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入세렌은 수술대에 누운 주하를 발견하자, 걸음이 느릿해졌다. 그는 마스크 안쪽에서 입술을 꾹 깨물었다.
‘주하….’
손이 점점 빨라졌다. 더는 참지 못한 순간, 흰 백탁액이 튀어 욕실 벽과 바닥에 흩어졌다.“하아…….”끝났는데도 주하는 야릇하게 웃으며 여전히 그의 앞에 앉아있었다.혀끝으로 흘러내린 정액을 닦아내려 요도구를 건드렸다. 성기에 남은 흰 액체를 천천히 핥으며 그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왜?”시우의 걸음이 멈추지 않고 달라붙었다.“ 너흰 즐겁게 했잖아.”“뭐?!”“너, 직계라며?”싸늘한 시선이 망가진 몸을 천천히 훑었다.
그는 제 손에 잡힌 주진성의 오른쪽 팔 중간을 지그시 움켜쥐었다. 그리고 천천히 힘을 줬다. “으아악!! 제발!!”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팔의 형태가 꺾였고, 살을 뚫은 뼛조각이 박으로 튀어나왔다.그런 모습을 앞에 두고도 시우의 표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런 감흥조차 없는 듯 했다. 오히려 시선이 주진성의 몸을 천천히 훑었다. 어디를 더 건드릴지 고르는 것처럼.현시우의 손이 멈추자, 주진성은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렸다.“제발…. 아무 짓도 안 했어. 난 주라헬이 시켜서….”시우의 눈썹이 순간 움찔했다. 곧바로 발이 올라가 주신성을 걷어찼다.“듣기 싫은 이름이 나와서.”“…!”주진성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였다. 무슨 말을 꺼내야 살 수 있을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는 모양새였다.“야!!! 너 나를 죽이면 큰 실수야. 내가 진짜 아는 거 말할게. 걔 레플리카지만 조금 이상해. 그래서….”시우의 표정이 더욱 싸늘해졌다.그는 아직 멀쩡한 다리 하나의 발목을 밟아 눌렀다. 순간 관절이 꺾이며 발목이 다리에서 거의 분리되듯 돌아갔다.“으악 !!! 왜!! 네가 원한 정보잖아. 물을 좋아할 리 없는 주작가의 돌연변이라고!! 걔는!!”시우의 그림자에서 길게 뻗은 무언가가 튀어나와 주진성을 벽으로 내동댕이쳤다.“윽!!”“아.”시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혀를 잘라야 하나?”고저 없이 흐르는 목소리에 같은 공간에 있던 현제가 더 소름이 돋았다.‘진짜 화 많이 나셨네….’“아직 필요한 정보가 있을지 모르니 혀는 안 됩니다.”조심스러운 만류에, 시우는 떨어진 벽 아래에서 벌벌 떠는 주진성을 벌레 보듯 내려다봤다.“그럼….”묵직한 발소리가 가까워졌다.“입에 물고 있어. 시끄러우니까.”시우가 망가진 오른팔 끝을 붙잡았다.“지혈은 내가 특별히 해주지.”그리고 손목에서 손을 뜯어냈다.“크아아악!”시우는 뜯어낸 주진성의 손을 그대로 그의 입
“주하야? 이제 자야지.”세나의 말에 주하는 뒤를 돌아봤다. 얼굴에는 금세 어린애처럼 환한 웃음이 번졌다.“응. 엄마! 우리 엄마랑 같이 잘래.”“뭐? 다 큰 애가.”“어. 애니까. 엄마 빨리 여기 와.”주하가 제 침대를 손바닥으로 두드리자, 세나는 마지못해 다가왔다. 그래도 그녀의 얼굴에는 여전히 숨길 수 없는 미소가 머물렀다.주하는 세나의 품에서 한참 어리광을 부리다 잠이 들었다.***“우리 주하, 아프지 말고, 예쁘게 사랑하길 바랐는데. 현무라면, 너도 힘들 텐데.”세나는 잠시 주하를 바라보다 부드럽게 웃었다.“그래도 엄마는 응원할게. 네가 행복하다면.”손끝이 붉은 기가 도는 주하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었다. 예전엔 이 색조차 숨기겠다고 그렇게 염색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네.“그 여자와 아직은 싸우면 안 돼. 네 힘을 더 키운 다음에 싸워야 해.”세나의 손길이 머리끝까지 천천히 내려갔다.“그때까지 가지치기는 도와줄 테니. 어디 마음껏 해봐. 우리 딸. 사랑해.”주하가 완전히 잠든 것을 확인한 세나는 조심스럽게 병실을 빠져나왔다. 비상구 문을 열고 계단으로 들어선 뒤 위아래를 한 번 살폈다. 바람을 가늘게 흘려 기척까지 확인하고서야 휴대폰을 꺼냈다.“언제 입국해?”“지금 공항인데?”소화기 너머로 가벼운 목소리가 들렸다.“다른 일은 마무리했고?”“응. 그리고 요한도 같이 가.”예상하지 못한 이름이 나오자, 세나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너 설마?”“응. 거기서 미끼를 물었어. 그래서 마지막 확인이 필요해서. 주하는 어때?”“…안정됐어. 학회는 갈 수 있을 거야.”“그럼 잘 되었네. 이거 보면 무슨 말인지 금방 알아차릴 테니까.”세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넌, 그걸로 미움을 받을 수 있는데?”“…이미 가능성 있는 루트가 애증밖에 없잖아. 파충류 새끼가 낚아채서.”잠깐의 침묵 뒤 상대가 투덜거렸다.“아니, 보통은 굼뜬데 왜 이리
