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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작가: 배나영

제1화 그 여자

작가: 배나영
서울의 꽉 막힌 도로위.

나는 ‘랑데부’카페의 구석 자리에서 두 시간째 앉아 있었다. 홀 맞은편에 앉아 하늘색 앞치마를 입고 바쁘게 음료수를 준비하는 젊은 여자를 보았다.

그녀는 160 정도 되는 키에 45 킬로도 안 되는 마른 몸매였다. 하얀 피부에 숱 많은 검은 머리카락은 포니테일로 높게 묶어 넘실거렸다. 반달처럼 웃고 있는 눈이 매력적이었다.

“사모님 커피 리필해 드릴가요?”

그녀가 다가와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녀를 보며 넋을 놓고 있었다. 내가 여자라 다행이지 그게 아니면 변태 같아 보였을 것이다.

“좋아요. 아메리카노로 주세요.”

나는 나이스하게 웃으며 나긋하게 말했다.

그녀는 빠르게 또 한 잔의 쓴 아메리카노를 가져왔다. 그녀는 금방 돌아서지 않고 잠시 고민하더니 말을 걸었다.

“사모님 이미 아메리카노를 두 잔째 마시는 거 같으신데 너무 많이 마시면 몸 상하실까 걱정되네요. 아니면 다음에 와서 마시는 건 어떠세요?”

그녀는 착하고 활발해 보였다. 말하는 목소리도 명랑해서 꼭 은방울을 굴리는 것처럼 듣기 좋았다.

나는 테이블에 놓인 아메리카노를 한번 쳐다보고 백을 들고 일어섰다.

“좋아요. 계산할게요.”

그녀는 내가 그녀의 말대로 해서 신이 났는지 냉큼 뛰어가서 계산서를 보고 말했다.

“사모님, 모두 2만원 입니다. 현금 결제로 하시겠어요? 아니면 카드로 하시겠어요?”

나는 말없이 현금을 내고 밖으로 나왔다.

“사모님.”

이 기사는 내가 나오는 것을 보고 고개를 숙이며 차 문을 열어 주었다.

“집으로 가죠.”

차는 천천히 출발했고 나는 뒷좌석에 앉아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 아까 카페에서 봤던 여자의 청순하고 찬란하게 빛나던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그녀인가? 일 년 후 배인호가 가족들과 연을 끊고 어마어마한 위자료를 주면서까지 나와 이혼하게 만든 사람이.

나도 생각지 못했다. 환생 후 처음으로 하는 일이 그녀가 일하는 곳에 찾아가 몰래 훔쳐보는 것일 줄은.

너무나도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여자가 내가 10년 동안 사랑한 남자를 빼앗아 갔는지.

전생에 나는 그녀의 얼굴도 보지 못했다. 겨우 알아낸 거라고는 이름과 몇 장의 사진뿐이었다. 배인호는 그녀를 마치 세상에서 제일 비싼 보석처럼 아꼈다. 나는 모든 걸 잃었는데 상대의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젊고, 예쁘고, 청순하고, 착하고, 밝은... 이런 좋은 말들은 다 그녀와 어울렸다. 그녀의 유일한 약점은 아무런 집안 배경도 없어 배인호와 신분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입을 열었다.

“사모님, 오늘 사장님과의 결혼기념일입니다.”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자 순간 눈이 부셨다.

계산해 보니 올해로 그와 결혼한 지 5년째였다.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나는 하루 종일 바쁘게 근사한 저녁 식사와 선물을 준비했었다.

올해 나는 27살이고 그는 29살이었다.

“알아요.”

나는 부드럽게 태양혈을 문질렀다.

“알려주지 않아도 돼요.”

이 기사도 아마 내가 작년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알려줬을 것이다.

하지만 왜 내가 더 많이 해줘야 하는 거지? 꼭 이 남자를 사랑해야 하나? 전생에 죽기 전 내가 했던 생각들이었다. 나는 배인호를 얻으려다 결국 집안이 망했고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생각에 잠긴 사이 차는 어느새 나와 배인호의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이 집은 양가 부모님들께서 우리 결혼선물로 해주신 집이다. 천여 평 되는 땅에 화려한 저택이다.

