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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59

작가: KRYSE
last update 게시일: 2026-09-16 05:46:29

밤새 끌어안고 뜨겁게 사랑을 나눴다.

다음 날 늦은 아침.

두 사람은 함께 욕조에 누워 서로의 몸을 씻겨주고 다시 사랑을 나눴다.

물 속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안겨 있는 유진의 젖은 머리를 요스케가 가만히 쓰다듬었다.

그리고 가만히 그녀에게 조금은 묵직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네 어머니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 돌아가신 거 아니야.”

순간 유진의 놀란 눈동자가 그를 올려다 보았다.

“무슨…… 소리에요.”

“넌…… 어머니에게 죄책감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목숨 걸고 지키고 싶었던 유일한 사랑이었어. 그리고… 너의 생부 역시 어머니가 배신한 게 아니야."

"……네?"

이번에는 그의 차례였다.

겨우 열 여섯이었던 그녀가 이 추악한 진실 앞에 행여 깊은 상처를 입을까.

그래서 영영 망가져 버릴까 봐 지금껏 가장 깊은 음지에 숨겨왔던 비극의 실체.

그 비극이 자신들의 비극과 맞물려 있었다.

그래서 그도 이제 이 비극을 무겁게 뱉어내기 시작했다.

그게 가장 아픈 칼날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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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명이지만 너는 인질   EPISODE 172

    “어머니, 다음 주부터 매일 아침 8시에 저희 집으로 오세요.”혼인신고를 마치고 바로 옆집으로 이사를 끝마치기가 무섭게 요스케는 본가의 어머니를 향해 명령에 가까운 제안을 던졌다.전화를 받은 어머니는 귀를 의심하며 실소를 터뜨렸다.한평생 가문의 절대 권력자로 군림해 온 자신에게 감히 아침 문안인사를 오라니…해괴망간한 하극상에 그녀의 냉정함이 깨졌다.“왜? 아침 문안인사를 내가 직접 가서 챙겨 받으라는 거냐?”“네. 두 사람이 움직이는 것보다 그게 낫잖아요. 애들 나오면 네 식구가 움직여야 하는데 어머니가 오세요.”요스케의 목소리는 너무도 당당해서 오히려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어머니는 기가 막혀 테이블을 탁 쳤다.“미친 놈. 아주 이런 머저리가 따로 없어.”“네. 저 머저리 맞고요. 그러니까 주중에만 오셔서 아침식사 하시고 가세요. 주말은 유진이 아침잠 자야 해서 오시지 마시고요.”“아주…… 너 이렇게 나 골탕 먹이는 걸로 복수하는 거지?”“맘대로 생각하세요. 그럼 월요일 아침 8시에 뵐 게요.”뚝 하고 끊기는 통화. 어머니는 분통이 터져 가슴을 쳤다.하지만 약속된 월요일 아침 8시가 되자,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결국 유진과 요스케의 신혼집 현관문을 열고 걸어 들어왔다.“저희 출근해야 하니까, 식사 바로 하시죠.”요스케가 어머니를 보자마자, 예의도 없이 아침 문안 인사도 건너뛰고 일처리하듯 본론부터 들이밀었다.“밥 먹으러 왔으니, 밥 먹고 가라는 거니?”“네.”차려진 아침 상 위로 맑고 깊은 향을 풍기는 도미탕이 올랐다.한 숟가락 국물을 떠먹은 어머니는 순간 눈동자가 크게 확장되며 살짝 놀라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진짜 맛있죠?”그 오만한 어머니의 숟가락이 멈칫하는 것을 포착한 요스케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슬쩍 물었다.어머니는 애써 태연한 척 목을 가다듬으며 칭찬을 아꼈다.“요리하시는 분을 잘 골랐구나”“유진이 만든 거에요. 오늘 새벽에 수산시장 가서 재료 직접 사다가……”요스케의 은근한 자랑에 어머니는

  • 운명이지만 너는 인질   EPISODE 171

    커다란 저택의 거실 한복판에 홀로 앉아 있던 요스케의 어머니는 예고도 없이 단신으로 들이닥친 유진을 보면서 차가운 안색을 숨기지 않았다.“요스케는 어디 가고 네가 왔니?”유진은 주눅 들기는커녕 단정하고 매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무릎 위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제가 이삿짐 풀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 요스케와 같이 여기 오면, 어머니와 말도 못 섞게 하실 것 같고. 매일 얼굴 뵐 텐데 계속 어머님 불편하게 해 드릴 수는 없어서 요.”이제 그의 어머니는 그녀의 시어머니가 되었다.유진은 정중하고도 당당하게 그녀를 어머님이라는 호칭으로 모셨다.그때 어머니가 들고 있던 도자기 찻잔을 테이블 위로 신경질적으로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았다.찻잔 위의 차가 아슬아슬하게 출렁였다.“나 불편 안하게 한다는 애가 옆 집으로 이사를 오니?”유진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그리고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잘못을 그녀에게 고백했다.“잘못 했습니다. 제가 미우신 거 알아요. 제가 어머니와의 오랜 약속을 저버리고 신뢰를 드리지 못했으니, 어머님께서 저를 미워하시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제가 살고 싶어서요. 제가 어머님의 소중한 아들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어서 염치 불구하고 붙잡았습니다. 평생 남편과 이 가문을 위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아주 너 같이 여우 같은 애는 처음이다. 내가 너 이런다고 다 잊고 받아줄 거라고 쉽게 착각한 모양인데…… 어림없다.”“알고 있습니다. 제가 무리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부모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어머님 정이 그리워서요.”순간 어머니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날카로워졌다.유진은 도망치지 않고 그 매서운 시선을 똑바로 받아냈다.“이런 처량한 신파극을 늘어놓으면, 네가 널 불쌍하게라도 여길 거라고 생각하나 본데, 착각하지 마라.”그 서슬 퍼런 조롱에도, 유진은 오히려 더 우아한 미소를 지어보였다.대범하다 못해 오만한 유진의 여유로움에, 냉정함으로 무장했던 어머니의 눈가에 기분 나쁜 짜

