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ผู้เขียน: 은하수
권희연이 전화를 끊고 서둘러 인스타를 접속했다.

실검 1위.

[귀국한 곽태민의 첫 행보는? 첫사랑과의 밀회!]

기사에는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렸다.

심지어 사람들이 잇따라 공유해 일파만파 퍼졌다.

영상에서 두 남녀가 차례로 룸에 들어갔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비록 스킨십은 없었지만 곽태민이라는 이름과 첫사랑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는 네티즌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 충분했다.

곽태민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고작 26살에 베일리지에서 T-Video라는 숏플랫폼 어플을 개발해서 무려 3년 만에 전 세계 어플 순위 10위 안에 들었다. 게다가 회사의 시가 총액은 몇십조를 훌쩍 넘었다.

본인 또한 파이낸스에서 선정한 재벌 TOP 10에 올랐으며 사업계의 신흥 엘리트로 급부상했다.

게다가 외모는 교회 오빠 같은 훈남 이미지인데다가 솔로라서 국내 커뮤니티에 이미 어느 정도 팬덤을 이루었다. 더욱이 결혼하겠다고 쫓아다니는 극성팬도 적지 않았다.

최근 강연과 인터뷰가 잦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생활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어 항상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한 달 전, 곽태민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격적으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또한, 오매불망 그리던 첫사랑이 있었는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헤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맹세했다.

인터뷰가 공개되자 온라인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고 첫사랑의 정체에 대해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어찌 됐든 재벌 총수의 사랑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는 법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해당 영상은 금세 삭제되었다. 나중에 다시 업로드했을 때 첫사랑을 언급했던 부분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하지만 인터넷은 기록이 남는다.

이번에 실검이 뜨자마자 한 네티즌이 전에 저장해 놓은 풀버전 영상을 공개했다.

그리고 CCTV 영상까지 더해 권희연의 신분은 곧바로 탄로가 났다. 무려 차광 그룹 오너 차승혁의 와이프라니?

이에 논란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차승혁은 평소에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 사진이 별로 없었다. 그나마 공개된 몇 장 중에서 얼핏 보아도 고상함과 카리스마를 겸비해 완벽에 가까운 남자였다.

또한 이력은 곽태민보다 더 화려했다. 유니버시티 MBA 석사를 취득하고 차광 그룹을 이끌어 국내 1위 기업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심지어 나이는 고작 2살 연상이다.

그야말로 현실판 재벌가의 막장 드라마이지 않은가?

권희연은 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전생에 나라라도 구했나? 무려 두 남자의 총애를 한 몸에 받다니?

누군가 그녀의 고등학교 졸업사진을 인터넷에 업로드했다.

네티즌들은 일제히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알고 보니 단순히 운이 아니라 뒷받침하는 외모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평범한 졸업사진 속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목구비가 또렷했고 순수한 눈빛은 남자들이 열광하는 청순가련형 그 자체였다.

이때, 또 다른 기사가 실검을 차지했다.

[차승혁과 권희연은 자의가 아닌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사이로, 명의상 부부일 뿐 애정 관계는 없으며...]

[곽태민의 첫사랑 권희연], [차승혁과 정략 결혼한 권희연]이 검색어를 도배했다.

점점 커지는 논란에 권희연은 손끝이 덜덜 떨렸다.

이내 심호흡하고 평정심을 되찾은 뒤 차승혁에게 설명하려고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휴대폰 너머로 기계적인 안내음이 들려왔다.

“고객님의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김훈에게 연락했지만 매한가지였다.

무슨 일이 있는지 아니면 일부러 전원을 껐는지 알 수 없지만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기로 했다.

권희연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윤서준에게 약속을 미뤄야 할 것 같다는 사과 문자를 보냈다. 그러고 나서 차승혁과의 대화창을 열었다.

[미안해요. 당신이 오해할까 봐 그러는데 설명할 기회를 줘요.]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권혁재가 연락이 왔다.

말투에는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정말 곽태민과 만난 거야? 앞으로 다시는 보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지금 무슨 짓을 한 지 알아? 넌 유부녀야!”

권희연이 설명하려고 했다.

“전 단지...”

하지만 권혁재가 불쑥 끼어들었다.

“네 변명 따위 듣고 싶지 않아. 당장 승혁을 찾아가서 사과해. 무릎을 꿇고 빌더라도 용서를 받아내. 이런 일로 집안 사업까지 영향을 끼칠 수는 없어.”