오늘은 의외로 배인호의 차도 주차된 걸 보니 그도 돌아왔나 보다.

나는 마음이 복잡했다. 한 번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와 모든 일의 원흉을 마주하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나는 배인호가 미울 줄 알았다. 그는 한 여자 때문에 5년 동안 한 이불을 덮고 잔 와이프를 사지로 몰고 장인 장모에게까지 악랄한 손을 뻗어 결국 그의 손으로 처가를 풍비박산 냈다.

하지만 그를 다시 만난 후 나는 강렬한 원한보다는 일종의 개운함이 느껴졌다.

전생에 배인호는 나에게 기회를 주었었다. 이혼을 요구하며 위자료로 회사 지분 일부를 주겠다고 했다. 그 돈이면 평생 펑펑 쓰며 살 수 있었지만 나는 원하지 않았다. 10년이라는 시간을 들여도 얻지 못한 그의 마음을 다른 여자는 1년도 되지 않아 사로잡았고 모든 사람을 적으로 돌릴 만큼 빠져들게 했다.

나는 온갖 방법을 써가며 그를 잡아보려 했지만, 오히려 한 걸음 한 걸음 그와 더 멀어졌고 서로 대치하며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었다.

지금은 아직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기에 원망보다는 내 생각을 바꿔 처참히 무너졌던 결과를 바꾸고 싶었다.

“거기 서서 뭐 해?”

배인호는 거실에 긴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익숙한 듯 재떨이에 비벼 껐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평소와 똑같이 담담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결혼식을 올리던 그날 배인호는 망설임 없이 우리는 그저 사업 파트너로 장기 룸메이트 같은 관계라고 나한테 아무런 감정도 없다고 했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인호 씨가 집에 있을 줄 몰랐어요.”

나는 허리를 굽혀 신을 벗고 에르메스 회색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 간단한 디자인에 차분한 컬러, 편할 뿐 딱히 이쁘다 할만한 곳은 없었다.

카페에서 다른 사람은 하지 않은 하늘색 앞치마를 하고 한 포기 꽃처럼 활짝 웃던 그녀가 떠올랐다.

그녀와 비기면 내가 입은 옷은 다 비쌌지만, 심플하고 단조로웠다. 나는 갑자기 싫증이 나서 슬리퍼를 벗고는 맨발로 거실로 걸어갔다.

배인호는 나의 발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슬리퍼 안 신어?”

“네, 신고 싶지 않아서 안 신었어요.”

나는 그의 맞은편에 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상하네.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배인호는 피식 웃으며 평소 들을 수 없었던 밝은 톤으로 나에게 물었다.

미래 당신의 죽고 못 사는 여자 때문이라고 나는 속으로 말했다. 나는 고개를 숙여 하얀 발을 보니 작아서인지 더욱 말라 보였다.

서란은 체형은 말랐지만 탄력 있는 피부로 말라서 뼈밖에 없는 나와는 달랐다.

5년 동안 외로운 결혼생활로 나의 몸에도 문제들이 일어났다. 식욕은 점점 떨어지고 계속 마른 가지처럼 말라만 갔다.

“인호 씨.”

“응?”

배인호는 고개도 들지 않고 핸드폰만 보고 있었다.

그는 검은색 셔츠에 슬랙스를 입고 있었다. 이는 그의 슬림한 체형과 완벽한 비율을 더욱 빛나 보이게 했다. 거기에 날렵한 얼굴선과 단정한 눈코입은 많은 여자들의 이상형이었다.

나는 시선을 거두고 그의 얼굴을 마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이혼해요.”

내 말이 끝나자, 배인호의 헛웃음 짓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핸드폰을 한쪽에 던져 놓고는 늘 보아왔던 익숙하고 서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허지영, 너 또 무슨 꿍꿍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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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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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현
보던책이 잇는대 안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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