  • 운명이지만 너는 인질   EPISODE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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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명이지만 너는 인질   EPISODE 169

    “당신 마음 내게 조금만 알려줬다면……”유진의 목소리가 바르르 떨렸다.“유정 언니 말이 맞아요. 나 그때 힘들었어요. 정말 너무 비참했어요. 내가 당신에게 아무 것도 아닌데. 아버지는 계속 당신과 육체적 관계까지 가지라고 날 계속 압박했으니까.”요스케의 몸이 일순간 굳어버렸다.“심지어… 고등학교를 졸업도 안했는데 임신까지 하라는 말을 듣고 하버드 입학까지 못 하게 하니까. 미래도 꿈도 아무 것도 못하고 내 인생은 끝나는 구나 싶었어요.”그의 시선이 지독한 아픔으로 내려앉았다.“그래서 바보 같이 창녀 같다는 생각까지 한 거야?”그의 손가락이 유진의 뺨을 타고 내려와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입술을 힘겹게 매만졌다.“스위스에서 날 만난 거 후회했겠네. 내가 아니고 다른 놈이었다면, 서회장이 그렇게까지 욕심을 안 부렸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니까 왜 아무 남자나 붙잡고 사달라고 한 거야? 사춘기였는데 그 흔한 반항이라도 좀 해 보지.”유진은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류의 깊고 짙은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 보았다.그 안에는 원망이 아니라 오랜 시간 묵혀둔 애틋한 첫사랑의 잔상이 빛나고 있었다.“다른 사람을 만났더라면 날 사달라고 조르지 않았을 거예요. 당신이어서. 당신이라면 내 첫사랑이 될 것 같아서. 당신 붙잡았던 거에요.”요스케의 숨결이 순간 멎었다.“물론 당신도 아버지처럼 날 사랑해 주지 않아서 그 기대가 오래 가지는 못했지만.”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으로 그는 유진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이내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잘못 했네. 아무 것도 모르는 꼬맹이를 데리고 밀당을 했으니…”“맞아요. 나 눈치 없어서 누가 밀당만 하면 바로 나 싫어하는 줄 안다고 언니가 맨 날 나 보고 바보라고 했거든요.”유진이 억울하다는 듯 그의 가슴을 주먹으로 콩 쳤다.요스케는 그 작은 주먹을 움켜쥐며 입을 맞추며 부드럽게 웃었다.“눈치도 없고 말도 안 듣고. 내가 너 때문에 진짜 고생했다. 알지?”유진이 그의 목에 두 팔을 감아올리며 그의

  • 운명이지만 너는 인질   EPISODE 168

    테이크아웃해 온 블랙커피와 신선한 과일 플래터를 침대 곁 협탁에 내려놓기가 무섭게 그는 여전히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유진을 자신의 품 안에 끌어 안았다.유진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는 그의 체온은 아침 햇살보다 뜨거웠다.그때 요스케의 낮고 묵직한 음성이 유진의 귓가를 파고들었다.“너 스위스에서 나 때문에 비참했다며? 왜 한번도 원망 안한 거야?”잠결에 까슬한 그의 턱이 어깨에 닿자, 유진은 간지러운 듯 몸을 웅크리며 고개를 그의 가슴에 기대었다.“응? 혹시 유정언니가 입방정 떨었어요?”“응. 막 억울하다면서, 내 탓 하던데?”순간 밀려오는 민망함에, 유진은 이불을 코끝까지 끌어올리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진짜 못 말린다니까. 언니가 자꾸 자기가 내 보호자라고 생각해서 그래요. 엄마 대신이라고. 그냥 그런 가 보다 하세요.”“그래도 다행이야. 너에게 유정이가 있어서.”그의 진심 어린 말에 유진은 이불 속에서 그의 커다란 손을 찾아 손가락을 얽어맸다.“네. 나도, 유정 언니도 우리 서로가 없으면 안되는 사이에요.”요스케의 손길이 유진의 가느다란 척추 뼈를 따라 느릿하게 움직였다.그의 눈동자에 언뜻 스치는 과거의 잔상이 밤바다처럼 깊어졌다.“그때 네가 표현해 주기를 내가 얼마나 바랬는 지 알아? 그래서 더 일부러 못 되게 굴고 스캔들도 만들고. 네 마음 확인하고 싶어서……”유진이 나직하게 읊조리며 그를 마주 보았다.“난 내가 별로라서 그런 줄 알았어요. 사전 차단 당한 것 같았다고 하나. 그래서 당신에게 설레다가도 다시 실망하고 그게 반복되다 보니까. 진짜 아무 기대도 없어졌어요. 그냥 당신 모든 행동이 나 놀려 먹으려고 하는 것 같고. 그런데 내가 그때 화내고 표현 했음 어땠을 까요?”류는 유진의 뺨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쓸어 넘겨주다 잠시 멈칫했다.어김없이 그의 심장이 미치도록 아려왔다.“그랬다면…… 너와 헤어졌겠지. 너 도망가라고 기회 준 거니까. 그래서 널 세상에서 숨기려고 너 대신 다른 여자들을 앞 세운

