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비행기는 착륙했고, 모두 악마의 협곡에 걸어 들어갔다. 악마의 협곡에서 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모두가 멈춰 섰다. 현재 주위에는 이미 전투기, 공중에서 투하된 장갑차와 탱크 차량, 특수 작전 부대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미 진지를 정비하고 철통같이 대기하는 모습이었다! 그 후, 사람들은 근처에 텐트를 치고 내일 있을 역외 강자들의 귀환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늦은 밤. 한지훈 무리는 텐트에 앉아 있었고, 용일은 밖에 있는 경비병을 힐끗 보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령관님, 오늘 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만 같습니다."한지훈은 무심하게 의자에 앉아 손에 비수를 들고 냉소를 흘리며 대답했다. "이미 벌어졌다."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한지훈이 손을 들자 비수가 차가운 빛으로 번쩍였고, 휙 하는 소리와 함께 텐트를 뚫고 어둠을 가르며 50미터도 안 되는 나무 위에 잠복해 있던 특수 대원의 몸을 관통했다! 비수는 순식간에 그의 가슴과 복부를 관통하여 피를 뿜어냈다! 퍽! 그 특수 대원은 나무에서 떨어져 피웅덩이에 쓰러졌다! 사방에 매복해 있던 특수 대원들도 이 광경을 보고 손짓을 하며 천천히 퇴각했다! 그 후, 특수부대 대장이 재빨리 오리슨의 텐트로 가서 경례를 한 후 보고했다. "오리슨 선생님, 저희가 발각됐습니다."이 말을 들은 오리슨은 분노하며 소리쳤다."쓰레기 같은 자식들! 특수부대가 너희를 어떻게 훈련시킨 거야? 쓸모없는 것들!"그 특수부대 대장도 식은땀을 흘리며 설명했다. "오리슨 선생님, 북양왕은 너무 강합니다! 그의 정찰 능력은 저희가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오늘 밤 작전은 취소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입니다……""닥쳐! 내가 이 작전의 총지휘자다!"오리슨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너희들은 반드시 내 명령을 따른다! 작전은 반드시 수행되어야 하고, 오늘 밤 무조건 그 날뛰는 북양왕을 악마의 협곡에서 죽여야 해!!!"이 말을 들
어떤 이는 아예 그 자리에서 증발해버렸고, 어떤 이는 아예 몸이 수십미터 밖으로 날려가 한 켠에 세워져있던 탱크차와 부딪혀 피를 토하고는 죽기도 했다. 말 그대로 한 순간에 이 특전대 대원들이 모두 몰살 당하게 된 것이다.한편, 혼자 남게 된 대장은 두려움으로 가득 찬 얼굴로 총을 들고는 눈앞의 세 사람을 향해 울부짖었다."젠장! 다가 오지 마! 가까이 하면 바로 총 쏠 거야!"그러나, 전혀 겁이 없었던 한지훈은 개의치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대장에게로 다가갔다.탕탕탕!그러자 리더는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방아쇠를 당겼다.총구에서는 바로 불길이 튀어나왔고, 곧이어 총알들은 그대로 한지훈을 향해 발사되었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한지훈이 손을 들자 그를 향해 날려오던 모든 총알들은 마치 어떠한 강한 힘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공중에 멈추게 되었다.곧이어 한지훈이 손을 꽉 쥐자, 공중에 멈춰있던 총알들은 모두 부서지더니 아예 터져버렸다.이것이 바로 천왕계의 특별한 힘이었다.보통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이 장면을 목격한 특전사 대장은 크게 놀랐다.곧바로 그는 총을 버리고는 바로 몸을 돌려 도망가려고 하였다.그러나 바로 이때, 한지훈이 다시 손을 들어올리니, 피투성이가 된 채 땅에 쓰러진 수십 명의 특전사들의 허리에 꽂힌 비수가 다시금 공중으로 떠올랐고, 한지훈이 손을 휘두르자 그 비수들은 쌩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대장의 몸을 관통하여 수십 개의 구멍을 남겼다.털썩-그렇게 대장은 바로 쓰러져버렸다.한편 그 시각, 오리슨과 그의 무리는 중무장한 특전사들을 데리고 달려오게 되었고, 그들은 눈앞의 장면을 보고는 의아해하는 척 물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에요? 북양 왕, 괜찮은거 맞으시죠?"오리슨의 능청스러운 모습에 용일과 용운은 그가 너무 얄미워 죽여버리고 싶었다.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린 한지훈은 곧이어 몸을 돌려 오리슨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갑자기 테러리스트
