솟아올랐다!그 찬란한 빛기둥은 무려 사흘 밤낮 동안 계속되었다!마침내, 진법루 전체가 우르르 무너져 내리더니, 지면 위에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이 나타났다.그 심연 아래에는 희미하게 푸른빛을 띠는 광막이 아른거리며 떠올랐다.많은 사람들이 이 경이로운 장면을 휴대폰에 담아냈다!이제서야 오대 명산의 고위 무인들도 어째서 그토록 오랫동안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마침내 이해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지구의 영기가 이미 고갈되어 그 강대한 힘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영기의 회복은 단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이 순간, 지표면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예전엔 무릎 높이밖에 자라지 않던 목초가 하룻밤 사이에 사람 키를 훌쩍 넘겼으며, 야생 동물들 또한 이전보다 몇 배는 커진 모습이었다!한 오륙 사냥꾼이 산속에서 몸무게 40킬로그램, 길이 1미터에 달하는 토끼를 사냥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미륙의 어민들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물고기를 잡아 올렸다는 보도는 또다시 전 세계인의 신경을 자극했다!한때 드문드문했던 숲은 하룻밤 사이에 무성해졌으며, 사막에도 대규모의 오아시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여러 명산 역시 짙은 안개에 휩싸인 채, 산봉우리들이 치솟으며 기존보다 몇 배나 웅장해졌다!이제 전 세계적으로 무공 수련 열풍이 일었다.특히 용국에서는 무종들이 세속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이전과 다른 점은, 무종들이 이제 더는 조정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 세력이 되었다는 점이었다!용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무도 재판소가 설립되었고, 이 재판소는 중대한 죄를 저지른 무인들을 심판하기 위한 기관이었다!영기의 귀환과 함께, 그동안 폐관 수련에 들어갔던 무적천이 갑자기 고통스럽고 분노에 찬 포효를 내질렀다.그의 몸과 융합되지 못하고 있던 흑룡의 심장이, 이 순간 묘

  • 용왕사위   제2799화

    모든 이들은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나타나는 순간, 모든 이들이 경외심에 찬 시선을 드러냈다.앨러스의 긴장된 마음도, 그 순간 조금은 누그러졌다.보아하니, 고대 인디언들이 결국 움직인 모양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허공에 떠오른 그 거대한 얼굴을 단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그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리자, 하늘에서 눈 부신 별빛이 쏟아져 내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미륙 전역에 퍼져 있던 앨러스 족속들이 무수한 별빛에 온몸이 꿰뚫리며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그들 중엔 전신계나 사령관 경지의 강자들도 많았고, 본능적으로 반항하려 했지만 천신계 강자 앞에서는 저항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단 한 호흡의 시간도 지나기 전에 모두가 가루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지훈! 네… 네놈은 어째서 우리를 노리는 건가!”눈앞에서 하나둘 동족이 죽어 나가자, 앨러스의 눈동자는 충혈되어 터질 듯 부릅떴다.심지어 하늘 위에 떠 있던 그 거대한 얼굴조차 노기가 서리기 시작했다!비록 앨러스의 족속들이 죄를 저질렀다지만, 한지훈이 이때 손을 쓴 것은 그의 위엄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었다!“한지훈! 경고한다. 이 땅에서 더 이상 행패를 부리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찬란한 별빛이 다시 한 번 하늘을 덮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허공에서 사라졌고, 이국 전체는 순식간에 피바다로 변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냉랭한 눈으로 하늘의 얼굴을 쏘아보며 말했다.“너희는 모두 죽어 마땅하다!”“그들이 인류 멸망 계획을 실행하려고 망상한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인류를 멸종시키겠다는 그들의 야망이 있다면, 먼저 그들 자신부터 사라져야겠지.”“만약 불만이 있다면 언제든 용국으로 찾아와라.”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하늘 위 거대한 얼굴이 잠시 멍해졌다.그렇다, 앨러스 족은 분명 전 인류를 죽이고, 오직 자신들의 후손만 남겨 지구를 지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