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준하 씨, 어떤 일이 있어도 한 사람 말만 믿지 말아요.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준하 씨를 믿겠다고 했어요. 저도 준하 씨가 언제든지 저를 믿어주길 바라요.”심윤영은 이 나이에 이르러, 단편적인 말 몇 마디 때문에 서로를 상처 입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만약 위준하가 지금 궁신아의 계략에 넘어가 그녀를 의심한다면, 이 4년간의 결혼 생활은 정말 개에게나 준 셈이다.그래도 심윤영은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그건 과거에 자신이 먼저 위준하를 오해했기 때문이다. 서로 간섭하지 않던 그 5년은 그녀의 불신에서
“거짓말?”위준하는 심윤영을 똑바로 바라봤다.그녀가 창백하고 단단한 얼굴에는 당황이나 억울함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위준하, 얼른 심윤영 씨랑 돌아가.”궁신아가 입을 가리며 울었다.“네가 안 가면... 그럼 내가, 내가 갈게...”궁신아는 이불을 들치며 일어나려 했다.위준하는 급히 그녀의 어깨를 눌렀다.“몸도 약한데 무리하지 마.”궁신아는 눈물 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하지만... 내가 여기 있으면 심윤영 씨가 불편해하실 텐데...”“여긴 내 개인 재산이야. 우리 부부는 혼전 계약을 맺었고, 각자의 자산 사용
사고 이후, 자신은 한동안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다. 민효연이 자신의 전담 심리 의사였다.사고 후 5년 동안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았다.하지만 민효연은 단 한 번도 그에게 연인이 있었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위준하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궁신아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한 가지는 확실했다.자신의 기억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그러나 민효연은 4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고, 심윤영과 결혼한 이후로 그는 더는 심리 치료를 받지 않았다.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나타난 궁신아는 그를 더는
“잠깐만 기다려. 약 가져올게.”궁신아는 침대에 기대앉아 창백한 얼굴로 더욱 연약해 보였다. 그녀는 위준하를 보며 조용히 말했다.“위준하, 빨리 가서 사모님 좀 봐. 난 괜찮아. 아까는 정말 내가 부주의해서 넘어진 거야...”“나는 네가 밀린 거 봤어.”위준하는 이불을 덮어주고, 익숙하게 침대 머리맡에서 약병을 꺼내 두 알을 꺼내 건넸다.“일단 약부터 먹어.”궁신아는 약을 받아 입에 넣었다.위준하는 따뜻한 물이 담긴 컵을 건넸고, 궁신아는 컵을 받아 한 모금 마시며 약을 삼켰다.약을 먹은 뒤, 그녀는 컵을 돌려주며 부
“준하 씨...”심윤영이 말했다.“제 말 좀 들어봐요. 저 사람은...”“신아 몸 상태 안 좋은 거 몰라?”심윤영은 멍해졌다.위준하는 더는 그녀를 보지 않고, 곧장 궁신아 앞에 무릎을 꿇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아?”궁신아는 허리를 감싸 쥔 채 그를 올려다보며 눈시울을 붉혔다.“괜찮아. 심윤영 씨 탓하지 마. 내가 부주의해서 넘어진 거야.”위준하는 미간을 찌푸렸다.“일어날 수 있어?”“해볼게...”궁신아는 몇 번 시도했지만 일어나지 못했다.위준하는 한숨을 쉬고 그녀를 안아 들었다.그 모습을 본 심윤
심윤영은 그 여자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기...”여자는 자신의 오른쪽 허리 쪽을 가리켰다.“신장 하나가 없어. 그 좋은 아버지께 드렸거든.”심윤영은 멍해졌다.그 반응이 마음에 드는지, 여자는 웃었다.“그 사람은 완전 이득이지. 신장 하나 받아서 10년, 20년은 더 살게 됐고, 덤으로 딸도 하나 더 생겼잖아.”“이제 나는 엄유미가 아니야. 궁신아야.”“그 사람 말로는 내가 감사해야 한대. 자기가 나를 찾지 않았으면 그날 비행기를 타고 사고로 죽었을 거라고. 그러니까 평생 고마워하며 살라고. 그리고
심지우는 믿기지 않는 듯한 눈빛으로 변현민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5년 동안 누구보다 사랑해 준 아이가 어느 날 소리를 지르며 주승희와 비교할 줄 몰랐다.떨어져 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변현민은 사뭇 달라져 있었다.“엄마가 싫어요! 앞으로 다시는 엄마라고 부르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친 변현민은 밖으로 뛰쳐나갔다.“변현민!”변승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를 붙잡았다. 이때 그가 들고 있던 가방이 바닥에 떨어지자 안에 있던 고양이가 깜짝 놀라서 털을 곤두세웠다.“아빠!”변현민은 달려가서 그를 끌어안으며 서럽게 울었다.“엄
“변현민, 나는 네 아빠랑 이미 이혼했어.”“아니에요!”변현민이 미간을 찌푸린 채 진지하게 말했다.“아빠가 이혼 증명서를 발급받기 전까지는 아직 부부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우리는 여전히 가족이라고요.”심지우는 변승현이 아이에게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변현민은 앞으로도 막무가내로 굴면서 달라붙을 것이다.그녀는 해맑게 웃고 있던 변현민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수 있었다.온주원의 차가 레스토랑 앞에서 멈춰 섰다. 심지우가 뒷좌석 문을 열면서 말했다.“차에
심지우는 곧게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녀의 양옆으로 떨어진 두 손은 꽉 쥐어져 있었고 비록 무릎을 꿇고 있지만 그녀의 등은 똑바로 펴져 있었으며 얼굴엔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 오히려 눈매에 서린 건 꺾이지 않는 고집과 단단한 의지였다. 그 모습이 심진호에겐 불쾌했다. ‘이건 부족해. 좀 더 비참하고 좀 더 비굴해야지!’ “심지우! 사람한테 빌 땐 그따위 자세가 아니야!” 심진호는 계단을 내려와 그녀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움켜잡고 뒤로 확 젖혔다. 심지우는 아픔에 미간을 찡그렸고 고개가 뒤로 꺾이며 저절로 눈가에 눈
“다 준비해놨어.” 심지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일 입주 도우미가 올 거고 수술은 모레야. 엄마한테는 출장 간다고 할 거야. 일주일쯤 지나고 돌아오면 딱 설 연휴야.” 고은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다 계획한 거면 나도 도와줄게.” 강미란이 샤워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자 심지우와 고은미는 그녀를 데리고 미용실로 갔다. 감옥에서는 단발로 머리를 잘랐던 강미란은 5년 사이 흰머리도 많이 늘어 있었다. 심지우는 미용사에게 흰머리를 염색해달라고 부탁했고 가볍게 스타일링도 새로 했다. 미용실에서 나온 강미란은 마치 다시