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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7

Author: KRYS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16 22:55:25

여전히 비몽사몽한 눈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화면에 찍힌 숫자는 오전 7시.

아침 잠이 유독 많아 유모가 흔들어 깨워도 겨우 일어나던 유진이 알람도 없이 7시에 혼자 눈을 떴다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잠시 따뜻한 침대 속에서 뒤척이던 유진은 한숨을 푹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오전 8시 정각.

유모가 조심스럽게 유진의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하지만 이미 단정한 외출복 차림으로 거울 앞에 서 있는 유진을 발견하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호들갑을 떨었다.

“혹시 어제 못 잤어요? 대학입학 첫 날이라고 긴장했나? 피부상태는 너무 좋은데…”

“잘 잤어. 근데 저 공사장 소음 소리에 그냥 눈이 떠져 버렸어”

“아니? 한번 잠들면 업어가도 모르는 분이… 이제 다 컸나 우리 아가씨?  진짜 시집 보내도 되겠는데요?”

“아침부터 재수없게…”

유진은 지긋지긋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오늘 아침은 본가 동으로 건너가서 드실 거죠? 그래도 대학 입학 첫 날이고 아가씨 생일인데… 회장님께 문안인사도 드리고 얼굴 도장은 찍으시려면…”

“응. 그리고 말씀 드릴 것도 있고”

“뭐 요?”

“식사시간에 들어”

*

정적만 감도는 아침 식사 시간.

KL 그룹의 수장인 서 회장이 무표정한 얼굴로 포크를 내려놓으며 유진을 가만히 응시했다.

“생일 선물로 원하는 게 있니?”

건조하기 짝이 없는 질문이었다.

유진은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쉬고 아버지 서회장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네. 저… 오늘부터 혼자 다니고 싶어요”

“혼자라면… 직접 운전하겠다는 말이냐? 면허 딴지 얼마나 됐다고…”

“그게 아니라… 제가 알아서 학교 다닐게요. 대중교통으로… 수행비서 없이”

서 회장의 미간이 단번에 굳어졌다. 목소리가 한 층 낮아졌다.

“뭐? 혼자 아무 것도 안해본 네가 뭘 알아서… 혼자 덜렁거리며 다니다가 무슨 위험한 일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내가 누군지 모르면… 그럴 일 없어요. 그리고 아빠 말대로 아무 것도 혼자 안해봤으니까… 그래서 혼자 해보려고요. 결혼하기 전까지는 제대로 살아보고 싶어요”

“혼자? 뭘 혼자 해보겠다는 거냐?”

“모든… 제 스스로… 그리고 친구들도 만들고… 그럴 기회 이번이 마지막일 테니까”

서회장은 한낱 철없는 투정을 부린다는 듯 못 미더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유진의 맑은 황금빛 눈동자에 단호한 결연함이 서렸다.

“이대로 아무 것도 못해 보고 인형처럼 결혼 시장에 팔려가면… 평생 아빠 그리고 그 사람 원망할 것 같아서 그래요. 잠시만이라도 저… 숨 쉴 자유를 주세요”

“원망? 자유?”

“걱정시킬 일 안 만들어요. 그리고 갇혀 있는다고 해도 맘만 먹음 저… 충분히 말썽 피울 수 있고요. 그걸 원하시는 건 아니시죠?”

그 순간 테이블 맞은편에서 우아하게 차를 마시던 본가의 집사이자 서 회장의 내연녀인 정 실장이 핏대 세운 표정으로 유진을 째려보며 쏘아붙였다.

“어머 애 좀 봐… 너 누구 앞이라고 건방지게 협박이니?”

유진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서늘한 눈빛으로 정 실장의 말을 툭 잘라냈다.

“그쪽이 끼어들 문제 아니니까… 빠져 주세요”

“어머머…! 여보! 회장님! 얘 말 버릇 좀 보세요!”

기분이 상한 정 실장이 얼굴을 붉히며 서 회장의 팔뚝을 붙잡았다.

하지만 서 회장은 그런 그녀를 무시하고 잠시 유진을 가만히 응시하다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알았다. 오늘은 네 생일이고 너도 이제 성인이니… 책임감을 길러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감사합니다. 믿어주셔서…”

“단 대중교통은 이 집 위치상 접근성이 몹시 불편하고 세간의 눈도 있으니 자차를 직접 이용하는 게 훨씬 안전할 듯 싶구나.”

“그럼… 조심해서 운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차종은 가능하면 튀지 않는 국산 소형 전기차 SUV 정도면 될 것 같아요”

서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대기 중이던 비서를 바라보았다.

“유비서… 오늘 중으로 준비해 주지”

“네.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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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명이지만 너는 인질   EPISOD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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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명이지만 너는 인질   EPISODE 4

    “아빠… 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KL 그룹 서회장이 스위스 기숙학교 교장실에 나타났다.10살 때부터 다닌 이 학교에 아버지가 찾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열여섯의 유진은 제 눈을 의심했다.“우리 딸 보고 싶어서 왔지. 진작에 와 봤어야 했는데… 네 엄마 죽고 회사가 엉망이어서 수습하느라 아빠가 정신이 없었잖니? 이해하지?”“네…”“아빠가 말은 안 했지만… 알아서 척척 잘해내는 우리 딸 소식 들으면서 뿌듯하고 힘이 많이 됐다. 고맙다. 우리 착하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아버지가 건네는 다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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