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씨 가문의 진짜 아가씨다. 사실 나는 내 주변에서 일어나게 될 일들을 모두 미리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는 나지만, 사실은 속으로는 거침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가족들이 내 마음을 읽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오빠들이 나에게 말했다. “네가 우리 친동생이긴 하지만, 우리에겐 여동생은 미소밖에 없어. 그러니까 친한 척하지 마.” ‘내가 이 집 아이로 태어난 걸 보니, 전생에 나라라도 팔아먹었나 보네.’ 오빠들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미소는 착하고 마음이 여린 아이니까, 미소의 것들을 빼앗을 생각은 하지 마.” ‘그 착하고 마음이 여린 아이가 진씨 가문을 망하게 만들고, 널 끝까지 가지고 놀았거든.’ 오빠들은 표정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View More밤 12시.나는 어두운 계단에 그림자처럼 빼곡히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자 어이가 없었다.심지어 진원호는 다리에 붕대가 감겨 있었고, 지팡이를 짚고 한 발을 들고 서 있었다.“다들 왜 여기 있어요?”엄마는 손에 셀카봉을 들고, 그 위에 핸드폰을 꽂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쉿! 나연아, 우린 윤호를 찾으러 가려는 거야.”아빠는 입술을 굳게 다물며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지만, 움츠리고 있던 몸이 왠지 모르게 우스워 보였다. “나연아, 아빠가 얻은 정보에 의하면, 진미소가 증거 부족으로 풀렸는데 오늘 밤에 몰래 윤호의 방에 들어가서 윤호의 몸을 탐낼 거야. 그러니 우선은 조용히 기다리고 있자.”진우빈은 진윤호를 부축하고, 한 손으로는 핸드폰으로 윤호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내게 말했다.“나연아, 넌 뒤에 숨어 있어. 진미소가 혹시라도 흥분해서 널 다치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정말 대단한 가족이다. 그들은 나보더 훨씬 더 준비를 잘했다.나는 복잡한 마음으로 말했다.“왜 진미소가 손을 쓰기 전에 막지 않는 거예요?”엄마는 신경 쓰지 않는 듯 손을 흔들며 말했다.“너무 빨리 잡으면 그저 열쇠를 돌려주는 걸로 끝날 거야. 제대로 잡으려면, 진미소가 윤호에게 손을 댄 증거를 남겨야 해. 안 그러면 앞으로 또 다른 음모를 꾸며내 너를 괴롭힐 수도 있잖아?”“그럼 윤호 오빠는요?”아빠는 어두운 복도를 훔쳐보며 말했다.“다 큰 놈이 조금 당해봤자 손해 볼 건 없잖아.”“그래도...”10분 후.우리 가족은 일제히 윤호의 방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어깨를 반쯤 드러내며 윤호의 바지를 벗기려는 진미소를 핸드폰으로 미친 듯이 찍어댔다. 진미소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진미소의 비명과 함께 사건이 끝이 났고, 정신을 차린 윤호는 가족을 원망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여주는 마침내 남주와 함께 감방에 들어서게 되었다.3일 후.진씨 가문의 연회.원작에는 이런 장면이 없었다.원래대로라면 이날, 진미소와 장태우는 결혼을 했을 것이고, 나는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여전히 머리가 어지러웠다.‘내가 어제 정우승의 복근을 만지다니! 진나연, 정말 출세를 했네!’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모두 아침을 먹고 있었다. 장태우는 내게 다가와 친절하게 우유 한 잔을 건넸다.“나연 씨, 좋은 아침이에요.”나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못생긴 놈이 갑자기 친절을 베풀고 난리야.’“풋.”또 진원호였다.장태우는 표정이 굳어져 있었고, 다른 출연자들의 시선도 우리에게 집중되었다.“그냥 같은 프로그램을 참여하게 된 것도 인연인 것 같아서, 좀 친해지고 싶었어요.”‘웃기시네! 분명 나한테 꼬리 치려는 거잖아!’‘뻔뻔한 놈, 어제 진미소와 풀숲에서 몸을 섞은 것도 모자라 지금은 나한테 수작을 부리는 거야? 정말 못생긴 놈일수록 더럽게 놀고 있네.’‘맞는 말이긴 해.’‘뭐?’‘장태우가 어제 진미소한테서 받은 약을 내 우유에 넣어서, 내 몸을 탐한 뒤 동영상을 몰래 찍어서 협박하려고 했다고?’‘이 멍청한 놈이 진미소로는 모자란 나까지 가지려고 해? 꿈도 꾸지 마!’“씨X!”진원호가 갑자기 화를 내며 일어서더니 물병을 집어 들고 장태우를 때리기 시작했다.“내가 네놈을 죽여버릴 거야!”정우승도 차가운 표정으로 내가 쥐고 있던 우유를 빼앗고, 탁자에 세게 내려놓았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진우빈은 안경을 벗으며 차가운 표정으로 진미소를 쳐다보며 말했다.“촬영이 끝난 후, 진씨 가문에서 나가.”진미소는 겁먹은 표정으로 애원했다.“아니야!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둘째 오빠, 저년이 거짓말하고 있는 거야!”“거짓말인지 아닌지는 곧 알게 될 거야.” 진미소의 눈빛은 점차 어두워지더니 음험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도대체 왜 싸우는 거야?’‘젠장! 그만 싸워! 변태 살인마가 나타났어!’모두 놀란 표정을 짓고 있을 때, 미소의 뒤에 서 있던 작가 뒤에서 검은 옷에 모자를 쓴 남자가 혼란을 틈타 진미소 뒤에 서 있었다.‘저 남자는 진
