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현생에서 살면서 나도 모르게 생긴 나만의 버릇이, 이세계에는 '신성한 은혜'로포장되어 버리다니... 생각할수록 뻘하게터집니당 😂 그리고 21세기 대한민국을 치열하게 살아온 K-자취생답게, 눈물겨운 배달비와 식비를 아끼려고 뚝딱 만들어 먹었던 본인만의 자취 요리 레시피 대로 음식을 이세계 남편들에게 든든하게 대접해 주는 소소한 일상 에피소드랍니다 🍜✨. 화려하고 거창한 요리가 아니어도, 그 속에 담긴 정성과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나누는 이런 일상이 제가 아끼는 장면 중 하나예요 ㅎㅎ. 오늘도 엉뚱 발랄한 우리 월린이의 세계 적응기를 함께 즐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다음 화에서 또 유쾌한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늘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제 40화. 보이지 않는 정성: 신체검사(下)어제 시녀와 시종들의 검사를 무사히 마친 오늘은 연가의 가장 핵심적인 무력인 무사들의 신체검사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귀족의 무사는 단순한 사병이 아니다. 황실의 전령을 수행하거나, 가문의 대문을 지키고, 유사시에는 가주의 목숨을 담보로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자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행동력과 체력은 곧 연가의 국력이었다.검사소 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훈련을 마친 무사들이 웃통을 벗은 채 줄을 서 있었다. 땀방울이 흐르는 탄탄한 근육질의 몸들, 흉터가 가득한 등판 그리고 거친 숨소리가 훈련장을 가득 메웠다. 전생의 일에만 치여 남자를 멀리하고 살았던 월린은 그 풍경에 잠시 숨이 멎을 뻔했다.'홀리... 세상에, 이게 내 가문의 무사들이라고?' 월린은 속으로 황홀경에 빠졌지만, 곧바로 입술을 앙다물고 표정을 굳혔다.'정신 차려, 최가민. 아니, 월린. 너는 연가의 차기가주! 그리고 세 남편을 둔 어엿한 유부녀야!'그때, 월린의 귀에 무사들의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야, 오늘 가주님이 직접 오신다는데 자세 똑바로 해. 어제는 시녀들만 보시더니 우리 차례가 되니까 심장이 다 뛰네.""긴장하지 마. 가주님 손잡고 치료받는 거 생각 안 해봤냐? 어제 내 옆자리 녀석이 엄청 부러웠거든. 나도 빨리 내 차례가 왔으면 좋겠다.""하긴, 가주님 얼굴 한번 뵙기도 힘든데 이렇게 가까이서... 훈련 좀 더 빡세게 할걸 그랬나 봐. 그러면 몸이 더 좋아 보였을 텐데."무사들은 짐짓 어깨에 힘을 주며 근육을 과시했다. 월린은 엄숙한 표정으로 검사소 중심에 앉았다. 무사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올 때마다 월린은 그들의 상태를 아주 꼼꼼하게 살폈다. 월린은 굳은살 하나, 오래된 칼자국 하나를 세심하게 기록하며 의료진을 도왔다. 그러다 팔뚝에 남은 낡고 깊은 칼자국을 내려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여기는 어쩌다 이렇게 깊게 베인 거예요? 훈련 때 생긴 상처 같은데, 제대로 치료를 안 한 건가요? 이런 건 흉터가 문제
제 39화 연가(連家)의 연례행사 : 신체검사(上)사흘 뒤, 연가와 청가 각 본가 마당에는 이틀간 진행되는 신체검사를 위한 임시 검사소들이 줄지어 설치되었다. 원래는 무사들만 1년 주기로 하려던 것을, 월린의 제안으로 시종과 시녀들까지 포함해 가문의 모든 식구를 챙기기로 한 참이었다.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였고, 월린은 이른 아침부터 가장 먼저 검사소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 그녀의 옆에는 연호와 유현이 대기하며 검사소의 질서를 차분히 유지했다."좋았어! 자, 그럼 시작할까?"첫 번째 순서는 시녀들의 검사였다. 시녀들은 가주를 모시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여겼는데, 직접 마주 앉아 건강을 진단받는다는 사실에 다들 상기된 표정이었다. 월린은 직접 시녀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고 눈을 맞췄다."요즘 속은 좀 어때요? 며칠 전 차를 나르다 손목이 아픈 것 같던데, 혹시 무리한 건 아니고요?"월린은 시녀의 손목을 부드럽게 감싸 쥐며 살폈다. 굳은살의 위치, 잦은 노동으로 인한 근육의 경직도를 하나하나 눈으로 확인했다."여기는 어쩌다 긁힌 거예요? 아유, 쓰라렸겠네. 의원님, 여기 소독약이랑 연고 좀 먼저 발라주세요."월린의 다정한 손길과 세심한 배려에 시녀들은 울컥하는 표정을 지었다.오후부터는 시종들의 검사가 시작되었다. 시종들은 시녀들보다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을 많이 하기에 관절이나 허리 상태를 더 세밀하게 봐야 했다. 월린은 시종들의 어깨와 근육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이때, 시종 하민이의 차례가 되었다. 감수성이 풍부해 가주님을 향한 남다른 동경을 품고 있던 하민이는 잔뜩 긴장한 채 자리에 앉았다."하민아, 요새 많이 힘들지? 고생 많아."월린이 손을 따뜻하게 잡고 다독이자, 하민이는 참았던 눈물을 툭 터뜨리고 말았다."가주님... 흑, 제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시간을 내주시고..."하민이는 가주님의 다정한 온기에 감격해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월린은 당황하지 않고 달래며 등을 다독여주었다."아이구, 괜찮아,