  • 운명이지만 너는 인질   EPISODE 167

    결혼식 다음 날.아직도 깊은 아침 잠에 빠져 곤히 숨을 쉬고 있는 유진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요스케는 가벼운 청색 리넨 셔츠 차림으로 홀로 리조트 로비로 걸어 나왔다.그의 걸음걸이에는 기분 좋은 여유와 안식이 짙게 배어 있었다.그리고 이국적인 바다가 넘실거리는 로비 앞 조식 식당 입구에서 류와 유정이 딱 마주쳤다.“어…… 일찍 일어났네.”요스케가 먼저 담담하게 인사를 건넸다.유정은 여전히 그의 압도적인 아우라에 주눅이 든 채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며 뒷머리를 긁적였다.“아, 네… 안녕하세요, 회장님”그는 로비 옆에 위치한 식당 직원에게 유진이 좋아하는 따뜻한 블랙커피와 신선한 열대 과일 플래터를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했다.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유정이 조심스럽게 말을 붙였다.“저…… 고맙습니다.”“뭐가?”요스케가 테이크아웃 잔을 건네받으며 특유의 무표정한 눈으로 유정을 응시했다.“유진이 지켜주셔서. 류 회장님 아니었음, 유진이 계속 불행 했을 거예요.”“이제 가족인데 요스케라고 불러 줘.”그 말에 유정은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아…… 요스케. 아시죠? 저 직설적인 거. 제가 너무 양심에 찔려서 도저히 그 이름으로는 회장님 못 부르겠어요.”요스케는 커피잔을 잠시 테라스 테이블에 놓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유정도 그의 맞은편에 앉아 오랜 시간 가슴에 얹혀있던 무거운 돌덩이를 꺼내놓을 준비를 했다.“그럼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말 나온 김에, 저 이 죄책감 털고 갈래요. 진짜 죄송했어요. 류 회장님 맘대로 오해해서. 그러니까 왜 나쁜 남자인 척은 하셔서……”“나 나쁜 남자 맞는데.”류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낮게 읊조렸다.“유진한테는 아니었잖아요.”유정이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쳤다.“그때 조금만 잘해 주시지. 진짜 조금만 잘해 줬어도 홀랑 넘어가서 강아지처럼 사랑 받으려고 류 회장님만 바라봤을 애를. 진짜 유진만큼 쉬운 애도 없는데… 근데 왜 그렇게 일부러 못 되게 구셨어요? 아세요? 그때 류

  • 운명이지만 너는 인질   EPISODE 3

    파리 리츠의 화려한 야외 연회장.'아시아 기업인의 밤'황금빛 조명 아래......류는 아시아의 내로라하는 신흥 부호들에 둘러싸여 있었다.하지만 정작 그는 그들의 대화에는 관심이 없었다.그리고 그의 시선이 연회장 한편의 무대에서 흐르는 감미로운 첼로 선율로 향했지만,끊임없이 밀려드는 비즈니스 인사들 탓에, 온전히 연주에 집중할 수는 없었다.공연이 끝나고 장내가 소란스러워질 무렵.KL 그룹의 회장 부부가 득달같이 류의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겉치레뿐인 정형적인 대화가 몇 마디 오갔다.“공연 잘 보셨어요?”“아…

  • 운명이지만 너는 인질   EPISOD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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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KL 그룹 서회장이 스위스 기숙학교 교장실에 나타났다.10살 때부터 다닌 이 학교에 아버지가 찾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열여섯의 유진은 제 눈을 의심했다.“우리 딸 보고 싶어서 왔지. 진작에 와 봤어야 했는데… 네 엄마 죽고 회사가 엉망이어서 수습하느라 아빠가 정신이 없었잖니? 이해하지?”“네…”“아빠가 말은 안 했지만… 알아서 척척 잘해내는 우리 딸 소식 들으면서 뿌듯하고 힘이 많이 됐다. 고맙다. 우리 착하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아버지가 건네는 다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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