곧이어 마귀 협곡 깊은 곳으로부터 거대하고 강한 기운이 뿜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기운은 마치 죽음의 신이 강림하는 것 마냥 끊임없이 용솟음 치기 시작했다.그러자 입구에 서있던 12개국의 대표들, 그리고 한 연대의 무장 병사들마저도 모두 얼굴이 굳어진 채 이마에는 식은 땀이 송골송골 맺기 시작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괴이한 기운은 너무나도 공포스러웠다.마치 그 협곡 깊은 곳에서 사신이 기어나오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그렇게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뒤덮게 되었다.심지어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크게 놀라 두 다리가 나른해지기 시작했고 눈빛도 점점 흐리멍텅해지면서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그러나 한지훈과 용일, 용운은 이 공포스러운 위압에도 굴하지 않았다.사실 사대천급 전신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던 용일은 조금 버겁기는 했다. 심지어 협곡 깊은 곳에서 나오는 그 기운은 이미 한지훈이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다다르기도 했다.곧이어 한지훈은 자신의 기운을 방출하여 협곡 깊은 곳에서 나오는 그 공포의 기운을 막기 시작했다."사령관님, 제가 보기에는 이 협곡이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순간 간담이 서늘했던 용일은 작은 소리로 말했다.마냥 겁을 먹은 거라 할 수는 없지만,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었다.모든 사람이 미지의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아무 말도 않고 줄곧 협곡 깊은 곳의 상황을 주시하기만 했다.그는 저 깊은 곳으로부터 십여 가닥의 아주 특별한 기운이 천천히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그 기운은 매우 특별했고, 또한 포악하고 차가웠으며 심지어는 피 비린내까지 났다.마치 전장에 수놓인 백만 개의 시체처럼.주위를 다시 돌아보니 오리슨 등 각 국의 대표와 장군들은 이미 식은 땀을 흘리며 끊임없이 침을 삼키기만 했다.그들은 어디까지나 보통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안의 공포의 기운을 전혀 감당할 수는 없었다.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다른 역외 강자들도 마찬가지로 천왕 강자인 카황의 뒤에 서 있었다. 그들 역시 카황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것 같았다.총 열세 명이나 되는 사람이 잇달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그렇게 이국에는 총 세 명의 역외 전장 강자들이 무사히 귀환을 하였다.그 중 카황은 일성의 천왕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고, 다른 두 사람은 6성 사령관의 실력에 다다랐다.그러나 뜻밖에도 이대현급 천왕의 강자가 돌아오지 않자 오리슨은 다소 실망했다.하지만 그 와중에도 가장 기뻤던 소식은 살아남은 13명의 역외 전장 강자 중 용국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하하하!"오리슨은 결국 참지 못하고 크게 웃어대며 한지훈을 놀렸다."북양 왕! 이번에 돌아온 13명의 역외 전장 강자 중 용국 사람이 하나도 없네요. 역시 용국 사람들은 실력이 아예 안된다니까. 진작에 역외 전장에서 다 죽었을걸요.""하하하! 역시 내 말이 맞았어. 용국은 한 세대씩 지나갈수록 점점 실력이 못해지잖아.” "이젠 됐어! 용국과 우리의 격차는 어느새 5년으로 늘어났네. 용국에서 다음에는 어떤 놈들을 역외 전장에 보내게 될지 괜히 기대가 되는군."다른 10개국의 장군과 대표들도 모두 비꼬는 말투로 놀렸다.그 중에서도 특히 플랜지 제국의 대장은 가장 과하게 웃었다.플랜지 제국도 이번 역외 전장에서 강자가 돌아오긴 했다. 게다가 무려 6성 사령관의강자였다. 그리하여 대장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흥분됐고 기세등등했다.심지어 직접 한지훈을 가리키며 모욕하기도 했다."역시 용국 놈들은 다 병신이야!"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렸고, 곧이어 손을 들어 직접 그 대장의 얼굴을 후려쳤다. 그러자 대장은 순식간에 몇 미터밖으로 날려가 쿵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쓰러졌다.플랜지 제국 대장은 빨갛게 부은 뺨을 가리고는 천천히 일어나 분노 가득한 얼굴로 한지훈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젠장! 네가 감히 날 때려?! 로렌, 당장 저 자식 죽여!"그는 단단히 분개하였다.곧이어 플랜지 제국 대장의 뒤로, 우람한