제 38화 청가(靑家) 의 초대청연국의 산맥은 늘 푸른 안개에 잠겨 있다.그중에서도 청가의 본가는 세상과 한 발자국 떨어져 있는 듯 서늘하고 고고한 기운을 내뿜었다. 4대 귀족 중 가장 오래된 뿌리를 가진 청가는 예법이 까다롭고, 지붕 하나를 올릴 때도 지맥의 흐름을 읊으며 풍수적 배치를 완벽히 계산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묘한 온기가 감돌고 있었다. '연가'만을 조용히 초대했기 때문이다. 이는 4대 귀족의 서열 안에서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묶였음을 세상에 알리는 강력한 선언이었다.연가의 대문 앞, 타국에서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월린의 부모영인과 연진이 마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딸을 보자마자 가주라는 체면도 잊은 채 달려와 으스러지게 껴안았다."아이고, 우리 월린! 이 어미 없이 가주 노릇 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느냐! 얼굴이 반쪽이 되었네, 내 새끼!"영인의 진한 애정 공세에 월린은 뺨을 부비며 환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부모님은 그 뒤에 묵묵히 서 있는 두 사내, 연호와 유현을 보았다. 과거 딸의 목숨을 지키던 전속 호위무사가 이제는 딸의 침소와 안살림을 짊어진 남첩이 되었다는 사실에 복잡한 심경이 교차했으나 연가의 기틀을 다져준 그들에게 정중한 목례를 건네며 완벽하게 예우했다.청가 본가에 도착하자, 청가의 가주 청설과 그의 부인이 입구에 서 있었다. 그 엄숙한 가주들도 월린을 보자마자 눈가에 부드러운 주름을 잡았다."어서 오시오, 월린. 그간 강녕했는가."청설의 목소리는 낮고 무게감이 있었다. 사랑채에 들어서자 네 명의 어른은 차를 마시며 대화를 시작했다. 청설의 정실 남편 기원이 월린의 손을 다정하게 덮어주며 나직이 말했다."월린아, 우리끼리 나라의 시사나 가문의 복잡한 살림 이야기를 나누면 너도 지루할 게다. 우린 오랜만에 밀린 이야기나 할 테니, 정원이나 구경하고 오렴. 청가 정원이 오늘따라 절경이니."월린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 연호와 유현을 대동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청가의 정원은 그 자체가 거대한 예술
제 37화 주인공과 남첩들의 함께 맞이하는 밤 연가의 집무실은 며칠째 흑단 바치가 비파 현을 때리는 묵직한 파열음으로 가득 찼다. 월린은 새로 얻은 바치를 손에 쥐고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연습에 몰두했다."예음아, 들어봐! 이 바치는 무게 중심이 완벽해. 이 텐션, 이 타격감! 락 스피릿이 비파의 몸통을 뚫고 나오는 기분이야!"월린의 연주는 날이 갈수록 거칠고도 화려해졌다. 예음은 가주의 열정에 감탄하면서도, 비파 줄을 튕기는 가녀린 손목과 어깨가 붉게 부어오르는 것을 보고 마음을 졸였다."가주님, 손목의 핏줄이 팽팽하게 서 있습니다. 무리한 연주는 가주의 건강뿐만 아니라, 이 고귀한 비파의 줄마저 끊어먹을 것입니다."그때, 연가의 전속 의원인 지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월린의 붉어진 어깨와 손목을 바라보며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조용히 월린의 옆으로 다가와 부드럽게 비파를 내려놓게 했다."가주님, 아무리 예술혼이 불타올라도 몸을 돌보지 않으시면 속상합니다. 이러다 손목 인대가 상하면 앞으로 연주를 하고 싶어도 못 하십니다. 조금만 진정하시지요."지은의 진심 어린 걱정에 월린은 찔린 듯 머쓱하게 웃으며 꼬리를 내렸다."알았어요, 조금만 살살 조절해서 할게요.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그 직후, 연호와 유현이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문을 열고 들어왔다. 두 무사의 손에는 각각 가주의 피로를 풀어줄 약재가 달인 탕약과 따뜻한 수건, 최고급 화유가 들려 있었다."가주님, 보약을 드셔야 합니다." (연호)"어깨를 풀어드려야 하니, 이쪽으로." (유현)연호와 유현은 서로를 힐끗 쳐다보았다. 무언의 신경전이 집무실의 공기를 무겁게 눌렀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월린이 중재에 나섰다."둘 다 진정해! 그래, 그럼 이렇게 하자. 연호는 손힘이 좋으니까 어깨 마사지를 맡고, 유현이는 섬세하니까 내 비파 악보 넘기는 걸 도와줘!"두 무사는 그제야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집무실에는 월린이 앉아 비파