이 예능은 촬영하기 시작한 지 10분 만에, 세 명이 빠져나갔다.남은 스태프들은 아무도 감독의 자리를 맡으려 하지 않았고, 결국 작가가 나서서 크게 소리쳤다.“저희 프로그램은 대본이 없으니 자유롭게 행동해 주시면 됩니다.”작가는 말을 마친 뒤 쏜살같이 도망가 버렸다. 출연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다. 그 침묵이 오늘 밤 이 마을의 정적과도 같았다.나는 살짝 코를 킁킁거렸다. 모두 나처럼 의욕을 잃은 것 같았다.‘설마 이 사람들도 방송이 안 될 거라는 걸 알고 나처럼 포기하려는 건가?’이때 안지민이 내게 다가왔다.“나연 씨, 뭐 하고 싶어요? 저랑 함께 해요.”나는 본능적으로 부엌 쪽을 바라봤다.‘배고파, 밥 먹고 싶어.’벌써 점심시간이 다 됐는데, 아무도 밥을 먹자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진미소와 장태우는 여전히 화를 내며 서로 쳐다보지도 않았고, 안지민과 하경우는 처음 채소를 씻는 것처럼 동작이 매우 서툴렀다.진우빈과 진원호도 밥을 할 줄 알 리가 없었기에, 서로 눈치를 보더니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나도 요리를 잘 하진 않지만 그래도 먹을 수는 있을 거야. 아마도?’3분 후, 나는 손에 든 감자를 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던 중, 정우승이 내 뒤에 서더니 가볍게 웃으며 내 손에서 칼을 빼앗아갔다.“제가 할게요.”“요리할 줄 알아요?”“조금은 할 줄 알아요.”우승은 소매를 걷어올리며, 깔끔하게 채소를 씻고 잘랐다. 평범한 동작이 마치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이렇게 잘 생긴 데다가 요리까지 잘한다니, 이런 사람이 왜 오래 살지 못하게 된 걸까? 내가 미리 언질이라도 해줘야 하나?’우승의 동작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사실 정우승의 둘째 삼촌이 정씨 가문을 손에 넣으려 하고 있어! 그리고 정우승이 가장 믿는 비서는 누드 사진으로 협박 받아 둘째 삼촌을 도와주고 있어.’‘2년 후에 정우승의 둘째 삼촌은 교통사고로 위장하여 정우승을 죽게 만든 후 정씨 가문을 손에 넣을 거야. 그런데 둘째 삼촌이라
‘진미소가 어젯밤 촬영장에 새로 온 남자애랑 밤새 놀았는데, 설마 하루가 지났는데도 영향이 있는 거야?’진미소의 얼굴이 빨개지더니 곧 파랗게 질렸다.이제 장태우는 더 이상 날 향하던 시선을 거두고,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시선 속에서 바람을 피운 진미소를 화가 난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하경우는 여전히 귀를 긁적이더니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나와 말하려고 애썼다.드디어 나는 그의 이상한 행동을 발견하고 생각했다.‘머리가 안 좋으니까, 팀원이 너를 좋아하던 부잣집 아줌마를 낚아챈 거야. 하하, 이 녀석은 자기가 왜 지게 된 건지 절대 모르겠지?’모두들 궁금하다는 눈빛을 보이고 있었다.“네 팀원들은 그 아줌마와 사랑을 즐기고 있지만, 넌 아직까지 경험조차 못 해본 총각이잖아! 하하하.’ 내 마음의 소리를 들은 하경우는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그때, 여태껏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서 있던 감독이 갑자기 물었다.“진나연 씨는 진씨 가문과 어떤 관계예요?”나는 어떻게 대답할지 고민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 진우빈이 내 뒤에 서서 진미소를 차가운 눈빛으로 경고했다.우빈은 내 뒷옷깃을 잡고 날 카메라 앞으로 들어 올렸다.“제 친여동생이에요.”“뭐?” 나는 깜짝 놀라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그럼 미소 씨는요?” 감독은 마치 엄청난 이야기를 들은 듯 흥분한 표정으로 물었다.진우빈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우리 집에서 입양한 아이예요.”진미소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진미소는 그가 이렇게 자신의 신분을 공개할 줄은 몰랐다. ‘분명 나랑 약속했었잖아!’진미소의 약혼자 장태우는 그녀를 부축하며, 우리 가족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왜 갑자기 달라진 거지? 이번에 날 도와줬으니까 앞으로는 호칭을 고쳐보도록 노력해 볼게.’