로렌은 역외 전장에서 돌아온 강자다.그것도 무려 6성 사령관의 실력을 지닌 강자이다.일반 사령관들보다도 차원이 남다른 실력자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그가, 뜻밖에도 한지훈한테 한 방에 당하다니.심지어 팔 전체가 터져버린 상황이었다.충격적인 광경에 모두들 자신의 눈을 의심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놀란건 바로 플랜지 제국 대장이었다. 그는 힘없이 저멀리 날려가는 로렌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말도 안 돼.’‘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로렌! 너 어떻게 된 거야? 당장 일어나서 저 자식 죽여! 죽여버리라고! 넌 우리 플랜지 제국을 대표해서 역외 전장에서 싸워낸 강자잖아. 이대로 순순히 당할 수는 없어! 네가 항복하면 우리 플랜지 제국의 체면이 뭐가 돼? 여왕님의 체면이 뭐가 되냐고!"험상궂은 표정을 한 대장은 울부짖기 시작했다.다른 10개국의 대표들도 조용히 이 모든걸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한지훈 앞에서 무릎을 꿇게 되는건 너무나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로렌도 다시 서둘러 땅을 짚고 일어나 이미 부러진 팔을 겨우 잡고는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도 역외 전장에서 줄곧 싸우면서 한번도 당해본 적 없던 자신이 이렇게 무너지게 될거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다. 역외 전장에서 방금 나온 그는, 곧 플랜지 제국으로 돌아가 성대한 귀환식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영웅적인 대우를 받을 기대까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뜻밖의 상황에서 용국 사람한테 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자존심이 제대로 구겨진 로렌은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하늘을 찌를 듯한 분노가 타오르기 시작했다.곧이어 그는 큰 소리로 노호하였다."젠장. 이런 빌어먹일 용국 같으니라고. 모조리 죽여버릴 거야!"바로 그때, 로렌의 몸에서 알 수 없는 굉장한 기운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온몸에서는 마치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는 듯 했다. 그리고는 한지훈을 향해 세차게 발을 내딛었다.그 기세는 대지를 울릴 정도로 어마어마했다.우르릉 쾅쾅!아
모두들 한지훈의 이 수법에 깜짝 놀랐다.곧이어 자신을 향해 저벅저벅 다가오는 한지훈의 모습에 당황한 플랜지 제국 대장은 고함을 지르며 끊임없이 뒤로 물러섰다. 아예 군졸의 뒤에 숨어버린 그는 잔뜩 겁에 질린 채 한지훈을 주시하며 소리쳤다."북양 왕 당신... 대체 원하는게 뭐야?"한지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한걸음 한걸음 다가갔다."각하, 용국에는 이런 옛말이 있습니다. 뭐든지 받은건 그대로 갚아줘야 한다고... 각하께서 기어코 저를 죽이려고 애를 쓰셨으니 저도 당연히 각하를 가만 두지는 않을 겁니다."곧이어 한지훈은 다시금 맹렬하게 앞으로 돌진하더니, 앞에 있는 수십 명의 군졸들을 모조리 한번에 날려버렸다.그리고는 직접 플랜지 제국 대장의 목을 졸랐다.그 순간, 플랜지 제국 대장은 한지훈의 강한 힘에 의해 아예 몸이 허공으로 공중부양하게 되었다.대장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고, 그는 끊임없이 몸부림치며 겨우 입을 열었다. "젠장! 빌어먹을 놈... 이거 놔! 당장 놓으라고! 네가 이렇게 하면 결국 우리 플랜지 제국이 널 멀쩡히 살려두지 않을 거야. 우리 왕실이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그러나 한지훈은 차갑게 웃기만 했고, 그의 눈가에는 한기만이 돌았다."난 플랜지 제국에 대해서 두려운게 하나도 없어! 상대가 누구든지, 용국과 나를 건드리는 사람이라면 모두 응당한 벌을 받아야 돼!"한지훈은 말을 마치고는 손에 힘을 더해 아예 대장의 목덜미를 부러뜨리고는 그를 냅다 땅에 던져버렸다.그렇게 땅에 쓰러진 플랜지 제국 대장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은 크게 벌린 채 얼굴에는 더이상 생기가 없었다.순간, 주변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사람들은 모두 눈앞의 이 장면을 믿을 수가 없었다.‘용국 북양 왕인 한지훈이 무려 플랜지 제국 대장의 목을 직접 꺾다니!’말만 들어도 너무나도 공포스러운 상황이었다.