제 36화 비파 덕후 가주를 위한 두 무사의 선물연가의 집무실, 오늘도 어김없이 괴이한 소리가 담장을 넘었다.뚱땅, 뚱땅, 콰광!비파의 선율이라기보다는 전장에서 방패를 내리치는 듯한 둔탁한 타격음이었다. 월린은 비파 위에 밥주걱을 세워 쥔 채, 온몸으로 락 스피릿을 불태우며 비파의 현을 사정없이 뜯고 있었다.하지만 가주의 독특한 방식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고 새로운 악보까지 구상했던 예음조차 눈가에 미세한 실룩거림이 일었다.'그래... 내가 가주님의 뜻을 따르기로 맹세했거늘... 저것 또한 저분만의 깊은 뜻이 있겠지...'머리로는 이해하려 애썼지만, 귓가를 강타하는 이색적인 타격음 앞에서 도저히 성자의 경지에 오르기는 힘들었다.그녀는 그저 눈을 질끈 감고 이 웅장한(?) 연주가 끝나기만을 경건하게 기도할 뿐이었다.연가 집무실 쪽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고요하고 우아한 비파의 선율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 연무장에서 땀을 식히며 지나가던 연호와 유현은 동시에 발걸음을 멈췄다. 창호지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는 흡사 징을 치거나 전장에서 방패를 내리치는 듯한 둔탁한 타격음소리였다. 두 무사는 말없이 서로를 응시했다. 가주께서 즐거워하시는 그 '음악'이, 비록 세간의 미학과는 거리가 멀지라도 두 사람의 눈에는 그저 눈부신 광경일 뿐이었다. 하지만, 월린의 기행을 깎아내리려는 연가의 외부 세력이나 시기하는 눈초리들이 언제 어디서 혀를 찰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 사람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형님."유현이 나직하게 읊조렸다. 무뚝뚝한 그의 말투에는 가주를 향한 맹목적이고도 처절한 애정이 묻어 있었다."가주님께서는 가주님만의 세계를 구현하시는 중입니다. 허나, 저 밥주걱이 월린님의 고귀한 손을 더럽히고, 타인의 입방아에 오르게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가주의 체통은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연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은 평온했지만, 손끝은 이미 검집을 꽉 쥐고 있었다."옳은 말이다. 우리가 할 일은, 가주님의 그 열정을 가장 완벽하게 뒷
제 35화 현의 선율과 검의 궤적 정자 위에 자리를 잡은 월린은 그 광경을 보며 입가에 숨길 수 없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사실 월린의 머릿속은 현재 연가의 훈련장이 아니라, 과거 웹소설 작가 시절 밤을 지새우며 써 내려갔던 무협지의 한 장면 그 자체였다.'그래, 바로 저거야. 연호가 왼쪽에서 공격을 흘리면 유현이가 오른쪽 빈틈을 완벽하게 커버하며 들어오는 저 흐름! 저건 단순히 검술이 아니야. 두 무사 간의 관계성이 쌓인 서사지, 서사! 서로를 믿지 않는 척, 무심한 척하면서도 실상은 위기의 순간에 등을 맞대고 서로의 목숨을 지켜주는 저 묵묵한 브로맨스! 이게 바로 무협의 낭만 아니겠어? 현실에서 직관하는 맛은 차원이 다르구나!'월린의 눈동자가 오타쿠 광기로 번뜩였다. 뇌내에서는 이미 연호와 유현이 겪을 험난한 고난과, 그 과정에서 피어날 끈끈한 유대, 그리고 비극적인 서사까지 완벽하게 완성되어 있었다. 월린은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며 짐짓 비장한 표정으로 망상을 이어갔다."캬, 좋다! 저 찰나의 눈빛 교환! 저게 바로 '쌍벽'의 진수지. 연호의 검이 호랑이라면 유현의 검은 용이라. 둘이 합쳐지면 가히 천하무적일 것이야. 저 조합이라면 독자들 반응은 무조건 폭발인데... 하필 이 세계엔 웹소설 플랫폼이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월린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무장 아래에서 두 무사는 땀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며 합을 맞추고 있었다. 유현은 검을 휘두르는 와중에도 예리한 눈빛으로 연호의 등 뒤를 살폈다."형님, 셋을 셀 때 공중으로 도약하십시오. 제가 하단을 휩쓸겠습니다.""알았다."단 세 마디의 대화. 그것으로 충분했다. 연호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검을 내리찍자 유현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회전하며 상대의 하단을 쓸어버렸다. 연호의 검이 회전할 때 유현은 마치 그림자처럼 그의 빈틈을 채웠다. 둘의 검이 맞물리며 발생하는 금속음은 규칙적이고도 위협적이었다. 제 형님의 등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그의 움직임을 지배하고 있었다. 월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