병실로 돌아가는 동안 현성은 평소와 달리 농담 한마디 없이 조용했다.“시우에게는 제가 말해 놓을게요.”“아! 그렇게 해 줄래? 내가 하면.”그는 몸서리치듯 고개를 가로저었다.“형이 엄청 혼내거든.”“…시우도 혼을 내요?”의외였다.“시우는 조곤조곤 따지지…화도 잘 안 내고 혼도 안 내는데.”“….아? 우리…형이 그렇다고?”“아까 감정이 없다면서요.”“그러긴 한 데, 반려에 대한 감정은 장난 아녀서.”“…장난이 아니라는 뜻이?”“현무는 한번 정한 반려는 죽어서도 놓지 못하거든요.”어느덧 병실 앞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세나가 와 있었다. “주하야. 어?”세나는 주하 옆에 선 검은 머리의 남자를 발견하자 잠시 얼굴이 굳었다.“어? 엄마 벌써 왔어?”“낮에 회진 때?”“안녕하세요.”현성은 조금 전까지의 가벼운 기색을 지우고 예의 바르게 몸을 숙였다.“ 현성입니다. 지금은 주하씨 가드를 맡고 있습니다.”“…아 네. 감사합니다.”세나는 놀란 기색을 능숙히 지웠다. 하지만 현성은 그 미묘함을 눈치챘다.“그럼 내일 봐요.”주하가 인사하자, 현성은 병실을 나갔다. 세나는 주하를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면서도 살짝 올라간 엄마의 입꼬리를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물었다.“엄마, 아빠에게 시우 일 말했어?”“응. 살짝. 네가 직접 말하면, 놀라서 목덜미 잡지.”“아빠 놀랐겠네.”주하가 가볍게 웃었다. 세나는 그런 주하를 바라보면서도 걱정은 남아 있는 눈치였지만 여전히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놀라기만 하겠니. 네 아빠가 워낙 아드리안을 좋게 봐서 은근히 사윗감으로 기대했는데.”“…아니, 그럼 아빠가 아드리안를 데리고 살지. 아, 우린 그 정도 재력이 없어서 안 되는구나.”“내일 퇴원할 때 온다는 데?”“내일?”주하가 눈을 크게 떴다.“벌써 한국행 비행기 탄 거야?”“그렇대.”세나는 주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주하는 창밖의 보며 살며시 미소 지었다.드디어 내일이면 살
“맞아. 아키하도 아니고.”주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에밀리도 아냐.”주하는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앞에 펼쳐진 야경을 바라봤다.세렌은 그런 주하를 뚫어져라 바라봤다.“아하. 됐고.”“마음고생 심했겠네. 너도 수술실에 있었잖아.”“…그 이야기를 했어? 그 파충류 새끼가?”그 말에 주하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둘이 똑같아….”세렌이 경악한 얼굴로 주하를 봤다.“그거 심한 욕이다. 어딜 뱀새끼와 나를 비교해.”“어. 그래서 네가 가드라서 여기에 있는 거고?”“응. 있겠다고 했어.”“여긴 현무의 본진이나 다를 바가 없어. 그럼, 네가 힘들 텐데?”“그래도 네가 있으면 해야지.”주하는 고개를 돌려 세렌을 바라보다 밤하늘로 시선을 돌렸다.“…내일 쯤이면, 감시장치를 풀어줄 거야.”태연한 목소리를 냈다.미간을 찌푸리던 세렌의 눈이 크게 뜨였다. 도대체 무엇을 아는 거지? 그건 나와 그 두사람만 아는 건데.“자유를 줄게. 나의 가드로 있는 동안.”“유주하!”“그리고.”주하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를 냈다.“네가 준비하던 거 해.”순간, 세렌의 눈빛이 매서워졌다.“그냥 알아. 너라면…그랬을 것 같아서. 오늘은 돌아가.”“싫다면?”“다음 주 학회에 갈 거야. 그때 지켜봐.”“주하야.”“그 여자가 나에게 뭐 준 줄 알아?”주하는 주머니에서 진주 귀걸이 하나를 꺼내 보였다. 그걸 본 순간, 세렌의 얼굴에 웃음기가 완전히 지워졌다. 곧 벤치에서 일어서, 주하를 향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역시…평범한 귀걸이가 아니구나.”“어. 그건 후계자에게만 주는 거라.”주하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내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졌다.“미친 거 맞네. ”“…”주하는 진주 귀걸이를 쥔 손에 힘을 줬다. 날카로운 핀이 손바닥을 파고들며 피가 배어 나오자 손끝이 가늘게 떨렸다.“무턱대고 레플리카라서 줘?”세렌은 곧바로 두 손으로 주하의 손을 감싸 펴 주었다. 그는 귀걸이를 손끝으로 빼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