이렇게 된 이상 용국과 플랜지 제국은 아예 원수 사이가 될게 뻔했다. 남은 플랜지 제국의 대표들도 믿기지 않는 현실에 놀라움과 두려움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카황을 바라보았다."그래? 사실 나도 역외 전장에서 돌아온 천왕 강자랑 한번 제대로 맞붙어보고 싶긴 해."곧이어 한지훈은 카황에게로 저벅저벅 걸어가기 시작했다.철컥.마치 유리가 깨지는 듯한 요란한 소리가 울리더니, 두 사람 사이의 공기는 더더욱 차가워졌다.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카황의 얼굴색 역시 음산하기 그지없었다. 뜻밖에도 역외 전장에서 막 돌아온 자신을상대로 도전장을 내미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너, 이건 스스로 네 죽음을 자초하는 거야!"카황의 눈빛에도 하늘을 찌를 듯한 살의가 뿜어져 나왔다.그렇게 협곡 전체는 카황과 한지훈의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해일과도 같은 기운으로 뒤덮히게 되었다.곧이어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들은 두 강자의 전투에 휘말리고 싶지가 않았다.엄연히 따지면 이것은 천왕 간의 전투였다. 자칫 했다가는 그들의 전투에 말려들어 죽을 수도 있게 되니까.얼마 뒤, 협곡에는 한지훈과 카황 단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다른 나라의 대표들과 미국 군졸들, 그리고 용일과 용운 역시 전부 부근의 협곡 산비탈에 숨어 그들의 동정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었다.“사령관 님, 괜찮으시겠지?”내심 걱정되었던 용일이 용운에게 물었다.용운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을 거야! 나는 용왕을 믿어!"그러나 옆에 있던 오리슨은 차갑게 웃으며 그들을 비꼬았다."훗. 카황은 무려 천왕 강자야. 그것도 역외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천왕 강자라고. 북양 왕이 설령 천왕의 실력이 된다고 해도 카황의 상대가 될 수는 없어."그 말을 들은 용일과 용운은 눈썹을 치켜뜨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오리슨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쾅!그런데 이때 갑자기, 협곡 안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소리가 울렸다.그 소리는 우레와도 같이 우렁찼다.마치 포격이 내리꽂히는 듯 했다.모두 고개를 숙이고 안의 상황을 바라보니 두 사람은 이미 전투를 벌이기
협곡 산비탈에 서 있던 사람들도 그 충격으로 인해 순식간에 수십 미터 밖으로 날아가버렸다.다행히 그 기운에 밀려나지 않은 용일과 용운은 굳건히 버텨냈다. 그러나 용일은 약 열 걸음 정도 뒤로 물러서고 나서야 점차 몸의 평형을 잡았다.용운은 두 걸음 물러선 채 손을 들어 눈 앞의 모래 바람을 막고는 아래쪽에서 난전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의 그림자를 자세히 보아냈다.오리슨과 여러 나라의 대표들, 그리고 무장 군졸들은 방어할 틈도 없이 한마리의 개미마냥 손쉽게 날아가버렸다. 무사히 산비탈에 서 있던 사람들은 모두 역외 전장에서 돌아온 강자들 뿐이었다.그들은 서로 무거운 눈빛을 주고 받았고 살기 가득한 얼굴로 용운과 용일을 노려보기만 했다. 바로 그때, 용운이 눈썹을 찌푸리더니 그의 몸에서는 갑자기 5성 사령관의 기세가 뿜어나오기 시작했다.그러자 방금까지만 해도 그를 노려보던 강자들은 당황하여 저도 모르게 눈빛을 거두었다. 곧이어 그들은 다시 협곡 안 쪽을 바라보았다."훗. 용국 북양 왕이라는 사람은 처음 듣는 것 같은데. 아마 우리가 역외 전장에 들어선 후 나타난 사람인 것 같아.""용국에 뜻밖에도 이런 실력자가 있다니. 역외 전장의 싸움을 거치지도 않고 천왕계에 이르다니.""천왕계에 이르면 뭐 어때? 어차피 카황이 손을 쓰게 된 이상 용국에서 일성 준수 두명이 나타나도 상대 못할거야. 이번 역외 전장에서도 원래는 16명이 돌아올 수 있었는데, 카황이 직접 손을 써서 세 명의 용국 강자를 거기에 남겨둔거잖아."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던 남은 11명의 역외 전장 강자들은 서로 분분히 의논하고 있었다.수군대는 그들의 말을 들은 용운과 용일은 미간을 찌푸렸다.‘뭐라는거야?’‘용국도 역외 강자 세 명을 맞이할 수가 있었는데, 카황이 그걸 막았다는거잖아.’ 순간 그들 마음 속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았다.용일은 주먹을 꽉 쥐고는 곧장 달려들어 그들을 죽이고 싶었다.그러자 용운이 그를 가로막고는 침착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경거망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