그리고 진씨 가문의 진짜 아가씨가 나인 걸 알게 된 감독은 눈을 반짝이며 흥분했다.‘설마 지영철이 잡혀갔다고 해서 방송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역시 내가 한눈에 반한 남자답다.정우승은 J시의 명문가인 정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다.그냥 연예계에 잠깐 발을 붙인 것뿐인데, 벌써 여러 영화제에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팬도 수없이 많았다. 연예계의 정상을 찍고 있는 남자.정우승을 보자 미소는 눈을 반짝였다. 주인공인 약혼자, 장태우를 신경도 쓰지 않고, 정우승에게 계속 달라붙었다.나는 감독이 길고 지루한 규칙을 말하는 것을 들으며, 고개를 숙인 채 개미를 세면서 멍하니 생각했다.‘그러니까 이름은 잘 지어야 한다니까, 정우승, 정우승. 저런 완벽한 얼굴에 명문가에서 태어났으니 태어났을 때부터 이긴 거나 다름없어. 나는 분명 이름을 잘못 지어서 여태껏 힘들게 살았던 거야! 제대로 진씨 가문의 아가씨 생활을 누려보기도 전에 죽게 되다니. 지금 이름 바꿔도 되지 않나?’“진나연 씨!” 감독이 크게 소리쳤다. “제대로 듣고 있어요?”나는 깜짝 놀라서 몸을 쭉 펴고 일어섰다.‘딴생각 하던 게 들켰나 보네, 다음에는 잘 숨겨야지!’...나는 여기 있는 사람들, 그중에서 잘생긴 남자까지, 모두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도대체 누가 이 프로그램에 이렇게 유명한 연예인들만 잔뜩 모여놓은 건지.여주 진미소와 남주 장태우는 물론, 진씨 가문의 세 남매, 그리고 신인 배우 안지민, 핫한 아이돌 하경우, 그리고 제작자의 인맥으로 특별 출연한 정우승, 아직 등장하지 않은 베테랑 배우 지영철까지.이렇게 9명이 모이게 되다니.출연진이 엄청 강력했기에, 이 프로그램은 대박 날 게 분명하다. 진미소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프로그램에서 나를 깔아뭉갤 계획을 세우고 있다.감독은 여전히 지루하게 떠들고 있었다. 나는 또다시 정신이 팔려 있었다.‘어차피 이 프로그램은 한 회만 방송되고, 나머지 후속 촬영은 다 못 나가겠지. 아, 정말 감독만 혼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거네.’촬영 현장에 갑자기 적막이 깃들었다. 감독은 마치 입이 봉인된 사람처럼 굳어 있었다.그리고 내가 본 건, 감독이 진우빈
‘아빠를 좋아하기 때문이야!’아빠는 깜짝 놀라서 그릇을 떨어뜨렸다.‘오늘 밤 다들 왜 이렇게 실수를 하는 거지?’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밥도 먹지 않고 미친 듯이 정보를 뒤지기 시작했다.‘집사는 이 집에 온 지 벌써 10년이 됐네. 처음에 진씨 가문에 집사로 지원했을 때, 아빠의 준수한 모습을 보고 깊이 반했던 거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사랑에 빠졌던 거야.’‘그리고! 그 사람은 발에 집착하고 있어!’‘아빠의 모든 신발은 몰래 혀로 핥았고, 그 신발을 안고 자기도 했어. 집사가 진미소의 편을 들어주는 이유는, 진미소가 집사의 비밀을 알아챘기 때문이야. 진미소는 그 비밀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몰래 아빠 신발을 훔쳐다 주기까지 했어. 그러니까 친딸인 날 싫어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웩. 이건 정말 냄새나는 이야기야.’“우웩.”내가 고개를 들고 보니, 모두들 토할 것처럼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무슨 일이지? 다들 임신한 거야? 벌써 몇 달이나 된 거지?’나는 고개를 숙이며 계속 속으로 생각했다. ‘집사는 진미소를 도와 진씨 가문을 무너뜨리기도 했어. 아빠와 엄마가 자식을 잃고 무너진다면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질 거라고 생각한 거야.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지 않으셨다면, 그 사람은 아빠를 납치해 고향으로 데려갈 생각이었어.’‘겉모습은 멀쩡한데, 나이가 들고도 여전히 변태 같은 짓을 하다니, 정말 역겹네! 변태!’아빠는 뭔가 생각하고 있는 듯 보였고, 갑자기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나서 큰소리로 외쳤다. “집사!”집사는 흥분한 표정으로 달려 나왔고, 눈에는 끈적한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몸서리쳤다.아빠는 발에 신었던 슬리퍼를 거칠게 차서 쾅 하고 문을 열었다.“해고야! 당장 우리 집에서 나가!”집사는 깜짝 놀라며 무릎을 꿇고 말했다. “주인님, 제가 뭘 잘못했나요? 전 여태껏 이 집에서 충성스럽게 일해왔어요!”아빠는 차가운 표정으로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신발을 훔친 사실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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