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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젊은 여자가 알려준 장소로 찾아가는 길에 온하랑은 겸사겸사 정보를 찾아보았다. 추서윤은 현재 판타지 사극 드라마를 찍고 있었다.

부승민의 도움 없이는 추서윤은 자원이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위치가 예전과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격하되었다. 이 드라마에서 그녀는 단역으로 출연시간도 매우 짧았지만, 더운밥 찬밥 가릴 형편이 못 됐다.

촬영장에 도착한 온하랑은 추서윤에게 문자를 보냈다. 몇 분 뒤 목에 명찰을 건 스태프가 나와서 그녀를 안으로 데려갔다.

추서윤은 촬영 복장을 하고 겉에는 패딩을 걸치고 있었다. 한 손에 대본을 들고 감독과 얘기하며 때때로 밖을 살펴보고 있었다. 온하랑이 들어오자 추서윤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더니 온하랑에게 손짓했다.

“송 감독님, 소개할게요. 이분은 제 매니저겸 대역입니다. 제가 못 찍는 다음 장면은 이분이 대신 찍을 거예요.”

미소를 지으며 송재열에게 인사를 건넨 온하랑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추서윤을 쳐다보았다.

언제는 그녀더러 매니저를 하라며 왜 또 대역 배우를 하라고 하는 걸까?

추서윤은 씩 미소를 지으며 온하랑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했다. 송재열이 말할 때 온하랑은 옆에서 듣고 있다가 그가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틈을 타 추서윤에게 속삭였다.

“나더러 매니저 하라며 왜 또 대역 배우를 하라는 거야? 난 연기 못해!”

추거윤은 팔짱을 끼고 턱을 치켜올렸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할 거 아니면 언제든 가도 돼.”

아랫입술을 깨문 온하랑은 주먹을 불끈 쥐고 분노를 억누르며 추서윤을 노려보았다.

추서윤은 온하랑이 참을 줄 알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추서윤은 손에 들린 대본을 온하랑에게 건넸다.

“들고 있어.”

이곳에 오기 전에 온하랑은 연예인 매니저의 업무에 대해 알아보았다. 대부분의 태도가 겸손한 연예인은 매니저에게 대본을 들고 있으라고 시키지 않지만, 그렇게 하는 까칠한 연예인들도 적지 않았다.

추서윤은 일부러 온하랑을 괴롭힐 게 뻔했기에 대본을 들게 하는 일 따위는 그다지 놀랍지도 않았다. 그녀는 대본을 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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