권희연은 시무룩하게 말했다.

“휴대폰 전원이 꺼져 있어요.”

“받을 때까지 계속해!”

이내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부러 연락을 피하는 눈치도 몰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머니 오숙희가 비난하기 시작했다.

“대체 뭐 하는 거야? 이제 사는 게 지겨워? 어떻게 바람 잘 날이 하루도 없니?”

...

결국 큰아버지, 큰어머니를 비롯한 사돈의 팔촌까지 잇따라 연락이 와서 ‘교육’을 시전했다.

곽태민과 도피하려고 했을 당시도 비슷한 압박감을 느꼈다.

그녀는 넋을 잃고 날이 어두울 때까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차승혁은 답장이 없었고 휴대폰도 여전히 먹통이었다.

그동안 적어도 오전에 문자를 보내면 오후에는 답장이 왔는데 이번에는 진짜 화가 난 듯싶었다. 아니면 이렇게 오랫동안 그녀를 방치하지 않았을 것이다.

창밖으로 어두컴컴한 하늘을 쳐다보다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차광 그룹의 본사로 향했다.

일단 사람부터 만나고 볼 심산이었다.

프런트 직원의 눈빛은 의미심장하면서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요즘 일이 있어서 회사에 안 들어오실 거예요.”

물론 사실인지 아닌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차에 다시 올라탄 권희연은 막막했다.

차승혁은 살가운 편은 아니지만 화를 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녀를 외면하기로 작정한 이상 워낙 능력 있는 남자라 혼자의 힘으로 절대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차승혁과 진짜 이혼하게 된다면 다른 건 둘째치고 집안 사람들이 그녀를 잡아먹고도 남을 텐데...

이내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시예진이 또다시 연락이 왔다.

“희연아, 남편이랑 만났어?”

“아니, 회사에 없어.”

시예진은 머뭇거리다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어차피 알게 되는 건 시간문제라... 사실 승혁 씨가 너랑 이혼하고 싶어 한다는 내부 정보가 한 언론사에 입수되었는데 오늘 밤 10시에 공식적으로 보도될 거야.”

권희연은 눈을 감고 고개를 젖혀 의자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었다.

“알았어.”

이혼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당시 전 남친과 도피까지 마다하지 않는 여자와 결혼한 차승혁을 보고 권씨 가문 사람들은 찐사랑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결혼식을 올리기 전 차승혁은 어렸을 때부터 정해진 혼인이라 다른 남자한테 빼앗기면 체면이 말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워낙 일에 치여 새로운 인연을 만날 시간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현재의 심정은 대체 뭐지?

결혼을 하기 싫은 것처럼 이혼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미 안정적인 삶을 이루어 저도 모르게 미련이 남았다.

그날 밤 10시, 기사가 공개되면서 [차승혁 권희연 이혼]이라는 검색어가 1위를 차지했다.

다음날 주식이 개장하자마자 권도 그룹의 주가는 폭락했고 오후 3시에 하한가에 도달했다.

권혁재는 발만 동동 구르며 얼른 차승혁을 찾아 사과하라고 재촉했다.

하지만 차승혁은 코빼기조차 안 보였다.

그제야 자신의 남편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회사를 제외하고 그를 만나려면 어디를 가야 하는지조차 몰랐다.

그렇다고 시부모님께 여쭤보기에는 너무 체면이 구겼다.

더구나 이렇게 큰 소동이 벌어졌는데도 감감무소식인 걸 보면 둘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뜻이었다.

셋째 날 오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권혁재는 그녀를 집으로 불러들여 대책을 논의하자고 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거실에 사람이 바글바글했고, 부모님을 비롯한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심지어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여동생 권지연마저 돌아왔다.

그녀를 보자마자 경멸이 가득한 표정으로 버럭 외쳤다.

“행실 똑바로 하고 다녀. 형부가 언니랑 이혼한다고 하면 우리는 어떡해? 언니 능력으로 내 유학 학비는 대줄 수 있고?”

권희연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비록 집에서 대접받지 못한다는 걸 알았지만 자신한테 빌붙어 사는 여동생마저 그녀를 짓밟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이내 팔을 번쩍 들어 따귀를 세게 때렸다.

“지금 입고 있는 옷, 그리고 등록금도 다 내가 대주고 있는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나를 훈계하려 드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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