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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Penulis: 쌍춘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14 08:40:16

다음 날 아침, 나는 평소보다 훨씬 일찍 눈을 떴다.

평소 같았으면 이불 속에서 조금 더 뒹굴거렸겠지만 오늘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오늘 아침부터 카시안 백작의 저택에서 일하기로 했으니.

나는 미리 준비해 둔 옷가지 몇 벌을 작은 가방에 넣었다.

백작의 저택에서 숙식까지 제공한다고 했으니까 당장 필요한 물건은 많지 않았다.

부모님과 마리에게 다녀 온다는 인사를 한 뒤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백작 저택까지 가는 길은 이미 한 번 와 봤기에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저택에 가까워질수록 괜히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것이었다.

카시안 백작.

잘생긴 외모에 그렇지 못한 성격을 가진 재수 없는 놈!

내 입술을 두번이나 훔친 변태 자식!

"아니, 오늘부터는 돈 많은 내 고용주일 뿐이야. 그러니 흥분하지 말자."

나는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어느새 저택 앞에 도착한 나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문을 두드렸다.

똑똑.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익숙한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가진 집사가 나를 발견하자마자 온화하게 미소를 지었다.

"오셨습니까? 백작님께 말씀은 전해 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나는 밝게 인사하며 허리를 숙였다.

집사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정식으로 인사 드리지요. 제 이름은 에드먼입니다. 이 저택의 집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린이에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에드먼 아저씨!"

내 말에 에드먼은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저를 아저씨라고 부르시는 겁니까?"

"네. 이상한가요?"

"아닙니다. 편하신 대로 부르십시오."

나는 무슨 문제가 있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에드먼은 곧바로 몸을 돌렸다.

"들어오시죠."

나는 그의 뒤를 따라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내가 지낼 방을 안내 해준 에드먼은 몇 벌의 하녀복을 나에게 건네 주었다.

"옷은 사이즈별로 있으니 아무거나 골라 입으셔도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옷 갈아 입고 나오시죠. 기다리겠습니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 사이즈에 맞는 하녀복으로 갈아 입고 나왔다.

"그럼 저는 오늘부터 뭘 하면 되나요?"

"우선 기본적인 일을 배우셔야 합니다."

에드먼은 나를 저택 안쪽으로 안내했다.

"아침에는 정원을 쓸고, 카시안님의 식사를 준비합니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설거지를 하고 틈틈히 저택 내부 청소를 하면 됩니다."

"네!"

"그리고 점심에는 시장에 가서 카시안님 식사에 쓸 음식 재료들을 사 옵니다. 그런 다음 사 온 재료들을 미리 손질 해 놓습니다. 그 후, 카시안님의 점심식사를 준비 하고 빨래를 합니다. 빨래를 한 후, 볕이 잘 드는 곳에 널어 놓습니다."

"네!"

"저녁에는 카시안님의 저녁식사 외에는 크게 할일이 없습니다. 아, 그리고 언제든지 카시안님이 부르시면 하던 일을 멈추고 바로 가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씩씩한 내 대답에 에드먼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 궁금한게 있는데요."

"말씀하십시오."

"다른 하녀분들은 벌써 일하고 계신건가요?"

"다른 하녀요?"

"네. 저랑 같이 일할 사람들이요."

에드먼은 잠시 침묵했다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없습니다."

"...네?"

"이 저택에는 백작님과 저, 그리고 오늘부터 아이린씨까지 셋뿐입니다."

"...그게 정말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에드먼 아저씨 혼자서 이 저택 일을 다 하고 계셨어요?"

에드먼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아니요. 예전에는 하녀와 집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이 일어나고 모두 그만 두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저 혼자 남게 됐죠."

"...그 일...이라면...?"

"허허허. 별일 아닙니다. 시간이 늦었으니 이제 일하러 가실까요? 먼저 제가 일하는 순서를 알려드릴테니 따라 오십시오."

"아, 맞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나는 앞서 걷는 에드먼의 뒤를 따라가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런 집안 일 쯤이야 식은죽 먹기지!

---------------

"아, 죽겠네..."

점심 무렵이 되자 나는 이미 온몸이 녹초가 되어 있었다.

아침부터 정원 청소, 식사 준비, 설거지, 저택 내부 청소까지.

'첫날부터 너무 많은 걸 시키는 거 아니야?'

하지만 일당 금화 오십 개를 생각하니 입 밖으로 불평을 꺼낼 수 없었다.

해가 저물 무렵이 되어서야 하루 동안 배워야 할 일이 모두 끝났다.

"카시안님의 저녁식사는 제가 준비 할테니 쉬십시오."

"네...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에드먼은 지친 기색을 보이는 나에게 살짝 미소를 보이고 그대로 뒤돌아 섰다.

"으아아아...드디어 끝났다."

나는 내 방에 도착하자마자 침대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리고 오늘 했던 일을 되새기다가, 그동안 이 넓은 저택을 혼자서 관리한 에드먼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왜 하인들이 그만둔 거지?

에드먼이 말한 그 일이라는건 뭘까?

'에이, 귀족 집안 일에 신경쓰지 말고 잠이나 자자.'

나는 넓고 푹신한 침대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

다음 날,

그다음 날도.

나는 에드먼에게 일을 배웠다.

처음에는 실수가 끊이지 않았다.

바닥을 청소하다가 물통을 엎지르고, 빨래를 널다가 떨어뜨리고, 요리를 하다가 음식을 태우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에드먼은 딱히 혼내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애매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빗자루질도 처음보다는 훨씬 빨라졌고, 요리 역시 더는 음식을 태우지 않았다.

에드먼은 내가 청소한 복도를 한참 바라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음, 많이 늘었군요."

나는 빗자루를 들고 활짝 웃었다.

"거의 완벽하죠? 이 정도면 나 청소에 재능 있는 듯! 더 칭찬해 주셔도 되요!"

"...허허허..."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복도 한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무심코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카시안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나를 발견하자마자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천천히 누르며 말했다.

"이봐. 지금 내 방으로 와."

"지금...요?"

카시안은 무서운 얼굴로 나를 노려보더니 대답도 하지않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에드먼 아저씨. 여기만 마무리 하고 가도 되겠죠?"

"...부르면 바로 가라고 가르쳐 드리지 않았습니까?"

"아, 그랬나요? 하하..."

나는 멀어지는 카시안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도 내 입술을 노리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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