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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作者: 쌍춘
last update 公開日: 2026-09-14 08:28:44

"아이린! 아직도 안 일어났니?"

아침부터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채 눈을 질끈 감았다.

조금만 더 누워 있으면 안 될까 싶었지만, 이미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은 방 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일어났어요!"

나는 한동안 이불을 뒤집어쓴 채 가만히 누워 있다가 결국 깊은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가난한 평민에게 아침은 언제나 빨리 찾아온다.

그리고 나에게는 특히 더 그랬다.

우리 가족은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마을에 살며 농사를 지었다.

농사가 잘되지 않는 날에는 내가 직접 숲으로 들어가 약초를 캐 도시에 팔아 부족한 돈을 마련하곤 했다.

물론 매일 약초를 캐서 돈을 버는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 집 형편에서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다면 가만히 앉아 있을 이유는 없었다.

"오늘은 좀 많이 캐야 하는데."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대충 흐트러진 갈색 머리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제대로 꾸미고 다닐 필요도 없었기에 머리를 뒤로 묶고 평소 입던 낡은 옷으로 갈아입은 뒤 문을 열었다.

그 순간,

"멍!"

"어마악!"

문을 열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녀석이 내게 달려들었다.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개 '마리'였다.

녀석은 내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들며 내 몸에 앞발을 올렸고, 나는 간신히 균형을 잡으며 녀석의 머리를 양손으로 붙잡았다.

"마리! 아침부터 사람을 놀라게 하면 어떡해!"

"멍!"

"이익! 얼굴 핥지 말라니까!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

마리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듯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기만 했다.

"그래, 네가 내 말을 알아들을 리가 없지."

"멍!"

"그렇게 대답하지 마. 진짜 알아듣는 것 같잖아."

나는 결국 녀석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준 뒤 마당에 있던 큰 바구니를 들었다.

"오늘도 숲에 갈거니?"

마당에서 농기구를 챙기던 아버지가 물었다.

"네. 며칠 전에 비도 왔으니까 약초가 좀 많이 자랐을 거에요."

"음,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고."

"제가 몇 살인데요. 숲에 약초 캐러 간 게 하루 이틀도 아니잖아요."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조심할게요."

아버지는 늘 같은 말을 했다.

숲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말 것.

해가 지기 전에 돌아올 것.

처음 보는 길을 따라가지 말 것.

어릴 때부터 수없이 들었던 말이었지만, 사실 나는 한 번도 그 말을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가는 숲은 마을 사람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곳이었고,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여러 번 드나들었으니까.

적어도 그때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끄으응~차! 그럼 다녀올게요."

"아침도 안먹고 가게?"

"숲에서 이거저거 주워먹죠, 뭐."

나는 어머니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숲으로 향했다.

---------------

숲에 들어선 나는 익숙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살폈다.

며칠 전 내린 비 때문에 흙은 아직 촉촉했고, 나무와 풀에서는 싱그러운 냄새가 풍겨왔다.

이런 날은 운이 좋으면 평소보다 좋은 약초를 많이 찾을 수 있었기에 나는 기대를 품고 바구니를 손에 든 채 숲길을 걸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바구니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이 정도 시간에 이미 절반 정도는 찼어야 했는데, 오늘은 약초 몇 줄기만 바닥에 외롭게 놓여 있을 뿐이었다.

"오늘 왜 이러지?"

나는 바구니를 내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며칠 전 비도 내렸고, 오늘 날씨도 나쁘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없을 수가 있나?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익숙한 길에서 조금 벗어나기로 했다.

"조금만 더 들어가 보자."

이 정도라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숲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아직 해가 높이 떠 있었으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평소보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천천히 바닥을 살피며 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 순간 나는 주변의 풍경이 낯설어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설마."

나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처음 보는 나무.

처음 보는 풀.

처음 보는 길.

아니, 애초에 길이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었다.

그제야 나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 길을 잃었네?"

말로 직접 꺼내고 보니 갑자기 상황이 심각해졌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던 햇빛은 아침보다 훨씬 기울어져 있었다.

"괜찮아. 아직 어두워지지는 않았으니까.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 가야겠어."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걸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분명 왔던 길로 되돌아 온 것 같은데 점점 더 헤메는 기분이 들었다.

"...어떡하지?"

배는 고프고 목까지 말라오기 시작하니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 법!

나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주변을 살폈다.

조금 더 걷다보니 멀리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햇빛이 나뭇잎에 반사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것은 점점 선명해졌다.

푸르고 맑은 빛.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그쪽으로 뛰어갔다.

"...이런 곳에 호수?"

이 숲에 호수가 있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마치 누군가가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은 거대한 거울처럼 주변의 풍경을 그대로 비추고 있었고, 수면 위에는 낙엽 하나 떠 있지 않았다.

"...좀 이상하긴 하지만, 물이 이렇게 맑으니 안 마실수가 없지."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호숫가로 다가가 두 손으로 물을 떠 올렸다.

꿀꺽, 꿀꺽.

시원한 물이 목을 타고 넘어갔다.

"하아...살겠다."

나는 저절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물을 떠 마셨다.

꿀꺽.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심장이 갑자기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쿵쾅, 쿵쾅, 쿵쾅!

"윽, 괴로워...!"

목을 타고 내려간 차가운 물과는 정반대의 열기가 갑자기 몸속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가슴에서 시작된 뜨거운 열기는 순식간에 팔과 다리로 퍼져 나갔고, 손끝과 발끝까지 타오르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으윽..!"

나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내 몸은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인 것은, 맑은 호수 위에서 무언가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모습이었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난거지?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익숙한 나무들이었다.

나는 한동안 멍하니 누워 있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주변을 살펴본 순간,

"...여긴?"

이곳은 가장 익숙한 숲의 입구였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놀랍게도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온몸을 태울 듯했던 열기도 사라졌고, 미친 듯이 뛰던 심장도 분명히 가라 앉았다.

"...꿈이라도 꾼 걸까?"

이상하게도 호숫가에서 쓰러진 이후의 기억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옷에 묻은 흙을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약초도 제대로 캐지 못했는데, 벌써 해가 기울고 있었다.

"일단 집에 가야겠어."

나는 텅 빈 바구니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몸 성히 숲을 나왔으니 된 거겠지.

나는 별 생각없이 허탕 친 하루에 분노하며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날, 내가 마신 것이 단순한 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그리고 그 물 한 모금이, 보잘것없는 평민이었던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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